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모의탄 규정보다 낮게 발사 훈련병 중상

입력 2017.01.23 (21:26) 수정 2017.01.23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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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육군 논산훈련소에서 전투 훈련 중이던 병사가 모의탄에 맞아 크게 다친 사실이 KBS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인근 주민들의 소음 민원에 공중으로 쏴야 하는 모의탄을 훈련병들이 있는 훈련장으로 낮게 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단독 보도, 옥유정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해 9월 육군 논산훈련소에서 전투 훈련이 실시됐습니다.

훈련장 중간쯤에 10여 명의 훈련병들이 엎드려 명령을 기다리던 순간.

한 훈련병 다리 사이에서 폭발이 일어났습니다.

<녹취> 목격 훈련병(음성변조) : "옆 쪽에서 펑 소리가 나면서 연기가 올라온 거예요. 급하게 뛰어갔는데 비병을 지르면서 누워있었고, 하반신 바지가 다 날아가서..."

전장 분위기를 내기 위해 사용하는 공중폭발모의탄이 21살 김 모 훈련병 다리 사이에서 터진 겁니다.

<녹취> 김 모 씨(부상 훈련병/음성변조) : "갑자기 눈 앞이 핑하면서 눈을 떠보니까 다리에 피가 많이 나고 되게 까맣더라고요 다리가. 저는 처음에 주머니에 연습용 수류탄이 있는데 그게 터진 줄 알았거든요."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김 훈련병은 심한 화상을 입고 청력도 손상됐습니다.

육군 교범은 사고를 막기 위해 훈련장 바깥쪽, 그것도 공중 45도 각도로 모의탄을 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녹취> 육군 교육사령부 관계자(음성변조) : "민원이 들어왔기 때문에 훈련소장이 그날 현장에 있었고, '어느 방향으로 격발을 해라' 하는 위치까지 다 잡아주고, 화재 문제로 인해서 각도를 좀 낮춰서 쏘라고..."

인근 주민들의 소음 민원을 줄이기 위해 훈련소장이 모의탄을 낮게 쏘라고 지시했다는 건데, 훈련소장의 참모는 모의탄 발사 부사관에게 명령을 전달했습니다.

해당 부사관은 "훈련병들이 있으니 사격하지 말자"며 '시야가 안 보인다'는 수신호도 보냈지만 계속된 명령을 따를 수밖에 없었다고 피해 훈련병 부모에게 말했습니다.

<녹취> 논산훈련소 법무관(음성변조) : "마지막 발을 훈련병들이 각개전투를 받는 교장 안에서 발사를 해서 이런 사태가 발생했던 건데..."

육군은 모의탄을 쏜 부사관만 징계했고, 중상을 입은 훈련병은 오늘(23일) 의병제대했습니다.

KBS 뉴스 옥유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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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모의탄 규정보다 낮게 발사 훈련병 중상
    • 입력 2017-01-23 21:27:17
    • 수정2017-01-23 21:49:32
    뉴스 9
<앵커 멘트>

육군 논산훈련소에서 전투 훈련 중이던 병사가 모의탄에 맞아 크게 다친 사실이 KBS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인근 주민들의 소음 민원에 공중으로 쏴야 하는 모의탄을 훈련병들이 있는 훈련장으로 낮게 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단독 보도, 옥유정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해 9월 육군 논산훈련소에서 전투 훈련이 실시됐습니다.

훈련장 중간쯤에 10여 명의 훈련병들이 엎드려 명령을 기다리던 순간.

한 훈련병 다리 사이에서 폭발이 일어났습니다.

<녹취> 목격 훈련병(음성변조) : "옆 쪽에서 펑 소리가 나면서 연기가 올라온 거예요. 급하게 뛰어갔는데 비병을 지르면서 누워있었고, 하반신 바지가 다 날아가서..."

전장 분위기를 내기 위해 사용하는 공중폭발모의탄이 21살 김 모 훈련병 다리 사이에서 터진 겁니다.

<녹취> 김 모 씨(부상 훈련병/음성변조) : "갑자기 눈 앞이 핑하면서 눈을 떠보니까 다리에 피가 많이 나고 되게 까맣더라고요 다리가. 저는 처음에 주머니에 연습용 수류탄이 있는데 그게 터진 줄 알았거든요."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김 훈련병은 심한 화상을 입고 청력도 손상됐습니다.

육군 교범은 사고를 막기 위해 훈련장 바깥쪽, 그것도 공중 45도 각도로 모의탄을 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녹취> 육군 교육사령부 관계자(음성변조) : "민원이 들어왔기 때문에 훈련소장이 그날 현장에 있었고, '어느 방향으로 격발을 해라' 하는 위치까지 다 잡아주고, 화재 문제로 인해서 각도를 좀 낮춰서 쏘라고..."

인근 주민들의 소음 민원을 줄이기 위해 훈련소장이 모의탄을 낮게 쏘라고 지시했다는 건데, 훈련소장의 참모는 모의탄 발사 부사관에게 명령을 전달했습니다.

해당 부사관은 "훈련병들이 있으니 사격하지 말자"며 '시야가 안 보인다'는 수신호도 보냈지만 계속된 명령을 따를 수밖에 없었다고 피해 훈련병 부모에게 말했습니다.

<녹취> 논산훈련소 법무관(음성변조) : "마지막 발을 훈련병들이 각개전투를 받는 교장 안에서 발사를 해서 이런 사태가 발생했던 건데..."

육군은 모의탄을 쏜 부사관만 징계했고, 중상을 입은 훈련병은 오늘(23일) 의병제대했습니다.

KBS 뉴스 옥유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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