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한반도] ICBM 예고탄?…北 북극성 2형 시험 발사

입력 2017.02.18 (07:49) 수정 2017.02.18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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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김정은 정권이 그 실체를 분명하게 드러낸 한 주였습니다.

미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신형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쏘아올렸고, 다음 날엔 김정은의 이복형 김정남이 해외에서 피살됐습니다.

북한 발 충격과 공포에 한주 내내 세계의 시선이 집중됐는데요.

먼저 김정일 75회 생일을 앞두고 시험 발사한 북한의 신형 탄도미사일의 의미를 <이슈 앤 한반도>에서 분석했습니다.

맹유나 리포터입니다.

<리포트>

발사대에서 튀어나온 미사일이 공중으로 치솟습니다.

미사일에는 ‘북극성 2’라는 글씨가 선명합니다.

<녹취> 조선중앙TV(지난 13일) : “‘북극성-2’형이 눈부신 섬광을 내뿜으며 만리대공을 향해 날아올랐습니다.”

미사일은 550킬로미터 높이까지 올라갔다, 동쪽으로 500킬로미터를 날아간 뒤 동해에 떨어졌습니다.

미사일을 89도 각도로 가파르게 쏘는 이른바 고각 발사.

비행거리를 줄여 일본 영해 침범과 요격 시도를 막기 위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녹취> 이철우(국회 정보위원장/지난 14일) : “고각으로 안 쏘고 바로 쏘면 얼마를 가겠느냐 아직까지 분석이 안됐는데 한 2,000km 이상 간다.”

북한은 지난해 시험 발사한 잠수함 탄도미사일 ‘북극성 1호’의 성과를 바탕으로 북극성 2형을 개발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우리 군 당국과 정부도 북한이 새로운 중거리 탄도 미사일을 발사한 사실을 확인하며 강력히 규탄했습니다.

<녹취> 황교안(대통령 권한대행) : “끊임없는 발사실험을 통해 미사일 능력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하고자 하는 북한의 시도를 강력히 규탄하며, 깊은 우려를 표명합니다.”

북한의 이번 북극성 2형 시험 발사는 지난해 10월 중거리 미사일 무수단을 시험 발사한 지 넉 달 만인데요.

북한 미사일 기술이 급진전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특히 이동성을 높이고 탐지 가능성은 낮춰서 더 위협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북한이 신형 핵전략 무기라고 주장하는 북극성 2형의 특징을 하나하나 짚어보겠습니다.

사거리 만 천 킬로미터,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대륙간탄도미사일 러시아의 '토폴-M'입니다.

발사 당시의 장면을 보면, 미사일에서 파편이 떨어져 나가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북극성 2형도 이와 비슷합니다.

튜브형 발사관에 미사일이 매끄럽게 발사되도록 송탄통이라 부르는 고리를 끼우는데, 발사 직후 미사일과 함께 빠져나온 뒤, 조각 나, 흩어지는 겁니다.

북한이 향후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 발사를 염두에 두고, 이 같은 러시아 기술을 대폭 차용했을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북한은 옛 소련에서 몰래 들여온 중거리 미사일 R-27을 모태로 육상용인 무수단, 잠수함용 북극성을 형제 미사일처럼 개발해왔습니다.

<인터뷰> 양욱(한국국방안보포럼 수석연구위원) : “R-27은 90% 이상의 발사 성공률을 보이고 있었고 그래서 구소련에서 주력으로 사용되던 미사일이었습니다. 무수단의 경우는 이러한 R-27을 지상에서 발사할 수 있도록 개조했고 특히 가장 큰 차이는 R-27보다 2m 정도 길이가 더 길어졌습니다. 이것은 1단에 해당하는 부분이 그만큼 연료를 더 채워 넣어서 사거리를 좀 더 길게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번 발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바로 수직 발사관입니다.

발사대에서 곧바로 점화되는 기존 미사일과는 달리, 발사관으로 미사일을 공중에 띄운 뒤 점화시키는, 이른바 콜드론치 방식.

공중에서 점화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화염 탐지가 어렵습니다.

<인터뷰> 양욱(한국국방안보포럼 수석연구위원) : “SLBM의 경우에도 이런 콜드론칭을 통해서 안에 발사관에서 물 위로 빠져나오고 그 다음에 물 위에서부터 점화를 해서 이 미사일이 발사 되는 방식인데, 이 방식을 그대로 지상으로 가져와서 마찬가지로 이 발사대에서 콜드론칭, 그러니까 냉각발사를 통해서 위로 끌어올린 다음에, 한 10m 이상 정도의 상공에서부터 점화를 해서 미사일이 발사되게 되는 이런 형태를 그대로 가져왔습니다.”

미사일 발사대를 싣는 이동 차량도 뚜렷한 변화를 보였습니다.

기존 이동식 발사대가 바퀴형이라면 북극성 2형의 발사대는 탱크와 같은, 궤도형입니다.

도로 밖험준한 지형으로도 이동 가능해 사전 탐지가 더 어려워졌습니다.

또 하나 주목할 점은 북극성 2형의 짙은 연기와 화염 모양, 고체연료의 특징입니다.

액체 연료 엔진을 사용하는 무수단에 비해 북극성 2형은 화염 연기가 훨씬 많습니다.

그런데 고체연료는 액체연료에 비해 발사 준비 시간이 훨씬 짧아 사전 탐지가 어렵습니다.

<인터뷰> 양욱(한국국방안보포럼 수석연구위원) : “액체 연료 미사일의 경우에 연료와 산화제를 주입하는 과정에서 굉장히 번거로운 절차가 있고 특히 이 과정에서 시간이 짧게는 30분, 길게는 1시간까지 걸리기 때문에 고체로 변환이 될 경우에는 이제는 이러한 공격 탐지와 공격을 하기 위한 리드 타임 그러니까 이런 사전 시간이 거의 없게 되는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그만큼 대응이 어려워진다고 할 수 있습니다.”

결국 북극성 2형은 발사 전후 이를 포착해 타격하기가 어려워진 겁니다.

이와 관련해 핵미사일 발사 징후를 포착해 선제 타격한다는 우리 정부의 이른바 킬체인 구상에 대한 문제 제기도 있었지만,

<인터뷰> 신종우(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 : “킬체인을 생각하면 북한의 이동식 미사일 발사대가 탐지됐을 때 몇 분 안에 타격한다는 그런 개념을 세우고 있잖아요. 이제 그런 (탐지할) 요소들이 없는 거예요.”

정부는 킬체인 계획에 이미 포함된 변수들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녹취> 한민구(국방부 장관/지난 14일) : “연료의 주입 문제라던지 감안하고 했기 때문에 액체에서 고체 연료로 변화했다 그래서 킬체인이 무력화 된다, 이렇게 말할 수 없습니다.”

국제사회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김정은 정권은 이번 북극성 2형 시험 발사를 통해 핵을 장착한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다시 한 번 노골적으로 드러냈습니다.

이번 시험 발사는 그 시점도 상당한 의미가 있는데요.

북한 내부적으로는 김정일의 75번째 생일을 앞두고 체제 결속에 박차를 가하던 시기이고, 대외적으로는 미국과 일본의 정상이 만나 북핵 문제를 논의하던 극히 민감한 상황이었습니다.

트럼프 미 대통령 취임 이후 벌어진 북한의 첫 군사 도발 직후 일본 아베 총리를 참모들이 둘러싸고 긴급 보고를 합니다.

옆에서 함께 식사를 하던 트럼프 대통령도 누군가와 전화를 합니다.

이어 미일 정상은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북한의 미사일 도발을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며 강경 대응을 예고했습니다.

<녹취> 아베(日 총리/지난 12일) :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결코 용인할 수 없습니다. 북한은 유엔 안보리 결의를 완전히 준수해야 합니다.”

<녹취> 도널드 트럼프(美 대통령/지난 12일) : “미국은 동맹국인 일본의 입장을 100% 지지합니다.”

미일 정상회담 하루 전 이뤄진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통화도 이번 사태와 관련해 주목됩니다.

대통령 후보 시절 중국이 가장 중시하는 이른바 ‘하나의 중국’원칙을 재검토하겠다며 판을 흔들었던 트럼프.

하지만 이번에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존중해 달라는 시 주석의 요청을 수용했고, 이는 북핵 등 현안 해결을 위해 미국 새 행정부가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모색한 것으로 해석됐습니다.

<녹취> 숀 스파이서(美 백악관 대변인/지난 9일) :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 생산적이고 건설적인 관계를 맺고 이를 발전시켜 나가기를 분명히 원하고 있습니다.”

실제 중국은 북극성 2형 도발 직후 북한의 탄도미사일 시험에 반대한다면서, 이례적으로 미국과의 협력을 강조했습니다.

<녹취> 겅솽(중국 외교부 대변인/지난 14일) : “중국도 미국 등 다른 국가와 협력해 평화적이고 안정적으로 한반도 핵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인터뷰> 이수석(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 : “막 출범한 트럼프 정부와 어떤 협력 관계를 유지해야 되는데 이 북한 문제가 어떻게 본다면 트럼프 정부와 협력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그런 좋은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에 미국이나 중국도 서둘러서 대북, 북한에 대해서 강한 경고성 성명에 이어서 여러 가지 대북 제재 방안들을 도출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도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규탄하는 만장일치 성명을 채택한 가운데,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대한 우리 군의 군사 조치도 뒤따랐습니다.

연평도와 백령도 등 서북 5도에 신속기동부대원 5백 명이 긴급 배치됐습니다.

앞서 이달 초 한미 특수부대가 군산기지를 거점으로 적 지휘부 타격과 핵심시설 파괴 훈련을 한 사실도 확인됐습니다.

이런 가운데 세계 최강 F-22 전투기와 미 해병대 1개 대대가 일본에 추가 배치되는 등 한반도 주변으로 미군의 정예 병력이 집결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잇단 도발로 한반도 주변 긴장이 크게 고조된 상황, 김정은이 박수를 받으며 나타납니다.

자신의 아버지 김정일의 75번째 생일을 하루 앞두고 축하하는 자리입니다.

김정은의 이복형 김정남의 피살 소식이 전해진 직후였습니다.

어둡고 굳은 표정의 김정은, 눈은 초점을 잃은 듯 보입니다.

2013년 고모부 장성택을 처형한 직후 공식행사에서 보인 표정과 비슷합니다.

이 자리에서도 북극성 2형의 발사를 축하하는 발언은 빠지지 않았습니다.

<녹취> 김영남(北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지난 15일) : “북극성 2형의 시험발사 완전 성공의 장엄한 불뢰성은 광명성절(김정일 생일)을 더욱 빛나게 장식하고 있습니다.”

김정일의 75회 생일을 계기로 각종 기념 행사와 우상화 선전을 하며 체제 결속을 다져온 북한.

북극성 2형 도발 시점 역시 이 같은 맥락에서 이해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

<인터뷰> 이수석(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 : “이번에도 김정일 생일 며칠 전에 중거리 미사일을 발사함으로써 군부에게 어떤 김정은 정권은 무력 개발 계속하겠다는 그런 확신을 심어줌으로써 군부의 충성을 유도하고 미국의 대북정책이 강경 정책으로 흐르는 그런 와중에 북한 주민들에게 김정은 지도자의 군사적 리더십을 과시함으로써 체제 결속을 도모하려는 그런 의도가 있다고 생각 됩니다.”

동시에 미국 본토를 직접 겨냥하는 대륙간 탄도미사일 ICBM이 아닌 중거리 미사일로 일단 제한적인 도발을 하며 트럼프 행정부의 반응을 떠봤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인터뷰> 이수석(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 : “북한이 중거리 탄도 미사일을 발사함으로써 미국이 체면이 좀 구겨졌다 볼 수 있기 때문에 트럼프 정부로서는 대북 강경 정책을 추진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지금보다 더 한층 더 강한 대북 제재를 시행하기 위해서 한국, 일본을 포함한 국제사회의 긴밀한 협력을 가질 것으로 생각됩니다.”

대륙간 탄도미사일, ICBM 발사를 공언하며 도발 수위를 높여가고 있는 북한 김정은 정권.

새로 쏘아올린 북극성 2형을 통해 탐지가 어려운 ICBM 개발에 한걸음 더 다가갔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미국의 트럼프 행정부가 강력 대응을 예고한 가운데 또 한 번의 고비가 될 다음 달 한미 연합훈련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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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2-18 08:02:37
    • 수정2017-02-18 08:3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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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정권이 그 실체를 분명하게 드러낸 한 주였습니다.

미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신형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쏘아올렸고, 다음 날엔 김정은의 이복형 김정남이 해외에서 피살됐습니다.

북한 발 충격과 공포에 한주 내내 세계의 시선이 집중됐는데요.

먼저 김정일 75회 생일을 앞두고 시험 발사한 북한의 신형 탄도미사일의 의미를 <이슈 앤 한반도>에서 분석했습니다.

맹유나 리포터입니다.

<리포트>

발사대에서 튀어나온 미사일이 공중으로 치솟습니다.

미사일에는 ‘북극성 2’라는 글씨가 선명합니다.

<녹취> 조선중앙TV(지난 13일) : “‘북극성-2’형이 눈부신 섬광을 내뿜으며 만리대공을 향해 날아올랐습니다.”

미사일은 550킬로미터 높이까지 올라갔다, 동쪽으로 500킬로미터를 날아간 뒤 동해에 떨어졌습니다.

미사일을 89도 각도로 가파르게 쏘는 이른바 고각 발사.

비행거리를 줄여 일본 영해 침범과 요격 시도를 막기 위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녹취> 이철우(국회 정보위원장/지난 14일) : “고각으로 안 쏘고 바로 쏘면 얼마를 가겠느냐 아직까지 분석이 안됐는데 한 2,000km 이상 간다.”

북한은 지난해 시험 발사한 잠수함 탄도미사일 ‘북극성 1호’의 성과를 바탕으로 북극성 2형을 개발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우리 군 당국과 정부도 북한이 새로운 중거리 탄도 미사일을 발사한 사실을 확인하며 강력히 규탄했습니다.

<녹취> 황교안(대통령 권한대행) : “끊임없는 발사실험을 통해 미사일 능력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하고자 하는 북한의 시도를 강력히 규탄하며, 깊은 우려를 표명합니다.”

북한의 이번 북극성 2형 시험 발사는 지난해 10월 중거리 미사일 무수단을 시험 발사한 지 넉 달 만인데요.

북한 미사일 기술이 급진전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특히 이동성을 높이고 탐지 가능성은 낮춰서 더 위협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북한이 신형 핵전략 무기라고 주장하는 북극성 2형의 특징을 하나하나 짚어보겠습니다.

사거리 만 천 킬로미터,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대륙간탄도미사일 러시아의 '토폴-M'입니다.

발사 당시의 장면을 보면, 미사일에서 파편이 떨어져 나가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북극성 2형도 이와 비슷합니다.

튜브형 발사관에 미사일이 매끄럽게 발사되도록 송탄통이라 부르는 고리를 끼우는데, 발사 직후 미사일과 함께 빠져나온 뒤, 조각 나, 흩어지는 겁니다.

북한이 향후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 발사를 염두에 두고, 이 같은 러시아 기술을 대폭 차용했을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북한은 옛 소련에서 몰래 들여온 중거리 미사일 R-27을 모태로 육상용인 무수단, 잠수함용 북극성을 형제 미사일처럼 개발해왔습니다.

<인터뷰> 양욱(한국국방안보포럼 수석연구위원) : “R-27은 90% 이상의 발사 성공률을 보이고 있었고 그래서 구소련에서 주력으로 사용되던 미사일이었습니다. 무수단의 경우는 이러한 R-27을 지상에서 발사할 수 있도록 개조했고 특히 가장 큰 차이는 R-27보다 2m 정도 길이가 더 길어졌습니다. 이것은 1단에 해당하는 부분이 그만큼 연료를 더 채워 넣어서 사거리를 좀 더 길게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번 발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바로 수직 발사관입니다.

발사대에서 곧바로 점화되는 기존 미사일과는 달리, 발사관으로 미사일을 공중에 띄운 뒤 점화시키는, 이른바 콜드론치 방식.

공중에서 점화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화염 탐지가 어렵습니다.

<인터뷰> 양욱(한국국방안보포럼 수석연구위원) : “SLBM의 경우에도 이런 콜드론칭을 통해서 안에 발사관에서 물 위로 빠져나오고 그 다음에 물 위에서부터 점화를 해서 이 미사일이 발사 되는 방식인데, 이 방식을 그대로 지상으로 가져와서 마찬가지로 이 발사대에서 콜드론칭, 그러니까 냉각발사를 통해서 위로 끌어올린 다음에, 한 10m 이상 정도의 상공에서부터 점화를 해서 미사일이 발사되게 되는 이런 형태를 그대로 가져왔습니다.”

미사일 발사대를 싣는 이동 차량도 뚜렷한 변화를 보였습니다.

기존 이동식 발사대가 바퀴형이라면 북극성 2형의 발사대는 탱크와 같은, 궤도형입니다.

도로 밖험준한 지형으로도 이동 가능해 사전 탐지가 더 어려워졌습니다.

또 하나 주목할 점은 북극성 2형의 짙은 연기와 화염 모양, 고체연료의 특징입니다.

액체 연료 엔진을 사용하는 무수단에 비해 북극성 2형은 화염 연기가 훨씬 많습니다.

그런데 고체연료는 액체연료에 비해 발사 준비 시간이 훨씬 짧아 사전 탐지가 어렵습니다.

<인터뷰> 양욱(한국국방안보포럼 수석연구위원) : “액체 연료 미사일의 경우에 연료와 산화제를 주입하는 과정에서 굉장히 번거로운 절차가 있고 특히 이 과정에서 시간이 짧게는 30분, 길게는 1시간까지 걸리기 때문에 고체로 변환이 될 경우에는 이제는 이러한 공격 탐지와 공격을 하기 위한 리드 타임 그러니까 이런 사전 시간이 거의 없게 되는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그만큼 대응이 어려워진다고 할 수 있습니다.”

결국 북극성 2형은 발사 전후 이를 포착해 타격하기가 어려워진 겁니다.

이와 관련해 핵미사일 발사 징후를 포착해 선제 타격한다는 우리 정부의 이른바 킬체인 구상에 대한 문제 제기도 있었지만,

<인터뷰> 신종우(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 : “킬체인을 생각하면 북한의 이동식 미사일 발사대가 탐지됐을 때 몇 분 안에 타격한다는 그런 개념을 세우고 있잖아요. 이제 그런 (탐지할) 요소들이 없는 거예요.”

정부는 킬체인 계획에 이미 포함된 변수들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녹취> 한민구(국방부 장관/지난 14일) : “연료의 주입 문제라던지 감안하고 했기 때문에 액체에서 고체 연료로 변화했다 그래서 킬체인이 무력화 된다, 이렇게 말할 수 없습니다.”

국제사회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김정은 정권은 이번 북극성 2형 시험 발사를 통해 핵을 장착한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다시 한 번 노골적으로 드러냈습니다.

이번 시험 발사는 그 시점도 상당한 의미가 있는데요.

북한 내부적으로는 김정일의 75번째 생일을 앞두고 체제 결속에 박차를 가하던 시기이고, 대외적으로는 미국과 일본의 정상이 만나 북핵 문제를 논의하던 극히 민감한 상황이었습니다.

트럼프 미 대통령 취임 이후 벌어진 북한의 첫 군사 도발 직후 일본 아베 총리를 참모들이 둘러싸고 긴급 보고를 합니다.

옆에서 함께 식사를 하던 트럼프 대통령도 누군가와 전화를 합니다.

이어 미일 정상은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북한의 미사일 도발을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며 강경 대응을 예고했습니다.

<녹취> 아베(日 총리/지난 12일) :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결코 용인할 수 없습니다. 북한은 유엔 안보리 결의를 완전히 준수해야 합니다.”

<녹취> 도널드 트럼프(美 대통령/지난 12일) : “미국은 동맹국인 일본의 입장을 100% 지지합니다.”

미일 정상회담 하루 전 이뤄진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통화도 이번 사태와 관련해 주목됩니다.

대통령 후보 시절 중국이 가장 중시하는 이른바 ‘하나의 중국’원칙을 재검토하겠다며 판을 흔들었던 트럼프.

하지만 이번에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존중해 달라는 시 주석의 요청을 수용했고, 이는 북핵 등 현안 해결을 위해 미국 새 행정부가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모색한 것으로 해석됐습니다.

<녹취> 숀 스파이서(美 백악관 대변인/지난 9일) :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 생산적이고 건설적인 관계를 맺고 이를 발전시켜 나가기를 분명히 원하고 있습니다.”

실제 중국은 북극성 2형 도발 직후 북한의 탄도미사일 시험에 반대한다면서, 이례적으로 미국과의 협력을 강조했습니다.

<녹취> 겅솽(중국 외교부 대변인/지난 14일) : “중국도 미국 등 다른 국가와 협력해 평화적이고 안정적으로 한반도 핵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인터뷰> 이수석(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 : “막 출범한 트럼프 정부와 어떤 협력 관계를 유지해야 되는데 이 북한 문제가 어떻게 본다면 트럼프 정부와 협력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그런 좋은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에 미국이나 중국도 서둘러서 대북, 북한에 대해서 강한 경고성 성명에 이어서 여러 가지 대북 제재 방안들을 도출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도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규탄하는 만장일치 성명을 채택한 가운데,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대한 우리 군의 군사 조치도 뒤따랐습니다.

연평도와 백령도 등 서북 5도에 신속기동부대원 5백 명이 긴급 배치됐습니다.

앞서 이달 초 한미 특수부대가 군산기지를 거점으로 적 지휘부 타격과 핵심시설 파괴 훈련을 한 사실도 확인됐습니다.

이런 가운데 세계 최강 F-22 전투기와 미 해병대 1개 대대가 일본에 추가 배치되는 등 한반도 주변으로 미군의 정예 병력이 집결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잇단 도발로 한반도 주변 긴장이 크게 고조된 상황, 김정은이 박수를 받으며 나타납니다.

자신의 아버지 김정일의 75번째 생일을 하루 앞두고 축하하는 자리입니다.

김정은의 이복형 김정남의 피살 소식이 전해진 직후였습니다.

어둡고 굳은 표정의 김정은, 눈은 초점을 잃은 듯 보입니다.

2013년 고모부 장성택을 처형한 직후 공식행사에서 보인 표정과 비슷합니다.

이 자리에서도 북극성 2형의 발사를 축하하는 발언은 빠지지 않았습니다.

<녹취> 김영남(北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지난 15일) : “북극성 2형의 시험발사 완전 성공의 장엄한 불뢰성은 광명성절(김정일 생일)을 더욱 빛나게 장식하고 있습니다.”

김정일의 75회 생일을 계기로 각종 기념 행사와 우상화 선전을 하며 체제 결속을 다져온 북한.

북극성 2형 도발 시점 역시 이 같은 맥락에서 이해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

<인터뷰> 이수석(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 : “이번에도 김정일 생일 며칠 전에 중거리 미사일을 발사함으로써 군부에게 어떤 김정은 정권은 무력 개발 계속하겠다는 그런 확신을 심어줌으로써 군부의 충성을 유도하고 미국의 대북정책이 강경 정책으로 흐르는 그런 와중에 북한 주민들에게 김정은 지도자의 군사적 리더십을 과시함으로써 체제 결속을 도모하려는 그런 의도가 있다고 생각 됩니다.”

동시에 미국 본토를 직접 겨냥하는 대륙간 탄도미사일 ICBM이 아닌 중거리 미사일로 일단 제한적인 도발을 하며 트럼프 행정부의 반응을 떠봤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인터뷰> 이수석(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 : “북한이 중거리 탄도 미사일을 발사함으로써 미국이 체면이 좀 구겨졌다 볼 수 있기 때문에 트럼프 정부로서는 대북 강경 정책을 추진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지금보다 더 한층 더 강한 대북 제재를 시행하기 위해서 한국, 일본을 포함한 국제사회의 긴밀한 협력을 가질 것으로 생각됩니다.”

대륙간 탄도미사일, ICBM 발사를 공언하며 도발 수위를 높여가고 있는 북한 김정은 정권.

새로 쏘아올린 북극성 2형을 통해 탐지가 어려운 ICBM 개발에 한걸음 더 다가갔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미국의 트럼프 행정부가 강력 대응을 예고한 가운데 또 한 번의 고비가 될 다음 달 한미 연합훈련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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