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 리포트] 취업시장 한파…갈 곳 없는 청년들

입력 2017.01.24 (21:30) 수정 2017.01.24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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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청년 실업률이 두자리 수에 육박하면서 청년 일자리 문제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우리 사회의 가장 뜨거운 이슈 중 하나가 됐습니다.

일을 하고 싶어도 자리가 없고 간신히 직장을 구해도 언제 해고될 지 몰라 불안감에 시달리는 우리 청년들의 현실을, 김성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눈 내린 이른 아침, 잔뜩 웅크린 청년들이 서울 노량진으로 몰려듭니다.

이들이 도착한 곳은 공무원 시험 준비학원.

아직 이른 아침 시간이지만, 수업을 들으려는 공시생들이 몰리면서 5백 명이 넘게 들어가는 이 대형 강의실에는 빈자리를 찾기 힘듭니다.

밑줄 긋고, 받아 적고, 강사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정신을 집중하려고 애씁니다.

잠을 깨려고 서서 공부하는 학생들도 눈에 띄고, 강의실엔 숨 막히는 긴장감이 흐릅니다.

<인터뷰> 김효수(공무원 시험 준비생) : "정년이 보장되고 또 공무원 연금이나 각종 혜택이 요즘 사회에서 일반 직장 구하는 것보다는 그런 것들이 훨씬 더 메리트가 있다고 생각해서.."

공무원 시험에 청년들이 몰리는 건 그만큼 청년 취업시장이 얼어붙어 있기 때문입니다.

2년째 취업 준비 중인 심평강 씨, 원하던 회사의 면접시험을 마치자마자 다시 시험 공부를 시작합니다.

<녹취> "불안하니까 그걸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공부를 해야 합니다."

우수한 대학 출신에 영어 실력도 좋고, 인턴과 봉사 경력에 3개의 복수전공까지 했지만, 지난 해에만 40번 넘게 취업 문턱을 넘지 못해 졸업까지 미뤘습니다.

<인터뷰> 심평강(취업 준비생) : "채용 인원 자체는 너무 적은데, 경쟁률은 너무 높으니까 어쩔 수 없이 고스펙을 채우게 되고, 자기 자신을 깎아 먹으면서 굽히려고 하는 게 내가 잘못 살았나? 헛살았나이런 생각이 (듭니다.)"

같은 처지의 취업 준비생들과 만나 다음 면접을 준비해 보지만, 어느새 신세 한탄으로 이어집니다.

<녹취> "컴퓨터 프로그래밍 배우려고..인문계 나와서 취업 안될 거면 그런 기술 하나 배워서... "

<녹취> "심지어 알바 구하려고 해도 뭐 할 수 있는 게 없어서.."

취업 준비생들을 더 좌절하게 만드는 건 이른바 경력자 우댑니다.

<인터뷰> 김동규(취업준비생) : "신입(채용)에서도 경력자 우대를 한다든지, 이렇게 되다 보면은 내가 어디 가서 어떻게 경력을 쌓아야 할지 되게 막막할 때가 많습니다."

간신히 취업 문턱을 넘어도 종종 또 다른 벽을 만납니다.

물리치료사 심희선 씨는 정규직으로 알고 병원과 계약했지만, 알고보니 비정규직이었습니다.

<인터뷰> 심희선(물리치료사) : "빚을 갖고 시작하기 때문에 학자금 대출이나 생활비 등이 크니 한달 벌어서 다음달 생활하는 입장으로서는 (일이 끊기는 것이) 상당히 부담스럽죠."

국내 취업 시장이 막혀있다 보니 해외로 눈을 돌리는 청년들도 많습니다.

어쩔 수 없는 선택이긴 하지만 낯선 타지로 떠나야 하는 현실이 달갑지만은 않습니다.

<인터뷰> 정건호(대학생) : "많은 경험이 없으니까, 좋은 직장에서 일하고 싶은데 취업하기 막막하고, 외국 가면 괜찮지 않을까 생각돼서.."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청년 실업률은 9.8%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이번 분기 300명 이상 기업들의 채용 계획도 전년보다 9퍼센트나 줄어든 3만명에 그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성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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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층 리포트] 취업시장 한파…갈 곳 없는 청년들
    • 입력 2017-01-24 21:33:56
    • 수정2017-01-24 21:4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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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청년 실업률이 두자리 수에 육박하면서 청년 일자리 문제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우리 사회의 가장 뜨거운 이슈 중 하나가 됐습니다.

일을 하고 싶어도 자리가 없고 간신히 직장을 구해도 언제 해고될 지 몰라 불안감에 시달리는 우리 청년들의 현실을, 김성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눈 내린 이른 아침, 잔뜩 웅크린 청년들이 서울 노량진으로 몰려듭니다.

이들이 도착한 곳은 공무원 시험 준비학원.

아직 이른 아침 시간이지만, 수업을 들으려는 공시생들이 몰리면서 5백 명이 넘게 들어가는 이 대형 강의실에는 빈자리를 찾기 힘듭니다.

밑줄 긋고, 받아 적고, 강사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정신을 집중하려고 애씁니다.

잠을 깨려고 서서 공부하는 학생들도 눈에 띄고, 강의실엔 숨 막히는 긴장감이 흐릅니다.

<인터뷰> 김효수(공무원 시험 준비생) : "정년이 보장되고 또 공무원 연금이나 각종 혜택이 요즘 사회에서 일반 직장 구하는 것보다는 그런 것들이 훨씬 더 메리트가 있다고 생각해서.."

공무원 시험에 청년들이 몰리는 건 그만큼 청년 취업시장이 얼어붙어 있기 때문입니다.

2년째 취업 준비 중인 심평강 씨, 원하던 회사의 면접시험을 마치자마자 다시 시험 공부를 시작합니다.

<녹취> "불안하니까 그걸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공부를 해야 합니다."

우수한 대학 출신에 영어 실력도 좋고, 인턴과 봉사 경력에 3개의 복수전공까지 했지만, 지난 해에만 40번 넘게 취업 문턱을 넘지 못해 졸업까지 미뤘습니다.

<인터뷰> 심평강(취업 준비생) : "채용 인원 자체는 너무 적은데, 경쟁률은 너무 높으니까 어쩔 수 없이 고스펙을 채우게 되고, 자기 자신을 깎아 먹으면서 굽히려고 하는 게 내가 잘못 살았나? 헛살았나이런 생각이 (듭니다.)"

같은 처지의 취업 준비생들과 만나 다음 면접을 준비해 보지만, 어느새 신세 한탄으로 이어집니다.

<녹취> "컴퓨터 프로그래밍 배우려고..인문계 나와서 취업 안될 거면 그런 기술 하나 배워서... "

<녹취> "심지어 알바 구하려고 해도 뭐 할 수 있는 게 없어서.."

취업 준비생들을 더 좌절하게 만드는 건 이른바 경력자 우댑니다.

<인터뷰> 김동규(취업준비생) : "신입(채용)에서도 경력자 우대를 한다든지, 이렇게 되다 보면은 내가 어디 가서 어떻게 경력을 쌓아야 할지 되게 막막할 때가 많습니다."

간신히 취업 문턱을 넘어도 종종 또 다른 벽을 만납니다.

물리치료사 심희선 씨는 정규직으로 알고 병원과 계약했지만, 알고보니 비정규직이었습니다.

<인터뷰> 심희선(물리치료사) : "빚을 갖고 시작하기 때문에 학자금 대출이나 생활비 등이 크니 한달 벌어서 다음달 생활하는 입장으로서는 (일이 끊기는 것이) 상당히 부담스럽죠."

국내 취업 시장이 막혀있다 보니 해외로 눈을 돌리는 청년들도 많습니다.

어쩔 수 없는 선택이긴 하지만 낯선 타지로 떠나야 하는 현실이 달갑지만은 않습니다.

<인터뷰> 정건호(대학생) : "많은 경험이 없으니까, 좋은 직장에서 일하고 싶은데 취업하기 막막하고, 외국 가면 괜찮지 않을까 생각돼서.."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청년 실업률은 9.8%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이번 분기 300명 이상 기업들의 채용 계획도 전년보다 9퍼센트나 줄어든 3만명에 그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성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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