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고영태 지인 녹취록’ 29개 증거 채택

입력 2017.02.14 (10:43) 수정 2017.02.14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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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태 전 더블루K 이사가 지인들과 나눈 대화 녹음 내용을 기록한 녹취록이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의 증거로 채택됐다.

헌법재판소는 오늘(14일) 탄핵심판 13차 재판을 열고 검찰이 지난 10일 제출한 녹취록 29개를 증거로 채택해달라는 국회 소추위원단의 신청을 받아들였다. 대통령 대리인단도 이에 동의해 녹취록의 증거 채택이 확정됐다.

대통령 측은 고 씨가 대학 동기이자 친구인 K스포츠재단 노승일 부장, 대학 후배인 박헌영 과장 등 주변 인물들과 함께 재단을 장악해 정부 예산을 빼돌리고 사익을 추구하려 한 정황이 녹취록과 2000여 개의 다른 통화녹음 파일에 담겨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면서 통화녹음 파일에 등장하는 최철 더블루케이 대표와 이 사건을 최초로 제보받은 기자를 증인으로 추가 신청했다. 재판부는 대통령 대리인단과 국회 소추위원단의 의견을 검토한 뒤 증인 채택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하지만 국회 소추위원단은 녹취록을 검토한 결과 박 대통령 측에 불리한 내용이 추가로 확인됐다고 맞섰다. 권성동 국회 법사위원장은 "29개 녹취록을 검토한 결과 소추위원단에 유리한 증거였기 때문에 증거로 신청했다"며 다른 녹음파일에 대해선 "이번 탄핵소추 사유와는 별 관련이 없는 부분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서울중앙지검은 류상영 전 더블루K 부장이 임의제출한 녹음파일의 녹취록 29개와 김수현 고원기획 대표의 컴퓨터 내 녹음파일 2300여 개를 헌재에 제출했다.

대통령 대리인단은 오늘 뒤늦게 합류한 헌법재판관 출신 이동흡 변호사를 전면에 내세워 국회 측과 공방을 벌였다. 이 변호사는 미르·K스포츠재단 의혹에 대해 "문화융성 정책 수행 과정에서 기업에 사회공헌 차원의 후원을 부탁한 것"이라며 "그런 행위가 자유민주 기본질서에 역행하는 적극적 의사가 있었다거나 헌법상 기본원칙에 대한 위반이라 할 수 없어 헌법수호 관점에서 중대한 법 위반이라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형사재판처럼 사실관계를 따지기보다 헌법 위반과 관련된 법리공방에 본격적으로 나선 셈이다.

그는 또 "대통령은 부양할 자식도 없이 대한민국과 결혼했다는 말을 들으며 애국심 하나로 조국과 국민에 헌신했다. 애국심을 존중해달라는 말은 못해도 조금은 따뜻한 시각에서 봐줄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2006년부터 2012년까지 헌법재판관을 지낸 이 변호사는 2013년 1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 시절 헌재소장 후보자가 됐지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낙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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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헌재, ‘고영태 지인 녹취록’ 29개 증거 채택
    • 입력 2017-02-14 10:43:27
    • 수정2017-02-14 19:35:11
    사회
고영태 전 더블루K 이사가 지인들과 나눈 대화 녹음 내용을 기록한 녹취록이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의 증거로 채택됐다.

헌법재판소는 오늘(14일) 탄핵심판 13차 재판을 열고 검찰이 지난 10일 제출한 녹취록 29개를 증거로 채택해달라는 국회 소추위원단의 신청을 받아들였다. 대통령 대리인단도 이에 동의해 녹취록의 증거 채택이 확정됐다.

대통령 측은 고 씨가 대학 동기이자 친구인 K스포츠재단 노승일 부장, 대학 후배인 박헌영 과장 등 주변 인물들과 함께 재단을 장악해 정부 예산을 빼돌리고 사익을 추구하려 한 정황이 녹취록과 2000여 개의 다른 통화녹음 파일에 담겨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면서 통화녹음 파일에 등장하는 최철 더블루케이 대표와 이 사건을 최초로 제보받은 기자를 증인으로 추가 신청했다. 재판부는 대통령 대리인단과 국회 소추위원단의 의견을 검토한 뒤 증인 채택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하지만 국회 소추위원단은 녹취록을 검토한 결과 박 대통령 측에 불리한 내용이 추가로 확인됐다고 맞섰다. 권성동 국회 법사위원장은 "29개 녹취록을 검토한 결과 소추위원단에 유리한 증거였기 때문에 증거로 신청했다"며 다른 녹음파일에 대해선 "이번 탄핵소추 사유와는 별 관련이 없는 부분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서울중앙지검은 류상영 전 더블루K 부장이 임의제출한 녹음파일의 녹취록 29개와 김수현 고원기획 대표의 컴퓨터 내 녹음파일 2300여 개를 헌재에 제출했다.

대통령 대리인단은 오늘 뒤늦게 합류한 헌법재판관 출신 이동흡 변호사를 전면에 내세워 국회 측과 공방을 벌였다. 이 변호사는 미르·K스포츠재단 의혹에 대해 "문화융성 정책 수행 과정에서 기업에 사회공헌 차원의 후원을 부탁한 것"이라며 "그런 행위가 자유민주 기본질서에 역행하는 적극적 의사가 있었다거나 헌법상 기본원칙에 대한 위반이라 할 수 없어 헌법수호 관점에서 중대한 법 위반이라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형사재판처럼 사실관계를 따지기보다 헌법 위반과 관련된 법리공방에 본격적으로 나선 셈이다.

그는 또 "대통령은 부양할 자식도 없이 대한민국과 결혼했다는 말을 들으며 애국심 하나로 조국과 국민에 헌신했다. 애국심을 존중해달라는 말은 못해도 조금은 따뜻한 시각에서 봐줄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2006년부터 2012년까지 헌법재판관을 지낸 이 변호사는 2013년 1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 시절 헌재소장 후보자가 됐지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낙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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