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박연차 23만 달러 의혹’ 반박…일기장 공개

입력 2017.01.23 (15:20) 수정 2017.01.23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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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23일(오늘)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에게서 23만 달러(약 2억 8,000만원)를 받았다는 의혹과 관련해 자신의 일기장을 공개하는 등 적극적인 반박에 나섰다.

반 전 총장의 법률 대리인을 맡은 박민식 변호사(전 새누리당 의원)는 이날 국회에서 23만 달러 의혹과 관련한 언론 브리핑을 열고 해당 의혹을 보도한 시사저널의 기사 내용을 세부적으로 반박했다.

박 변호사가 공개한 반 전 총장의 일기장을 보면, 2005년 5월 4일 일기에서 반 전 총장은 전날(2005년 5월 3일) 열린 베트남 외교장관 일행 환영 만찬 얘기를 하면서, 당시 만찬에 참석한 박연차 전 회장의 행동에 대해 언급했다.

반 전 총장은 일기장에서 "베트남 장관 (환영) 만찬을 주최했다. 손님 중 부산에서 사업하면서 베트남 명예총영사로 근무하는 사업가인 (빈칸) 회장을 초청했는데, 대통령 후원자라 그런지 태도가 불손하고 부실하기 짝이 없었다"고 비판했다.

이어서 "모든 사람들이 불편해 하는데도 공식적인 만찬에서 폭탄주를 돌리라고 강권하고, 또 혼자 큰 소리로 떠들어대는 등 분위기를 완전히 망쳐버렸다"며 "이런 사람들이 대통령과 가깝다고 돌아다니니 대통령의 큰 누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시사저널은 2005년 5월 3일 만찬이 열리기 한 시간 전쯤 서울 용산구 외교부 장관 공관의 장관 사무실에서 박 전 회장이 반 전 총장에게 20만 달러가 담긴 쇼핑백을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반 전 총장은 이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며 언론중재위에 제소했다.

이와 관련해 박 변호사는 일기장 실물을 공개한 가운데 박 전 회장의 이름이 빈칸으로 돼 있는 사실을 공개하면서 "빈칸이 지운 것도 아니고, 그냥 빈칸이다. 그러니까 일기를 쓰다가 사람 이름을 몰랐던 것"이라며 "반 전 총장은 이 사람을 그때 처음 봤다고 한다"고 밝혔다.

이어서 "어떻게 그날 20만 달러를 준 사람에 대해서 일기를 쓰면서 이렇게 아주 혹평을 한다는 것이 일반 사람 상식에 맞는지, 잘 판단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박 변호사는 "수사기관에서 뇌물사건을 수사할 때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것이 이 사람과의 친분 관계다. 믿지도 못하는 사람에게서 돈을 받는 사람은 없다"며 "그런데 반 전 총장은 일기장에 이름도 제대로 못 쓸 정도로 그 사람을, 인생에서 처음 본 사람을, 그 이후에도 전화나 특별한 만남이 없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설명했다.

박 전 의원은 또 당시 박 전 총장의 일정표와 만찬 당시 촬영된 사진 등을 근거로 제시하면서, 반 전 총장이 만찬 시간에 임박하게 도착했고, 박 전 회장은 만찬장에 늦게 도착해 돈을 전달할 시간이 물리적으로 없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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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1-23 15:20:27
    • 수정2017-01-23 15:27:09
    정치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23일(오늘)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에게서 23만 달러(약 2억 8,000만원)를 받았다는 의혹과 관련해 자신의 일기장을 공개하는 등 적극적인 반박에 나섰다.

반 전 총장의 법률 대리인을 맡은 박민식 변호사(전 새누리당 의원)는 이날 국회에서 23만 달러 의혹과 관련한 언론 브리핑을 열고 해당 의혹을 보도한 시사저널의 기사 내용을 세부적으로 반박했다.

박 변호사가 공개한 반 전 총장의 일기장을 보면, 2005년 5월 4일 일기에서 반 전 총장은 전날(2005년 5월 3일) 열린 베트남 외교장관 일행 환영 만찬 얘기를 하면서, 당시 만찬에 참석한 박연차 전 회장의 행동에 대해 언급했다.

반 전 총장은 일기장에서 "베트남 장관 (환영) 만찬을 주최했다. 손님 중 부산에서 사업하면서 베트남 명예총영사로 근무하는 사업가인 (빈칸) 회장을 초청했는데, 대통령 후원자라 그런지 태도가 불손하고 부실하기 짝이 없었다"고 비판했다.

이어서 "모든 사람들이 불편해 하는데도 공식적인 만찬에서 폭탄주를 돌리라고 강권하고, 또 혼자 큰 소리로 떠들어대는 등 분위기를 완전히 망쳐버렸다"며 "이런 사람들이 대통령과 가깝다고 돌아다니니 대통령의 큰 누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시사저널은 2005년 5월 3일 만찬이 열리기 한 시간 전쯤 서울 용산구 외교부 장관 공관의 장관 사무실에서 박 전 회장이 반 전 총장에게 20만 달러가 담긴 쇼핑백을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반 전 총장은 이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며 언론중재위에 제소했다.

이와 관련해 박 변호사는 일기장 실물을 공개한 가운데 박 전 회장의 이름이 빈칸으로 돼 있는 사실을 공개하면서 "빈칸이 지운 것도 아니고, 그냥 빈칸이다. 그러니까 일기를 쓰다가 사람 이름을 몰랐던 것"이라며 "반 전 총장은 이 사람을 그때 처음 봤다고 한다"고 밝혔다.

이어서 "어떻게 그날 20만 달러를 준 사람에 대해서 일기를 쓰면서 이렇게 아주 혹평을 한다는 것이 일반 사람 상식에 맞는지, 잘 판단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박 변호사는 "수사기관에서 뇌물사건을 수사할 때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것이 이 사람과의 친분 관계다. 믿지도 못하는 사람에게서 돈을 받는 사람은 없다"며 "그런데 반 전 총장은 일기장에 이름도 제대로 못 쓸 정도로 그 사람을, 인생에서 처음 본 사람을, 그 이후에도 전화나 특별한 만남이 없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설명했다.

박 전 의원은 또 당시 박 전 총장의 일정표와 만찬 당시 촬영된 사진 등을 근거로 제시하면서, 반 전 총장이 만찬 시간에 임박하게 도착했고, 박 전 회장은 만찬장에 늦게 도착해 돈을 전달할 시간이 물리적으로 없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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