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러난 정유라의 송환 저지 전략…“난 정치범·인권 침해 피해자”

입력 2017.02.01 (11:49) 수정 2017.02.01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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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1일 덴마크 경찰에 체포된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는 최소한 2월 22일까지 덴마크의 작은 도시 올보르의 구금 시설에 잡혀 있게 된다. 정 씨는 한때 20개월 된 아들과 같이 있을 수 있다면 한국에 돌아갈 수도 있다고 했고 여기에 덴마크 정부는 정 씨를 보내주겠다며 화답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제는 한국으로 가지 않겠다는 의지를 굳혔다. 실제 "당분간은 절대로 한국으로 가지 않겠다"는 취지의 말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덴마크 검찰이 심사숙고 끝에 정 씨의 강제 송환을 결정하더라도 정 씨가 가지 않겠다는 입장인 만큼 정 씨의 송환은 기약할 수 없게 됐다.

한국에 '당분간' 돌아가지 않겠다는 쪽으로 마음을 굳힌 정 씨는 덴마크 검찰이 강제 송환 결정을 할 것에 대비한 전략도 수립한 듯하다. 현지시간으로 1월 30일에 열린 구금 기간 재연장 심리에서 정 씨와 정 씨의 변호인이 주고받은 공개 문답을 보면 이런 정 씨 측의 속내를 가늠해 볼 수 있다.

첫 번째가 바로 자신은 '정치범'이라는 주장이다. '정치범'은 종교·도덕·정치상의 신념 때문에 '박해'를 받는 경우 지칭된다. 인권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유럽국가에서는 보통 '정치범'의 경우 고국에서 송환 요청이 오더라도 파렴치범이나 다른 범죄자와 달리 쉽게 돌려보내지 않는 경우가 많다. 도덕적으로 지탄 받을 범죄자가 아닐 뿐만 아니라 돌려보낼 경우 부당하게 인권 유린을 당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대 부정입학과 삼성 특혜 의혹의 당사자인 정 씨가 '정치범'으로 분류될 수 있을까? 무슨 근거로 정 씨는 자신이 '정치범'이라고 주장하나?

정 씨 변호사는 법정에서 뜬금없이 '한국의 특검'문제를 꺼내 들었다. '한국의 특검은 누가 선정하느냐'고 물으니 정씨는 '박근혜 대통령이 선택했지만 추천은 국민의당이 했다'며 대통령이 (탄핵에 의해) 퇴임하면 국민의당이 정권을 이어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언급했다. '자신을 수사하는 특검이 정치적으로 중립적이지 않으며 이는 곧 정치적으로 편향적인 특검에 의한 피해자'임을 부각시키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결국 '자신은 정치범'이라는 주장을 이끌어 내기 위한 사전 포석이라는 거다.

두 번째로 정 씨는 20개월 된 아기 문제를 꺼내 들며 '인권침해'를 받고 있음을 내비쳤다. '인권침해' 역시 덴마크 정부를 자기편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다분히 전략적인 접근으로 보인다.

정 씨는 구치소 내에서 '덴마크 경찰이 굉장히 잘 해주고 있다'며 추켜세웠다. 반면 '(주덴마크 한국 대사관 측이) 얼마 전 자신을 찾아왔을 때 자신과 이혼한 전 남편이 (아이에 대한) 긴급 구난 요청을 했고 아이를 데려가겠다고 압박했다'고 주장했다. 또 '특검을 통해서 남편이 (아이를 데리러 오겠다는) 요청을 했다고 들었다'고 주장했다.

얼핏 들으면 인권을 보호해주는 덴마크 정부와 달리 한국 정부와 특검은 아이를 통해 자신을 압박하고 있다는 취지의 주장이다. 특히 '아이'와 같은 약자에 대해 우선 배려를 해주는 유럽국가에서 '아이와 생이별 시키려 한다'는 정 씨 측의 주장은 중요한 '인권침해'의 범주에 속할 수 있다.

정 씨가 입국을 거부하기로 마음을 굳힌 가운데 강제 송환에 대비한 세밀한 전략까지 수립한 만큼 특검의 활동 시한 내 국내 압송은 사실상 쉽지 않아 보인다. 강제 송환 결정에 대한 정 씨의 이의 소송이 이론상 3차례 가능한 만큼 덴마크 대법원이 정 씨의 강제 송환을 결정한다 하더라도 실제 최소 몇 년이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기서 드는 또 하나의 의문은 '만약 몇 년 뒤 정씨가 국내로 압송될 경우 과연 정 씨는 주목을 받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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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드러난 정유라의 송환 저지 전략…“난 정치범·인권 침해 피해자”
    • 입력 2017-02-01 11:49:49
    • 수정2017-02-01 17:55:20
    특파원 리포트
지난 1월 1일 덴마크 경찰에 체포된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는 최소한 2월 22일까지 덴마크의 작은 도시 올보르의 구금 시설에 잡혀 있게 된다. 정 씨는 한때 20개월 된 아들과 같이 있을 수 있다면 한국에 돌아갈 수도 있다고 했고 여기에 덴마크 정부는 정 씨를 보내주겠다며 화답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제는 한국으로 가지 않겠다는 의지를 굳혔다. 실제 "당분간은 절대로 한국으로 가지 않겠다"는 취지의 말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덴마크 검찰이 심사숙고 끝에 정 씨의 강제 송환을 결정하더라도 정 씨가 가지 않겠다는 입장인 만큼 정 씨의 송환은 기약할 수 없게 됐다. 한국에 '당분간' 돌아가지 않겠다는 쪽으로 마음을 굳힌 정 씨는 덴마크 검찰이 강제 송환 결정을 할 것에 대비한 전략도 수립한 듯하다. 현지시간으로 1월 30일에 열린 구금 기간 재연장 심리에서 정 씨와 정 씨의 변호인이 주고받은 공개 문답을 보면 이런 정 씨 측의 속내를 가늠해 볼 수 있다. 첫 번째가 바로 자신은 '정치범'이라는 주장이다. '정치범'은 종교·도덕·정치상의 신념 때문에 '박해'를 받는 경우 지칭된다. 인권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유럽국가에서는 보통 '정치범'의 경우 고국에서 송환 요청이 오더라도 파렴치범이나 다른 범죄자와 달리 쉽게 돌려보내지 않는 경우가 많다. 도덕적으로 지탄 받을 범죄자가 아닐 뿐만 아니라 돌려보낼 경우 부당하게 인권 유린을 당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대 부정입학과 삼성 특혜 의혹의 당사자인 정 씨가 '정치범'으로 분류될 수 있을까? 무슨 근거로 정 씨는 자신이 '정치범'이라고 주장하나? 정 씨 변호사는 법정에서 뜬금없이 '한국의 특검'문제를 꺼내 들었다. '한국의 특검은 누가 선정하느냐'고 물으니 정씨는 '박근혜 대통령이 선택했지만 추천은 국민의당이 했다'며 대통령이 (탄핵에 의해) 퇴임하면 국민의당이 정권을 이어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언급했다. '자신을 수사하는 특검이 정치적으로 중립적이지 않으며 이는 곧 정치적으로 편향적인 특검에 의한 피해자'임을 부각시키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결국 '자신은 정치범'이라는 주장을 이끌어 내기 위한 사전 포석이라는 거다. 두 번째로 정 씨는 20개월 된 아기 문제를 꺼내 들며 '인권침해'를 받고 있음을 내비쳤다. '인권침해' 역시 덴마크 정부를 자기편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다분히 전략적인 접근으로 보인다. 정 씨는 구치소 내에서 '덴마크 경찰이 굉장히 잘 해주고 있다'며 추켜세웠다. 반면 '(주덴마크 한국 대사관 측이) 얼마 전 자신을 찾아왔을 때 자신과 이혼한 전 남편이 (아이에 대한) 긴급 구난 요청을 했고 아이를 데려가겠다고 압박했다'고 주장했다. 또 '특검을 통해서 남편이 (아이를 데리러 오겠다는) 요청을 했다고 들었다'고 주장했다. 얼핏 들으면 인권을 보호해주는 덴마크 정부와 달리 한국 정부와 특검은 아이를 통해 자신을 압박하고 있다는 취지의 주장이다. 특히 '아이'와 같은 약자에 대해 우선 배려를 해주는 유럽국가에서 '아이와 생이별 시키려 한다'는 정 씨 측의 주장은 중요한 '인권침해'의 범주에 속할 수 있다. 정 씨가 입국을 거부하기로 마음을 굳힌 가운데 강제 송환에 대비한 세밀한 전략까지 수립한 만큼 특검의 활동 시한 내 국내 압송은 사실상 쉽지 않아 보인다. 강제 송환 결정에 대한 정 씨의 이의 소송이 이론상 3차례 가능한 만큼 덴마크 대법원이 정 씨의 강제 송환을 결정한다 하더라도 실제 최소 몇 년이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기서 드는 또 하나의 의문은 '만약 몇 년 뒤 정씨가 국내로 압송될 경우 과연 정 씨는 주목을 받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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