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 당국, 北배후설 ‘확증’없어 신중한 태도

입력 2017.02.17 (11:15) 수정 2017.02.17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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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 피살 사건의 배후로 북한이 유력하게 거론되는 상황에서도 사건을 수사 중인 말레이시아 정부 당국은 신중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범행에 가담한 용의자 가운데 일부가 잡혔지만, 핵심 관여자가 아님을 시사하는 정황들이 나오면서 수사에 큰 진척이 없기 때문으로 보인다.

17일(현지시간) 말레이 매체 등 외신을 종합하면 말레이시아 경찰은 용의 선상에 올려놓은 암살 가담자 6명 가운데 여성 용의자 2명을 체포했다.

첫 번째 체포 여성은 범행 장소인 공항을 다시 찾았다가 붙잡히는 어설픈 행동도 했다. 여성 용의자들의 행동과 진술을 볼 때 이들은 고도로 훈련된 북한 공작원이 아닐 가능성이 짙다.

지금까지 드러난 두 여성의 국적도 북한과의 연관성을 찾을 수 없다. 첫 번째 체포 여성은 베트남 여권을 소지했고 두 번째 체포 여성은 인도네시아인이다.

따라서 북한 배후설 여부를 밝히려면 말레이 경찰이 용의 선상에 올려놓고 쫓는 남성 4명을 잡는 게 관건이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말레이시아 보안 당국 소식통을 인용해 여성 용의자 2명과 도주 중인 4명의 남성은 청부암살자들로서 범행을 공모하기 이전에는 서로 알지 못했던 사이라고 보도했다. 4명의 남성 용의자 가운데 북한 정찰총국 소속의 40대 남성이 포함됐다는 보도도 나오는 상황이다.

보도가 사실이라면 40대 남성이 사건의 전모를 밝히기 위해 말레이 경찰이 반드시 잡아야 할 '중추인물'인 셈이다. 부검에서 정확한 사인이 나오지 않고 추가 용의자 검거에 실패하면 사건이 미궁으로 빠질 가능성도 없진 않다.

말레이 경찰이 수사를 통해 북한 배후설 여부를 분명하게 밝혀내지 못하면서 말레이 정부도 북한이 사건을 주도했다는 일각의 관측에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말레이시아 베르나마 통신에 따르면 아흐마드 자히드 말레이시아 부총리는 전날 "김정남의 사망 뒤에 북한이 있다는 건 현재 그저 추측"이라면서 북한의 암살 주도설에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말레이시아가 원칙을 강조하며 신중한 태도로 일관하는 데는 상대적으로 우호적인 북한과의 관계를 고려했다는 분석도 있다. 북한과 말레이시아는 1973년 외교 관계를 맺은 이후 40년 이상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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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말레이 당국, 北배후설 ‘확증’없어 신중한 태도
    • 입력 2017-02-17 11:15:44
    • 수정2017-02-17 11:29:28
    국제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 피살 사건의 배후로 북한이 유력하게 거론되는 상황에서도 사건을 수사 중인 말레이시아 정부 당국은 신중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범행에 가담한 용의자 가운데 일부가 잡혔지만, 핵심 관여자가 아님을 시사하는 정황들이 나오면서 수사에 큰 진척이 없기 때문으로 보인다.

17일(현지시간) 말레이 매체 등 외신을 종합하면 말레이시아 경찰은 용의 선상에 올려놓은 암살 가담자 6명 가운데 여성 용의자 2명을 체포했다.

첫 번째 체포 여성은 범행 장소인 공항을 다시 찾았다가 붙잡히는 어설픈 행동도 했다. 여성 용의자들의 행동과 진술을 볼 때 이들은 고도로 훈련된 북한 공작원이 아닐 가능성이 짙다.

지금까지 드러난 두 여성의 국적도 북한과의 연관성을 찾을 수 없다. 첫 번째 체포 여성은 베트남 여권을 소지했고 두 번째 체포 여성은 인도네시아인이다.

따라서 북한 배후설 여부를 밝히려면 말레이 경찰이 용의 선상에 올려놓고 쫓는 남성 4명을 잡는 게 관건이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말레이시아 보안 당국 소식통을 인용해 여성 용의자 2명과 도주 중인 4명의 남성은 청부암살자들로서 범행을 공모하기 이전에는 서로 알지 못했던 사이라고 보도했다. 4명의 남성 용의자 가운데 북한 정찰총국 소속의 40대 남성이 포함됐다는 보도도 나오는 상황이다.

보도가 사실이라면 40대 남성이 사건의 전모를 밝히기 위해 말레이 경찰이 반드시 잡아야 할 '중추인물'인 셈이다. 부검에서 정확한 사인이 나오지 않고 추가 용의자 검거에 실패하면 사건이 미궁으로 빠질 가능성도 없진 않다.

말레이 경찰이 수사를 통해 북한 배후설 여부를 분명하게 밝혀내지 못하면서 말레이 정부도 북한이 사건을 주도했다는 일각의 관측에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말레이시아 베르나마 통신에 따르면 아흐마드 자히드 말레이시아 부총리는 전날 "김정남의 사망 뒤에 북한이 있다는 건 현재 그저 추측"이라면서 북한의 암살 주도설에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말레이시아가 원칙을 강조하며 신중한 태도로 일관하는 데는 상대적으로 우호적인 북한과의 관계를 고려했다는 분석도 있다. 북한과 말레이시아는 1973년 외교 관계를 맺은 이후 40년 이상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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