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사 후 임원까지 4.9년…‘오너 리스크’ 없나?

입력 2017.02.08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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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그룹 오너 일가는 입사한 지 평균 4.9년 만에 임원 자리에 오르는 반면, 일반 회사원들이 임원이 되려면 평균 24년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는 총수가 있는 상위 50대 그룹 오너일가 208명(배우자 포함)의 경영참여 현황을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8일 밝혔다.

오너일가는 평균 29.1세에 입사해 33.8세에 임원으로 승진했다. 이후 13.4년 뒤인 42.5세에 사장 이상의 최고경영자 자리에 올랐다.

창업 2세대보다 3세대로 갈수록 임원이 되는 기간이 더 빨라졌다. 창업 2세대 오너일가는 평균 29.5세에 입사해 5.1년이 지난 34.6세에 임원이 됐지만, 3세대는 28.8세에 입사해 4.2년만인 33세에 임원이 됐다.

더구나 다른 회사 경력도 없이 입사 처음부터 임원으로 직행하는 사례가 조사대상 208명 가운데 9.1%인 19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50대 그룹 오너일가 중 가장 젊은 나이에 이사가 된 사람은 24세에 임원이 된 정유경 신세계 백화점부문 총괄사장이다.

문제는 이렇게 일찍 임원이 되는 경우 실무 경험 없이 회사의 중요한 의사결정을 하기 때문에 오너리스크에 더욱 취약해질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한국의 대기업이 오너리스크에 취약한 이유는 오너일가가 별다른 견제장치없이 독단적으로 의사결정을 하는 경우가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사실 회사의 의사결정의 핵심인 이사회는 총수의 측근들로 채워지고 사외의사는 대체로 거수기 역할만 하기 때문에 오너 일가의 결정이 절대적이다.

이런 상황에서 그런 독단적 결정을 하는 오너가 실무 경험마저 없다면 기업 환경이나 역량을 제대로 파악하고 결정하기가 쉽지 않다.

평범한 가정주부가 직접 경영자가 되어 감성경영을 하겠다고 선언했다가 결국 비선 라인에 의존하게 되었고, 잠깐의 불황을 견디지 못해 몰락한 한진해운이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창업주는 바닥부터 회사를 일구어 왔기 때문에 시장을 직접 겪으며 다양한 경험을 해왔기 때문에 오너리스크가 그렇게 크지 않았지만, 2대와 3대로 내려가면서 실무 경험마저 쌓지않고 단기간에 임원이 되는 구조가 계속 유지된다면 우리 기업들의 의사결정 구조가 취약해질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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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사 후 임원까지 4.9년…‘오너 리스크’ 없나?
    • 입력 2017-02-08 11:10:39
    경제
50대 그룹 오너 일가는 입사한 지 평균 4.9년 만에 임원 자리에 오르는 반면, 일반 회사원들이 임원이 되려면 평균 24년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는 총수가 있는 상위 50대 그룹 오너일가 208명(배우자 포함)의 경영참여 현황을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8일 밝혔다.

오너일가는 평균 29.1세에 입사해 33.8세에 임원으로 승진했다. 이후 13.4년 뒤인 42.5세에 사장 이상의 최고경영자 자리에 올랐다.

창업 2세대보다 3세대로 갈수록 임원이 되는 기간이 더 빨라졌다. 창업 2세대 오너일가는 평균 29.5세에 입사해 5.1년이 지난 34.6세에 임원이 됐지만, 3세대는 28.8세에 입사해 4.2년만인 33세에 임원이 됐다.

더구나 다른 회사 경력도 없이 입사 처음부터 임원으로 직행하는 사례가 조사대상 208명 가운데 9.1%인 19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50대 그룹 오너일가 중 가장 젊은 나이에 이사가 된 사람은 24세에 임원이 된 정유경 신세계 백화점부문 총괄사장이다.

문제는 이렇게 일찍 임원이 되는 경우 실무 경험 없이 회사의 중요한 의사결정을 하기 때문에 오너리스크에 더욱 취약해질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한국의 대기업이 오너리스크에 취약한 이유는 오너일가가 별다른 견제장치없이 독단적으로 의사결정을 하는 경우가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사실 회사의 의사결정의 핵심인 이사회는 총수의 측근들로 채워지고 사외의사는 대체로 거수기 역할만 하기 때문에 오너 일가의 결정이 절대적이다.

이런 상황에서 그런 독단적 결정을 하는 오너가 실무 경험마저 없다면 기업 환경이나 역량을 제대로 파악하고 결정하기가 쉽지 않다.

평범한 가정주부가 직접 경영자가 되어 감성경영을 하겠다고 선언했다가 결국 비선 라인에 의존하게 되었고, 잠깐의 불황을 견디지 못해 몰락한 한진해운이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창업주는 바닥부터 회사를 일구어 왔기 때문에 시장을 직접 겪으며 다양한 경험을 해왔기 때문에 오너리스크가 그렇게 크지 않았지만, 2대와 3대로 내려가면서 실무 경험마저 쌓지않고 단기간에 임원이 되는 구조가 계속 유지된다면 우리 기업들의 의사결정 구조가 취약해질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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