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남 피살…공포정치 확산 속 ‘백두혈통’ 망명준비

입력 2017.02.17 (08:16) 수정 2017.02.17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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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어제였죠. 북한 김정일의 75회 생일을 맞아 금수산 태양궁전을 참배한 김정은의 모습입니다.

표정이 어둡고 굳어 있습니다.

집권 6년차 김정은의 공포 통치가 더 무차별하고, 무자비해지고 있는데요

장성택 노동당 행정부장, 현영철 인민무력부장, 리영호 총참모장, 한때 북한 권력의 2인자와 실력자들이었죠.

모두 김정은 손에 처형당했습니다.

최근엔 김정은 권력 공고화를 주도하면서 김정은의 저승사자로 알려진 김원홍 마저 해임됐습니다.

장성택이 후원했던 소위 백두혈통의 장자 김정남도 김정은 손에 타국 땅에서 독살당했습니다.

앞선 숙청이 2인자 쳐내기였다면 이번엔 직계 백두혈통을 향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김정은의 숙부죠 김평일은 물론이고 친형 김정철, 이제는 김정남의 아들 김한솔도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이런 공포정치는 김정은의 정통성 콤플렉스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김정일의 갑작스러운 사망으로 집권한 김정은은 숙청과 공개처형을 거듭하는 공포 통치로 권력기반을 다져왔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주변의 어느 누구도 믿지 못하는 불신의 병이 커졌습니다.

극단적 공포심을 느끼게 해 복종을 유도하는 김정은식 공포통치는 피지배자들이 자포자기적 저항에 나서는 순간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를 반영하듯, 북한 내부의 동요는 조금씩 커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여름이죠. 한국에 들어온 태영호 전 공사는 2013년 장성택 처형에 절망했다고 말했습니다.

김정은의 잔인함에 탈북을 결심했다고 털어놨습니다.

장성택 처형 이후 이렇게 북한을 등진 핵심권력층 인사는 70명 안팎으로 추정됩니다.

러시아 등지의 외교관과 외화벌이 일꾼은 물론, 노동당 39호실과 국가안전보위성, 그리고 보건성 간부, 군 장성급 인사 등 핵심층을 거의 망라합니다.

엘리트와 주민들의 잇단 탈북으로 변화의 둑이 터지기 시작한 것 아니냐는 조심스런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피살된 북한 김정남의 친척이자 최측근으로, 중국에서 김정남을 보호해 왔던, 이른바 '백두혈통' 일가족이 최근 신변의 위협을 느끼고 탈북 후 한국행을 결심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김용준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김정남 피살 사흘 전인 지난 10일, 중국 베이징 공항에 평양에서 온 일가족이 도착했습니다.

김일성 일가를 뜻하는 백두혈통을 가진 50대 김 모 씨와 김 씨의 아내, 아들, 딸 등 네 사람입니다.

김 씨는 김정남 김정은과 5촌 이내의 가까운 친척입니다.

이른바 로열 패밀리인 김 씨는 중국에서 김정남과 그의 가족들의 생활을 돌보며, 북한과 중국을 자유롭게 드나들었습니다.

김 씨는 김정은이 집권 뒤 측근들을 무자비하게 처형한 데 이어 얼마 전부터 김정남에게도 위해를 가할 수 있다는 이상 기류가 감지돼 한국행을 결심하고, 평양의 가족들을 베이징으로 데리고 나왔다고 밝혔습니다.

김 씨 가족을 보호하고 있는 조력자는 김 씨가 김정남이 피살됐다는 소식을 접한 뒤 한 발만 늦었으면, 큰일 날 뻔 했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고 전했습니다.

김 씨 가족들은 현재 제3국에서 한국행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용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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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정남 피살…공포정치 확산 속 ‘백두혈통’ 망명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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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17-02-17 09: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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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였죠. 북한 김정일의 75회 생일을 맞아 금수산 태양궁전을 참배한 김정은의 모습입니다.

표정이 어둡고 굳어 있습니다.

집권 6년차 김정은의 공포 통치가 더 무차별하고, 무자비해지고 있는데요

장성택 노동당 행정부장, 현영철 인민무력부장, 리영호 총참모장, 한때 북한 권력의 2인자와 실력자들이었죠.

모두 김정은 손에 처형당했습니다.

최근엔 김정은 권력 공고화를 주도하면서 김정은의 저승사자로 알려진 김원홍 마저 해임됐습니다.

장성택이 후원했던 소위 백두혈통의 장자 김정남도 김정은 손에 타국 땅에서 독살당했습니다.

앞선 숙청이 2인자 쳐내기였다면 이번엔 직계 백두혈통을 향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김정은의 숙부죠 김평일은 물론이고 친형 김정철, 이제는 김정남의 아들 김한솔도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이런 공포정치는 김정은의 정통성 콤플렉스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김정일의 갑작스러운 사망으로 집권한 김정은은 숙청과 공개처형을 거듭하는 공포 통치로 권력기반을 다져왔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주변의 어느 누구도 믿지 못하는 불신의 병이 커졌습니다.

극단적 공포심을 느끼게 해 복종을 유도하는 김정은식 공포통치는 피지배자들이 자포자기적 저항에 나서는 순간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를 반영하듯, 북한 내부의 동요는 조금씩 커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여름이죠. 한국에 들어온 태영호 전 공사는 2013년 장성택 처형에 절망했다고 말했습니다.

김정은의 잔인함에 탈북을 결심했다고 털어놨습니다.

장성택 처형 이후 이렇게 북한을 등진 핵심권력층 인사는 70명 안팎으로 추정됩니다.

러시아 등지의 외교관과 외화벌이 일꾼은 물론, 노동당 39호실과 국가안전보위성, 그리고 보건성 간부, 군 장성급 인사 등 핵심층을 거의 망라합니다.

엘리트와 주민들의 잇단 탈북으로 변화의 둑이 터지기 시작한 것 아니냐는 조심스런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피살된 북한 김정남의 친척이자 최측근으로, 중국에서 김정남을 보호해 왔던, 이른바 '백두혈통' 일가족이 최근 신변의 위협을 느끼고 탈북 후 한국행을 결심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김용준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김정남 피살 사흘 전인 지난 10일, 중국 베이징 공항에 평양에서 온 일가족이 도착했습니다.

김일성 일가를 뜻하는 백두혈통을 가진 50대 김 모 씨와 김 씨의 아내, 아들, 딸 등 네 사람입니다.

김 씨는 김정남 김정은과 5촌 이내의 가까운 친척입니다.

이른바 로열 패밀리인 김 씨는 중국에서 김정남과 그의 가족들의 생활을 돌보며, 북한과 중국을 자유롭게 드나들었습니다.

김 씨는 김정은이 집권 뒤 측근들을 무자비하게 처형한 데 이어 얼마 전부터 김정남에게도 위해를 가할 수 있다는 이상 기류가 감지돼 한국행을 결심하고, 평양의 가족들을 베이징으로 데리고 나왔다고 밝혔습니다.

김 씨 가족을 보호하고 있는 조력자는 김 씨가 김정남이 피살됐다는 소식을 접한 뒤 한 발만 늦었으면, 큰일 날 뻔 했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고 전했습니다.

김 씨 가족들은 현재 제3국에서 한국행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용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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