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딸 성추행했다”…어머니가 상담교사 살해

입력 2017.02.06 (08:33) 수정 2017.02.06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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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보시는 장소는 충북 청주에 있는 한 카페입니다.

지난 2일 오후 이곳에서 40대 여성이 50대 남성에게 흉기를 휘둘렀습니다.

대낮에, 주변에 사람들도 있었지만 범행은 눈 깜짝할 사이 벌어졌습니다.

피해 남성은 결국, 숨지고 말았는데요.

남성을 공격한 여성은 고3 딸을 둔 학부모였고, 숨진 남성은 여성의 딸이 다니는 고등학교의 '산학겸임교사'였습니다.

일반 교사들처럼 수업을 하진 않지만 평소 학생들의 취업 상담을 돕는 일은 해왔는데요.

여성은 남성이 자신의 딸을 성추행해서 항의하러 갔다가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사건을 한번 따라가 보겠습니다.

<리포트>

한 남성이 빠른 걸음으로 급히 어디론가 향합니다.

그가 도착한 곳은 청주의 한 정형외과 병원.

<인터뷰> 병원 관계자 (음성변조) : ““콱”하는 소리가 났어요. “쿵”하는 소리가 났어요. 엄청 세게. 이게 머리가 (바닥에) 부딪히는 소리 같았어요.”

병원에서 일하던 직원들은 이상한 소리를 듣고 밖으로 뛰어 나갔습니다.

계단에는 신원미상의 50대 남성이 피를 흘린 채 쓰러져 있었는데요.

<인터뷰> 병원 관계자 (음성변조) : “머리를 이쪽으로 하고 여기 쓰러져 있더라고요. 피를 흘려서 제가 어떻게 할 수가 없어서 남자 직원을 불러서 원장님이랑 같이 평평한 곳으로 옮겨서 원장님이 이제 심폐소생술 계속하고…….”

심폐소생술에도 불구하고 남성의 의식은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그 시각, 근처 지구대의 경찰관들은 다친 남성을 찾고 있었습니다.

카페에서 한 여성이 남성에게 흉기를 휘둘렀다는 신고가 들어온 겁니다.

<인터뷰> 청주 청원경찰서 오창지구대 관계자 : “어제(2일) 17시 27분쯤 “여자가 남자를 흉기로 찔렀다.” 이런 신고가 들어왔어요.”

그런데 경찰이 카페에 도착했을 때 이미 여성과 남성은 사라진 뒤였습니다.

커피숍 바닥엔 혈흔만 선명하게 남아 있었는데요.

<인터뷰> 청주 청원경찰서 오창지구대 관계자 : “당시 경찰이 출동했을 때는 가해자와 피해자가 전혀 없는 상태였어요. 그래서 신고자를 만나서 신고 내용하고 인상착의 이런 것을 확인하고 핏자국을 따라서 한 150m 정도 가니까…….”

피해자가 흘린 것으로 추정되는 혈흔이 근처의 정형외과 병원까지 이어져 있었습니다.

잠시 뒤 119구급대가 도착해 남성을 큰 병원으로 옮겼지만 결국, 과다출혈로 숨지고 말았습니다.

사망한 남성은 50살 A 씨.

A 씨는 은행을 다니다 퇴직한 뒤 특성화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의 취업 상담을 보조하는 '산학겸임교사'로 일해왔습니다.

해당 학교엔 지난해 8월 계약직으로 채용됐습니다.

그렇다면 대체 누가 남성을 흉기로 찌른 걸까.

그런데 사건 발생 1시간 반 뒤 A 씨에게 흉기를 휘두른 여성이 지구대로 스스로 찾아왔습니다.

<인터뷰> 청주 청원경찰서 오창지구대 관계자 : “18시 한 40분쯤. 지구대에 남편하고 가해자하고 같이 와서 지구대 입구에서 가해자는 망설이고 있었고, 그러니까 남편이 따라 들어와서 “우리 집사람이 이번 일을 저질렀다.” 이렇게 얘기를 했어요.”

경찰에 자수한 여성은 46살 김 모 씨로 고등학교 3학년 딸을 둔 평범한 학부모 숨진 A 씨는 김 씨 딸의 취업 상담을 도와주고 있었다는데요.

그렇다면 그녀는 왜 자신의 딸을 상담해준 산학겸임교사를 흉기로 찌른 걸까.

야간 근무를 하는 김 씨는 사건 당일 오전, 퇴근 뒤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딸이 충격적인 이야기를 털어놓습니다.

전날 오후 5시쯤, 진학 상담을 하기 위해 A 씨와 만났다는 딸.

<인터뷰> 청주 청원경찰서 관계자 : “진학 상담하면서 자연스럽게 한번 만나자, 그렇게 해서 식당에서 만난 거예요. 식사하고 난 다음에 노래방까지 같이 간 것으로 확인이 됐습니다.”

김 씨의 딸은 노래방에서 A 씨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말했습니다.

<인터뷰> 청주 청원경찰서 관계자 : “딸이 산학겸임교사로부터 그런 피해를 당했다고 이야기를 하니까 어머니가 야간 근무를 하고 들어오셔서 아침에 얘기를 듣고 화가 나서 항의 전화를 했죠. “오후에 만나자.””

사건 당일 오후 5시 20분쯤 동네 카페에서 만난 두 사람.

<인터뷰> 청주 청원경찰서 관계자 : “(김 씨가) 한 5분 전에 미리 도착합니다. 한 5분 후에 피해자가 도착을 하고요. 도착해서 자리에 앉자마자 약간의 언쟁이 있었습니다.”

커피를 시킬 새도 없이 만나자마자 언쟁이 시작됐습니다.

3분 정도 고성이 오갔을 때 쯤, 김 씨가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났는데요.

<인터뷰> 주변 상인 (음성변조) : “(카페 직원 말로는) 화장실 갔다 온다고 하면서 갔다 온 척하고 뒤에서 그냥. 처음에는 여기 목 있는 데를 찔렀다가 (그다음에) 어깨 쪽을 찔렀다고 그러더라고. 어깨 찌르고 그다음에 옆구리 찌르고…….”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피할 겨를도 없었던 상황.

<인터뷰> 청주 청원경찰서 관계자 : “순간적으로 일어난 일이라 한 번의 방어 정도. 그러니까 손에 상처가 있는 거로 봐서는 방어는 한 번 있었습니다.”

김 씨는 집에서 범행도구를 가방에 넣어 A 씨를 만나러 온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인터뷰> 청주 청원경찰서 관계자 : ““딸의 이야기를 듣고 화가 많이 난 상태였기 때문에 순간 화를 참지 못해서 미리 자기 집에 있는 흉기를 가져갔다.” (고 진술했습니다.)”

흉기에 찔린 A 씨는 김 씨를 피해 곧바로 현장에서 도망쳤습니다.

김 씨는 더 이상 A 씨를 따라가지 않고 집으로 향했습니다.

김 씨는 집 앞 쓰레기통에 범행 도구를 버린 뒤, 집으로 가 남편에게 범행 사실을 털어놓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인터뷰> 청주 청원경찰서 관계자 : “피의자는 집으로 가서 자초지종을 가족들한테 얘기한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남편이 설득해서 지구대로 자수한 것으로 이렇게 확인됐습니다.”

김 씨는 경찰 조사에서 딸이 A 씨에게 성추행 당했다는 말에 화가나 흉기를 휘둘렀다고 진술했습니다.

김 씨의 딸 역시 A 씨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인터뷰> 청주 청원경찰서 관계자 : “미리 자기 집에 있던 흉기를 핸드백에 준비해서 커피숍에 나온 걸 봐서는 계획된 범죄라고 보고 있습니다.”

경찰은 김 씨를 살인 혐의로 구속했습니다.

<인터뷰> 청주 청원경찰서 관계자 : “처음에는 화가 나서 이런 범행을 하고 난 이후에 자기 잘못에 대해서 어쨌든 반성하시는 것 같습니다.”

학교 측은 A 씨를 채용하기 전 신원 조회 등을 했지만 문제가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경찰은 김 씨의 주장대로 A 씨가 김 씨의 딸을 추행했는지 두 사람의 당일 행적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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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따라잡기] “딸 성추행했다”…어머니가 상담교사 살해
    • 입력 2017-02-06 08:34:49
    • 수정2017-02-06 10: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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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시는 장소는 충북 청주에 있는 한 카페입니다.

지난 2일 오후 이곳에서 40대 여성이 50대 남성에게 흉기를 휘둘렀습니다.

대낮에, 주변에 사람들도 있었지만 범행은 눈 깜짝할 사이 벌어졌습니다.

피해 남성은 결국, 숨지고 말았는데요.

남성을 공격한 여성은 고3 딸을 둔 학부모였고, 숨진 남성은 여성의 딸이 다니는 고등학교의 '산학겸임교사'였습니다.

일반 교사들처럼 수업을 하진 않지만 평소 학생들의 취업 상담을 돕는 일은 해왔는데요.

여성은 남성이 자신의 딸을 성추행해서 항의하러 갔다가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사건을 한번 따라가 보겠습니다.

<리포트>

한 남성이 빠른 걸음으로 급히 어디론가 향합니다.

그가 도착한 곳은 청주의 한 정형외과 병원.

<인터뷰> 병원 관계자 (음성변조) : ““콱”하는 소리가 났어요. “쿵”하는 소리가 났어요. 엄청 세게. 이게 머리가 (바닥에) 부딪히는 소리 같았어요.”

병원에서 일하던 직원들은 이상한 소리를 듣고 밖으로 뛰어 나갔습니다.

계단에는 신원미상의 50대 남성이 피를 흘린 채 쓰러져 있었는데요.

<인터뷰> 병원 관계자 (음성변조) : “머리를 이쪽으로 하고 여기 쓰러져 있더라고요. 피를 흘려서 제가 어떻게 할 수가 없어서 남자 직원을 불러서 원장님이랑 같이 평평한 곳으로 옮겨서 원장님이 이제 심폐소생술 계속하고…….”

심폐소생술에도 불구하고 남성의 의식은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그 시각, 근처 지구대의 경찰관들은 다친 남성을 찾고 있었습니다.

카페에서 한 여성이 남성에게 흉기를 휘둘렀다는 신고가 들어온 겁니다.

<인터뷰> 청주 청원경찰서 오창지구대 관계자 : “어제(2일) 17시 27분쯤 “여자가 남자를 흉기로 찔렀다.” 이런 신고가 들어왔어요.”

그런데 경찰이 카페에 도착했을 때 이미 여성과 남성은 사라진 뒤였습니다.

커피숍 바닥엔 혈흔만 선명하게 남아 있었는데요.

<인터뷰> 청주 청원경찰서 오창지구대 관계자 : “당시 경찰이 출동했을 때는 가해자와 피해자가 전혀 없는 상태였어요. 그래서 신고자를 만나서 신고 내용하고 인상착의 이런 것을 확인하고 핏자국을 따라서 한 150m 정도 가니까…….”

피해자가 흘린 것으로 추정되는 혈흔이 근처의 정형외과 병원까지 이어져 있었습니다.

잠시 뒤 119구급대가 도착해 남성을 큰 병원으로 옮겼지만 결국, 과다출혈로 숨지고 말았습니다.

사망한 남성은 50살 A 씨.

A 씨는 은행을 다니다 퇴직한 뒤 특성화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의 취업 상담을 보조하는 '산학겸임교사'로 일해왔습니다.

해당 학교엔 지난해 8월 계약직으로 채용됐습니다.

그렇다면 대체 누가 남성을 흉기로 찌른 걸까.

그런데 사건 발생 1시간 반 뒤 A 씨에게 흉기를 휘두른 여성이 지구대로 스스로 찾아왔습니다.

<인터뷰> 청주 청원경찰서 오창지구대 관계자 : “18시 한 40분쯤. 지구대에 남편하고 가해자하고 같이 와서 지구대 입구에서 가해자는 망설이고 있었고, 그러니까 남편이 따라 들어와서 “우리 집사람이 이번 일을 저질렀다.” 이렇게 얘기를 했어요.”

경찰에 자수한 여성은 46살 김 모 씨로 고등학교 3학년 딸을 둔 평범한 학부모 숨진 A 씨는 김 씨 딸의 취업 상담을 도와주고 있었다는데요.

그렇다면 그녀는 왜 자신의 딸을 상담해준 산학겸임교사를 흉기로 찌른 걸까.

야간 근무를 하는 김 씨는 사건 당일 오전, 퇴근 뒤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딸이 충격적인 이야기를 털어놓습니다.

전날 오후 5시쯤, 진학 상담을 하기 위해 A 씨와 만났다는 딸.

<인터뷰> 청주 청원경찰서 관계자 : “진학 상담하면서 자연스럽게 한번 만나자, 그렇게 해서 식당에서 만난 거예요. 식사하고 난 다음에 노래방까지 같이 간 것으로 확인이 됐습니다.”

김 씨의 딸은 노래방에서 A 씨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말했습니다.

<인터뷰> 청주 청원경찰서 관계자 : “딸이 산학겸임교사로부터 그런 피해를 당했다고 이야기를 하니까 어머니가 야간 근무를 하고 들어오셔서 아침에 얘기를 듣고 화가 나서 항의 전화를 했죠. “오후에 만나자.””

사건 당일 오후 5시 20분쯤 동네 카페에서 만난 두 사람.

<인터뷰> 청주 청원경찰서 관계자 : “(김 씨가) 한 5분 전에 미리 도착합니다. 한 5분 후에 피해자가 도착을 하고요. 도착해서 자리에 앉자마자 약간의 언쟁이 있었습니다.”

커피를 시킬 새도 없이 만나자마자 언쟁이 시작됐습니다.

3분 정도 고성이 오갔을 때 쯤, 김 씨가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났는데요.

<인터뷰> 주변 상인 (음성변조) : “(카페 직원 말로는) 화장실 갔다 온다고 하면서 갔다 온 척하고 뒤에서 그냥. 처음에는 여기 목 있는 데를 찔렀다가 (그다음에) 어깨 쪽을 찔렀다고 그러더라고. 어깨 찌르고 그다음에 옆구리 찌르고…….”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피할 겨를도 없었던 상황.

<인터뷰> 청주 청원경찰서 관계자 : “순간적으로 일어난 일이라 한 번의 방어 정도. 그러니까 손에 상처가 있는 거로 봐서는 방어는 한 번 있었습니다.”

김 씨는 집에서 범행도구를 가방에 넣어 A 씨를 만나러 온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인터뷰> 청주 청원경찰서 관계자 : ““딸의 이야기를 듣고 화가 많이 난 상태였기 때문에 순간 화를 참지 못해서 미리 자기 집에 있는 흉기를 가져갔다.” (고 진술했습니다.)”

흉기에 찔린 A 씨는 김 씨를 피해 곧바로 현장에서 도망쳤습니다.

김 씨는 더 이상 A 씨를 따라가지 않고 집으로 향했습니다.

김 씨는 집 앞 쓰레기통에 범행 도구를 버린 뒤, 집으로 가 남편에게 범행 사실을 털어놓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인터뷰> 청주 청원경찰서 관계자 : “피의자는 집으로 가서 자초지종을 가족들한테 얘기한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남편이 설득해서 지구대로 자수한 것으로 이렇게 확인됐습니다.”

김 씨는 경찰 조사에서 딸이 A 씨에게 성추행 당했다는 말에 화가나 흉기를 휘둘렀다고 진술했습니다.

김 씨의 딸 역시 A 씨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인터뷰> 청주 청원경찰서 관계자 : “미리 자기 집에 있던 흉기를 핸드백에 준비해서 커피숍에 나온 걸 봐서는 계획된 범죄라고 보고 있습니다.”

경찰은 김 씨를 살인 혐의로 구속했습니다.

<인터뷰> 청주 청원경찰서 관계자 : “처음에는 화가 나서 이런 범행을 하고 난 이후에 자기 잘못에 대해서 어쨌든 반성하시는 것 같습니다.”

학교 측은 A 씨를 채용하기 전 신원 조회 등을 했지만 문제가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경찰은 김 씨의 주장대로 A 씨가 김 씨의 딸을 추행했는지 두 사람의 당일 행적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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