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한반도] 美 ‘대북강경론’ 확산…개성공단 폐쇄 1년

입력 2017.02.11 (07:49) 수정 2017.02.11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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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최근 들어 미국의 새 행정부는 물론이고 군부와 의회에서도 북한에 대한 이른바 선제타격론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확전 가능성 때문에 부정적인 시각이 여전하지만, 과거처럼 전문가들의 단순한 아이디어 차원은 넘어서는 분위기입니다.

이런 가운데 오늘로 폐쇄된 지 1년이 된 개성공단은 한반도의 답답한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데요.

<이슈 앤 한반도> 오늘은 심상치 않은 미국의 대북 선제타격론과 개성공단 문제를 통해 한반도 안보 현실을 분석해보겠습니다.

맹유나 리포터입니다.

<리포트>

한미 두 나라 해군 함정들이 줄지어 동해 바다를 가르고, 미군의 다연장 로켓포는 가상의 북한군 전차를 향해 불을 뿜습니다.

지난해 3월, 한미 두 나라가 실시한 한미 연합 군사훈련 모습입니다.

<녹취> 해리 루(미군 대위/지난해 3월) : “우리 임무는 적들의 방사포가 서울 도심에 큰 피해를 주기 전에 확실히 파괴하는 것입니다.”

지난해 초 북한의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위협에 대응해 역대 최대 규모로 훈련이 진행됐습니다.

하지만 김정은 정권은 이후에도 5차 핵실험과 미사일 시험발사를 강행했고 지금도 추가 도발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

지난 주 한미 국방장관 회담에서는 이 같은 북한의 위협에 맞서 다음 달 13일 시작하는 연합훈련의 규모를 더 확대하기로 했습니다.

<녹취> 제임스 매티스(美 국방장관/지난 2일) :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양국 간의 동맹을 우선순위로 생각하고 있음을 분명히 전달해 달라고 말씀했습니다.”

세계 최강의 전투기로 불리는 F-22 렙터와 정밀 타격이 가능한 전략 폭격기 B-1B 랜서, B-2 스텔스 폭격기, 그리고 핵추진 잠수함 동원이 거론됩니다.

북한의 공격 징후를 포착하면 이를 탐지해 교란한 뒤 핵시설과 미사일 기지 등을 선제타격하는 '4D 작전' 훈련도 지난해에 이어 다시 실시됩니다.

특히 경북 성주에 배치될 사드 포대에서 북한 탄도미사일을 탐지해 격추하는 시뮬레이션 훈련도 진행됩니다.

<녹취> “금~ 금세기의 제일 령수 김정일 장군..”

다음 주, 김정일의 75회 생일을 앞두고 최근 북한TV에 자주 나오는 노랩니다.

북한은 김씨 일가 우상화 분위기를 고조시키며 결속을 다지는 동시에, 한국 정부에 대한 비난, 특히 탄핵 가결 이후엔 황교안 대통령 권한 대행을 향해 70건 넘게 악의적 비난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녹취> 조선중앙TV(지난 4일) : “황교안은 어리석은 대통령 꿈을 꿀 것이 아니라 당장 사죄하고 사퇴해야 마땅하다고.....”

반면 미국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직접적 비난은 여전히 자제하면서도, 한미 군사훈련에 대해서는 북침 전쟁 연습이라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 하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녹취> 北 조선평화전국위 대변인 담화(지난 3일) : “각종 북침핵전쟁연습을 걷어치우고 남조선에서 미제침략군을 철수해야 하며 우리 공화국을 핵으로 위협하지 않겠다는 것을 확약하여야 한다.”

<인터뷰> 남성욱(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 : “북한은 6.25 전쟁 때 미 공군에 의한 폭격으로 심각한 피해를 입었었습니다. 당시 평양에는 온전한 건물이 2채만 남아있을 정도라는 김일성의 생전에 회고가 있을 정돕니다. 북한은 육상보다는 전략자산, 즉 B1B 폭격기가 괌에서 날아와서 평양을 직접 공격하는 시나리오를 가장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그런 차원에서 3월로 예정된 한.미 연합 훈련에서 미국의 전략 자산들이 대거 한반도로 출동했을 때 상당한 위협을 느낄 수밖에 없고, 이것은 북한의 신경질적인 반응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최근 미국은 2,000km 떨어진 곳까지 들여다 볼 수 있는 고성능 해상 레이더를 한반도 근처에 배치했고, 미 해병대 소속 스텔스 전투기 F-35도, 미국 영토 밖으로는 처음으로 일본에 배치했습니다.

일본 요코스카항에 있는 로널드 레이건 항모에 더해, 미 3함대 소속 칼빈슨 항모 전단도 동아시아 쪽으로 이동했습니다.

이처럼 미국이 이른바 전략자산을 한반도를 향해 전진 배치하는 것은 북한에 대한 강력한 경고의 메시지가 담겨있다는 분석입니다.

이 같은 전략 무기의 배치는 북핵과 미사일을 가장 현저한 위협으로 규정한 백악관의 인식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미 하원도 대북 규탄 결의안과 청문회에서 북핵이 제3국으로 확산될 수도 있다며 고강도 대응을 촉구했습니다.

<녹취> 에드 로이스(美 하원 외교위원장/지난 8일) : “북한은 ICBM 기술을 확보하고 핵폭탄 개발 능력을 확보하면 그것들을 팔려고 할 것입니다.”

북한의 군사적 위협을 막기 위해 방어는 물론 공격 능력까지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미국 정가와 군부에서 확산되는 분위기입니다.

<녹취> 빈센트 브룩스(한미연합사령관) : “방어만으로는 불충분합니다. 사수들을 죽일 수 없다면 결코 화살을 충분히 막을 수 없을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의 대륙간 탄도 미사일 ICBM 개발 정황이 추가로 포착됐습니다.

지난 해 평양 산음동 병기연구소 위성사진, 2009년 사진과 비교하면 현대식 건물과 진입로가 건설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사진을 공개한 미국의 비정부기구는 ICBM 연구시설과 저장고로 추정했습니다.

김정은이 장거리 미사일 시설을 시찰할 때 보이던 채광창과, 이번 시설의 채광창이 같은 점도 확인됐습니다.

이처럼 북한의 군사적 위협 속에 미국에서 대북강경론이 잇따라 제기되면서 국내에서도 미국의 선제타격 가능성이 전보다 비중있게 논의되는 분위기입니다.

<녹취> 김성한(고려대 국제대학원 교수 , 전 외교부 차관) : “북한의 핵실험이라든지 또 ICBM발사와 같은 그런 전략 도발이 지속될 경우에는 상당히 강경한 모습의 대북정책, 그 옵션 속에서는 선제타격까지도 고려하는 그런 모습들이 나타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듭니다.”

나아가 북한의 미사일 위협이 지속될 경우 우리나라의 미국 미사일 방어 체계 MD 편입 논란이 불거질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녹취> 김열수(성신여대 국제정치학 교수) : “상호 운용성 문제 모든 면을 다 따져도 군사적인 면만 따지면 MD로 가는 게 좋습니다. 그러나 중국이라고 하는 정치적 변수가 딱 등장하면 이 MD라고 하는 것이 군사적인 효용성만 따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라고 하는 거죠.”

미국의 대북 선제 타격론은 한국은 물론 한국 내 미국인들의 대규모 피해 가능성 때문에 실현되기 어렵다고 보는 시각이 여전히 우세합니다.

하지만 갈수록 고조되는 북한의 핵 위협 수준과, 대북 강경론이 고개 들고 있는 미국 조야의 분위기를 고려한다면, 북핵 빅딜에 대비하면서도 군사적 가능성 역시 놓쳐서는 안 되는 상황입니다.

<인터뷰> 이지용(국립외교원 교수) : “북한이 현재 개발하고 있는 ICBM 그리고 SLBM 이러한 수단 자체가 현실화 될 경우에는 미국이 실질적인 위협을 받습니다. 미국 본토에 위협을 받을 뿐만 아니라 두 번째는 한반도 유사시에 한반도 유사시에 미군.. 미군의 지원 그리고 미일동맹의 후방지원과 같은 것들이 결정적인 제약을 받게 됩니다. 그래서 현재 이러한 그 북한의 핵개발 프로그램을 갖다가 미국이 용인할 수준을 넘어서 지금 가고 있다. 라고 하는 것들이거든요. 그래서 우리가 그 개연성 자체는 매우 낮지만 배제할 수도 없다. 라고 하는 것들이고요.”

이처럼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 상황이 계속되는 가운데 개성공단이 가동을 멈춘 지 어제로 꼭 1년이 됐습니다.

지난 해 초 북한의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도발에 맞서 우리 정부가 개성공단 가동을 전면 중단한다고 발표했고, 바로 다음 날 북한이 공단 폐쇄와 남측 인원 추방으로 맞대응했던 건데요.

북한의 군사적 도발 위협이 여전한 상황에서 개성공단의 재가동 전망은 불투명해 보입니다.

한때 수만 명의 근로자들로 북적이던 개성공단, 가동을 중단한지 1년이 흐른 지금은 적막감만 감돕니다.

개성시와 연결된 문으로 가끔 차량이 드나들고 건물 밖으로 한두 사람이 드나들 뿐입니다.

텅 빈 도로를 따라 남쪽으로 내려가자 남북 출입 사무소가 나옵니다.

남북을 오가던 버스는 멈춰 서있고, 청사 1층 은행 출장소도공단 폐쇄와 함께 철수했습니다.

조용한 공단 이면에서는 물품 빼돌리기가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품질과 디자인이 좋아 개성공단을 가동하던 시기에도 장마당에서 빼돌린 물건들이 인기였다고 합니다.

<녹취> 조00(지난해 6월 탈북) : “중국 상품보다는 최소 세 배는 비싸죠. 세 배부터 다섯 배 정도. 인기는 어느 정도가 아니고 그건 없어 못 판대요. ”

공단 가동이 중단된 뒤에는 아예 원부자재를 들고 나가 공단 숙련공들이 제품을 만들어 팔기까지 합니다.

<녹취> 유00(노동당 간부 출신/2012년 탈북) : “개성공단에서 자재들을 그렇게 해서 (빼돌린 다음) 공단에 다니던 사람들, 다 기술 배우지 않았어. 그럼 만들어서 제작해서 판다는데 집에서 하지 집에서... 보안성 뭐 다 끼고 (물품 빼돌리기) 하니까.”

개성공단에서 만든 전기밥솥 등 완제품을 중국에까지 가지고 나가 팔려고 했던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북한의 동결 조치로 우리 기업들이 못가지고 나온 완제품과 원부자재는 정부 추산 천 2백억 원, 기업 추산 천 9백억 원 어치나 됩니다.

개성공단 입주기업 보상 문제도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123곳에 이르는 우리 입주기업에 대해 5천억 원 가량 지원금을 지급했고 상당수 기업은 경영이 회복됐다는 게 통일부의 설명입니다.

하지만 입주기업들은 대체 공장을 확보한 업체는 거의 없고 영업 손실 등 실제 피해액의 1/3도 지원받지 못했다고 주장하며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개성공단 가동을 재개해야한다는 주장이 계속 제기되지만, 북핵 상황에 의미 있는 변화가 없는 한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시각도 만만치 않습니다.

<인터뷰> 남성욱(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 : “한,미 관계를 비롯한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가 시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만이 예외적으로 이탈해서 단독적인 어떤 조치를 취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일단 개성공단이 재개하기 위해서는 비핵화를 위한 북한의 노력이 가장 우선적이고 선행돼야 될 것입니다.”

북한의 핵 위협이 계속되면서 미국 새 행정부와 정치권에서 강경론이 거듭 제기되고 있습니다.

다음 주 김정일의 75회 생일과 다음 달 한미 연합훈련을 앞두고 북한 도발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고 있습니다.

1년째 문이 닫힌 개성공단은 답답한 한반도의 현실을 웅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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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2-11 08:31:30
    • 수정2017-02-11 08:5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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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최근 들어 미국의 새 행정부는 물론이고 군부와 의회에서도 북한에 대한 이른바 선제타격론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확전 가능성 때문에 부정적인 시각이 여전하지만, 과거처럼 전문가들의 단순한 아이디어 차원은 넘어서는 분위기입니다.

이런 가운데 오늘로 폐쇄된 지 1년이 된 개성공단은 한반도의 답답한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데요.

<이슈 앤 한반도> 오늘은 심상치 않은 미국의 대북 선제타격론과 개성공단 문제를 통해 한반도 안보 현실을 분석해보겠습니다.

맹유나 리포터입니다.

<리포트>

한미 두 나라 해군 함정들이 줄지어 동해 바다를 가르고, 미군의 다연장 로켓포는 가상의 북한군 전차를 향해 불을 뿜습니다.

지난해 3월, 한미 두 나라가 실시한 한미 연합 군사훈련 모습입니다.

<녹취> 해리 루(미군 대위/지난해 3월) : “우리 임무는 적들의 방사포가 서울 도심에 큰 피해를 주기 전에 확실히 파괴하는 것입니다.”

지난해 초 북한의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위협에 대응해 역대 최대 규모로 훈련이 진행됐습니다.

하지만 김정은 정권은 이후에도 5차 핵실험과 미사일 시험발사를 강행했고 지금도 추가 도발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

지난 주 한미 국방장관 회담에서는 이 같은 북한의 위협에 맞서 다음 달 13일 시작하는 연합훈련의 규모를 더 확대하기로 했습니다.

<녹취> 제임스 매티스(美 국방장관/지난 2일) :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양국 간의 동맹을 우선순위로 생각하고 있음을 분명히 전달해 달라고 말씀했습니다.”

세계 최강의 전투기로 불리는 F-22 렙터와 정밀 타격이 가능한 전략 폭격기 B-1B 랜서, B-2 스텔스 폭격기, 그리고 핵추진 잠수함 동원이 거론됩니다.

북한의 공격 징후를 포착하면 이를 탐지해 교란한 뒤 핵시설과 미사일 기지 등을 선제타격하는 '4D 작전' 훈련도 지난해에 이어 다시 실시됩니다.

특히 경북 성주에 배치될 사드 포대에서 북한 탄도미사일을 탐지해 격추하는 시뮬레이션 훈련도 진행됩니다.

<녹취> “금~ 금세기의 제일 령수 김정일 장군..”

다음 주, 김정일의 75회 생일을 앞두고 최근 북한TV에 자주 나오는 노랩니다.

북한은 김씨 일가 우상화 분위기를 고조시키며 결속을 다지는 동시에, 한국 정부에 대한 비난, 특히 탄핵 가결 이후엔 황교안 대통령 권한 대행을 향해 70건 넘게 악의적 비난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녹취> 조선중앙TV(지난 4일) : “황교안은 어리석은 대통령 꿈을 꿀 것이 아니라 당장 사죄하고 사퇴해야 마땅하다고.....”

반면 미국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직접적 비난은 여전히 자제하면서도, 한미 군사훈련에 대해서는 북침 전쟁 연습이라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 하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녹취> 北 조선평화전국위 대변인 담화(지난 3일) : “각종 북침핵전쟁연습을 걷어치우고 남조선에서 미제침략군을 철수해야 하며 우리 공화국을 핵으로 위협하지 않겠다는 것을 확약하여야 한다.”

<인터뷰> 남성욱(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 : “북한은 6.25 전쟁 때 미 공군에 의한 폭격으로 심각한 피해를 입었었습니다. 당시 평양에는 온전한 건물이 2채만 남아있을 정도라는 김일성의 생전에 회고가 있을 정돕니다. 북한은 육상보다는 전략자산, 즉 B1B 폭격기가 괌에서 날아와서 평양을 직접 공격하는 시나리오를 가장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그런 차원에서 3월로 예정된 한.미 연합 훈련에서 미국의 전략 자산들이 대거 한반도로 출동했을 때 상당한 위협을 느낄 수밖에 없고, 이것은 북한의 신경질적인 반응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최근 미국은 2,000km 떨어진 곳까지 들여다 볼 수 있는 고성능 해상 레이더를 한반도 근처에 배치했고, 미 해병대 소속 스텔스 전투기 F-35도, 미국 영토 밖으로는 처음으로 일본에 배치했습니다.

일본 요코스카항에 있는 로널드 레이건 항모에 더해, 미 3함대 소속 칼빈슨 항모 전단도 동아시아 쪽으로 이동했습니다.

이처럼 미국이 이른바 전략자산을 한반도를 향해 전진 배치하는 것은 북한에 대한 강력한 경고의 메시지가 담겨있다는 분석입니다.

이 같은 전략 무기의 배치는 북핵과 미사일을 가장 현저한 위협으로 규정한 백악관의 인식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미 하원도 대북 규탄 결의안과 청문회에서 북핵이 제3국으로 확산될 수도 있다며 고강도 대응을 촉구했습니다.

<녹취> 에드 로이스(美 하원 외교위원장/지난 8일) : “북한은 ICBM 기술을 확보하고 핵폭탄 개발 능력을 확보하면 그것들을 팔려고 할 것입니다.”

북한의 군사적 위협을 막기 위해 방어는 물론 공격 능력까지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미국 정가와 군부에서 확산되는 분위기입니다.

<녹취> 빈센트 브룩스(한미연합사령관) : “방어만으로는 불충분합니다. 사수들을 죽일 수 없다면 결코 화살을 충분히 막을 수 없을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의 대륙간 탄도 미사일 ICBM 개발 정황이 추가로 포착됐습니다.

지난 해 평양 산음동 병기연구소 위성사진, 2009년 사진과 비교하면 현대식 건물과 진입로가 건설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사진을 공개한 미국의 비정부기구는 ICBM 연구시설과 저장고로 추정했습니다.

김정은이 장거리 미사일 시설을 시찰할 때 보이던 채광창과, 이번 시설의 채광창이 같은 점도 확인됐습니다.

이처럼 북한의 군사적 위협 속에 미국에서 대북강경론이 잇따라 제기되면서 국내에서도 미국의 선제타격 가능성이 전보다 비중있게 논의되는 분위기입니다.

<녹취> 김성한(고려대 국제대학원 교수 , 전 외교부 차관) : “북한의 핵실험이라든지 또 ICBM발사와 같은 그런 전략 도발이 지속될 경우에는 상당히 강경한 모습의 대북정책, 그 옵션 속에서는 선제타격까지도 고려하는 그런 모습들이 나타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듭니다.”

나아가 북한의 미사일 위협이 지속될 경우 우리나라의 미국 미사일 방어 체계 MD 편입 논란이 불거질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녹취> 김열수(성신여대 국제정치학 교수) : “상호 운용성 문제 모든 면을 다 따져도 군사적인 면만 따지면 MD로 가는 게 좋습니다. 그러나 중국이라고 하는 정치적 변수가 딱 등장하면 이 MD라고 하는 것이 군사적인 효용성만 따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라고 하는 거죠.”

미국의 대북 선제 타격론은 한국은 물론 한국 내 미국인들의 대규모 피해 가능성 때문에 실현되기 어렵다고 보는 시각이 여전히 우세합니다.

하지만 갈수록 고조되는 북한의 핵 위협 수준과, 대북 강경론이 고개 들고 있는 미국 조야의 분위기를 고려한다면, 북핵 빅딜에 대비하면서도 군사적 가능성 역시 놓쳐서는 안 되는 상황입니다.

<인터뷰> 이지용(국립외교원 교수) : “북한이 현재 개발하고 있는 ICBM 그리고 SLBM 이러한 수단 자체가 현실화 될 경우에는 미국이 실질적인 위협을 받습니다. 미국 본토에 위협을 받을 뿐만 아니라 두 번째는 한반도 유사시에 한반도 유사시에 미군.. 미군의 지원 그리고 미일동맹의 후방지원과 같은 것들이 결정적인 제약을 받게 됩니다. 그래서 현재 이러한 그 북한의 핵개발 프로그램을 갖다가 미국이 용인할 수준을 넘어서 지금 가고 있다. 라고 하는 것들이거든요. 그래서 우리가 그 개연성 자체는 매우 낮지만 배제할 수도 없다. 라고 하는 것들이고요.”

이처럼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 상황이 계속되는 가운데 개성공단이 가동을 멈춘 지 어제로 꼭 1년이 됐습니다.

지난 해 초 북한의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도발에 맞서 우리 정부가 개성공단 가동을 전면 중단한다고 발표했고, 바로 다음 날 북한이 공단 폐쇄와 남측 인원 추방으로 맞대응했던 건데요.

북한의 군사적 도발 위협이 여전한 상황에서 개성공단의 재가동 전망은 불투명해 보입니다.

한때 수만 명의 근로자들로 북적이던 개성공단, 가동을 중단한지 1년이 흐른 지금은 적막감만 감돕니다.

개성시와 연결된 문으로 가끔 차량이 드나들고 건물 밖으로 한두 사람이 드나들 뿐입니다.

텅 빈 도로를 따라 남쪽으로 내려가자 남북 출입 사무소가 나옵니다.

남북을 오가던 버스는 멈춰 서있고, 청사 1층 은행 출장소도공단 폐쇄와 함께 철수했습니다.

조용한 공단 이면에서는 물품 빼돌리기가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품질과 디자인이 좋아 개성공단을 가동하던 시기에도 장마당에서 빼돌린 물건들이 인기였다고 합니다.

<녹취> 조00(지난해 6월 탈북) : “중국 상품보다는 최소 세 배는 비싸죠. 세 배부터 다섯 배 정도. 인기는 어느 정도가 아니고 그건 없어 못 판대요. ”

공단 가동이 중단된 뒤에는 아예 원부자재를 들고 나가 공단 숙련공들이 제품을 만들어 팔기까지 합니다.

<녹취> 유00(노동당 간부 출신/2012년 탈북) : “개성공단에서 자재들을 그렇게 해서 (빼돌린 다음) 공단에 다니던 사람들, 다 기술 배우지 않았어. 그럼 만들어서 제작해서 판다는데 집에서 하지 집에서... 보안성 뭐 다 끼고 (물품 빼돌리기) 하니까.”

개성공단에서 만든 전기밥솥 등 완제품을 중국에까지 가지고 나가 팔려고 했던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북한의 동결 조치로 우리 기업들이 못가지고 나온 완제품과 원부자재는 정부 추산 천 2백억 원, 기업 추산 천 9백억 원 어치나 됩니다.

개성공단 입주기업 보상 문제도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123곳에 이르는 우리 입주기업에 대해 5천억 원 가량 지원금을 지급했고 상당수 기업은 경영이 회복됐다는 게 통일부의 설명입니다.

하지만 입주기업들은 대체 공장을 확보한 업체는 거의 없고 영업 손실 등 실제 피해액의 1/3도 지원받지 못했다고 주장하며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개성공단 가동을 재개해야한다는 주장이 계속 제기되지만, 북핵 상황에 의미 있는 변화가 없는 한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시각도 만만치 않습니다.

<인터뷰> 남성욱(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 : “한,미 관계를 비롯한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가 시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만이 예외적으로 이탈해서 단독적인 어떤 조치를 취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일단 개성공단이 재개하기 위해서는 비핵화를 위한 북한의 노력이 가장 우선적이고 선행돼야 될 것입니다.”

북한의 핵 위협이 계속되면서 미국 새 행정부와 정치권에서 강경론이 거듭 제기되고 있습니다.

다음 주 김정일의 75회 생일과 다음 달 한미 연합훈련을 앞두고 북한 도발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고 있습니다.

1년째 문이 닫힌 개성공단은 답답한 한반도의 현실을 웅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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