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커’ 가고 ‘싼커’ 온다

입력 2017.02.1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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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사드 배치 결정 이후 중국 정부가 금한령(禁韓令)을 내리면서 중국 관광객 증가율이 주춤하고 있다. 중국 내 한국 콘텐츠 금지 법령까지 내려질 정도로 금한령의 범위와 강도는 강력하다. 중국 정부는 저가 단체여행 단속까지 나서면서 한국 항공사가 신청한 전세기도 불허했다. 중국인 단체관광객 수가 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한국을 찾는 중국 관광객 전체 숫자는 여전히 증가세에 있다. 젊은 층의 여행객들은 정치에 영향받지 않고 개별 여행을 많이 하고 있기 때문이다. 단체 여행이 아닌 개별 여행의 경우 비자 발급이 어렵지 않기 때문에 싼커들의 한국 방문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주목할 만한 점은 젊은 중국 여행객들이 늘어나면서 한국을 찾는 중국 관광객들의 여행 유형이 달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15일(수) KBS 1라디오 '빅데이터로 보는 세상'에 출연한 다음 소프트 최재원 이사는 젊은 개별 여행객인 '싼커'와 관련한 빅데이터를 발표했다.

젊은 개별 관광객 ‘싼커’


우리나라 관광 산업의 절대 비중을 차지했던 중국의 단체 관광객 유커(游客)가 줄고 개별 관광객인 싼커가 늘었다. '싼커(散:흩어질산客)'란 개별 관광을 즐기는 젊은 중국 관광객을 말한다.

2015년 한국을 찾은 중국 관광객 10명 중 6명은 싼커였다. 싼커는 1980·90년대 생으로 경제적으로 풍족한 삶을 누린 세대이기 때문에 필요할 때에는 씀씀이를 아끼지 않는다는 특성이 있다.

중국의 젊은 관광객들에게 한국은 여전히 매력적인 여행지로 여겨지고 있다. 전 세계 젊은이들의 여행 트렌드는 패키지여행이 아닌 '자유여행'이다. 이들은 여행지에서 현지인들처럼 즐기고자 하는 욕구가 크다. 중국의 젊은 싼커들 또한 자유여행을 하며 취향에 맞는 맛집이나 장소를 찾아다니고 쇼핑하는 '취향 소비'를 즐긴다.

싼커들은 친구나 연인과 함께 가이드 없이 스마트폰을 이용해서 여행 정보를 얻는다. 장소를 찾아다닐 때에도 대중교통 수단을 이용한다. 이들은 서울 강남이나 명동 일대의 맛집과 면세점을 주로 찾는다.


유커·싼커 관련 키워드는?

국내 SNS에서 유커의 언급량은 2015년에는 8,400건, 2016년에는 2만 건 정도였다. 2.6배 가량 증가한 셈이다. 이에 비해 싼커 언급량은 2015년에는 전혀 없다가 2016년에는 20배 가까이 늘었다. 언급량을 통해서만 봐도 유커에 대한 관심보다 싼커에 대한 관심이 월등히 더 높아지고 있다.

'유커', '싼커'와 관련된 언급 키워드는 '관광', '쇼핑', '면세점' 등이다. 최 이사는 "한국이 관광 매출을 중국 관광객에 의존하고 있다는 것을 여기서 볼 수 있다"며 "춘절 기간 특수를 누렸던 유통과 상권의 반응을 봐도 큰손 싼커들 덕분에 면세점 매출이 급증했다고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전반적으로 면세점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오히려 150% 이상 늘었다는 것은 유커보다 싼커들의 영향을 받았다고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중국 관광객을 바라보는 한국인들의 반응은 어떨까. 최 이사는 SNS상에서 유커와 싼커에 대한 감성반응을 분석했다. 긍정 감성 18%, 부정 감성 57%, 중립 감성 22%로 부정적인 인식이 더 높았다. 단체 관광객이다 보니 몰려다니면서 시끄럽게 떠드는 이미지가 있기 때문이다.

이와 달리 싼커와 관련해서는 긍정 감성이 39%, 부정 감성도 39%로 긍정, 부정반응 수치가 비슷하게 나타났다. 긍정 반응 키워드로는 '기대한다', '변한다', '즐긴다.' 등의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반응들을 보였다.

최 이사는 "중국 관광객을 바라보는 관점이 부정적 반응에서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며 "미래 관광 산업을 이끌 싼커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국 알리는 ‘왕홍’


싼커는 각 나라에 대한 정보가 풍부하다. 이들은 한국 드라마나 예능 등을 보면서 정보를 얻거나, SNS에서 인지도가 있는 사람을 뜻하는 '왕홍(网红)'들의 블로그나 SNS에서 정보를 얻는다.

중국에서 왕홍의 영향력은 상상 그 이상이다. 백만 명의 파워블로거가 활동 중인데 그들의 팔로워는 3억 명이 넘는다. 왕홍들이 홍보하면 팔로워들이 따라서 구매하고 있기 때문에 중국 기업과 한국 기업들은 왕홍들을 상대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최 이사는 "텔레비전보다도 왕홍의 마케팅이 더 영향력이 클 정도"라고 말했다.

싼커에 맞는 관광 상품 필요


중국인들의 관광 형태가 많이 달라지고 있듯이 한국도 관광 상품의 변화를 꾀해야 하는 때가 왔다. 최 이사는 싼커에 맞는 정책과 지원이 필요하다며 "싼커들은 한국을 처음 방문할 때에만 볼거리가 있다고 말한다"며 "서울뿐만 아니라 지방의 관광 역량을 키우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 이사는 또한 일본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의 경우, 체험형 관광상품이 많다. 중국과의 외교 갈등을 빚고 있음에도 유커들이 일본을 많이 찾는 이유다. 체험을 즐길 수 있도록 상품을 개발하는 게 앞으로 우리나라 관광 분야의 주요한 과제다.

15일(수) 방송된 KBS 1라디오 '빅데이터로 보는 세상'에서는 다음 소프트 최재원 이사가 중국의 젊은 개별 여행객 '싼커'와 관련한 빅데이터를 발표했다. 자세한 내용은 '다시 듣기'로 만나볼 수 있다.

[프로덕션2] 최정윤 kbs.choij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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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커’ 가고 ‘싼커’ 온다
    • 입력 2017-02-16 08: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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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사드 배치 결정 이후 중국 정부가 금한령(禁韓令)을 내리면서 중국 관광객 증가율이 주춤하고 있다. 중국 내 한국 콘텐츠 금지 법령까지 내려질 정도로 금한령의 범위와 강도는 강력하다. 중국 정부는 저가 단체여행 단속까지 나서면서 한국 항공사가 신청한 전세기도 불허했다. 중국인 단체관광객 수가 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한국을 찾는 중국 관광객 전체 숫자는 여전히 증가세에 있다. 젊은 층의 여행객들은 정치에 영향받지 않고 개별 여행을 많이 하고 있기 때문이다. 단체 여행이 아닌 개별 여행의 경우 비자 발급이 어렵지 않기 때문에 싼커들의 한국 방문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주목할 만한 점은 젊은 중국 여행객들이 늘어나면서 한국을 찾는 중국 관광객들의 여행 유형이 달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15일(수) KBS 1라디오 '빅데이터로 보는 세상'에 출연한 다음 소프트 최재원 이사는 젊은 개별 여행객인 '싼커'와 관련한 빅데이터를 발표했다.

젊은 개별 관광객 ‘싼커’


우리나라 관광 산업의 절대 비중을 차지했던 중국의 단체 관광객 유커(游客)가 줄고 개별 관광객인 싼커가 늘었다. '싼커(散:흩어질산客)'란 개별 관광을 즐기는 젊은 중국 관광객을 말한다.

2015년 한국을 찾은 중국 관광객 10명 중 6명은 싼커였다. 싼커는 1980·90년대 생으로 경제적으로 풍족한 삶을 누린 세대이기 때문에 필요할 때에는 씀씀이를 아끼지 않는다는 특성이 있다.

중국의 젊은 관광객들에게 한국은 여전히 매력적인 여행지로 여겨지고 있다. 전 세계 젊은이들의 여행 트렌드는 패키지여행이 아닌 '자유여행'이다. 이들은 여행지에서 현지인들처럼 즐기고자 하는 욕구가 크다. 중국의 젊은 싼커들 또한 자유여행을 하며 취향에 맞는 맛집이나 장소를 찾아다니고 쇼핑하는 '취향 소비'를 즐긴다.

싼커들은 친구나 연인과 함께 가이드 없이 스마트폰을 이용해서 여행 정보를 얻는다. 장소를 찾아다닐 때에도 대중교통 수단을 이용한다. 이들은 서울 강남이나 명동 일대의 맛집과 면세점을 주로 찾는다.


유커·싼커 관련 키워드는?

국내 SNS에서 유커의 언급량은 2015년에는 8,400건, 2016년에는 2만 건 정도였다. 2.6배 가량 증가한 셈이다. 이에 비해 싼커 언급량은 2015년에는 전혀 없다가 2016년에는 20배 가까이 늘었다. 언급량을 통해서만 봐도 유커에 대한 관심보다 싼커에 대한 관심이 월등히 더 높아지고 있다.

'유커', '싼커'와 관련된 언급 키워드는 '관광', '쇼핑', '면세점' 등이다. 최 이사는 "한국이 관광 매출을 중국 관광객에 의존하고 있다는 것을 여기서 볼 수 있다"며 "춘절 기간 특수를 누렸던 유통과 상권의 반응을 봐도 큰손 싼커들 덕분에 면세점 매출이 급증했다고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전반적으로 면세점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오히려 150% 이상 늘었다는 것은 유커보다 싼커들의 영향을 받았다고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중국 관광객을 바라보는 한국인들의 반응은 어떨까. 최 이사는 SNS상에서 유커와 싼커에 대한 감성반응을 분석했다. 긍정 감성 18%, 부정 감성 57%, 중립 감성 22%로 부정적인 인식이 더 높았다. 단체 관광객이다 보니 몰려다니면서 시끄럽게 떠드는 이미지가 있기 때문이다.

이와 달리 싼커와 관련해서는 긍정 감성이 39%, 부정 감성도 39%로 긍정, 부정반응 수치가 비슷하게 나타났다. 긍정 반응 키워드로는 '기대한다', '변한다', '즐긴다.' 등의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반응들을 보였다.

최 이사는 "중국 관광객을 바라보는 관점이 부정적 반응에서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며 "미래 관광 산업을 이끌 싼커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국 알리는 ‘왕홍’


싼커는 각 나라에 대한 정보가 풍부하다. 이들은 한국 드라마나 예능 등을 보면서 정보를 얻거나, SNS에서 인지도가 있는 사람을 뜻하는 '왕홍(网红)'들의 블로그나 SNS에서 정보를 얻는다.

중국에서 왕홍의 영향력은 상상 그 이상이다. 백만 명의 파워블로거가 활동 중인데 그들의 팔로워는 3억 명이 넘는다. 왕홍들이 홍보하면 팔로워들이 따라서 구매하고 있기 때문에 중국 기업과 한국 기업들은 왕홍들을 상대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최 이사는 "텔레비전보다도 왕홍의 마케팅이 더 영향력이 클 정도"라고 말했다.

싼커에 맞는 관광 상품 필요


중국인들의 관광 형태가 많이 달라지고 있듯이 한국도 관광 상품의 변화를 꾀해야 하는 때가 왔다. 최 이사는 싼커에 맞는 정책과 지원이 필요하다며 "싼커들은 한국을 처음 방문할 때에만 볼거리가 있다고 말한다"며 "서울뿐만 아니라 지방의 관광 역량을 키우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 이사는 또한 일본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의 경우, 체험형 관광상품이 많다. 중국과의 외교 갈등을 빚고 있음에도 유커들이 일본을 많이 찾는 이유다. 체험을 즐길 수 있도록 상품을 개발하는 게 앞으로 우리나라 관광 분야의 주요한 과제다.

15일(수) 방송된 KBS 1라디오 '빅데이터로 보는 세상'에서는 다음 소프트 최재원 이사가 중국의 젊은 개별 여행객 '싼커'와 관련한 빅데이터를 발표했다. 자세한 내용은 '다시 듣기'로 만나볼 수 있다.

[프로덕션2] 최정윤 kbs.choij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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