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에서도 사는 최장수 100세 물고기의 죽음

입력 2017.02.07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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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속에서는 물론 땅에서도 사는 물고기가 있다. 그것도 무려 100년이나 산다. 그러니까 웬만하면 사람보다 오래 산다는 얘기다. 바로 '폐어'다.

여기서 말하는 '폐어'의 '폐(lung, 肺)'는 공기로 숨을 쉬는 호흡기관 즉, '허파'를 말한다. 땅에서도 공기로 숨을 쉬려니 당연히 폐가 있어야 한다. 그래서 폐어는 영어로는 'lung fish', 한자로는 '肺魚'라고 쓴다.

100년을 사는 이 물고기 한 마리가 6일(미국 시각) 안락사했다. 수족관에서였다.

미국 시카고의 유명 수족관 '셰드 아쿠아리움'(Shedd Aquarium)에서 84년 동안이나 관람객을 맞은 초고령 희귀종 폐어가 안락사했다. 폐어의 이름은 할아버지를 뜻하는 '그랜드대드'(Granddad)'였다.

셰드 수족관 측은 6일(현지 시각) "90년 이상 생존한 것으로 추정되는 고대 어종 '호주 폐어'(Australian lungfish)를 전날 안락사시켰다"고 밝혔다. 그리고 안락사를 시킬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고령으로 인해 삶의 질이 빠르게 저하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셰드 아쿠아리움 측은 그랜드 대드의 죽음을 추모하는 홈페이지를 만들었다.셰드 아쿠아리움 측은 그랜드 대드의 죽음을 추모하는 홈페이지를 만들었다.

길이 122cm, 무게 11kg의 이 호주 폐어는 셰드 수족관에서 오랫동안 관람객들의 관심을 모았다. 셰드 수족관은 1933년 호주 시드니 수족관으로부터 그랜드대드를 매입했다. 그러니까 미국에 이주한 지 84년이 지난 것이다. 수족관 측은 그동안 약 1억 400만 명이 '그랜드대드'를 관람한 것으로 추산했다.

비영리단체 '미국 동물원과 수족관 협회'(AZA) 대변인은 "미국을 비롯한 9개국에서 승인받은 동물원 또는 수족관에 이보다 더 고령인 물고기는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러나 1주일 전부터 먹이 먹기를 중단하고 장기부전 증상을 보였다. 결국, 동물의료팀과 대학교동물의학과가 정밀 진단을 마친 후 안락사를 선택했다. 그러니 공인된 세계 최장수 물고기의 죽음이라 불릴 만하다.

[관련 링크] 셰드 수족관

셰드수족관은 페이스북에서 그랜드대드의 죽음을 공유했다.셰드수족관은 페이스북에서 그랜드대드의 죽음을 공유했다.

셰드 수족관 측은 이 사실을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알리고 그랜드대드의 죽음을 관람객들과 공유했다. 폐어 앞에서 결혼기념사진을 찍었던 부부와 장수를 기원하며 촬영했던 관람객 등 수많은 사람이 폐어의 죽음에 애도를 표했다.


"폐어의 최대 수명은 100년"이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폐어는 아가미와 폐를 모두 가진 고대 척추동물로, 건기에 강이 마르면 땅속으로 들어가 점액을 분비해 방을 만들고 폐호흡을 하면서 버틴다. 다시 우기가 오고 비가 내리면 땅속에서 뚫고 나와 강물에서 생활한다.

[관련 링크] 건기에 땅속에서 숨을 쉬는 폐어

폐어는 진화 과정상 물고기와 양서류 사이의 '잃어버린 고리'로 여겨진다. 약 3억 8천 년만 전인 고생대 데본기에 출현, 중생대까지 번성했으나 현재는 호주와 아프리카, 남아메리카에 3속 6종만 남아있다.

그랜드대드가 속한 호주 폐어는 현존하는 6종의 폐어류 중 하나로, 다른 폐어류보다 원시적인 특징이 잘 보존된 것으로 알려졌다.

호주 퀸즐랜드 주 남동부 메리 강과 버넷 강 수계가 원서식지이며, 호주 정부는 이를 멸종 위기에 놓인 생물 종으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다.

[관련 링크] 호주 폐어 설명 박물관 사이트


몸은 가늘고 길며 뱀장어 모양이다. 등지느러미·뒷지느러미는 꼬리지느러미와 연결되었으며 가슴지느러미·배지느러미는 채찍 모양이다. 눈은 작고 시력이 약하며 후각에 의해서 먹이인 작은 물고기나 새우·게 등을 잡아먹는다.

[관련 링크] 폐어에게 먹이 주기

천수(天壽)를 누린 폐어 '그랜드대드'의 죽음에 애도를 표하고, 동물이 수명이 다할 수 있도록 사랑하고 보호하려는 사람들의 노력에 가슴이 따듯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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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땅에서도 사는 최장수 100세 물고기의 죽음
    • 입력 2017-02-07 16:36:38
    취재K
물속에서는 물론 땅에서도 사는 물고기가 있다. 그것도 무려 100년이나 산다. 그러니까 웬만하면 사람보다 오래 산다는 얘기다. 바로 '폐어'다.

여기서 말하는 '폐어'의 '폐(lung, 肺)'는 공기로 숨을 쉬는 호흡기관 즉, '허파'를 말한다. 땅에서도 공기로 숨을 쉬려니 당연히 폐가 있어야 한다. 그래서 폐어는 영어로는 'lung fish', 한자로는 '肺魚'라고 쓴다.

100년을 사는 이 물고기 한 마리가 6일(미국 시각) 안락사했다. 수족관에서였다.

미국 시카고의 유명 수족관 '셰드 아쿠아리움'(Shedd Aquarium)에서 84년 동안이나 관람객을 맞은 초고령 희귀종 폐어가 안락사했다. 폐어의 이름은 할아버지를 뜻하는 '그랜드대드'(Granddad)'였다.

셰드 수족관 측은 6일(현지 시각) "90년 이상 생존한 것으로 추정되는 고대 어종 '호주 폐어'(Australian lungfish)를 전날 안락사시켰다"고 밝혔다. 그리고 안락사를 시킬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고령으로 인해 삶의 질이 빠르게 저하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셰드 아쿠아리움 측은 그랜드 대드의 죽음을 추모하는 홈페이지를 만들었다.
길이 122cm, 무게 11kg의 이 호주 폐어는 셰드 수족관에서 오랫동안 관람객들의 관심을 모았다. 셰드 수족관은 1933년 호주 시드니 수족관으로부터 그랜드대드를 매입했다. 그러니까 미국에 이주한 지 84년이 지난 것이다. 수족관 측은 그동안 약 1억 400만 명이 '그랜드대드'를 관람한 것으로 추산했다.

비영리단체 '미국 동물원과 수족관 협회'(AZA) 대변인은 "미국을 비롯한 9개국에서 승인받은 동물원 또는 수족관에 이보다 더 고령인 물고기는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러나 1주일 전부터 먹이 먹기를 중단하고 장기부전 증상을 보였다. 결국, 동물의료팀과 대학교동물의학과가 정밀 진단을 마친 후 안락사를 선택했다. 그러니 공인된 세계 최장수 물고기의 죽음이라 불릴 만하다.

[관련 링크] 셰드 수족관

셰드수족관은 페이스북에서 그랜드대드의 죽음을 공유했다.
셰드 수족관 측은 이 사실을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알리고 그랜드대드의 죽음을 관람객들과 공유했다. 폐어 앞에서 결혼기념사진을 찍었던 부부와 장수를 기원하며 촬영했던 관람객 등 수많은 사람이 폐어의 죽음에 애도를 표했다.


"폐어의 최대 수명은 100년"이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폐어는 아가미와 폐를 모두 가진 고대 척추동물로, 건기에 강이 마르면 땅속으로 들어가 점액을 분비해 방을 만들고 폐호흡을 하면서 버틴다. 다시 우기가 오고 비가 내리면 땅속에서 뚫고 나와 강물에서 생활한다.

[관련 링크] 건기에 땅속에서 숨을 쉬는 폐어

폐어는 진화 과정상 물고기와 양서류 사이의 '잃어버린 고리'로 여겨진다. 약 3억 8천 년만 전인 고생대 데본기에 출현, 중생대까지 번성했으나 현재는 호주와 아프리카, 남아메리카에 3속 6종만 남아있다.

그랜드대드가 속한 호주 폐어는 현존하는 6종의 폐어류 중 하나로, 다른 폐어류보다 원시적인 특징이 잘 보존된 것으로 알려졌다.

호주 퀸즐랜드 주 남동부 메리 강과 버넷 강 수계가 원서식지이며, 호주 정부는 이를 멸종 위기에 놓인 생물 종으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다.

[관련 링크] 호주 폐어 설명 박물관 사이트


몸은 가늘고 길며 뱀장어 모양이다. 등지느러미·뒷지느러미는 꼬리지느러미와 연결되었으며 가슴지느러미·배지느러미는 채찍 모양이다. 눈은 작고 시력이 약하며 후각에 의해서 먹이인 작은 물고기나 새우·게 등을 잡아먹는다.

[관련 링크] 폐어에게 먹이 주기

천수(天壽)를 누린 폐어 '그랜드대드'의 죽음에 애도를 표하고, 동물이 수명이 다할 수 있도록 사랑하고 보호하려는 사람들의 노력에 가슴이 따듯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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