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 총수 구속, 주가에 별 영향 없었다

입력 2017.02.17 (16:19) 수정 2017.02.17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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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의 실질적인 오너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돼 이 부회장이 구속 수감된 오늘(17일) 삼성전자의 주가는 1,893,000원으로, 1,901,000원이었던 전일 대비 0.42% 소폭 하락했다.

경제단체와 일부 언론들을 중심으로 경영 책임자의 공백으로 인한 삼성그룹의 불확실성 증대와 국제신인도 하락을 걱정하고 더 나아가 한국경제 전체에까지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을 걱정하는 것에 비해서는 주가 하락의 폭은 크지 않았던 셈이다.

특검이 이 부회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재청구한 것은 사흘 전인 지난 14일. 삼성전자의 주가는 전날에 비해 1.00% 하락했지만, 그 뒤 이틀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다. 삼성그룹 창립 이래 오너 일가 가운데 최초로 법정 구속이라는 커다란 사건이 발생했지만 특검의 구속영장 청구 전날과 비교했을 때 이 부회장의 구속 당일까지 2백만 원에 육박하는 삼성전자의 주가는 5천 원 하락해 불과 0.26%의 하락 폭만 기록했다.


재벌 총수 구속 시 그룹 계열사 주가 46% 상승, 54% 하락

실제로 과거 재벌 총수가 구속됐을 경우 해당 그룹의 주가에는 어떠한 영향을 미쳤을까?

이창민 한양대 경영대 교수와 최한수 조세재정연구원 박사가 2016년 12월 두바이에서 열린 '세계 재정·금융 심포지엄'에서 발표한 ‘절대권력이 기업가치에 미치는 영향 측정’ 논문을 통해 재벌 총수의 구속과 해당 그룹 주가와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대상 재벌은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한 상호출자제한집단에 포함되는 대기업집단 18개였고, 이 가운데 분석 대상은 총수 일가가 검찰 기소 단계나 확정 판결 전 구속된 5개 사례였다.


이를 위해 2000년부터 2014년까지 업무상 횡령과 배임죄 등으로 기소돼 재판을 받은 재벌 총수들의 사례를 조사했다.

분석 기간은 재벌 총수의 구속이 있기 전 7거래일부터 이후 7거래일까지 총 15일간으로, 대상 기업은 5차례 사건이 있었던 당시 주가가 확인 가능한 50개 그룹 계열사였다.


분석 결과 50개 계열사 가운데 주가(초과수익률)가 오른 기업은 조사 대상의 46%인 23개였고, 주가가 내린 기업은 54%인 27개로 별 차이가 없었다.

이창민 한양대 교수는 "분석 대상으로서 주가의 장점은 투자자들의 미래에 대한 기대가 반영된다는 것이다"라며 15일간의 주가 변동 분석은 장기적으로도 의미있는 자료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연구 결과 지배 주주에 대한 검찰의 기소와 법원 판결은 일반적으로 그룹 차원의 주가에 의미있는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이어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으로 삼성그룹 경영이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서는 "총수 한명의 일정 기간 부재로 기업이 휘청거릴 정도면 그 기업은 근본부터 시스템을 다시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국내 대기업들은 이미 상당한 발전된 경영시스템을 갖추고 있고 컨틴전시 플랜(비상대응 계획)을 가지고 있다."며 이 부회장의 구속이 삼성그룹의 주가나 경영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외신 "이재용 부회장 감옥 가도 삼성전자 정상 운영"

이런 분석과 전망은 해외 전문가들의 생각과도 크게 다르지 않다.

미국의 경제 전문지 배런스(Barron's ) 아시아판은 번스타인 리서치의 분석가 마크 뉴먼의 말을 빌려 "삼성은 일상적인 경영을 맡을 전적으로 유능한 경험 많은 경영진을 충분하게 보유하고 있다"면서 "과거 재벌 오너들이 수감됐을 당시 변호인 접견권 등을 이용하면서 그룹은 정상적으로 운영됐다"고 평가했다.

또한 블룸버그는 "이재용 회장은 일상적인 경영을 맡지 않고 있고 오히려 공동 CEO나 다른 최고 경영자들에 의존하고 있다."며 삼성전자에서 이 부회장의 역할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 회장이 감옥에 간다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분야를 책임지고 있는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이 대신하게 될 것"이고 "이 두 분야에서의 성공은 삼성전자가 지난해 4분기에 지난 3년 가운데 가장 좋은 수익을 내는 데 기여했다"라며 이 부회장이 없더라도 삼성전자의 경영은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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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벌 총수 구속, 주가에 별 영향 없었다
    • 입력 2017-02-17 16:19:39
    • 수정2017-02-17 16:23:01
    취재K
삼성그룹의 실질적인 오너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돼 이 부회장이 구속 수감된 오늘(17일) 삼성전자의 주가는 1,893,000원으로, 1,901,000원이었던 전일 대비 0.42% 소폭 하락했다.

경제단체와 일부 언론들을 중심으로 경영 책임자의 공백으로 인한 삼성그룹의 불확실성 증대와 국제신인도 하락을 걱정하고 더 나아가 한국경제 전체에까지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을 걱정하는 것에 비해서는 주가 하락의 폭은 크지 않았던 셈이다.

특검이 이 부회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재청구한 것은 사흘 전인 지난 14일. 삼성전자의 주가는 전날에 비해 1.00% 하락했지만, 그 뒤 이틀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다. 삼성그룹 창립 이래 오너 일가 가운데 최초로 법정 구속이라는 커다란 사건이 발생했지만 특검의 구속영장 청구 전날과 비교했을 때 이 부회장의 구속 당일까지 2백만 원에 육박하는 삼성전자의 주가는 5천 원 하락해 불과 0.26%의 하락 폭만 기록했다.


재벌 총수 구속 시 그룹 계열사 주가 46% 상승, 54% 하락

실제로 과거 재벌 총수가 구속됐을 경우 해당 그룹의 주가에는 어떠한 영향을 미쳤을까?

이창민 한양대 경영대 교수와 최한수 조세재정연구원 박사가 2016년 12월 두바이에서 열린 '세계 재정·금융 심포지엄'에서 발표한 ‘절대권력이 기업가치에 미치는 영향 측정’ 논문을 통해 재벌 총수의 구속과 해당 그룹 주가와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대상 재벌은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한 상호출자제한집단에 포함되는 대기업집단 18개였고, 이 가운데 분석 대상은 총수 일가가 검찰 기소 단계나 확정 판결 전 구속된 5개 사례였다.


이를 위해 2000년부터 2014년까지 업무상 횡령과 배임죄 등으로 기소돼 재판을 받은 재벌 총수들의 사례를 조사했다.

분석 기간은 재벌 총수의 구속이 있기 전 7거래일부터 이후 7거래일까지 총 15일간으로, 대상 기업은 5차례 사건이 있었던 당시 주가가 확인 가능한 50개 그룹 계열사였다.


분석 결과 50개 계열사 가운데 주가(초과수익률)가 오른 기업은 조사 대상의 46%인 23개였고, 주가가 내린 기업은 54%인 27개로 별 차이가 없었다.

이창민 한양대 교수는 "분석 대상으로서 주가의 장점은 투자자들의 미래에 대한 기대가 반영된다는 것이다"라며 15일간의 주가 변동 분석은 장기적으로도 의미있는 자료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연구 결과 지배 주주에 대한 검찰의 기소와 법원 판결은 일반적으로 그룹 차원의 주가에 의미있는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이어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으로 삼성그룹 경영이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서는 "총수 한명의 일정 기간 부재로 기업이 휘청거릴 정도면 그 기업은 근본부터 시스템을 다시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국내 대기업들은 이미 상당한 발전된 경영시스템을 갖추고 있고 컨틴전시 플랜(비상대응 계획)을 가지고 있다."며 이 부회장의 구속이 삼성그룹의 주가나 경영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외신 "이재용 부회장 감옥 가도 삼성전자 정상 운영"

이런 분석과 전망은 해외 전문가들의 생각과도 크게 다르지 않다.

미국의 경제 전문지 배런스(Barron's ) 아시아판은 번스타인 리서치의 분석가 마크 뉴먼의 말을 빌려 "삼성은 일상적인 경영을 맡을 전적으로 유능한 경험 많은 경영진을 충분하게 보유하고 있다"면서 "과거 재벌 오너들이 수감됐을 당시 변호인 접견권 등을 이용하면서 그룹은 정상적으로 운영됐다"고 평가했다.

또한 블룸버그는 "이재용 회장은 일상적인 경영을 맡지 않고 있고 오히려 공동 CEO나 다른 최고 경영자들에 의존하고 있다."며 삼성전자에서 이 부회장의 역할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 회장이 감옥에 간다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분야를 책임지고 있는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이 대신하게 될 것"이고 "이 두 분야에서의 성공은 삼성전자가 지난해 4분기에 지난 3년 가운데 가장 좋은 수익을 내는 데 기여했다"라며 이 부회장이 없더라도 삼성전자의 경영은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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