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하키 푸른 눈의 수문장 “평창 뒤 야구선수 도전!”

입력 2017.01.25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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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하키 강국 캐나다 출신 수문장 '맷 달튼'

그동안 한국 아이스하키는 국제무대에서 동네북이었다. 큰 대회만 나가면 '십 대 빵'이란 듣기 싫은 소리를 듣고 돌아와야 했을 정도였다. 이유는 수문장에 있었다. 야구의 투수처럼 아이스하키에서 골키퍼 위치가 절대적인데 한국은 골리의 기량이 현저히 떨어졌다. 흔히 아이스하키에서는 골키퍼를 골리(Goalie), 혹은 골텐더(Goaltender)라고 부른다. 팀 전력에서 골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팀 전력의 60% 이상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결국 안방에서 열리는 평창에서 취약 포지션인 골리를 보강하기 위해서 영입을 시도했고, 그 주인공이 바로 캐나다 출신 수문장 맷 달튼이다.

한국인 달튼 '대표팀 골문은 내가 지킨다!'

지난해 특별 귀화로 한국 국적을 취득한 달튼, 달튼의 과거는 화려하다. 미네소타의 베미지 주립대 2학년이던 2008~09시즌 정규리그 31경기에서 경기당 실점률 2.19, 세이브 성공률 0.921을 기록했고 NHL에 스카우트됐다. 안양 한라에서도 현재 당당한 주전 골리로 약 94%의 방어율을 기록하며 팀의 15연승을 이끌고 있다. 빙판 위 아시아 최강을 가리는 아시아리그에서 달튼을 앞세운 한라는 정규리그 1위를 눈앞에 두고 있다. 달튼은 평창올림픽에 출전하는 아이스하키 국가대표팀에도 발탁됐다. 2018년 평창에서 한국 아이스하키 역사상 최고의 올림픽 성적을 목표로 몸도 마음도 단련 중이다.

평창에서 울릴 애국가, 그리고 야구 선수의 도전

평창 올림픽을 앞두고 기획 취재를 하기 위해 달튼과 약속을 잡았다. 그리고 야구를 좋아한다는 정보를 사전에 듣고 KBS 사회인 야구팀에서 사용하는 글러브 1개를 미리 준비해 갔다. 시속 200km에 육박하는 속도로 날아드는 퍽을 잡아내는 모습이 너무나 신기해 한번 테스트해보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글러브를 보더니 달튼이 한 마디를 건넨다.

"제 글러브 가져올게요. 캐나다에서 야구 경기를 할 때 쓰던 글러브예요. 그리고 야구 배트도 있어요. 한국에서 친구가 된 두산 에반스로부터 받은 선물이거든요. 자랑 좀 해도 될까요?"

놀라운 답변은 계속됐다.

"원래 제 꿈은 야구였어요. 그리고 아직도 포기하지 않고 있어요."

정식으로 프로야구 선수로 활약한 적은 없지만 어렸을 때부터 야구를 즐겼고 특히 공 잡는 능력이 탁월했다. 포수와 유격수를 해 본 경험이 골리 생활에 큰 도움이 된다고 했다. 원 바운드 송구를 잡는 능력을 웬만한 야구 선수 못지 않았다. 공을 던져주는 훈련 파트너에서 더욱 세게 던져 달라고 요구했을 정도로 의욕도 대단했다.


인터뷰를 마치고 회사로 들어가는 길, 달튼이 또 한 번 취재진을 불렀다.

"한국 야구 입단 테스트가 언제 있나요?"

빈말이 아니었다. 진짜로 하루 계약(One day contract)은 당장에라도 할 수 있다고 했다. 특히 두산을 좋아해 수비 전문 선수로 두산에서 뛰고 싶다고까지 했을 정도였다.

[연관기사] ☞ 푸른 눈의 수문장 ‘평창으로 갑시다!’

달튼의 1차 목표는 2018 평창 올림픽에서 대한민국의 든든한 수문장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런데 2차 목표가 더욱 중요하다. 이 이야기를 할 때는 야구 배트를 자랑했다. 한국에서 절친이 된 두산 에반스로부터 받은 배트를 들고 나와서 이야기할 정도로 진심이 담겨 있었다. 우선 야구 입단 테스트도 받을 생각이 있다고 했다. 공격보다는 수비에 더욱 자신감이 있고 프로야구 선수로 그물 수비를 보여줄 자신이 있다고 했다. 어쩌면 달튼의 진짜 목표는 아이스하키보다 야구일지도 모른다. 달튼의 1차 목표, 2차 목표 모두를 응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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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이스하키 푸른 눈의 수문장 “평창 뒤 야구선수 도전!”
    • 입력 2017-01-25 15:54:05
    취재K
아이스하키 강국 캐나다 출신 수문장 '맷 달튼'

그동안 한국 아이스하키는 국제무대에서 동네북이었다. 큰 대회만 나가면 '십 대 빵'이란 듣기 싫은 소리를 듣고 돌아와야 했을 정도였다. 이유는 수문장에 있었다. 야구의 투수처럼 아이스하키에서 골키퍼 위치가 절대적인데 한국은 골리의 기량이 현저히 떨어졌다. 흔히 아이스하키에서는 골키퍼를 골리(Goalie), 혹은 골텐더(Goaltender)라고 부른다. 팀 전력에서 골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팀 전력의 60% 이상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결국 안방에서 열리는 평창에서 취약 포지션인 골리를 보강하기 위해서 영입을 시도했고, 그 주인공이 바로 캐나다 출신 수문장 맷 달튼이다.

한국인 달튼 '대표팀 골문은 내가 지킨다!'

지난해 특별 귀화로 한국 국적을 취득한 달튼, 달튼의 과거는 화려하다. 미네소타의 베미지 주립대 2학년이던 2008~09시즌 정규리그 31경기에서 경기당 실점률 2.19, 세이브 성공률 0.921을 기록했고 NHL에 스카우트됐다. 안양 한라에서도 현재 당당한 주전 골리로 약 94%의 방어율을 기록하며 팀의 15연승을 이끌고 있다. 빙판 위 아시아 최강을 가리는 아시아리그에서 달튼을 앞세운 한라는 정규리그 1위를 눈앞에 두고 있다. 달튼은 평창올림픽에 출전하는 아이스하키 국가대표팀에도 발탁됐다. 2018년 평창에서 한국 아이스하키 역사상 최고의 올림픽 성적을 목표로 몸도 마음도 단련 중이다.

평창에서 울릴 애국가, 그리고 야구 선수의 도전

평창 올림픽을 앞두고 기획 취재를 하기 위해 달튼과 약속을 잡았다. 그리고 야구를 좋아한다는 정보를 사전에 듣고 KBS 사회인 야구팀에서 사용하는 글러브 1개를 미리 준비해 갔다. 시속 200km에 육박하는 속도로 날아드는 퍽을 잡아내는 모습이 너무나 신기해 한번 테스트해보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글러브를 보더니 달튼이 한 마디를 건넨다.

"제 글러브 가져올게요. 캐나다에서 야구 경기를 할 때 쓰던 글러브예요. 그리고 야구 배트도 있어요. 한국에서 친구가 된 두산 에반스로부터 받은 선물이거든요. 자랑 좀 해도 될까요?"

놀라운 답변은 계속됐다.

"원래 제 꿈은 야구였어요. 그리고 아직도 포기하지 않고 있어요."

정식으로 프로야구 선수로 활약한 적은 없지만 어렸을 때부터 야구를 즐겼고 특히 공 잡는 능력이 탁월했다. 포수와 유격수를 해 본 경험이 골리 생활에 큰 도움이 된다고 했다. 원 바운드 송구를 잡는 능력을 웬만한 야구 선수 못지 않았다. 공을 던져주는 훈련 파트너에서 더욱 세게 던져 달라고 요구했을 정도로 의욕도 대단했다.


인터뷰를 마치고 회사로 들어가는 길, 달튼이 또 한 번 취재진을 불렀다.

"한국 야구 입단 테스트가 언제 있나요?"

빈말이 아니었다. 진짜로 하루 계약(One day contract)은 당장에라도 할 수 있다고 했다. 특히 두산을 좋아해 수비 전문 선수로 두산에서 뛰고 싶다고까지 했을 정도였다.

[연관기사] ☞ 푸른 눈의 수문장 ‘평창으로 갑시다!’

달튼의 1차 목표는 2018 평창 올림픽에서 대한민국의 든든한 수문장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런데 2차 목표가 더욱 중요하다. 이 이야기를 할 때는 야구 배트를 자랑했다. 한국에서 절친이 된 두산 에반스로부터 받은 배트를 들고 나와서 이야기할 정도로 진심이 담겨 있었다. 우선 야구 입단 테스트도 받을 생각이 있다고 했다. 공격보다는 수비에 더욱 자신감이 있고 프로야구 선수로 그물 수비를 보여줄 자신이 있다고 했다. 어쩌면 달튼의 진짜 목표는 아이스하키보다 야구일지도 모른다. 달튼의 1차 목표, 2차 목표 모두를 응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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