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황태순 정치 평론가·정연정 배재대 교수 “안보 이슈 급부상, 여당에게만 유리한 국면은 아니다” ①

입력 2017.02.17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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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일시 : 2017년 2월 17일(금요일)
□ 출연자 : 황태순 정치 평론가, 정연정 배재대 교수


“안보 이슈 급부상, 여당에게만 유리한 국면은 아니다”

[윤준호] 금요 정치토크입니다. 이번 주 가장 큰 현안은 북한의 신형 미사일 발사 그리고 김정은의 이복형인 김정남의 피살 소식이었습니다. 과연 이 같은 안보 관련 현안이 조기 대선을 겨냥해 바쁘게 뛰고 있는 정치권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관심인데요. 오늘도 황태순 정치평론가, 정연정 배재대 교수 두 분 모시고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두 분, 안녕하십니까?

[황태순] 네, 안녕하세요.

[정연정] 네, 안녕하세요.

[윤준호] 북한의 신형 미사일 발사. 김정남 피살 사건이 있었습니다. 안보 긴장감이 조성되면서 정치권에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보수 진영은 당장 사드 배치 문제부터 쟁점화하고 나섰습니다. 황 평론가님, 보수 진영이 사드 배치 문제부터 쟁점화하고 나섰는데 안보 현안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 같습니까?

[황태순] 지금 북한에서 가장 위험한 것이 ‘무한궤도’입니다. 탱크 바퀴를 의미하죠. 어디에서 어떻게 쏠지 모릅니다. 특히 이번 같은 경우에는 ‘콜드 런치’라고 해서 SLBM이라고 잠수함에서 쏘듯이 압축 공기로 일단 밀어낸 다음에 공중에서 점화돼서 탐지가 어려운 것입니다. 또 IRBM이 성공하지 않았습니까? 상공 500km 날아갔고 정상 각도로 쏘았을 경우에는 오키나와까지도 타격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마침 북한의 김정은의 이복형 김정남이 쿠알라룸푸르에서 피살당했습니다. 보수 진영에서는 굉장히 강한 톤으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특히 1등으로 달리고 있는 문재인 대표 같은 경우에는 사드 배치 문제를 놓고 애매모호한 측면이 있었습니다. 지금그 부분에 굉장히 압박을 가하고 있습니다. 특히 국회 국방위원장 출신인 유승민 의원 같은 경우에는 ‘주한 미군의 사드 배치는 물론이고 우리 돈을 들여서라도 2, 3개 정도를 더 배치해야 되는 것 아니냐’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문재인 대표에게 사드 배치에 대해서 확실한 입장을 밝히라고 압박을 가했습니다.

[윤준호] 문재인 전 대표 쪽은 아무래도 방어하는 모양새인데요. 안보 문제를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외교자문단에 이어서 안보자문단을 발족하기로 하면서 나름대로 적극적으로 나가면서 공세를 차단하려는 듯이 보입니다.

[정연정] 그렇죠. 지금까지는 문재인 후보 같은 경우 사드 문제에 대해서 다음 정권에 넘기라고 하는 입장이었습니다. 어찌 보면 당연한 얘기이기도 하지만 애매한 얘기이기도 합니다. 이번 경선에 같이 참여하고 있는 이재명 시장이라든지 안희정 지사도 계속해서 문재인 후보에게 ‘외교 안보 정책의 내용을 밝혀라, 토론을 하자’, 이렇게 요구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아마 내용을 갖춰야 하는 시기가 온 것이 아닌가 봅니다. 문재인 후보가 이제는 수세적으로 방어하는 단계에서 어떤 대안이나 혜안을 가지고 있는지 내놓아야 하는 단계에 있기 때문이죠. 그런데 그것을 내놓기도 전에 정치 공세가 시작된 거죠. 특히 보수 쪽에서는 말씀하신 것처럼 보수층을 결집해야 되고 이른바 강대강 구도를 만들어서 2개의 진영이 서로 경쟁하는 대선 구도를 만들어 봐야 합니다. 그런 이슈가 정치권 입장에서는 안보 이슈일 수 있거든요. 그런 구도를 만들어 가려고 하는 이런 상황이라서 일정 부분 문재인 후보가 준비되기도 전에 또는 공개하기도 전에 공세에 부딪친 그런 상황이 돼버린 건 아닌가 생각합니다.

[윤준호] 그런데 지금처럼 다음 정권에 넘기라는 정도로는 좀 그렇지 않나요? 왜냐하면 안보 현안이 부각되면서 가장 중점적이고 구체적으로 논점이 되고 있는 것이 바로 사드 배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이 부분은 방금 말씀하신 대로 다음 정권에 넘기라는 것만으로는 대선을 헤쳐나가기는 어려울 것 같은데요.

[정연정] 사드 문제에 대해서는 국민의당도 지금 ‘당론을 변경할 것이냐 말 것이냐’ 하는 논쟁에 휩싸여 있습니다. 초기 사드 도입 과정에서 국민적 공감대를 충분히 얻지 못했던 시기에 각 정당의 당론이라든지 정치 리더십 의견들이 정해졌었거든요. 문재인 후보도 초기에는 사드 반대 입장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상황이 바뀌었죠. 대북 리스크, 특히나 지금 북한이 미사일 발사도 하고 이런 긴장 상태가 고조된 상황입니다. 미국 같은 경우에는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대북 강경론을 더 세게 얘기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아마 정책적인 스탠스 자체를 정치권이나 정치인이 바꿔야 되는 그런 상황이 분명히 있는 것도 맞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문재인 후보 같은 경우에는 초기에는 그런 애매한 모습을 지니고 있다가 상황적 변동에 근거해서 명확한 입장을 밝힐 것입니다. 제가 추측하기로는 약간 우클릭을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강경론적인 반대 입장에서 달라지지 않을까 하는 것이죠. 물론 어떤 분들은 이렇게도 얘기하십니다. 문재인 후보가 당선되면 사드에 대한 강경론이 바뀔 수도 있다고요. 저는 문재인 후보가 대선만을 놓고 본다면 우클릭 입장이 될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고 보입니다. 그런 것들을 내놓기 위한 나름대로의 준비 과정을 하고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윤준호] 지금 정 교수님께서도 말씀하셨지만, 국민의당 같은 경우 박지원 대표, 주승용 원내대표가 서로 사드 배치 당론 문제를 가지고 매끄럽지 못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왜 그렇다고 보십니까?

[황태순] 사드 문제에 대해서는 항상 정통적 지지층과 중도 외연층 사이의 갈등이죠. 대선을 목전에 두고 문재인 전 대표도 마찬가지고 국민의당 입장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뭔가 정통적 지지층은 사드 배치에 대해서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는데 어쨌든 표를 좀 얻기 위해서는 중도로 나가야 되지 않겠습니까? 그러다 보니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주승용 의원 같은 경우에는 어제 상황이 바뀌었으니까 우리가 사드 배치 문제에 대해서 당론으로 정했던 부분을 재논의해 볼 필요가 있다고 했습니다. 통일부 장관 출신의 정동영 의원이라든가 박지원 대표 같은 경우에는 일단 자르고 있습니다. 저는 국민의당 문재인 전 대표 경우는 조금 다르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국민의당 같은 경우 향후 ‘빅텐트’를 상정했을 경우 사드 문제를 가지고 전향적으로 재검토할 필요는 있거든요. 그러나 주승용 의원이 원내대표이기는 합니다마는 의총에서 나온 이야기도 아니고 개인의 사견을 전제로 이야기해서 방향을 틀고 있기 때문에 박지원 같은 경우에는 의총에서 다시 논의하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향후 ‘빅텐트’를 상정했을 경우 하나의 중요한 고리가 될 수 있거든요. 그래서 그것을 너무 쉽게 던질 수 없다는 것이죠. 앞서 민주당의 경우 조금 입장이 다릅니다. 안희정 지사 같은 경우 입장이 비교적 분명합니다.

[윤준호] 안희정, 이재명 두 분은 입장이 분명합니다.

[황태순] 이재명 시장은 반대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문재인 전 대표 같은 경우에는 처음에는 반대를 했다가 이제는 다음 정권에 넘기겠다고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안희정 지사가 얘기하는 것은 무엇입니까? ‘국가 간 합의된 부분을 갖다가 뒤집기는 어려운 것이 아니냐‘ 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런 부분에 대해서 보수 진영에서는 문재인 전 대표에게 ’다음 정권에 넘기겠다는 게 도대체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겠다는 것이냐‘라고 묻습니다. 흔한 얘기로 ’예스냐, 노냐. 대답을 해 봐라‘라고 압박을 가하는 거죠.

[정연정] 문재인 전 대표를 옹호하고자 하는 얘기는 아닙니다마는, 사드가 우리의 국방 안보 체계에 상당히 중요한 부분임에는 틀림없습니다. 그러나 그게 국방안보관, 대북관을 정의하는 모두인가. 저는 그렇지 않다고 봅니다. 그런데 우리는 실제로 지금 선거 국면에 와서 그런지는 모르지만 여당도 마찬가지로 이 문제를 정치적으로 활용하면 ‘예스냐, 노냐. 미국 할 거냐, 중국 할 거냐‘를 생각하는 거죠. 이렇게 다그치듯이 물어보는데 사실 이번 김정남 피살 사건도 우리가 따져봐야 합니다. 외교당국이라든지 북한 정보당국에서 대응이 적절했는지, 우리의 외교 방향성이 제대로 가고 있는지에 대한 후보자들의 넓은 혜안과 이야기들을 좀 들어봐야 되거든요. 그런데 모든 것들이 사드에서 ‘찬성이냐, 반대냐’ 하는 쪽으로 가고 있다는 것에 대해서는 우리가 한번 돌이켜 볼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사드 문제도 중요하지만 앞으로 미국 정권이 바뀌고 난 다음에 우리의 외교적 전략 방향에 대해서 근본적 수정이 필요한 상태입니다. 그런 것들에 대해서는 전혀 공개적 토론도 이루어지지 않고 얘기도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물론 안희정 지사나 이재명 시장 같은 분들이 특정 명백한 입장을 가지고 있는 건 좋지만 폭넓게 그 방안에 대해서 논의해 보는 게 좋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윤준호] 결론이 나면 그다음에는 그렇게 되겠죠? 그런데 안보 관련 현안 변수가 과거와는 그 영향력이 많이 다르겠죠?

[황태순] 다르죠. 예를 들어서 1997년 대선 때 ‘북풍’이 있지 않았습니까? 그 이후 가만히 생각해 보면 우리나라가 이미 북한이 다섯 차례에 걸쳐서 핵실험을 했습니다. 2006년 10월 9일 당시 1차 핵실험을 했을 경우 거의 기절했었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다섯 차례 핵실험이 있다 보니까 무덤덤해졌습니다. 2010년 같은 경우 연평도를 포격했지 않았습니까? 어떻게 보면 우리가 ‘안보 불감증’이라고 할 정도로 북한 변수에 대해서 무덤덤해졌습니다. 제가 볼 때는 사드 문제라든가 오늘까지도 주목을 끌고 있는 이복형 김정남의 피살 등의 이야기들이 ‘대선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것인가, 판도를 바꿀 것인가’ 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그럴 것 같지 않습니다.

[정연정] 지난 천안함 사건 때도 그런 대북 관련 이슈가 터졌을 때 그것이 특정 정치 세력에게만 유리하게 돌아가느냐 하는 것을 따져봤는데 그렇지 않다는 것이었죠. 그래서 우리 국민들이 실제로 안보 이슈에 대해서 그게 ‘불감증’이라고 정의할지는 모르겠지만 기본적으로 합리적 판단, 선택적 판단들을 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이게 정치적으로 활용될 가능성은 점점 없어지고 나름대로 구도를 만들어 가는 게 핵심인 것 같습니다. 이걸 어떤 방식으로 만들어 갈 것인가. 특히 이런 대북 문제가 터지면 정부의 대응들이 미온적으로 되거나 무능력했다고 하는 한쪽에서의 입장이라는 것도 있는 거거든요. 그렇다면 정부 여당에게만 단순한 유리한 국면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그래서 그런 프레임의 문제들도 있는 것이라고 봅니다.

[윤준호] 그 부분은 그렇게 정리하겠습니다. 이제는 각 당의 대선 준비 상황을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민주당이 완전국민경선을 위한 선거인단을 모집하기 시작했는데, 첫날 22만명이 몰렸습니다. 지금 200만명을 넘길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200만명이라면 권리당원의 10배죠? 다시 말해서 권리당원은 10%에 불과한데요. 일반 표심의 90%라면 의외의 결과도 가능한 수치입니까?

[정연정] 어떤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투표장에 나와서 투표를 해 주느냐의 문제겠죠. 미국 같은 경우에는 이른바 간접 선거가 법제화돼 있기 때문에 선거인 명부라든지 이런 것들이 관리되고 우리가 일반적인 국민들의 참여라고 하는 것들의 비율이 높아집니다. 지금 민주당 경선의 ‘오픈프라이머리’라고 하는 것은 법제도적인 뒷받침을 받지 못하는 거거든요. 선거인 명부라는 것들이 직접 확보되는 것도 아니고요. 그러니까 ‘오겠다는 사람들이 누구냐’를 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죠. 일반 국민들보다는 소위 조직적으로 관계가 있거나 준민주당 당원이거나 어떤 후보와 개인적으로 관계가 있거나 이런 집단들이 투표할 가능성이 높지 않나 하는 얘기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누가 얼마나 많은 조직 사람들을 동원 가능한가가 핵심일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것에 의해서 판가름이 날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재인 후보가 상대적으로 그런 면에서 일반 다른 경선 후보들보다 유리한 것이 아니냐 하는 얘기들도 나오고 있습니다.

[윤준호] 200만명이면 이게 동원할 수 있는 수치를 넘어서고 있는 것 아닙니까?

[정연정] 일반적으로 이런 동원 가능한 사람들을 얘기할 때 아까 제가 조직의 문제를 말씀드렸잖아요. 향우회 집단들도 전국적으로 포진돼 있어서 많이 포함돼 있죠. 그래서 어떤 특정 향우회나 조직 단체들을 실질적으로 동원하거나 참여시킬 수 있다면 사실 100만 단위를 넘기는 게 그렇게 어려운 것도 아니라고 봅니다.

[윤준호] ‘역선택’ 이야기도 자꾸 나오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황태순] 아까 200만 말씀하셨잖아요. 그런데 참고로 2012년에도 당시 민주통합당에서 이런 식으로 선거인단을 모집해서 치렀는데 그때가 108만명이었습니다. 실제 투표율이 한 60% 조금 모자란 57%, 58%였는데 물론 그때 문재인 후보가 이겼죠. 이번에 민주당 내에서 나오는 얘기가 뭐냐 보니까, ‘실제 조직을 동원해서 모을 수 있는 최대가 130만 아니겠는가’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만약에 이 130만을 넘어서 200만으로 갔다면 그 70만 내지 플러스알파가 민주당의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사람이 들어오겠는가 싶습니다. 그러니 ‘역선택’ 얘기를 하는 거예요. 박근혜 대통령 좋아하는 ‘박사모’라고 있습니다. 그 사람들이 얼마 전에 이런 글을 띄웠습니다. 물론 띄웠다가 삭제됐습니다마는 그 내용은 이런 거였죠. ‘선거인단 되기 쉽습니다. 바로 전화 ARS로 할 수 있으니 가서 특정 후보를 밀어줘서 특정 후보를 떨어뜨립시다’, 이런 식으로 내용을 돌렸었죠. 곧 폐쇄되기는 했지만요. 저는 실제 ‘역선택’ 가능성도 있다고 봅니다. 물론 실제 200만이 되기는 어려울 것이지만 일부 ‘역선택’ 가능성은 있을 것입니다. 앞서 정 교수님이 말씀해 주신 대로 지금 사실 사람들을 모집하려면 조직이 동원되어야 하거든요. 지구당 의원이나 지역구 의원, 도의원, 시의원 거기에다 원외 위원장 등이 움직여줘야 됩니다. 문재인 대표 쪽이 민주당 내에서 75% 내외를 친문계로 분류하는 걸 봤을 때 외부에서 ‘역선택’으로 들어오는 표는 생각만큼 많지는 않을 것이라고 봅니다. 물론 일부는 있겠죠.

[윤준호] 그런데 권리당원 20만명밖에 안 되잖아요.

[황태순] 사람들을 결국 모집해 와야 되거든요. 사실 누가 그렇게나 열심히 컴퓨터에 들어가고 전화를 하고 그러겠습니까? 많지 않을 것입니다. 결국 조직이 움직여서 사람들을 데려와야 된다고 봅니다.

[윤준호] 지금 국민의당도 오늘 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에 입당하지 않습니까? 그리고 정운찬 총리가 곧 영입되면 안철수 전 대표하고 경선을 치러야 할 텐데요. 당연히 그쪽도 완전국민경선제를 요구받을 수밖에 없겠죠?

[황태순] 요구하겠죠. 손학규 전 대표 같은 경우 원래 한나라당에서 탈당할 때 당시 이명박, 박근혜라는 두 강력한 주자한테 요구했던 게 선거인단 규모를 100만명으로 하자는 것이었습니다. 즉 오픈프라이머리를 그 당시에 주장해서 안 받아들여준다는 것을 명분으로 탈당을 했거든요. 이번에 들어갔을 때 국민의당 같은 경우 안철수 전 대표를 중심으로 하고 있습니다. 안철수 전 대표가 힘이 가장 강하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지금 손학규 전 대표라든가 앞으로 정운찬 총리 들어오시게 되면 ‘당신이 당내에서는 강할지 몰라도 전국적 지지율은 내가 높을 수 있어. 그러니까 오픈프라이머리로 합시다.’라고 주장할 가능성이 큽니다.

[정연정] 사실 국민의당이 만약에 이른바 오픈프라이머리를 받아들인다면 현재의 특정 후보, 특히 안철수 후보가 유일한 후보인 것처럼 지형이 만들어져 가는 것은 종국적으로 국민의당 입장에서는 본선에서 별로 안 좋다고 봅니다. 이 오픈프라이머리를 하면서 생길 수 있는 장점은 무엇이겠습니까? 컨벤션 효과라는 거겠죠. 그래서 지금 ‘문재인이냐, 안희정이냐’ 이런 식의 초점들이 쏠리면서 후보들 자체 인기도가 올라가는 거거든요. 그런데 국민의당은 굉장히 미온적입니다. 마치 안철수 후보 중심으로 모든 것이 다 흘러가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런 상태를 계속 지속하게 되면 과연 안철수 후보의 지지율이 본선에서 올라갈 것인가, 전혀 그렇지 않거든요. 저는 만약에 본선의 흥행성만을 생각한다고 해서 국민완전경선제는 국민의당 입장에서 당연히 도입해야 됩니다. 손학규 후보가 요구해서가 아니라 당 지도부에서 고민을 많이 해야 되는 부분입니다.

[윤준호] 박지원 대표가 이런 얘기를 했습니다. ‘안희정 지사, 황교안 총리, 이재명 시장은 본선에 못 나갈 것이다.’ 어떤 의미로 한 말 같습니까? 정치 구단이 한 말이라 뭔가 의미가 있을 것 같은데요.

[황태순] 정치 구단이라도 저희 같은 정치 9급도 훈수 두면 다 보입니다. 민주당에는 문재인, 안희정, 이재명 등이 있습니다마는 결국 조직력이 강한 문재인 후보가 올라갈 테니 안희정 지사나 이재명 시장 같은 경우 본선에 못 올라올 것이라는 겁니다. 보수 진영에서 보면 황교안 권한대행이 제일 지지율은 높지만 권한대행 입장에서 실제로 그런 모험을 할 수 있겠는가. 평생 관료로 살아온 사람이 그러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정치 구단께서 말씀하신 겁니다. 그러나 저 같은 정치 9급도 그 정도는 보입니다.

[윤준호] 그 이야기를 한 의미는 어떤 걸까요?

[황태순] 지금 박지원 대표 머릿속은 간단한 겁니다. ‘빅텐트’입니다. 지금 당초 생각했던 ‘빅텐트’의 주연 배우는 반기문이었습니다. 반기문과 안철수를 통해서 뭔가 만들어 보려고 했는데 반기문 총장이 빠졌죠. 그렇게 빠지게 되었을 경우 본인이 들어가서 중심이 되어 이렇게 저렇게 해서 동서화합과 중도와 보수와 결합하려는 것이었습니다. 안철수 대표가 늘 하는 얘기가 있죠. ‘결국 경선은 나와 문재인 양자 구도로 갈 것이다’, 그런 말을 뒷받침해 주는 게 박지원 대표의 얘기입니다.

[정연정] 사실 희망사항일 수도 있고 결과적으로 정치라는 건 우리 정치 구단 박지원 대표께서 잘 아시겠지만 항상 상황이 급변화하는 경우가 있지 않습니까? 상황 변수라는 걸 중요하게 봐야 되겠죠. 황교안 대행이 출마하느냐 마느냐의 여부는 탄핵 결과에 달려 있다고 봅니다. 그 결과에 따라서 보수가 어떤 방식으로 결집하고 어떤 방식으로 대안을 내세울지 우리가 아직도 예측이 불가능하다고 봅니다. 우리가 탄핵 결과를 예측하기가 어려운 것처럼 말이죠. 그런 상황에서 보면 정치적 상황이라고 하는 것의 변동을 고려해 놓고 봐야 됩니다. 저는 박지원 대표의 이런 발언은 그냥 희망사항 정도로 봐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윤준호] 박지원 대표 이야기는 어떻게 보면 ‘안희정 벽만 치워지면 안철수가 뜰 수 있을 것이다’, 이런 뜻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래서 1:1 대결 구도를 이야기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방금 보수 쪽 이야기를 하셨는데 자유한국당으로 당명 개칭 이후 반성투어에 나서고 있는데 최근 당 지지율이 상승 추세입니다. 그런데 바른정당은 오히려 하향 추세네요. 어떻게 보십니까?

[황태순] 바른정당 같은 경우는 원래 일종에 플랫폼 정당 아니었습니까? 나올 때 벌써 반기문 총장을 옹립한다는 의미로서 나왔는데 반기문 총장이 2월 1일날 그만두고 나서 노도 닻도 사라진 형태가 됐습니다.

[윤준호] 지금 완전히 끼인 정당이 돼버렸습니다. 보수 쪽에서는 배신자라는 소리를 듣고 진보 쪽에서는 색깔만 달리 했지 새누리당의 아류가 아니냐 하는 식으로 끼어버렸습니다.

[황태순] 그렇죠. ‘호박에 줄긋는다고 수박 되냐’라고 얘기하기도 하죠. 바른정당이 지금 유승민, 남경필 두 분이 뛰고는 있습니다마는 지지율이 미미합니다. 그러다 보니까 바른정당의 정체성도 애매모호한 상태입니다. 심지어 여론조사에서도 정의당보다도 떨어지는 결과가 나오고 있습니다. 보수는 어쨌든 자유한국당 중심으로 결집하다 보니까 상대적으로 점점 초라해지는 모습을 갖게 되는 것이 현재 바른정당의 모습입니다.

[정연정] 이러니까 세력 내 개혁이 어려워지는 거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바른정당이 탄생한 배경이 뭡니까? 결국 박근혜 정권의 실정 문제, 국정 농단에 대해서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는 자기네 세력이거든요. 그런 세력들이 당내에서 뭔가 목소리를 내다가 이게 받아들여지지 않았잖아요. 중간에 우리가 여러 가지를 벌써 잊고 있는데 지금 얼마나 친박들이 강경하게 대응을 했습니까? 그러니까 이분들이 사실 당내에서는 목소리를 낼 수 없는 상황이었고 나와서도 살림이 제대로 안 되는 상황이죠. 그건 견고한 지지층이 없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보수층이 태극기 집회를 통해서 다시 재결집을 하면서 공간이 없어지는 현실인 거죠.

[윤준호] 두 분 말씀,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정연정] 네, 감사합니다.

[황태순] 감사합니다.

[윤준호] 지금까지 배재대 정연정 교수 그리고 황태순 정치 평론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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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뷰] 황태순 정치 평론가·정연정 배재대 교수 “안보 이슈 급부상, 여당에게만 유리한 국면은 아니다” ①
    • 입력 2017-02-17 10:21:36
    안녕하십니까 윤준호입니다
□ 방송일시 : 2017년 2월 17일(금요일)
□ 출연자 : 황태순 정치 평론가, 정연정 배재대 교수


“안보 이슈 급부상, 여당에게만 유리한 국면은 아니다”

[윤준호] 금요 정치토크입니다. 이번 주 가장 큰 현안은 북한의 신형 미사일 발사 그리고 김정은의 이복형인 김정남의 피살 소식이었습니다. 과연 이 같은 안보 관련 현안이 조기 대선을 겨냥해 바쁘게 뛰고 있는 정치권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관심인데요. 오늘도 황태순 정치평론가, 정연정 배재대 교수 두 분 모시고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두 분, 안녕하십니까?

[황태순] 네, 안녕하세요.

[정연정] 네, 안녕하세요.

[윤준호] 북한의 신형 미사일 발사. 김정남 피살 사건이 있었습니다. 안보 긴장감이 조성되면서 정치권에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보수 진영은 당장 사드 배치 문제부터 쟁점화하고 나섰습니다. 황 평론가님, 보수 진영이 사드 배치 문제부터 쟁점화하고 나섰는데 안보 현안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 같습니까?

[황태순] 지금 북한에서 가장 위험한 것이 ‘무한궤도’입니다. 탱크 바퀴를 의미하죠. 어디에서 어떻게 쏠지 모릅니다. 특히 이번 같은 경우에는 ‘콜드 런치’라고 해서 SLBM이라고 잠수함에서 쏘듯이 압축 공기로 일단 밀어낸 다음에 공중에서 점화돼서 탐지가 어려운 것입니다. 또 IRBM이 성공하지 않았습니까? 상공 500km 날아갔고 정상 각도로 쏘았을 경우에는 오키나와까지도 타격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마침 북한의 김정은의 이복형 김정남이 쿠알라룸푸르에서 피살당했습니다. 보수 진영에서는 굉장히 강한 톤으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특히 1등으로 달리고 있는 문재인 대표 같은 경우에는 사드 배치 문제를 놓고 애매모호한 측면이 있었습니다. 지금그 부분에 굉장히 압박을 가하고 있습니다. 특히 국회 국방위원장 출신인 유승민 의원 같은 경우에는 ‘주한 미군의 사드 배치는 물론이고 우리 돈을 들여서라도 2, 3개 정도를 더 배치해야 되는 것 아니냐’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문재인 대표에게 사드 배치에 대해서 확실한 입장을 밝히라고 압박을 가했습니다.

[윤준호] 문재인 전 대표 쪽은 아무래도 방어하는 모양새인데요. 안보 문제를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외교자문단에 이어서 안보자문단을 발족하기로 하면서 나름대로 적극적으로 나가면서 공세를 차단하려는 듯이 보입니다.

[정연정] 그렇죠. 지금까지는 문재인 후보 같은 경우 사드 문제에 대해서 다음 정권에 넘기라고 하는 입장이었습니다. 어찌 보면 당연한 얘기이기도 하지만 애매한 얘기이기도 합니다. 이번 경선에 같이 참여하고 있는 이재명 시장이라든지 안희정 지사도 계속해서 문재인 후보에게 ‘외교 안보 정책의 내용을 밝혀라, 토론을 하자’, 이렇게 요구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아마 내용을 갖춰야 하는 시기가 온 것이 아닌가 봅니다. 문재인 후보가 이제는 수세적으로 방어하는 단계에서 어떤 대안이나 혜안을 가지고 있는지 내놓아야 하는 단계에 있기 때문이죠. 그런데 그것을 내놓기도 전에 정치 공세가 시작된 거죠. 특히 보수 쪽에서는 말씀하신 것처럼 보수층을 결집해야 되고 이른바 강대강 구도를 만들어서 2개의 진영이 서로 경쟁하는 대선 구도를 만들어 봐야 합니다. 그런 이슈가 정치권 입장에서는 안보 이슈일 수 있거든요. 그런 구도를 만들어 가려고 하는 이런 상황이라서 일정 부분 문재인 후보가 준비되기도 전에 또는 공개하기도 전에 공세에 부딪친 그런 상황이 돼버린 건 아닌가 생각합니다.

[윤준호] 그런데 지금처럼 다음 정권에 넘기라는 정도로는 좀 그렇지 않나요? 왜냐하면 안보 현안이 부각되면서 가장 중점적이고 구체적으로 논점이 되고 있는 것이 바로 사드 배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이 부분은 방금 말씀하신 대로 다음 정권에 넘기라는 것만으로는 대선을 헤쳐나가기는 어려울 것 같은데요.

[정연정] 사드 문제에 대해서는 국민의당도 지금 ‘당론을 변경할 것이냐 말 것이냐’ 하는 논쟁에 휩싸여 있습니다. 초기 사드 도입 과정에서 국민적 공감대를 충분히 얻지 못했던 시기에 각 정당의 당론이라든지 정치 리더십 의견들이 정해졌었거든요. 문재인 후보도 초기에는 사드 반대 입장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상황이 바뀌었죠. 대북 리스크, 특히나 지금 북한이 미사일 발사도 하고 이런 긴장 상태가 고조된 상황입니다. 미국 같은 경우에는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대북 강경론을 더 세게 얘기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아마 정책적인 스탠스 자체를 정치권이나 정치인이 바꿔야 되는 그런 상황이 분명히 있는 것도 맞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문재인 후보 같은 경우에는 초기에는 그런 애매한 모습을 지니고 있다가 상황적 변동에 근거해서 명확한 입장을 밝힐 것입니다. 제가 추측하기로는 약간 우클릭을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강경론적인 반대 입장에서 달라지지 않을까 하는 것이죠. 물론 어떤 분들은 이렇게도 얘기하십니다. 문재인 후보가 당선되면 사드에 대한 강경론이 바뀔 수도 있다고요. 저는 문재인 후보가 대선만을 놓고 본다면 우클릭 입장이 될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고 보입니다. 그런 것들을 내놓기 위한 나름대로의 준비 과정을 하고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윤준호] 지금 정 교수님께서도 말씀하셨지만, 국민의당 같은 경우 박지원 대표, 주승용 원내대표가 서로 사드 배치 당론 문제를 가지고 매끄럽지 못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왜 그렇다고 보십니까?

[황태순] 사드 문제에 대해서는 항상 정통적 지지층과 중도 외연층 사이의 갈등이죠. 대선을 목전에 두고 문재인 전 대표도 마찬가지고 국민의당 입장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뭔가 정통적 지지층은 사드 배치에 대해서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는데 어쨌든 표를 좀 얻기 위해서는 중도로 나가야 되지 않겠습니까? 그러다 보니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주승용 의원 같은 경우에는 어제 상황이 바뀌었으니까 우리가 사드 배치 문제에 대해서 당론으로 정했던 부분을 재논의해 볼 필요가 있다고 했습니다. 통일부 장관 출신의 정동영 의원이라든가 박지원 대표 같은 경우에는 일단 자르고 있습니다. 저는 국민의당 문재인 전 대표 경우는 조금 다르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국민의당 같은 경우 향후 ‘빅텐트’를 상정했을 경우 사드 문제를 가지고 전향적으로 재검토할 필요는 있거든요. 그러나 주승용 의원이 원내대표이기는 합니다마는 의총에서 나온 이야기도 아니고 개인의 사견을 전제로 이야기해서 방향을 틀고 있기 때문에 박지원 같은 경우에는 의총에서 다시 논의하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향후 ‘빅텐트’를 상정했을 경우 하나의 중요한 고리가 될 수 있거든요. 그래서 그것을 너무 쉽게 던질 수 없다는 것이죠. 앞서 민주당의 경우 조금 입장이 다릅니다. 안희정 지사 같은 경우 입장이 비교적 분명합니다.

[윤준호] 안희정, 이재명 두 분은 입장이 분명합니다.

[황태순] 이재명 시장은 반대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문재인 전 대표 같은 경우에는 처음에는 반대를 했다가 이제는 다음 정권에 넘기겠다고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안희정 지사가 얘기하는 것은 무엇입니까? ‘국가 간 합의된 부분을 갖다가 뒤집기는 어려운 것이 아니냐‘ 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런 부분에 대해서 보수 진영에서는 문재인 전 대표에게 ’다음 정권에 넘기겠다는 게 도대체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겠다는 것이냐‘라고 묻습니다. 흔한 얘기로 ’예스냐, 노냐. 대답을 해 봐라‘라고 압박을 가하는 거죠.

[정연정] 문재인 전 대표를 옹호하고자 하는 얘기는 아닙니다마는, 사드가 우리의 국방 안보 체계에 상당히 중요한 부분임에는 틀림없습니다. 그러나 그게 국방안보관, 대북관을 정의하는 모두인가. 저는 그렇지 않다고 봅니다. 그런데 우리는 실제로 지금 선거 국면에 와서 그런지는 모르지만 여당도 마찬가지로 이 문제를 정치적으로 활용하면 ‘예스냐, 노냐. 미국 할 거냐, 중국 할 거냐‘를 생각하는 거죠. 이렇게 다그치듯이 물어보는데 사실 이번 김정남 피살 사건도 우리가 따져봐야 합니다. 외교당국이라든지 북한 정보당국에서 대응이 적절했는지, 우리의 외교 방향성이 제대로 가고 있는지에 대한 후보자들의 넓은 혜안과 이야기들을 좀 들어봐야 되거든요. 그런데 모든 것들이 사드에서 ‘찬성이냐, 반대냐’ 하는 쪽으로 가고 있다는 것에 대해서는 우리가 한번 돌이켜 볼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사드 문제도 중요하지만 앞으로 미국 정권이 바뀌고 난 다음에 우리의 외교적 전략 방향에 대해서 근본적 수정이 필요한 상태입니다. 그런 것들에 대해서는 전혀 공개적 토론도 이루어지지 않고 얘기도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물론 안희정 지사나 이재명 시장 같은 분들이 특정 명백한 입장을 가지고 있는 건 좋지만 폭넓게 그 방안에 대해서 논의해 보는 게 좋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윤준호] 결론이 나면 그다음에는 그렇게 되겠죠? 그런데 안보 관련 현안 변수가 과거와는 그 영향력이 많이 다르겠죠?

[황태순] 다르죠. 예를 들어서 1997년 대선 때 ‘북풍’이 있지 않았습니까? 그 이후 가만히 생각해 보면 우리나라가 이미 북한이 다섯 차례에 걸쳐서 핵실험을 했습니다. 2006년 10월 9일 당시 1차 핵실험을 했을 경우 거의 기절했었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다섯 차례 핵실험이 있다 보니까 무덤덤해졌습니다. 2010년 같은 경우 연평도를 포격했지 않았습니까? 어떻게 보면 우리가 ‘안보 불감증’이라고 할 정도로 북한 변수에 대해서 무덤덤해졌습니다. 제가 볼 때는 사드 문제라든가 오늘까지도 주목을 끌고 있는 이복형 김정남의 피살 등의 이야기들이 ‘대선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것인가, 판도를 바꿀 것인가’ 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그럴 것 같지 않습니다.

[정연정] 지난 천안함 사건 때도 그런 대북 관련 이슈가 터졌을 때 그것이 특정 정치 세력에게만 유리하게 돌아가느냐 하는 것을 따져봤는데 그렇지 않다는 것이었죠. 그래서 우리 국민들이 실제로 안보 이슈에 대해서 그게 ‘불감증’이라고 정의할지는 모르겠지만 기본적으로 합리적 판단, 선택적 판단들을 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이게 정치적으로 활용될 가능성은 점점 없어지고 나름대로 구도를 만들어 가는 게 핵심인 것 같습니다. 이걸 어떤 방식으로 만들어 갈 것인가. 특히 이런 대북 문제가 터지면 정부의 대응들이 미온적으로 되거나 무능력했다고 하는 한쪽에서의 입장이라는 것도 있는 거거든요. 그렇다면 정부 여당에게만 단순한 유리한 국면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그래서 그런 프레임의 문제들도 있는 것이라고 봅니다.

[윤준호] 그 부분은 그렇게 정리하겠습니다. 이제는 각 당의 대선 준비 상황을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민주당이 완전국민경선을 위한 선거인단을 모집하기 시작했는데, 첫날 22만명이 몰렸습니다. 지금 200만명을 넘길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200만명이라면 권리당원의 10배죠? 다시 말해서 권리당원은 10%에 불과한데요. 일반 표심의 90%라면 의외의 결과도 가능한 수치입니까?

[정연정] 어떤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투표장에 나와서 투표를 해 주느냐의 문제겠죠. 미국 같은 경우에는 이른바 간접 선거가 법제화돼 있기 때문에 선거인 명부라든지 이런 것들이 관리되고 우리가 일반적인 국민들의 참여라고 하는 것들의 비율이 높아집니다. 지금 민주당 경선의 ‘오픈프라이머리’라고 하는 것은 법제도적인 뒷받침을 받지 못하는 거거든요. 선거인 명부라는 것들이 직접 확보되는 것도 아니고요. 그러니까 ‘오겠다는 사람들이 누구냐’를 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죠. 일반 국민들보다는 소위 조직적으로 관계가 있거나 준민주당 당원이거나 어떤 후보와 개인적으로 관계가 있거나 이런 집단들이 투표할 가능성이 높지 않나 하는 얘기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누가 얼마나 많은 조직 사람들을 동원 가능한가가 핵심일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것에 의해서 판가름이 날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재인 후보가 상대적으로 그런 면에서 일반 다른 경선 후보들보다 유리한 것이 아니냐 하는 얘기들도 나오고 있습니다.

[윤준호] 200만명이면 이게 동원할 수 있는 수치를 넘어서고 있는 것 아닙니까?

[정연정] 일반적으로 이런 동원 가능한 사람들을 얘기할 때 아까 제가 조직의 문제를 말씀드렸잖아요. 향우회 집단들도 전국적으로 포진돼 있어서 많이 포함돼 있죠. 그래서 어떤 특정 향우회나 조직 단체들을 실질적으로 동원하거나 참여시킬 수 있다면 사실 100만 단위를 넘기는 게 그렇게 어려운 것도 아니라고 봅니다.

[윤준호] ‘역선택’ 이야기도 자꾸 나오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황태순] 아까 200만 말씀하셨잖아요. 그런데 참고로 2012년에도 당시 민주통합당에서 이런 식으로 선거인단을 모집해서 치렀는데 그때가 108만명이었습니다. 실제 투표율이 한 60% 조금 모자란 57%, 58%였는데 물론 그때 문재인 후보가 이겼죠. 이번에 민주당 내에서 나오는 얘기가 뭐냐 보니까, ‘실제 조직을 동원해서 모을 수 있는 최대가 130만 아니겠는가’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만약에 이 130만을 넘어서 200만으로 갔다면 그 70만 내지 플러스알파가 민주당의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사람이 들어오겠는가 싶습니다. 그러니 ‘역선택’ 얘기를 하는 거예요. 박근혜 대통령 좋아하는 ‘박사모’라고 있습니다. 그 사람들이 얼마 전에 이런 글을 띄웠습니다. 물론 띄웠다가 삭제됐습니다마는 그 내용은 이런 거였죠. ‘선거인단 되기 쉽습니다. 바로 전화 ARS로 할 수 있으니 가서 특정 후보를 밀어줘서 특정 후보를 떨어뜨립시다’, 이런 식으로 내용을 돌렸었죠. 곧 폐쇄되기는 했지만요. 저는 실제 ‘역선택’ 가능성도 있다고 봅니다. 물론 실제 200만이 되기는 어려울 것이지만 일부 ‘역선택’ 가능성은 있을 것입니다. 앞서 정 교수님이 말씀해 주신 대로 지금 사실 사람들을 모집하려면 조직이 동원되어야 하거든요. 지구당 의원이나 지역구 의원, 도의원, 시의원 거기에다 원외 위원장 등이 움직여줘야 됩니다. 문재인 대표 쪽이 민주당 내에서 75% 내외를 친문계로 분류하는 걸 봤을 때 외부에서 ‘역선택’으로 들어오는 표는 생각만큼 많지는 않을 것이라고 봅니다. 물론 일부는 있겠죠.

[윤준호] 그런데 권리당원 20만명밖에 안 되잖아요.

[황태순] 사람들을 결국 모집해 와야 되거든요. 사실 누가 그렇게나 열심히 컴퓨터에 들어가고 전화를 하고 그러겠습니까? 많지 않을 것입니다. 결국 조직이 움직여서 사람들을 데려와야 된다고 봅니다.

[윤준호] 지금 국민의당도 오늘 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에 입당하지 않습니까? 그리고 정운찬 총리가 곧 영입되면 안철수 전 대표하고 경선을 치러야 할 텐데요. 당연히 그쪽도 완전국민경선제를 요구받을 수밖에 없겠죠?

[황태순] 요구하겠죠. 손학규 전 대표 같은 경우 원래 한나라당에서 탈당할 때 당시 이명박, 박근혜라는 두 강력한 주자한테 요구했던 게 선거인단 규모를 100만명으로 하자는 것이었습니다. 즉 오픈프라이머리를 그 당시에 주장해서 안 받아들여준다는 것을 명분으로 탈당을 했거든요. 이번에 들어갔을 때 국민의당 같은 경우 안철수 전 대표를 중심으로 하고 있습니다. 안철수 전 대표가 힘이 가장 강하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지금 손학규 전 대표라든가 앞으로 정운찬 총리 들어오시게 되면 ‘당신이 당내에서는 강할지 몰라도 전국적 지지율은 내가 높을 수 있어. 그러니까 오픈프라이머리로 합시다.’라고 주장할 가능성이 큽니다.

[정연정] 사실 국민의당이 만약에 이른바 오픈프라이머리를 받아들인다면 현재의 특정 후보, 특히 안철수 후보가 유일한 후보인 것처럼 지형이 만들어져 가는 것은 종국적으로 국민의당 입장에서는 본선에서 별로 안 좋다고 봅니다. 이 오픈프라이머리를 하면서 생길 수 있는 장점은 무엇이겠습니까? 컨벤션 효과라는 거겠죠. 그래서 지금 ‘문재인이냐, 안희정이냐’ 이런 식의 초점들이 쏠리면서 후보들 자체 인기도가 올라가는 거거든요. 그런데 국민의당은 굉장히 미온적입니다. 마치 안철수 후보 중심으로 모든 것이 다 흘러가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런 상태를 계속 지속하게 되면 과연 안철수 후보의 지지율이 본선에서 올라갈 것인가, 전혀 그렇지 않거든요. 저는 만약에 본선의 흥행성만을 생각한다고 해서 국민완전경선제는 국민의당 입장에서 당연히 도입해야 됩니다. 손학규 후보가 요구해서가 아니라 당 지도부에서 고민을 많이 해야 되는 부분입니다.

[윤준호] 박지원 대표가 이런 얘기를 했습니다. ‘안희정 지사, 황교안 총리, 이재명 시장은 본선에 못 나갈 것이다.’ 어떤 의미로 한 말 같습니까? 정치 구단이 한 말이라 뭔가 의미가 있을 것 같은데요.

[황태순] 정치 구단이라도 저희 같은 정치 9급도 훈수 두면 다 보입니다. 민주당에는 문재인, 안희정, 이재명 등이 있습니다마는 결국 조직력이 강한 문재인 후보가 올라갈 테니 안희정 지사나 이재명 시장 같은 경우 본선에 못 올라올 것이라는 겁니다. 보수 진영에서 보면 황교안 권한대행이 제일 지지율은 높지만 권한대행 입장에서 실제로 그런 모험을 할 수 있겠는가. 평생 관료로 살아온 사람이 그러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정치 구단께서 말씀하신 겁니다. 그러나 저 같은 정치 9급도 그 정도는 보입니다.

[윤준호] 그 이야기를 한 의미는 어떤 걸까요?

[황태순] 지금 박지원 대표 머릿속은 간단한 겁니다. ‘빅텐트’입니다. 지금 당초 생각했던 ‘빅텐트’의 주연 배우는 반기문이었습니다. 반기문과 안철수를 통해서 뭔가 만들어 보려고 했는데 반기문 총장이 빠졌죠. 그렇게 빠지게 되었을 경우 본인이 들어가서 중심이 되어 이렇게 저렇게 해서 동서화합과 중도와 보수와 결합하려는 것이었습니다. 안철수 대표가 늘 하는 얘기가 있죠. ‘결국 경선은 나와 문재인 양자 구도로 갈 것이다’, 그런 말을 뒷받침해 주는 게 박지원 대표의 얘기입니다.

[정연정] 사실 희망사항일 수도 있고 결과적으로 정치라는 건 우리 정치 구단 박지원 대표께서 잘 아시겠지만 항상 상황이 급변화하는 경우가 있지 않습니까? 상황 변수라는 걸 중요하게 봐야 되겠죠. 황교안 대행이 출마하느냐 마느냐의 여부는 탄핵 결과에 달려 있다고 봅니다. 그 결과에 따라서 보수가 어떤 방식으로 결집하고 어떤 방식으로 대안을 내세울지 우리가 아직도 예측이 불가능하다고 봅니다. 우리가 탄핵 결과를 예측하기가 어려운 것처럼 말이죠. 그런 상황에서 보면 정치적 상황이라고 하는 것의 변동을 고려해 놓고 봐야 됩니다. 저는 박지원 대표의 이런 발언은 그냥 희망사항 정도로 봐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윤준호] 박지원 대표 이야기는 어떻게 보면 ‘안희정 벽만 치워지면 안철수가 뜰 수 있을 것이다’, 이런 뜻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래서 1:1 대결 구도를 이야기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방금 보수 쪽 이야기를 하셨는데 자유한국당으로 당명 개칭 이후 반성투어에 나서고 있는데 최근 당 지지율이 상승 추세입니다. 그런데 바른정당은 오히려 하향 추세네요. 어떻게 보십니까?

[황태순] 바른정당 같은 경우는 원래 일종에 플랫폼 정당 아니었습니까? 나올 때 벌써 반기문 총장을 옹립한다는 의미로서 나왔는데 반기문 총장이 2월 1일날 그만두고 나서 노도 닻도 사라진 형태가 됐습니다.

[윤준호] 지금 완전히 끼인 정당이 돼버렸습니다. 보수 쪽에서는 배신자라는 소리를 듣고 진보 쪽에서는 색깔만 달리 했지 새누리당의 아류가 아니냐 하는 식으로 끼어버렸습니다.

[황태순] 그렇죠. ‘호박에 줄긋는다고 수박 되냐’라고 얘기하기도 하죠. 바른정당이 지금 유승민, 남경필 두 분이 뛰고는 있습니다마는 지지율이 미미합니다. 그러다 보니까 바른정당의 정체성도 애매모호한 상태입니다. 심지어 여론조사에서도 정의당보다도 떨어지는 결과가 나오고 있습니다. 보수는 어쨌든 자유한국당 중심으로 결집하다 보니까 상대적으로 점점 초라해지는 모습을 갖게 되는 것이 현재 바른정당의 모습입니다.

[정연정] 이러니까 세력 내 개혁이 어려워지는 거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바른정당이 탄생한 배경이 뭡니까? 결국 박근혜 정권의 실정 문제, 국정 농단에 대해서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는 자기네 세력이거든요. 그런 세력들이 당내에서 뭔가 목소리를 내다가 이게 받아들여지지 않았잖아요. 중간에 우리가 여러 가지를 벌써 잊고 있는데 지금 얼마나 친박들이 강경하게 대응을 했습니까? 그러니까 이분들이 사실 당내에서는 목소리를 낼 수 없는 상황이었고 나와서도 살림이 제대로 안 되는 상황이죠. 그건 견고한 지지층이 없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보수층이 태극기 집회를 통해서 다시 재결집을 하면서 공간이 없어지는 현실인 거죠.

[윤준호] 두 분 말씀,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정연정] 네, 감사합니다.

[황태순] 감사합니다.

[윤준호] 지금까지 배재대 정연정 교수 그리고 황태순 정치 평론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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