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황태순 정치 평론가·정연정 배재대 교수 “반기문 중도 사퇴로 대선판 출렁” ②

입력 2017.02.03 (11:23) 수정 2017.02.03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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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일시 : 2017년 2월 3일(금요일)
□ 출연자 : 황태순 정치 평론가·정연정 배재대 교수


“반기문 중도 사퇴로 대선판 출렁”

[윤준호]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이 대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대선 정국이 심하게 요동치고 있습니다. 문재인 대세론이 계속 유지될지 아니면 흔들릴지, 보수 대표 후보는 누가 될지, 제3지대를 모색하던 세력은 어떤 진로를 선택하게 될지 등을 놓고 여러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오늘도 정치 평론가 두 분과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정연정 배재대 교수, 황태순 정치 평론가 두 분 스튜디오에 나와 계십니다. 안녕하십니까?

[황태순] 네, 안녕하세요.

[정연정] 안녕하세요.

[윤준호]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의 중도 사퇴로 반 총장에 대한 지지율이 누구에게로 옮겨갈지 다들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서 급히 각 언론에서도 조사를 실시하기도 했습니다. 반 전 총장의 불출마로 가장 크게 득을 볼 수 있는 대권 주자들은 누구일까요. 여야로 나눠서 한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황 평론가님께 범여권 후보들로 구분 지어서 말씀 부탁 드리겠습니다.

[황태순] 범여권 후보라야 남은 사람은 두 사람입니다. 대표적으로 여론조사에 오르는 사람은 사실 범여권에서는 유승민, 남경필 두 분밖에 없습니다. 황교안 권한대행을 넣기도 하죠. 그러나 황교안 권한대행은 ‘소이부답심자한’이라 하여 빙그레 미소만 짓고 있습니다. 어쨌든 황교안 권한대행까지 포함했을 때 각종 언론사에서 긴급 여론조사를 한 거를 보면 아무래도 황교안 권한대행 쪽으로 반기문 총장의 지지세가 옮겨간 것이 아닌가 보여집니다. 또 유승민 의원 같은 경우도 상당히 수혜를 받고 있다고 봐야 될 것 같습니다.

[윤준호] 방금 ‘소이부답심자한’이라고 하셨는데 ‘소이부답’보다는 오히려 ‘염화시중’ 아닙니까?

[황태순] ‘소이부답심자한’인지 아니면 ‘염화시중’의 미소인지 어제 국회에 와서 빙그레 웃으면서 기자들에게 한마디 하더군요. 기자들이 달라붙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러니까 ‘문 조심하세요’라고 했는데 그 ‘문’이 실제 그 ‘문’인지 아니면 문재인 후보의 ‘문’인지 모르겠습니다.

[윤준호] 정 교수님, 범야권 후보들은 좀 복잡하죠? 어떻습니까?

[정연정] 그렇죠. 거기는 좋게 말하면 많은 후보들이 있는 것이고 나쁘게 말하면 난립해 있다고까지 얘기할 수 있겠는데요. 이번에 반기문 총장이 사퇴하면서 반 총장을 뒷받침하고 있는 지지기반이 뭘까 하는 얘기가 나왔는데요. 그거에 따라서 표가 갈릴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 야권 표로서 흡수할 수 있는 표는 반기문 지지자 중에서 중도 쪽에 있는 유권자층일 것이라고 보여집니다. 사실 중도를 누가 흡수하느냐가 핵심이지 않겠습니까? 반기문 총장 사퇴 이후에 지금 나와 있는 여론조사만 놓고 보면 안희정 지사가 생각보다 중도표를 상당히 흡수한 것으로 나와 있습니다. 물론 안희정 지사가 본선에 갈지 안 갈지가 변수가 될 텐데요. 어쨌든 여러 가지 좋은 조건이 있고 중도의 외연확장이라는 것을 열심히 해 왔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서는 반기문 총장의 중도 유권자들 지지 민심은 현재로서는 안희정 지사에게 많이 쏠려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로는 역시 안철수 전 대표에게도 일정 부분 흡수가 돼서 반기문 총장을 지지하고 있는 지지 기반의 각 축은 안희정 지사와 안철수 전 대표가 서로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즉 중도의 싸움이 커지는 그런 상황이 돼버린 거죠.

[윤준호] 거기에 플러스를 한다면 충청표가 되겠죠.

[정연정] 그렇죠. 충청도 존재하는 것이죠.

[윤준호] 그리고 중도표가 두 주자에게 가고요. 그러면 반 전 총장의 불출마 이후 여론조사를 여럿 보다 보니까 황교안 총리가 범보수 쪽에서 급격하게 대안 후보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문제는 앞서도 이야기하셨지만 황 대행이 어떤 의사표시를 아직 안 하고 있는 거거든요. 황 평론가님께서는 출마 가능성에 대해서 어떻게 보십니까?

[황태순] 반반으로 봅니다. 보수층에서, 특히 새누리당 같은 경우에는 아노미 현상을 겪고 있을 것입니다. 반기문 총장이 와서 중도에 텐트를 치는 가운데 슬그머니 거기에 흡수되려고 했는데 갑자기 무너지지 않았습니까? 그러다 보니 황교안 대행에 대해서 러브콜을 노골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황 대행 입장에서도 여러 가지 걸리는 게 있지 않겠습니까? 황교안 대행 입장에서 지금 가타부타 얘기할 수는 없습니다. 유승민 의원은 어제, 그제까지 ‘대선에 나올 생각이 있으면 당장이라도 발표하고 대행직을 그만둬라’는 식으로 얘기를 했습니다. ‘대행직을 그만두라’는 것은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을 전제로 하는 거거든요. 박근혜 대통령으로부터 임명된 황교안 총리가 ‘박근혜 대통령은 조만간 곧 그만둘 겁니다.’라고 얘기할 수 있겠습니까? 그건 쉽지 않죠. 그러니까 황교안 대행은 지금 빙그레 웃을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물론 본인은 지지율이 따라붙으니까 기분이야 좋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분은 총리를 그만두시게 되면 변호사도 할 수 있고 여러 가지 할 수 있는 일이 많고 또 국가원로로서도 대접받으실 것입니다. 그러니 반기문 총장이 20일 만에 나가떨어진 이런 험난한 정치판에 들어올 것인가 말 것인가 얼마나 고민이 되겠습니까? 그러므로 지금은 웃을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실제 박근혜 대통령 탄핵이 인용된다면 그때 가서 어마어마한 러브콜이 있을 것이고 황 대행 입장에서도 어마어마한 고민이 있을 것입니다. 지금으로서는 반반 정도 될 것으로 보입니다.

[정연정] ‘반반’ 하시다가 결국은 다들 사퇴하시고 안 나오시더라고요. 이런 선례들이 있기 때문에 제 생각에는 나올지 안 나올지가 반반이면 안 나올 가능성이 더 높다고 보여집니다. 지금 황교안 권한대행이 갑자기 급부상하지 않았습니까? 지지층을 한번 보시면 최대 확보한 지지층이 한 10% 정도 남짓이거든요. 그건 우리가 소위 말하는 박근혜 대통령을 지지하는, 이른바 친박 계열의 유권자층이 그동안 숨죽이고 있다가 그쪽으로 몰려간 상황이라고 치면 황교안 권한대행이 만약 본선에 나오게 된다고 했을 때에는 사실 그 10% 외에는 외연 확장의 근거와 명분이 없습니다.

[윤준호] 공동 책임론도 있고요.

[정연정] 여러 가지 것들이 있습니다. 사실 본선에서 플러스알파를 얻어야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냥 출마에 어떤 의미를 두고 나오는데 그렇게는 선거를 치르지 않을 것이라고 봅니다. 제가 관전하는 것은 뭐냐 하면 ‘그것을 중심으로 해서 바른정당 범보수 후보와 어떤 방식으로 협상 테이블에 않느냐’입니다. 협상의 가능성이 없었던 것들이 열리는 부분들이 있겠죠. 그래서 저는 앞으로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와 황교안 권한대행의 보이지 않는 나름대로의 정치적 협상이 보수 진영을 다시 조직화하는 데 상당한 컨벤션 효과를 누릴 것이라고 봅니다. 그런 차원에서 상당 부분 의미가 있을 뿐이지 황교안 총리가 헐혈단신 본선에 나와서 뛰지는 못할 것이라고 봅니다.

[윤준호] 그래서 그런지 여론을 봐도 지지율은 황 대행 쪽이 높게 나오는데 최종 범여권 후보 가능성은 어떻게 보느냐에는 유승민 쪽이 높게 나옵니다.

[정연정] 그렇죠. 그게 더 가능한 시나리오가 되겠죠.

[황태순] 이런 거죠. 범보수 쪽에서는, 물론 이인제, 원유철, 김관용 지사도 일단 뜻을 비추고 있습니다마는, 사실 주목 받는 사람은 유승민, 남경필 두 사람입니다. 그러다 보니 어제부터 나오는 이야기가 있죠. ‘김무성, 오세훈 두 사람은 왜 일찌감치 뜻을 접었느냐? 두 사람이 뜻을 접었을 때는 반기문 총장이 엄청난 지지율을 보이고 있을 때니까 이제 원인이 무효화됐다, 다시 나와라.’ 이런 얘기들이 슬그머니 다시 나오고 있습니다. 어제 정병국 대표 같은 경우도 그런 군불을 때고 있지 않습니까? 그것이 앞서 우리 정연정 교수님께서 말씀하셨던 보수들의 고민일 것입니다. 실제로 유승민 의원 같은 경우에는 지금 굉장히 열심히 뛰고 있습니다마는 아직까지는 지지율이 한 자릿수입니다. 그러다 보니까 외연 확장이 되겠는가 하는 의문이 듭니다. 유승민 의원 같은 경우에는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 각을 세웠던 부분이 좋게도 비춰지지만 박 대통령이 탄핵됐을 경우 박 대통령과 가장 맞섰던 유승민 의원에게 과연, 일명 ‘샤이 박근혜’ 표들이 모이겠는가 하는 고민이 많을 겁니다.

[윤준호] TK 출신이지만 TK표를 받는 게 쉽지 않은 부분들이 있는 거죠.

[황태순] 이런 부분들 때문에 ‘김무성, 오세훈의 재부활론’, 이런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는 것 같습니다.

[윤준호]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이 새누리당와의 후보 단일화를 거친 다음에 국민의당 안철수 쪽으로 최종 후보 결정을 하자고 제의할 것이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그 부분은 어떻게 보십니까?

[정연정] 저는 그게 지금 반기문 총장이 사라진 상황에서 ‘빅텐트’라고 하는 구상을 살릴 수 있는 마지막 남은 시나리오라고 보여집니다. 결국은 ‘빅텐트’라는 게 그런 것 아니겠습니까? 기본적으로 어떤 의제를 가지고 중도를 포함한 정치 개혁 연대를 만들어 내는 것인데 지금 국민의당에는 손학규 전 대표나 정운찬 전 총리와 같은 분들이 합류를 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이 부분을 어떻게 묶어내느냐가 핵심 아니겠습니까? 1차적으로는 유승민 의원 입장에서 황교안 총리와의 관계, 이른바 보수 진영과의 결집이라는 게 선 과제일 것입니다. 그걸 먼저 해결하고 그다음에 중도로의 결집을 도모한다고 하면 안철수 전 대표와 어떤 방식으로든 연대를 하는 그런 방식으로 나아가는 것이 현재로서는 승률을 높이는 방법이 아니겠는가 생각합니다. 저는 안철수 전 대표도 마찬가지라고 보거든요. 이른바 보수와 개혁 연대라고 하는 중도 연대를 만들어 내는 그런 그림들을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두 분이 이른바 ‘빅텐트’의 구심점이 되는 그런 모델로 남아 있는 상황이라고 보여집니다.

[윤준호] 그래서 그런지 지금 손학규, 정운찬, 안철수의 빅텐트에 앞선 스몰텐트 부분이 오히려 반 전 총장 사퇴 이후 더 힘을 받고 주목 받고 있는 것 같습니다.

[황태순] 거기에다가 지금 김종인 전 대표 같은 경우도 며칠 전에 순교 이야기까지 하셨습니다.
‘스몰텐트’를 통해서 ‘빅텐트’로 가기 위해서는 경우에 따라서 배지까지 뗄 수 있다고 했습니다. 탈당을 하려면 배지를 떼야 하거든요. 얼마 전 민주연구원에서 그 당시에 보고서 하나가 나오지 않았습니까? 이게 뭡니까? 이른바 ‘문 대 반문’이 되었을 경우 아마 굉장히 어려울 수 있다고 얘기했던 그것이 실제 현실화될 수 있다는 부분입니다. 저는 정말 정치가 생물이라고 느끼는 게, 유승민 의원이 얼마 전까지만 해도 새누리당과 다시 안 볼 것처럼 얘기했습니다. 그런데 어제 후보 단일화는 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보수 후보 단일화를 얘기하는 가운데 한걸음 더 나아가서 이제는 중도층에 있는 안철수 대표와 단일화 가능성도 타진할 수 있다는 분위기입니다. 흔한 얘기로 이런 얘기가 있었죠. ‘설 연휴가 끝나면 반 총장은 그만둘 것이다.’ 그런데 이게 맞아떨어지지 않았습니까? 안철수 대표도 얘기했던 게 ‘결국 나 안철수와 문재인의 1:1 구도이고 내가 반드시 이긴다.’라고 했습니다. ‘진짜 그렇게 되는 것 아닌가’ 하는 우스갯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정연정] 원래 남의 운명은 잘 점쳐도 자신의 운명은 잘 못 치는 게 현실입니다.

[윤준호] 정 교수님, 지금 1:1 가능성 얘기가 나왔는데요. 어차피 지금까지의 대선을 쭉 보면 3자 구도, 4자 구도 다 나가지만 결국은 단일화 과정을 통해서 최종적으로 1:1 대선 후보가 이루어져 오지 않았습니까? 지금 안철수 전 대표가 이야기하는 ‘문재인 전 대표와 나와의 1:1 대결 구도’, 이 가능성에 대해서 어떻게 보십니까?

[정연정] 반기문 총장이 사퇴하기 전에는 사실 굉장히 불가능해 보였습니다. 물론 지금도 100% 가능하다고 단언하기는 어렵습니다. 여러 가지 사전 절차들이 필요한 것 아니겠습니까? 거기에 안철수 대표의 리더십이 어느 정도인가 하는 검증이 또 필요한 상태입니다. ‘당장 유승민 후보와 어떤 방식으로 연대할 것이냐’ 하는 것에 대한 전략과 전술도 밝혀진 바가 없습니다. 그냥 만들어지는 게 아니잖아요.

[윤준호] 좀 먼 이야기죠.

[정연정] 그렇죠. 그런데 지금 상황으로 놓고 보면 과거에 비해서는 확률이 높아졌다는 건 맞습니다. 결과적으로 협상해야 될 주체가 다양한 사람들이 아니라 명확해진 것 아니겠습니까? 그렇다면 지금 유승민 의원과 어떤 방식으로 가져갈 것이냐 하는 문제가 중요하니까 그게 이루어질 수 있다고 하면 원하는 대로 양자 구도가 만들어질 수 있는데 그것 또한 사실 명확하지는 않습니다. 정치인들 보십시오. 얼마나 이해타산이 복잡하겠습니까? 그게 가능하겠습니까?

[윤준호] 그래서 정치는 생물이라고 앞서도 이야기하신 거죠.

[황태순] 97년 대선 때 김종필 당시 자민련 총재와 김대중 국민회의 총재가 DJP 연합을 할지는 아무도 몰랐을 겁니다. 5.16 쿠데타의 주역이었던 JP과 그 공화당 정권에서 가장 핍박받았던 DJ가 어떻게 손을 잡을 수 있었겠습니까? 정치는 정말 생물입니다.

[윤준호] 이제 2등 후보가 갑자기 사라져버렸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1등 후보하고 나머지 후보하고의 격차가 엄청나져 버렸습니다. ‘문재인 대세론’ 굳히기에 나선 모습인데요. 이렇게 강력한 경쟁자가 사라져버린 상황이 오히려 문 전 대표 견제를 가속화시켜서 반문연대를 더 강화시키게 되는 결과를 가져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전망도 많습니다.

[정연정] 저는 상대적으로 불리해졌다고 봅니다. 사실 문재인 전 대표 입장에서 반기문 전 총장하고 겨뤄보는 게 가장 유리했던 구도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합니다. 그 변수가 빠지면서 이른바 구도 문제에서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고 보여집니다. 문재인 전 대표 입장이 뭐겠습니까? 반 총장을 겨냥해서 ‘정권 연장 안 된다, 정권 교체하게 해 달라’, 이것 아니었습니까? 그런데 이 구도도 사실 흐트러질 가능성이 있죠. 예를 들어서 당장 안철수 전 대표와 2자 대결을 했을 경우 그 구도는 의미가 없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렇기 때문에 구도를 잃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 하나는 이른바 인물에 대한 문제들인데요. 반 총장에 대한 인물 검증 문제로 인해서 문 전 대표의 인물 검증 문제는 사실 뒷전에 있었거든요. 그렇다면 그 부분에 대해서도 상당 부분 문제제기가 될 수 있고 세력 문제도 그렇습니다. 지금까지는 문 전 대표가 상당히 강고한 세력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른바 친노 그룹을 포함해서 친문 그룹까지 말이죠. 그런데 이게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범중도와 보수의 개혁 연대 같은 것들이 만들어진다면 그 지점에서의 세력도 만만치도 않거든요. 그렇다면 세력 간 싸움을 갈 가능성이 높아지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 문 전 대표가 얼마만큼 우위에 서 있는지 모르는 상황이 돼버립니다. 그래서 오히려 구도와 인물 검증 문제와 이런 세력 문제에 있어서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었던 ‘문재인 대세론’이 시간이 지나면서 정치판이 어떤 방식으로 바뀌느냐에 따라 상당히 취약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그래서 현재 대세가 상당히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고 보여집니다.

[윤준호] 문 전 대표가 독주하는 양상이지만 안희정 충남지사가 반 전 총장의 중도 사퇴로 치고 올라오면서 최종적으로 민주당 내 결선 투표가 두 사람으로 좁혀질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황태순] 그렇죠. 안희정 지사의 약진세가 눈부십니다. 안희정 지사 같은 경우는 문재인 전 대표를 향해서 세대교체를 얘기하고 있습니다. 두 분이 12살 차이가 납니다. 반기문 총장이 중도 사퇴함으로써 현재 거론되는 후보 중 가장 고령자가 문재인 대표가 돼버렸습니다. 문재인 대표는 60대 중반이고 안희정 지사는 50대 초반입니다. 이렇게 계속 치고 나가니까 ‘문재인 대세론이 이제 흔들리는 것이 아니냐’ 하는 우려가 나오는데요. 그런데 지금 보면 민주당에서 경선을 하지 않겠습니까? 네 개 권역별로 돌게 되었을 경우 당을 완벽하게 장악하고 있는 문재인 대표의 대세를 꺾으면서 이재명 시장과 안희정 지사 둘이 합쳐서 과반을 넘기가 쉽겠는가가 관건인데요. 과반을 넘어야지 1등, 2등 간 결선 투표를 할 것 아닙니까? 예를 들어서 2012년 그 당시 룰에도 결선 투표제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당시 문재인 후보가 57%를 받고 손학규 당시 대표가 뚝 떨어지는 바람에 결선 투표를 못 갔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보면 안희정 지사가 이렇게 세대교체 바람을 일으켜 놓은 상황에서 문재인 대표가 경선되고 나면 아까 말씀하신 구도, 이슈 이런 부분에서 문재인 대표가 무난히 당에서 후보는 되기는 쉬울 듯한데 안희정 지사의 약진으로 흔들려 있는 분위기 때문에 본선에 가서 굉장히 고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정연정] 이번에 ‘완전국민경선제’를 하죠?

[윤준호] 네, ‘오픈프라이머리’죠.

[정연정] 당원이든 대의원이든 일반 국민이든 현장에 와서 1인 1표를 행사하라는 것인데 민주당 쪽에 약간 고민이 있는 것 같습니다. 지금 황태순 평론가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구도적으로는 상당히 흥행을 탈 가능성이 있고 안희정 지사의 약진이 당내에서도 두드러질 것이라는 전망이 있는데요. 실제로 현장에 와서 투표하는 사람들을 보면 문재인 전 대표는 빨리 결정해서 빨리 선거 운동 본선 뛰도록 해 주자고 하는 이른바 ‘밴드 왜건’에 대한 고민들이 작동하게 되면 결선 투표니 오픈프라이머리 이런 것 자체가 흥행 못 하고 이 부분이 문재인 전 대표에게 큰 도움도 안 되고 이런 방식으로 경선이 끝날 가능성이 높다는 그런 고민도 지금 나오고 있는 만큼 생각보다도 안희정 지사가 실제로 결선 투표까지 갈 만큼 막강한 표를 실제로 얻을 것이냐, 이건 상당히 의구심이 있다는 거죠.

[윤준호] 그건 두고 봐야겠죠. 정 교수님, 그런 민주당의 고민 때문인지 어제 우상호 원내대표가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국민의당에게 정당 통합이 어려우면 연립정부 협상이라도 시작하자고 했습니다. 아예 싹이라도 잘라버리자는 건가요?

[정연정] 그렇죠. 민주당에서 야권 연대를 얘기하기는 어려운 거 아니겠습니까? 지난 총선 결과도 있고요. 그렇기 때문에 그 얘기는 할 수 없고 일종에 국민의당이 실제로 고민이 많은 것도 사실입니다. 어떤 방식으로 가는 것이 바람직한 것인가. 안철수 후보의 지지율이 확 높다면 이런 고민이 없을 텐데 지금 여전히 한 자릿수를 맴돌고 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고민이 있다는 걸 알고 있고 이건 실질적으로 연립하려고 하는 모습이라기보다는 당원들 지금 복당하는 것까지 연동돼서 일종의 교란 작전이라고 보여집니다. 그런 차원에서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구도와 이슈가 점점 없어지는 민주당 후보에게 연립 정부라는 건 사실 또 다른 이슈가 될 수 있거든요. 구도가 될 수도 있고요. 여러 가지 포석이 깔려 있는 것이죠.

[윤준호] 황 평론가님, 마지막으로 이 부분에 대해서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황태순] 국민의당에서 발끈하고 있죠. ‘흔들려는 것 아니냐.’ 국민의당이 기반을 잡고 있는 것은 호남의 민심인데 ‘연립 정부를 하자.’ 연립 정부는 지금 97년 DJP를 연상케 하고 있거든요. 얼마 전까지 박지원 대표 같은 경우 ‘뉴DJP’ 얘기를 했는데 ‘다른 데 볼 것 없이 우리 더불어민주당하고 원래 한 뿌리니까 같이 합시다.‘ 이런 식으로 흔들면 호남 민심이 많이 흔들릴 가능성이 있거든요. 그야말로 국민의당 입장에서는 ’우리를 고사시키려는 것 아니냐, 흔들려는 것 아니냐‘ 거기에다가 당원 문제, ’3만명이 넘게 나갔다고 하는데 실제로 나간 거는 2천명밖에 안 된다.’ 이런 식으로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국민의당도 고민을 많을 것입니다. 유력한 후보가 두 자릿수의 지지율을 보이고 있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윤준호] 결국은 반 전 총장의 중도 사퇴로 한 번 출렁거린 대선판이지만 정치는 생물이기 때문에 아직도 변화는 계속 있을 수 있고 지켜봐야 될 것 같습니다. 두 분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황태순] 네, 감사합니다.

[정연정] 네, 감사합니다.

[윤준호] 지금까지 황태순 정치 평론가, 정연정 배재대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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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뷰] 황태순 정치 평론가·정연정 배재대 교수 “반기문 중도 사퇴로 대선판 출렁” ②
    • 입력 2017-02-03 11:23:05
    • 수정2017-02-03 11:23:22
    안녕하십니까 윤준호입니다
□ 방송일시 : 2017년 2월 3일(금요일)
□ 출연자 : 황태순 정치 평론가·정연정 배재대 교수


“반기문 중도 사퇴로 대선판 출렁”

[윤준호]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이 대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대선 정국이 심하게 요동치고 있습니다. 문재인 대세론이 계속 유지될지 아니면 흔들릴지, 보수 대표 후보는 누가 될지, 제3지대를 모색하던 세력은 어떤 진로를 선택하게 될지 등을 놓고 여러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오늘도 정치 평론가 두 분과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정연정 배재대 교수, 황태순 정치 평론가 두 분 스튜디오에 나와 계십니다. 안녕하십니까?

[황태순] 네, 안녕하세요.

[정연정] 안녕하세요.

[윤준호]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의 중도 사퇴로 반 총장에 대한 지지율이 누구에게로 옮겨갈지 다들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서 급히 각 언론에서도 조사를 실시하기도 했습니다. 반 전 총장의 불출마로 가장 크게 득을 볼 수 있는 대권 주자들은 누구일까요. 여야로 나눠서 한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황 평론가님께 범여권 후보들로 구분 지어서 말씀 부탁 드리겠습니다.

[황태순] 범여권 후보라야 남은 사람은 두 사람입니다. 대표적으로 여론조사에 오르는 사람은 사실 범여권에서는 유승민, 남경필 두 분밖에 없습니다. 황교안 권한대행을 넣기도 하죠. 그러나 황교안 권한대행은 ‘소이부답심자한’이라 하여 빙그레 미소만 짓고 있습니다. 어쨌든 황교안 권한대행까지 포함했을 때 각종 언론사에서 긴급 여론조사를 한 거를 보면 아무래도 황교안 권한대행 쪽으로 반기문 총장의 지지세가 옮겨간 것이 아닌가 보여집니다. 또 유승민 의원 같은 경우도 상당히 수혜를 받고 있다고 봐야 될 것 같습니다.

[윤준호] 방금 ‘소이부답심자한’이라고 하셨는데 ‘소이부답’보다는 오히려 ‘염화시중’ 아닙니까?

[황태순] ‘소이부답심자한’인지 아니면 ‘염화시중’의 미소인지 어제 국회에 와서 빙그레 웃으면서 기자들에게 한마디 하더군요. 기자들이 달라붙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러니까 ‘문 조심하세요’라고 했는데 그 ‘문’이 실제 그 ‘문’인지 아니면 문재인 후보의 ‘문’인지 모르겠습니다.

[윤준호] 정 교수님, 범야권 후보들은 좀 복잡하죠? 어떻습니까?

[정연정] 그렇죠. 거기는 좋게 말하면 많은 후보들이 있는 것이고 나쁘게 말하면 난립해 있다고까지 얘기할 수 있겠는데요. 이번에 반기문 총장이 사퇴하면서 반 총장을 뒷받침하고 있는 지지기반이 뭘까 하는 얘기가 나왔는데요. 그거에 따라서 표가 갈릴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 야권 표로서 흡수할 수 있는 표는 반기문 지지자 중에서 중도 쪽에 있는 유권자층일 것이라고 보여집니다. 사실 중도를 누가 흡수하느냐가 핵심이지 않겠습니까? 반기문 총장 사퇴 이후에 지금 나와 있는 여론조사만 놓고 보면 안희정 지사가 생각보다 중도표를 상당히 흡수한 것으로 나와 있습니다. 물론 안희정 지사가 본선에 갈지 안 갈지가 변수가 될 텐데요. 어쨌든 여러 가지 좋은 조건이 있고 중도의 외연확장이라는 것을 열심히 해 왔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서는 반기문 총장의 중도 유권자들 지지 민심은 현재로서는 안희정 지사에게 많이 쏠려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로는 역시 안철수 전 대표에게도 일정 부분 흡수가 돼서 반기문 총장을 지지하고 있는 지지 기반의 각 축은 안희정 지사와 안철수 전 대표가 서로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즉 중도의 싸움이 커지는 그런 상황이 돼버린 거죠.

[윤준호] 거기에 플러스를 한다면 충청표가 되겠죠.

[정연정] 그렇죠. 충청도 존재하는 것이죠.

[윤준호] 그리고 중도표가 두 주자에게 가고요. 그러면 반 전 총장의 불출마 이후 여론조사를 여럿 보다 보니까 황교안 총리가 범보수 쪽에서 급격하게 대안 후보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문제는 앞서도 이야기하셨지만 황 대행이 어떤 의사표시를 아직 안 하고 있는 거거든요. 황 평론가님께서는 출마 가능성에 대해서 어떻게 보십니까?

[황태순] 반반으로 봅니다. 보수층에서, 특히 새누리당 같은 경우에는 아노미 현상을 겪고 있을 것입니다. 반기문 총장이 와서 중도에 텐트를 치는 가운데 슬그머니 거기에 흡수되려고 했는데 갑자기 무너지지 않았습니까? 그러다 보니 황교안 대행에 대해서 러브콜을 노골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황 대행 입장에서도 여러 가지 걸리는 게 있지 않겠습니까? 황교안 대행 입장에서 지금 가타부타 얘기할 수는 없습니다. 유승민 의원은 어제, 그제까지 ‘대선에 나올 생각이 있으면 당장이라도 발표하고 대행직을 그만둬라’는 식으로 얘기를 했습니다. ‘대행직을 그만두라’는 것은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을 전제로 하는 거거든요. 박근혜 대통령으로부터 임명된 황교안 총리가 ‘박근혜 대통령은 조만간 곧 그만둘 겁니다.’라고 얘기할 수 있겠습니까? 그건 쉽지 않죠. 그러니까 황교안 대행은 지금 빙그레 웃을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물론 본인은 지지율이 따라붙으니까 기분이야 좋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분은 총리를 그만두시게 되면 변호사도 할 수 있고 여러 가지 할 수 있는 일이 많고 또 국가원로로서도 대접받으실 것입니다. 그러니 반기문 총장이 20일 만에 나가떨어진 이런 험난한 정치판에 들어올 것인가 말 것인가 얼마나 고민이 되겠습니까? 그러므로 지금은 웃을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실제 박근혜 대통령 탄핵이 인용된다면 그때 가서 어마어마한 러브콜이 있을 것이고 황 대행 입장에서도 어마어마한 고민이 있을 것입니다. 지금으로서는 반반 정도 될 것으로 보입니다.

[정연정] ‘반반’ 하시다가 결국은 다들 사퇴하시고 안 나오시더라고요. 이런 선례들이 있기 때문에 제 생각에는 나올지 안 나올지가 반반이면 안 나올 가능성이 더 높다고 보여집니다. 지금 황교안 권한대행이 갑자기 급부상하지 않았습니까? 지지층을 한번 보시면 최대 확보한 지지층이 한 10% 정도 남짓이거든요. 그건 우리가 소위 말하는 박근혜 대통령을 지지하는, 이른바 친박 계열의 유권자층이 그동안 숨죽이고 있다가 그쪽으로 몰려간 상황이라고 치면 황교안 권한대행이 만약 본선에 나오게 된다고 했을 때에는 사실 그 10% 외에는 외연 확장의 근거와 명분이 없습니다.

[윤준호] 공동 책임론도 있고요.

[정연정] 여러 가지 것들이 있습니다. 사실 본선에서 플러스알파를 얻어야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냥 출마에 어떤 의미를 두고 나오는데 그렇게는 선거를 치르지 않을 것이라고 봅니다. 제가 관전하는 것은 뭐냐 하면 ‘그것을 중심으로 해서 바른정당 범보수 후보와 어떤 방식으로 협상 테이블에 않느냐’입니다. 협상의 가능성이 없었던 것들이 열리는 부분들이 있겠죠. 그래서 저는 앞으로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와 황교안 권한대행의 보이지 않는 나름대로의 정치적 협상이 보수 진영을 다시 조직화하는 데 상당한 컨벤션 효과를 누릴 것이라고 봅니다. 그런 차원에서 상당 부분 의미가 있을 뿐이지 황교안 총리가 헐혈단신 본선에 나와서 뛰지는 못할 것이라고 봅니다.

[윤준호] 그래서 그런지 여론을 봐도 지지율은 황 대행 쪽이 높게 나오는데 최종 범여권 후보 가능성은 어떻게 보느냐에는 유승민 쪽이 높게 나옵니다.

[정연정] 그렇죠. 그게 더 가능한 시나리오가 되겠죠.

[황태순] 이런 거죠. 범보수 쪽에서는, 물론 이인제, 원유철, 김관용 지사도 일단 뜻을 비추고 있습니다마는, 사실 주목 받는 사람은 유승민, 남경필 두 사람입니다. 그러다 보니 어제부터 나오는 이야기가 있죠. ‘김무성, 오세훈 두 사람은 왜 일찌감치 뜻을 접었느냐? 두 사람이 뜻을 접었을 때는 반기문 총장이 엄청난 지지율을 보이고 있을 때니까 이제 원인이 무효화됐다, 다시 나와라.’ 이런 얘기들이 슬그머니 다시 나오고 있습니다. 어제 정병국 대표 같은 경우도 그런 군불을 때고 있지 않습니까? 그것이 앞서 우리 정연정 교수님께서 말씀하셨던 보수들의 고민일 것입니다. 실제로 유승민 의원 같은 경우에는 지금 굉장히 열심히 뛰고 있습니다마는 아직까지는 지지율이 한 자릿수입니다. 그러다 보니까 외연 확장이 되겠는가 하는 의문이 듭니다. 유승민 의원 같은 경우에는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 각을 세웠던 부분이 좋게도 비춰지지만 박 대통령이 탄핵됐을 경우 박 대통령과 가장 맞섰던 유승민 의원에게 과연, 일명 ‘샤이 박근혜’ 표들이 모이겠는가 하는 고민이 많을 겁니다.

[윤준호] TK 출신이지만 TK표를 받는 게 쉽지 않은 부분들이 있는 거죠.

[황태순] 이런 부분들 때문에 ‘김무성, 오세훈의 재부활론’, 이런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는 것 같습니다.

[윤준호]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이 새누리당와의 후보 단일화를 거친 다음에 국민의당 안철수 쪽으로 최종 후보 결정을 하자고 제의할 것이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그 부분은 어떻게 보십니까?

[정연정] 저는 그게 지금 반기문 총장이 사라진 상황에서 ‘빅텐트’라고 하는 구상을 살릴 수 있는 마지막 남은 시나리오라고 보여집니다. 결국은 ‘빅텐트’라는 게 그런 것 아니겠습니까? 기본적으로 어떤 의제를 가지고 중도를 포함한 정치 개혁 연대를 만들어 내는 것인데 지금 국민의당에는 손학규 전 대표나 정운찬 전 총리와 같은 분들이 합류를 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이 부분을 어떻게 묶어내느냐가 핵심 아니겠습니까? 1차적으로는 유승민 의원 입장에서 황교안 총리와의 관계, 이른바 보수 진영과의 결집이라는 게 선 과제일 것입니다. 그걸 먼저 해결하고 그다음에 중도로의 결집을 도모한다고 하면 안철수 전 대표와 어떤 방식으로든 연대를 하는 그런 방식으로 나아가는 것이 현재로서는 승률을 높이는 방법이 아니겠는가 생각합니다. 저는 안철수 전 대표도 마찬가지라고 보거든요. 이른바 보수와 개혁 연대라고 하는 중도 연대를 만들어 내는 그런 그림들을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두 분이 이른바 ‘빅텐트’의 구심점이 되는 그런 모델로 남아 있는 상황이라고 보여집니다.

[윤준호] 그래서 그런지 지금 손학규, 정운찬, 안철수의 빅텐트에 앞선 스몰텐트 부분이 오히려 반 전 총장 사퇴 이후 더 힘을 받고 주목 받고 있는 것 같습니다.

[황태순] 거기에다가 지금 김종인 전 대표 같은 경우도 며칠 전에 순교 이야기까지 하셨습니다.
‘스몰텐트’를 통해서 ‘빅텐트’로 가기 위해서는 경우에 따라서 배지까지 뗄 수 있다고 했습니다. 탈당을 하려면 배지를 떼야 하거든요. 얼마 전 민주연구원에서 그 당시에 보고서 하나가 나오지 않았습니까? 이게 뭡니까? 이른바 ‘문 대 반문’이 되었을 경우 아마 굉장히 어려울 수 있다고 얘기했던 그것이 실제 현실화될 수 있다는 부분입니다. 저는 정말 정치가 생물이라고 느끼는 게, 유승민 의원이 얼마 전까지만 해도 새누리당과 다시 안 볼 것처럼 얘기했습니다. 그런데 어제 후보 단일화는 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보수 후보 단일화를 얘기하는 가운데 한걸음 더 나아가서 이제는 중도층에 있는 안철수 대표와 단일화 가능성도 타진할 수 있다는 분위기입니다. 흔한 얘기로 이런 얘기가 있었죠. ‘설 연휴가 끝나면 반 총장은 그만둘 것이다.’ 그런데 이게 맞아떨어지지 않았습니까? 안철수 대표도 얘기했던 게 ‘결국 나 안철수와 문재인의 1:1 구도이고 내가 반드시 이긴다.’라고 했습니다. ‘진짜 그렇게 되는 것 아닌가’ 하는 우스갯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정연정] 원래 남의 운명은 잘 점쳐도 자신의 운명은 잘 못 치는 게 현실입니다.

[윤준호] 정 교수님, 지금 1:1 가능성 얘기가 나왔는데요. 어차피 지금까지의 대선을 쭉 보면 3자 구도, 4자 구도 다 나가지만 결국은 단일화 과정을 통해서 최종적으로 1:1 대선 후보가 이루어져 오지 않았습니까? 지금 안철수 전 대표가 이야기하는 ‘문재인 전 대표와 나와의 1:1 대결 구도’, 이 가능성에 대해서 어떻게 보십니까?

[정연정] 반기문 총장이 사퇴하기 전에는 사실 굉장히 불가능해 보였습니다. 물론 지금도 100% 가능하다고 단언하기는 어렵습니다. 여러 가지 사전 절차들이 필요한 것 아니겠습니까? 거기에 안철수 대표의 리더십이 어느 정도인가 하는 검증이 또 필요한 상태입니다. ‘당장 유승민 후보와 어떤 방식으로 연대할 것이냐’ 하는 것에 대한 전략과 전술도 밝혀진 바가 없습니다. 그냥 만들어지는 게 아니잖아요.

[윤준호] 좀 먼 이야기죠.

[정연정] 그렇죠. 그런데 지금 상황으로 놓고 보면 과거에 비해서는 확률이 높아졌다는 건 맞습니다. 결과적으로 협상해야 될 주체가 다양한 사람들이 아니라 명확해진 것 아니겠습니까? 그렇다면 지금 유승민 의원과 어떤 방식으로 가져갈 것이냐 하는 문제가 중요하니까 그게 이루어질 수 있다고 하면 원하는 대로 양자 구도가 만들어질 수 있는데 그것 또한 사실 명확하지는 않습니다. 정치인들 보십시오. 얼마나 이해타산이 복잡하겠습니까? 그게 가능하겠습니까?

[윤준호] 그래서 정치는 생물이라고 앞서도 이야기하신 거죠.

[황태순] 97년 대선 때 김종필 당시 자민련 총재와 김대중 국민회의 총재가 DJP 연합을 할지는 아무도 몰랐을 겁니다. 5.16 쿠데타의 주역이었던 JP과 그 공화당 정권에서 가장 핍박받았던 DJ가 어떻게 손을 잡을 수 있었겠습니까? 정치는 정말 생물입니다.

[윤준호] 이제 2등 후보가 갑자기 사라져버렸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1등 후보하고 나머지 후보하고의 격차가 엄청나져 버렸습니다. ‘문재인 대세론’ 굳히기에 나선 모습인데요. 이렇게 강력한 경쟁자가 사라져버린 상황이 오히려 문 전 대표 견제를 가속화시켜서 반문연대를 더 강화시키게 되는 결과를 가져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전망도 많습니다.

[정연정] 저는 상대적으로 불리해졌다고 봅니다. 사실 문재인 전 대표 입장에서 반기문 전 총장하고 겨뤄보는 게 가장 유리했던 구도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합니다. 그 변수가 빠지면서 이른바 구도 문제에서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고 보여집니다. 문재인 전 대표 입장이 뭐겠습니까? 반 총장을 겨냥해서 ‘정권 연장 안 된다, 정권 교체하게 해 달라’, 이것 아니었습니까? 그런데 이 구도도 사실 흐트러질 가능성이 있죠. 예를 들어서 당장 안철수 전 대표와 2자 대결을 했을 경우 그 구도는 의미가 없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렇기 때문에 구도를 잃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 하나는 이른바 인물에 대한 문제들인데요. 반 총장에 대한 인물 검증 문제로 인해서 문 전 대표의 인물 검증 문제는 사실 뒷전에 있었거든요. 그렇다면 그 부분에 대해서도 상당 부분 문제제기가 될 수 있고 세력 문제도 그렇습니다. 지금까지는 문 전 대표가 상당히 강고한 세력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른바 친노 그룹을 포함해서 친문 그룹까지 말이죠. 그런데 이게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범중도와 보수의 개혁 연대 같은 것들이 만들어진다면 그 지점에서의 세력도 만만치도 않거든요. 그렇다면 세력 간 싸움을 갈 가능성이 높아지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 문 전 대표가 얼마만큼 우위에 서 있는지 모르는 상황이 돼버립니다. 그래서 오히려 구도와 인물 검증 문제와 이런 세력 문제에 있어서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었던 ‘문재인 대세론’이 시간이 지나면서 정치판이 어떤 방식으로 바뀌느냐에 따라 상당히 취약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그래서 현재 대세가 상당히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고 보여집니다.

[윤준호] 문 전 대표가 독주하는 양상이지만 안희정 충남지사가 반 전 총장의 중도 사퇴로 치고 올라오면서 최종적으로 민주당 내 결선 투표가 두 사람으로 좁혀질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황태순] 그렇죠. 안희정 지사의 약진세가 눈부십니다. 안희정 지사 같은 경우는 문재인 전 대표를 향해서 세대교체를 얘기하고 있습니다. 두 분이 12살 차이가 납니다. 반기문 총장이 중도 사퇴함으로써 현재 거론되는 후보 중 가장 고령자가 문재인 대표가 돼버렸습니다. 문재인 대표는 60대 중반이고 안희정 지사는 50대 초반입니다. 이렇게 계속 치고 나가니까 ‘문재인 대세론이 이제 흔들리는 것이 아니냐’ 하는 우려가 나오는데요. 그런데 지금 보면 민주당에서 경선을 하지 않겠습니까? 네 개 권역별로 돌게 되었을 경우 당을 완벽하게 장악하고 있는 문재인 대표의 대세를 꺾으면서 이재명 시장과 안희정 지사 둘이 합쳐서 과반을 넘기가 쉽겠는가가 관건인데요. 과반을 넘어야지 1등, 2등 간 결선 투표를 할 것 아닙니까? 예를 들어서 2012년 그 당시 룰에도 결선 투표제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당시 문재인 후보가 57%를 받고 손학규 당시 대표가 뚝 떨어지는 바람에 결선 투표를 못 갔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보면 안희정 지사가 이렇게 세대교체 바람을 일으켜 놓은 상황에서 문재인 대표가 경선되고 나면 아까 말씀하신 구도, 이슈 이런 부분에서 문재인 대표가 무난히 당에서 후보는 되기는 쉬울 듯한데 안희정 지사의 약진으로 흔들려 있는 분위기 때문에 본선에 가서 굉장히 고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정연정] 이번에 ‘완전국민경선제’를 하죠?

[윤준호] 네, ‘오픈프라이머리’죠.

[정연정] 당원이든 대의원이든 일반 국민이든 현장에 와서 1인 1표를 행사하라는 것인데 민주당 쪽에 약간 고민이 있는 것 같습니다. 지금 황태순 평론가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구도적으로는 상당히 흥행을 탈 가능성이 있고 안희정 지사의 약진이 당내에서도 두드러질 것이라는 전망이 있는데요. 실제로 현장에 와서 투표하는 사람들을 보면 문재인 전 대표는 빨리 결정해서 빨리 선거 운동 본선 뛰도록 해 주자고 하는 이른바 ‘밴드 왜건’에 대한 고민들이 작동하게 되면 결선 투표니 오픈프라이머리 이런 것 자체가 흥행 못 하고 이 부분이 문재인 전 대표에게 큰 도움도 안 되고 이런 방식으로 경선이 끝날 가능성이 높다는 그런 고민도 지금 나오고 있는 만큼 생각보다도 안희정 지사가 실제로 결선 투표까지 갈 만큼 막강한 표를 실제로 얻을 것이냐, 이건 상당히 의구심이 있다는 거죠.

[윤준호] 그건 두고 봐야겠죠. 정 교수님, 그런 민주당의 고민 때문인지 어제 우상호 원내대표가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국민의당에게 정당 통합이 어려우면 연립정부 협상이라도 시작하자고 했습니다. 아예 싹이라도 잘라버리자는 건가요?

[정연정] 그렇죠. 민주당에서 야권 연대를 얘기하기는 어려운 거 아니겠습니까? 지난 총선 결과도 있고요. 그렇기 때문에 그 얘기는 할 수 없고 일종에 국민의당이 실제로 고민이 많은 것도 사실입니다. 어떤 방식으로 가는 것이 바람직한 것인가. 안철수 후보의 지지율이 확 높다면 이런 고민이 없을 텐데 지금 여전히 한 자릿수를 맴돌고 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고민이 있다는 걸 알고 있고 이건 실질적으로 연립하려고 하는 모습이라기보다는 당원들 지금 복당하는 것까지 연동돼서 일종의 교란 작전이라고 보여집니다. 그런 차원에서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구도와 이슈가 점점 없어지는 민주당 후보에게 연립 정부라는 건 사실 또 다른 이슈가 될 수 있거든요. 구도가 될 수도 있고요. 여러 가지 포석이 깔려 있는 것이죠.

[윤준호] 황 평론가님, 마지막으로 이 부분에 대해서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황태순] 국민의당에서 발끈하고 있죠. ‘흔들려는 것 아니냐.’ 국민의당이 기반을 잡고 있는 것은 호남의 민심인데 ‘연립 정부를 하자.’ 연립 정부는 지금 97년 DJP를 연상케 하고 있거든요. 얼마 전까지 박지원 대표 같은 경우 ‘뉴DJP’ 얘기를 했는데 ‘다른 데 볼 것 없이 우리 더불어민주당하고 원래 한 뿌리니까 같이 합시다.‘ 이런 식으로 흔들면 호남 민심이 많이 흔들릴 가능성이 있거든요. 그야말로 국민의당 입장에서는 ’우리를 고사시키려는 것 아니냐, 흔들려는 것 아니냐‘ 거기에다가 당원 문제, ’3만명이 넘게 나갔다고 하는데 실제로 나간 거는 2천명밖에 안 된다.’ 이런 식으로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국민의당도 고민을 많을 것입니다. 유력한 후보가 두 자릿수의 지지율을 보이고 있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윤준호] 결국은 반 전 총장의 중도 사퇴로 한 번 출렁거린 대선판이지만 정치는 생물이기 때문에 아직도 변화는 계속 있을 수 있고 지켜봐야 될 것 같습니다. 두 분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황태순] 네, 감사합니다.

[정연정] 네, 감사합니다.

[윤준호] 지금까지 황태순 정치 평론가, 정연정 배재대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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