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던’ 부부, 사표 쓰고 거리로 나선 사연

입력 2017.01.24 (15:29) 수정 2017.01.24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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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이라면 누구나 가슴에 사표 하나쯤은 품고 산다지만, 실천으로 옮기는 이들은 드물다. 회사를 떠나 천국일지 아닐지 모를 바깥을 택할 엄두가 쉽사리 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남들이 부러워할 만한 직장에 과감히 사표를 던지고 푸드트럭을 시작한 부부가 있다. 임진영(42)·백래혁(41) 씨 부부다. 내일을 위해 오늘의 행복을 유보하지 않고 거리에서 '또다른 길'을 만들어 가는 이들 부부를 만나봤다.


잘나가던 부부가 거리로 나선 이유

임 씨와 백 씨는 소위 명문대를 졸업하고 남들이 부러워하는 직장에 다니는 '잘나가던' 부부였다. 남편 백래혁 씨는 외국계 금융법인의 수석 컨설턴트로, 아내 임진영 씨는 뉴욕·홍콩·인도네시아 등 해외를 제 집처럼 드나들며 일하던 커리어우먼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아내 임 씨는 우연히 푸드트럭을 소재로 한 영화를 보게 되면서 '나만의 길을 가겠다'고 결심했다. 한 달 뒤에도, 일 년 뒤에도 똑같이 반복되는 업무에 지칠대로 지쳤을 때였다. 그렇게 임 씨는 오랜 기간 몸담아온 회사를 그만두고 푸드트럭을 시작했다.

푸드트럭 ‘사장님’과 ‘회장님’


이들 부부가 푸드트럭에서 파는 음식은 '가마솥 김치볶음밥'이다. 어떤 식당을 가도 쉽게 먹을 수 있지만 그만큼 맛있게 만들기도 어렵다. 기왕이면 가장 맛있는 김치볶음밥을 만들고 싶었던 임 씨는 퇴사 2년 전부터 매일 저녁 김치볶음밥을 만들며 소스와 요리법을 연구했다.

부부는 푸드트럭에서 나란히 '직책'을 맡았다. 아내 임 씨는 사장님, 남편 백 씨는 회장님이다. 남편은 아내가 회장직을 권유해 다니던 직장을 그만뒀다. 내로라하던 회사에서 긴박한 회의와 복잡한 서류 작성으로 시달리던 두 '부장님'은 계란을 부치고 밥을 볶는 '사장님'과 '회장님'으로 승진했다.


지갑을 채우는 '보너스'는 없지만, 서로 얼굴 볼 시간이 길어지고 함께 웃는 시간이 늘어난 게 마치 보너스같다고 이들은 말한다. 푸드트럭을 시작한 뒤로 부부는 아들과 보내는 시간이 늘었다. 직장을 다닐 때는 상상도 못했던 일이다. 결혼 후 기약없던 가족여행을 처음으로 가게 됐고, 남편은 오롯이 아들과 함께 하루를 보내는 '아빠데이'를 정해 실천하고 있다.

길 위에서 열린 ‘또다른 길’

아내 임 씨는 '아님 말고' 주의자다. 최선을 다해보고 미련 없이 포기한다. 포기할 수 있는 용기가 있을 때 꿈을 위한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녀는 "나중의 행복이 아니라 지금 최선을 다하고 또 다른 다음을 살고 싶다"고 말한다. 좋은 직장에 미련 없이 사표를 내고 자신만의 길을 가기 위해 길거리로 나설 수 있었던 것도 그래서다. "열심히 살았다는 것에 후회없도록 지금을 살 거에요."


기대 반 두려움 반으로 푸드트럭을 시작한 지도 어느덧 4년. 임 씨와 백 씨 부부는 김치볶음밥을 해외 판매하는 꿈을 키우고 있다. 푸드트럭의 유일한 메뉴인 김치볶음밥을 더 많은 사람에게 맛보여 주고 싶다는 것. 손님으로 알게 돼 친구가 된 벨기에 교포 등 해외 지인들이 도움을 줬다. 올 초 남편이 미국을 다녀왔고 이어서 아내가 영국 방문을 계획하고 있다.


잘나가던 직장에 과감히 사표를 내고 길 위에서 새로운 길을 열어가는 임 씨와 백 씨 부부의 이야기는 1월 25일(수) 오후 7시 35분 KBS 1TV '사람과 사람들'에서 만나볼 수 있다.

[프로덕션2] 박성희 kbs.ps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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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17-01-24 16:2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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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이라면 누구나 가슴에 사표 하나쯤은 품고 산다지만, 실천으로 옮기는 이들은 드물다. 회사를 떠나 천국일지 아닐지 모를 바깥을 택할 엄두가 쉽사리 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남들이 부러워할 만한 직장에 과감히 사표를 던지고 푸드트럭을 시작한 부부가 있다. 임진영(42)·백래혁(41) 씨 부부다. 내일을 위해 오늘의 행복을 유보하지 않고 거리에서 '또다른 길'을 만들어 가는 이들 부부를 만나봤다.


잘나가던 부부가 거리로 나선 이유

임 씨와 백 씨는 소위 명문대를 졸업하고 남들이 부러워하는 직장에 다니는 '잘나가던' 부부였다. 남편 백래혁 씨는 외국계 금융법인의 수석 컨설턴트로, 아내 임진영 씨는 뉴욕·홍콩·인도네시아 등 해외를 제 집처럼 드나들며 일하던 커리어우먼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아내 임 씨는 우연히 푸드트럭을 소재로 한 영화를 보게 되면서 '나만의 길을 가겠다'고 결심했다. 한 달 뒤에도, 일 년 뒤에도 똑같이 반복되는 업무에 지칠대로 지쳤을 때였다. 그렇게 임 씨는 오랜 기간 몸담아온 회사를 그만두고 푸드트럭을 시작했다.

푸드트럭 ‘사장님’과 ‘회장님’


이들 부부가 푸드트럭에서 파는 음식은 '가마솥 김치볶음밥'이다. 어떤 식당을 가도 쉽게 먹을 수 있지만 그만큼 맛있게 만들기도 어렵다. 기왕이면 가장 맛있는 김치볶음밥을 만들고 싶었던 임 씨는 퇴사 2년 전부터 매일 저녁 김치볶음밥을 만들며 소스와 요리법을 연구했다.

부부는 푸드트럭에서 나란히 '직책'을 맡았다. 아내 임 씨는 사장님, 남편 백 씨는 회장님이다. 남편은 아내가 회장직을 권유해 다니던 직장을 그만뒀다. 내로라하던 회사에서 긴박한 회의와 복잡한 서류 작성으로 시달리던 두 '부장님'은 계란을 부치고 밥을 볶는 '사장님'과 '회장님'으로 승진했다.


지갑을 채우는 '보너스'는 없지만, 서로 얼굴 볼 시간이 길어지고 함께 웃는 시간이 늘어난 게 마치 보너스같다고 이들은 말한다. 푸드트럭을 시작한 뒤로 부부는 아들과 보내는 시간이 늘었다. 직장을 다닐 때는 상상도 못했던 일이다. 결혼 후 기약없던 가족여행을 처음으로 가게 됐고, 남편은 오롯이 아들과 함께 하루를 보내는 '아빠데이'를 정해 실천하고 있다.

길 위에서 열린 ‘또다른 길’

아내 임 씨는 '아님 말고' 주의자다. 최선을 다해보고 미련 없이 포기한다. 포기할 수 있는 용기가 있을 때 꿈을 위한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녀는 "나중의 행복이 아니라 지금 최선을 다하고 또 다른 다음을 살고 싶다"고 말한다. 좋은 직장에 미련 없이 사표를 내고 자신만의 길을 가기 위해 길거리로 나설 수 있었던 것도 그래서다. "열심히 살았다는 것에 후회없도록 지금을 살 거에요."


기대 반 두려움 반으로 푸드트럭을 시작한 지도 어느덧 4년. 임 씨와 백 씨 부부는 김치볶음밥을 해외 판매하는 꿈을 키우고 있다. 푸드트럭의 유일한 메뉴인 김치볶음밥을 더 많은 사람에게 맛보여 주고 싶다는 것. 손님으로 알게 돼 친구가 된 벨기에 교포 등 해외 지인들이 도움을 줬다. 올 초 남편이 미국을 다녀왔고 이어서 아내가 영국 방문을 계획하고 있다.


잘나가던 직장에 과감히 사표를 내고 길 위에서 새로운 길을 열어가는 임 씨와 백 씨 부부의 이야기는 1월 25일(수) 오후 7시 35분 KBS 1TV '사람과 사람들'에서 만나볼 수 있다.

[프로덕션2] 박성희 kbs.ps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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