‘어릴수록, 남자아이일수록 ADHD 비율 높아’

입력 2017.01.23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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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자녀가 초등학교에 입학하게 되면 부모들은 걱정이 들기 마련이다. 혹시나 '사랑하는 자녀가 학교생활에 제대로 적응할 수 있을까?'하고 신경이 쓰인다. 새 학년 새 학기가 시작될 때면 학부모들의 이런 걱정은 반복되기 마련이다.

특히 자녀가 입학연령보다 어리거나 생일이 느려서 친구들보다 속칭 '머리 하나' 정도 차이가 날 정도로 키가 작기라도 하면 부모의 걱정은 태산이 되기도 한다. '제대로 따라가기나 하려나…'하고 말이다.

과거엔 자녀를 '한 살이라도 먼저 입학시켜서 빨리 졸업시키는 게 최고'라는 인식이 퍼졌던 때가 있었다. 그래서 생일이나 학적부를 바꿔서라도 1년 먼저 입학시키는 게 현명한(?) 부모의 교육 처세쯤 됐던 적이 있었다.

그러던 것이 그렇게 일찍 입학한 자녀가 학교에서 뒤처지거나, 제 나이에 입학해도 입학연령이 다른 친구보다 느려서 학업 성적이 부진한 사례가 늘면서 오히려 입학을 늦추거나 1년 미루는 경우가 많아지기 시작했다.

초·중·고등학교를 거쳐 대학을 입학할 때까지 내신성적이 중요한 한국에서 입학 시기를 늦추는 것이 일리가 있는 입시전략일 수도 있겠다 싶은 연구 결과가 호주에서 나왔다.


같은 학급 내에서 가장 어려 덜 성숙한 아이가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ADHD)로 약물 처방을 받을 가능성이 훨씬 크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ADHD는 출생일과 연관이 있을 수 있으며, 미성숙이 자칫 질병으로 오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지적됐다.

호주 퍼스의 커틴대학교 연구팀은 6~10세 어린이 31만 천여 명의 자료를 분석해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ABC방송 등 호주 언론이 23일 보도했다.

[관련 링크] ☞ 호주 ABC 방송 사이트

"1년 늦은 아이 ADHD 두배, 남자아이 비율 훨씬 높아"

연구 결과 입학 권고 해당 나이 중 가장 늦은 6월에 태어난 아이는 같은 학년의 전해 7월에 태어난 아이보다 ADHD로 약물 처방을 받을 가능성이 대략 두배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ADHD로 약 처방을 받은 5,937명(약 2%)의 어린이 중 남자아이 비율이 여자아이들보다 훨씬 높았다.


◆"질병으로 오진 가능…학교 갈 준비되면 보내라"

연구팀은 북미에서도 유사한 연구 결과가 나온 적이 있다며 "발달 과정의 미성숙이 정신장애로 잘못 판정되고 불필요하게 자극제(stimulant medication ) 치료를 받는다."라고 지적했다.

연구를 이끈 마틴 화이틀리 박사는 "ADHD 진단범위가 너무 모호한 게 문제"라며 "아이들을 ADHD로 진단하려면 쉽게 산만해지는지, 너무 큰 소리를 내며 노는 지, 자기 자리에서 가만히 못 있는지, 숙제를 싫어하거나 안 하는지, 과도하게 움직이거나 끼어드는지 등 객관적인 요소에 의존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화이틀리 박사는 또 "아이들이 학교에 갈 준비가 됐을 때 부모들이 학교에 보내도록 허용하는 것이 오진을 막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ADHD는 어린이와 청소년 사이에서 가장 흔한 정신장애로 꼽히지만, 이유가 명확히 규명되지는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뇌 해부학적이나 신진대사의 차이, 유전, 임신 중 니코틴이나 코카인 이용, 낮은 수준의 만성적인 납 노출 등이 뇌와 행동의 조화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이번 연구 결과는 호주의학저널(MJA) 최신호에 게재됐다.

[관련 링크] ☞ 호주의학저널 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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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릴수록, 남자아이일수록 ADHD 비율 높아’
    • 입력 2017-01-23 13:37:44
    취재K
어린 자녀가 초등학교에 입학하게 되면 부모들은 걱정이 들기 마련이다. 혹시나 '사랑하는 자녀가 학교생활에 제대로 적응할 수 있을까?'하고 신경이 쓰인다. 새 학년 새 학기가 시작될 때면 학부모들의 이런 걱정은 반복되기 마련이다.

특히 자녀가 입학연령보다 어리거나 생일이 느려서 친구들보다 속칭 '머리 하나' 정도 차이가 날 정도로 키가 작기라도 하면 부모의 걱정은 태산이 되기도 한다. '제대로 따라가기나 하려나…'하고 말이다.

과거엔 자녀를 '한 살이라도 먼저 입학시켜서 빨리 졸업시키는 게 최고'라는 인식이 퍼졌던 때가 있었다. 그래서 생일이나 학적부를 바꿔서라도 1년 먼저 입학시키는 게 현명한(?) 부모의 교육 처세쯤 됐던 적이 있었다.

그러던 것이 그렇게 일찍 입학한 자녀가 학교에서 뒤처지거나, 제 나이에 입학해도 입학연령이 다른 친구보다 느려서 학업 성적이 부진한 사례가 늘면서 오히려 입학을 늦추거나 1년 미루는 경우가 많아지기 시작했다.

초·중·고등학교를 거쳐 대학을 입학할 때까지 내신성적이 중요한 한국에서 입학 시기를 늦추는 것이 일리가 있는 입시전략일 수도 있겠다 싶은 연구 결과가 호주에서 나왔다.


같은 학급 내에서 가장 어려 덜 성숙한 아이가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ADHD)로 약물 처방을 받을 가능성이 훨씬 크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ADHD는 출생일과 연관이 있을 수 있으며, 미성숙이 자칫 질병으로 오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지적됐다.

호주 퍼스의 커틴대학교 연구팀은 6~10세 어린이 31만 천여 명의 자료를 분석해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ABC방송 등 호주 언론이 23일 보도했다.

[관련 링크] ☞ 호주 ABC 방송 사이트

"1년 늦은 아이 ADHD 두배, 남자아이 비율 훨씬 높아"

연구 결과 입학 권고 해당 나이 중 가장 늦은 6월에 태어난 아이는 같은 학년의 전해 7월에 태어난 아이보다 ADHD로 약물 처방을 받을 가능성이 대략 두배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ADHD로 약 처방을 받은 5,937명(약 2%)의 어린이 중 남자아이 비율이 여자아이들보다 훨씬 높았다.


◆"질병으로 오진 가능…학교 갈 준비되면 보내라"

연구팀은 북미에서도 유사한 연구 결과가 나온 적이 있다며 "발달 과정의 미성숙이 정신장애로 잘못 판정되고 불필요하게 자극제(stimulant medication ) 치료를 받는다."라고 지적했다.

연구를 이끈 마틴 화이틀리 박사는 "ADHD 진단범위가 너무 모호한 게 문제"라며 "아이들을 ADHD로 진단하려면 쉽게 산만해지는지, 너무 큰 소리를 내며 노는 지, 자기 자리에서 가만히 못 있는지, 숙제를 싫어하거나 안 하는지, 과도하게 움직이거나 끼어드는지 등 객관적인 요소에 의존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화이틀리 박사는 또 "아이들이 학교에 갈 준비가 됐을 때 부모들이 학교에 보내도록 허용하는 것이 오진을 막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ADHD는 어린이와 청소년 사이에서 가장 흔한 정신장애로 꼽히지만, 이유가 명확히 규명되지는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뇌 해부학적이나 신진대사의 차이, 유전, 임신 중 니코틴이나 코카인 이용, 낮은 수준의 만성적인 납 노출 등이 뇌와 행동의 조화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이번 연구 결과는 호주의학저널(MJA) 최신호에 게재됐다.

[관련 링크] ☞ 호주의학저널 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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