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정지라더니…” 회사가 무면허 사고 은폐

입력 2017.02.20 (19:14) 수정 2017.02.20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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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구리시 자원회수시설에서 일하던 근로자가 중장비에 치이는 사고를 당했는데요,

회사 측이 사고를 은폐하려 했던 정황이 포착돼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양성모 기자의 단독보도입니다.

<리포트>

경기도 구리의 쓰레기 소각장.

이곳에서 일하던 52살 지 모 씨가 지난해 12월 30일 의식을 잃고 병원으로 옮겨집니다.

병원으로 달려온 가족들은 회사 관계자로부터 지 씨가 쓰러진 채 발견됐다는 설명을 들었습니다.

<녹취> 지○○ 씨 아내 : "이유 없이 쓰러졌었고 20분 만에 발견했다, 원인은 우리도 모른다, 그렇게 얘기했어요."

그런데 사고 나흘 뒤 의식을 되찾은 지 씨.

부인에게 자신이 사고를 당했다고 말합니다.

<녹취> 지○○ 씨 아내 : "제가 '높은 곳에서 떨어졌지?' 그러니까 아니라고 고개를 저었어요. '그러면 포크레인에 부딪쳤지?' 그랬더니 그렇다고 고개를 끄덕였어요."

그제서야 경찰과 함께 CCTV를 분석한 결과, 지 씨가 중장비에 치인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회사 측은 지 씨가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당시에는 사고 사실을 몰랐다고 주장합니다.

<녹취> 쓰레기 소각장 관계자A : "최초 발견한 사람이 쓰러져 있는 상태를 발견한 겁니다. (이유를) 모르는 상태에서 쓰러져 있으니까..."

하지만 KBS 취재 결과 당시 119 신고는 교통사고로 접수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녹취> 사고 당시 119 신고 내용 : "사고가 났습니다. 자동차에 여기 차에 사람이 치였거든요 (차에 사람이 친 거예요?) 네, 네, 빨리 와주세요."

취재 과정에서 또 다른 회사 관계자는 처음부터 사고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회사 측이 조직적으로 사고를 은폐하려 했다는 겁니다.

<녹취> 쓰레기 소각장 관계자B : "(운전자가) 팀장한테 가서 이실직고 했어 사고 났다고. 사고 나던 날. 그런데 쉬쉬한거지. 팀장은 알았다고..."

사고를 낸 운전자는 무면허에 안전교육도 받지 않은 것으로 경찰조사 결과 드러났습니다.

중환자실에 있는 지 씨는 사고로 몸 오른쪽이 마비된 상태.

<녹취> 지○○ 씨 아내 : "의사가 그러는데 이미 골든타임을 놓쳤다, 바로 거기서 얘기를 해줬으면 경추 수술에 들어갔을 것이고 그러면 이런 장애가 안 왔고..."

경찰은 작업장 안전규정이 제대로 지켜졌는지 조사하는 한편 사고 은폐 사실이 확인될 경우 범인도피 혐의를 적용할 방침입니다.

KBS 뉴스 양성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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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정지라더니…” 회사가 무면허 사고 은폐
    • 입력 2017-02-20 19:16:24
    • 수정2017-02-20 19:26:08
    뉴스 7
<앵커 멘트>

구리시 자원회수시설에서 일하던 근로자가 중장비에 치이는 사고를 당했는데요,

회사 측이 사고를 은폐하려 했던 정황이 포착돼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양성모 기자의 단독보도입니다.

<리포트>

경기도 구리의 쓰레기 소각장.

이곳에서 일하던 52살 지 모 씨가 지난해 12월 30일 의식을 잃고 병원으로 옮겨집니다.

병원으로 달려온 가족들은 회사 관계자로부터 지 씨가 쓰러진 채 발견됐다는 설명을 들었습니다.

<녹취> 지○○ 씨 아내 : "이유 없이 쓰러졌었고 20분 만에 발견했다, 원인은 우리도 모른다, 그렇게 얘기했어요."

그런데 사고 나흘 뒤 의식을 되찾은 지 씨.

부인에게 자신이 사고를 당했다고 말합니다.

<녹취> 지○○ 씨 아내 : "제가 '높은 곳에서 떨어졌지?' 그러니까 아니라고 고개를 저었어요. '그러면 포크레인에 부딪쳤지?' 그랬더니 그렇다고 고개를 끄덕였어요."

그제서야 경찰과 함께 CCTV를 분석한 결과, 지 씨가 중장비에 치인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회사 측은 지 씨가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당시에는 사고 사실을 몰랐다고 주장합니다.

<녹취> 쓰레기 소각장 관계자A : "최초 발견한 사람이 쓰러져 있는 상태를 발견한 겁니다. (이유를) 모르는 상태에서 쓰러져 있으니까..."

하지만 KBS 취재 결과 당시 119 신고는 교통사고로 접수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녹취> 사고 당시 119 신고 내용 : "사고가 났습니다. 자동차에 여기 차에 사람이 치였거든요 (차에 사람이 친 거예요?) 네, 네, 빨리 와주세요."

취재 과정에서 또 다른 회사 관계자는 처음부터 사고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회사 측이 조직적으로 사고를 은폐하려 했다는 겁니다.

<녹취> 쓰레기 소각장 관계자B : "(운전자가) 팀장한테 가서 이실직고 했어 사고 났다고. 사고 나던 날. 그런데 쉬쉬한거지. 팀장은 알았다고..."

사고를 낸 운전자는 무면허에 안전교육도 받지 않은 것으로 경찰조사 결과 드러났습니다.

중환자실에 있는 지 씨는 사고로 몸 오른쪽이 마비된 상태.

<녹취> 지○○ 씨 아내 : "의사가 그러는데 이미 골든타임을 놓쳤다, 바로 거기서 얘기를 해줬으면 경추 수술에 들어갔을 것이고 그러면 이런 장애가 안 왔고..."

경찰은 작업장 안전규정이 제대로 지켜졌는지 조사하는 한편 사고 은폐 사실이 확인될 경우 범인도피 혐의를 적용할 방침입니다.

KBS 뉴스 양성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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