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살다 등골 휜다…국민 “체감물가 9%”

입력 2017.01.28 (21:20) 수정 2017.01.28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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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지난 한해 물가 상승률이 퍼센트로 공식 집계됐는데, 밥상 물가 같은 서민 물가 부담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결과라는 지적이 많습니다.

네, 그래서 KBS가 국회와 공동으로 실제 국민 체감 물가가 어느 정도인지 조사해 봤는데요, 공식 통계와는 큰 차이를 보였습니다.

보도에 우한울 기자입니다.

<리포트>

홀로 사는 직장인 이민정 씨.

냉장고 속 굳은 카레로 끼니를 때웁니다.

<인터뷰> 이민정(직장인) : "한 번에 많이 해놓고 일주일 정도 먹고 있습니다."

냉장고 안을 살펴봤습니다.

<인터뷰> 이민정(직장인) : "스테이크 한번 해먹어보려고. 유통 기한이 18일이네. 시간이 없어서 못 해 먹었습니다."

비싼 식재료는 방치되기 일쑤, 외식을 주로 하다 보니 한 달 식비로 60만 원이 나갑니다.

<인터뷰> 이민정(직장인) : "저의 시간이 생긴다는 것 장점인 것 같은데 그 외엔 다 단점이에요. 돈이 너무 많이 들고요."

물가 상승에 가장 취약한 게 1인 가구.

부담을 조금이라도 나누기 위해 함께 밥을 먹는 모임도 생겼습니다.

<인터뷰> 차해영('끼니를 다함께' 식생활 연구 모임 대표) : "지금 인원에 이 재료비로만 하면 거의 한 3천원 이 정도로 이런 떡국을 먹을 수 있거든요. 본인이 부담하는 가격이 더 낮아지는 게 있고."

실제로 1인 가구가 선호하는 품목들로 물가 상승률을 내보면 공식 통계보다 더 높습니다.

그럼 국민들이 체감한 물가 상승률은 어느 정도일지 물어봤습니다.

8%, 9%, 10%라는 답이 점차 늘더니 정부 공식 통계 1% 이하라고 답한 시민은 단 한 명에 그칩니다.

<인터뷰> 윤수병(시민) : "(비현실적입니까? 1%) 그렇죠. 그게 아휴 잘못된 생각이에요 그거. 나와서 탁상공론하지 말고 실제 나와서 현장에서 살펴봤으면 좋겠어요."

국회와 KBS가 국민 1,030명에게 지난 한해 체감하는 물가상승률을 물었더니, 결과는 9%로 집계됐습니다.

이 차이는 어디서 오는 걸까요.

양배추, 무며, 당근, 배추까지. 모두 서민들이 즐겨 찾는 채소들을 모은 것 같은데, 실제론 전체 물가 조사 품목 460개 중 가격이 가장 급등한 품목 10개를 추려 본 겁니다.

채소에 쏠려있죠.

계산을 해보면 현재 가격은 5만 원인데요.

전년도 같은 기간보다 67% 오른 수준입니다.

그런데 실제 통계에서는 물가를 0.4% 올린 걸로만 계산됩니다.

이른바 '가중치'가 낮아선 데요.

채소 가격이 아무리 뛰어도 정작 고소득자에겐 별 부담되지 않는 현실을 고려한 겁니다.

이렇게 평균치로만 따지다 보니 서민 중산층이나 1인 가구, 고령자들이 얼마나 물가 부담에 허덕이는지 알 수 없는 겁니다.

이번 설문조사에서도 예순 살 이상 고령일수록(9.5%) 소득이 낮을수록(10.3%) 체감 물가는 오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녹취> 정세균(국회의장) : "체감하는 물가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기법의 개발, 또 그런 통계에 근거해서 필요한 정책적인 대안을 정부와 국회가 함께 마련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여론조사는 지난 18일부터 이틀간 유무선 전화로 실시했고, 표본 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1%포인트입니다.

KBS 뉴스 우한울입니다.

[다운받기] 국민 체감 물가에 대한 KBS·국회 공동 설문조사 결과[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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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혼자 살다 등골 휜다…국민 “체감물가 9%”
    • 입력 2017-01-28 21:21:36
    • 수정2017-01-28 22:3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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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지난 한해 물가 상승률이 퍼센트로 공식 집계됐는데, 밥상 물가 같은 서민 물가 부담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결과라는 지적이 많습니다.

네, 그래서 KBS가 국회와 공동으로 실제 국민 체감 물가가 어느 정도인지 조사해 봤는데요, 공식 통계와는 큰 차이를 보였습니다.

보도에 우한울 기자입니다.

<리포트>

홀로 사는 직장인 이민정 씨.

냉장고 속 굳은 카레로 끼니를 때웁니다.

<인터뷰> 이민정(직장인) : "한 번에 많이 해놓고 일주일 정도 먹고 있습니다."

냉장고 안을 살펴봤습니다.

<인터뷰> 이민정(직장인) : "스테이크 한번 해먹어보려고. 유통 기한이 18일이네. 시간이 없어서 못 해 먹었습니다."

비싼 식재료는 방치되기 일쑤, 외식을 주로 하다 보니 한 달 식비로 60만 원이 나갑니다.

<인터뷰> 이민정(직장인) : "저의 시간이 생긴다는 것 장점인 것 같은데 그 외엔 다 단점이에요. 돈이 너무 많이 들고요."

물가 상승에 가장 취약한 게 1인 가구.

부담을 조금이라도 나누기 위해 함께 밥을 먹는 모임도 생겼습니다.

<인터뷰> 차해영('끼니를 다함께' 식생활 연구 모임 대표) : "지금 인원에 이 재료비로만 하면 거의 한 3천원 이 정도로 이런 떡국을 먹을 수 있거든요. 본인이 부담하는 가격이 더 낮아지는 게 있고."

실제로 1인 가구가 선호하는 품목들로 물가 상승률을 내보면 공식 통계보다 더 높습니다.

그럼 국민들이 체감한 물가 상승률은 어느 정도일지 물어봤습니다.

8%, 9%, 10%라는 답이 점차 늘더니 정부 공식 통계 1% 이하라고 답한 시민은 단 한 명에 그칩니다.

<인터뷰> 윤수병(시민) : "(비현실적입니까? 1%) 그렇죠. 그게 아휴 잘못된 생각이에요 그거. 나와서 탁상공론하지 말고 실제 나와서 현장에서 살펴봤으면 좋겠어요."

국회와 KBS가 국민 1,030명에게 지난 한해 체감하는 물가상승률을 물었더니, 결과는 9%로 집계됐습니다.

이 차이는 어디서 오는 걸까요.

양배추, 무며, 당근, 배추까지. 모두 서민들이 즐겨 찾는 채소들을 모은 것 같은데, 실제론 전체 물가 조사 품목 460개 중 가격이 가장 급등한 품목 10개를 추려 본 겁니다.

채소에 쏠려있죠.

계산을 해보면 현재 가격은 5만 원인데요.

전년도 같은 기간보다 67% 오른 수준입니다.

그런데 실제 통계에서는 물가를 0.4% 올린 걸로만 계산됩니다.

이른바 '가중치'가 낮아선 데요.

채소 가격이 아무리 뛰어도 정작 고소득자에겐 별 부담되지 않는 현실을 고려한 겁니다.

이렇게 평균치로만 따지다 보니 서민 중산층이나 1인 가구, 고령자들이 얼마나 물가 부담에 허덕이는지 알 수 없는 겁니다.

이번 설문조사에서도 예순 살 이상 고령일수록(9.5%) 소득이 낮을수록(10.3%) 체감 물가는 오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녹취> 정세균(국회의장) : "체감하는 물가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기법의 개발, 또 그런 통계에 근거해서 필요한 정책적인 대안을 정부와 국회가 함께 마련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여론조사는 지난 18일부터 이틀간 유무선 전화로 실시했고, 표본 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1%포인트입니다.

KBS 뉴스 우한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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