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크리트 정글’ 뉴욕을 다시 간다면?

입력 2017.02.21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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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층 빌딩 사이로 초록빛 자연의 향기를 품은 도시가 있다. '콘크리트 정글' 뉴욕이다. 맨해튼을 비롯한 5개 자치구로 이뤄진 뉴욕은 네덜란드 식민지, 영국 점령지를 거치며 세계적인 대도시로 발전했다. 전 세계 관광객들의 영원한 로망, 뉴욕에 숨은 이야기들을 '걸어서 세계속으로'가 찾아 떠났다.

'아메리칸 드림' = 자유의 여신상

뉴저지에서 뉴욕 맨해튼을 오가는 페리호를 타고 15분쯤 지나면 '아메리칸 드림'을 상징하는 자유의 여신상이 보인다. 프랑스가 1886년 미국 독립 100주년을 기념해 선물한 자유의 여신상은 이민자들에게 안도감을 안겨주는 대상이다.


자유의 여신상은 무게가 255톤에 달한다. 때문에 프랑스에서 만든 뒤 여러 조각으로 분해, 미국으로 보내서 4개월 동안 다시 조립했다. 구리로 만든 여신상은 원래 황금빛이었으나 100년 이상 비바람에 노출돼 지금은 녹색으로 보인다.


여신상 내부 골조는 에펠탑을 만든 에펠이 만들었다. 오른손으로 잡은 횃불은 자유를, 왼손에 든 독립선언문은 독립을 상징한다. 여신상 받침대 내부에는 박물관이 있다. 이 가운데 전에 쓰던 횃불이 눈길을 끈다. 횃불은 여신상 정식 명칭인 '세계를 밝히는 자유'를 상징한다.


이 얼굴은 여신상과 똑같이 만든 것이다. 모델에 대해서는 여러 설이 있는데, 조각가가 어머니 얼굴을 참고했다는 의견이 유력하다.

미국이 재난을 치유하는 법

미국은 물론 전세계에 큰 충격을 안겨준 2001년 9.11 테러. 이 테러로 희생자만 3천여 명에 달했고, 복구 작업에도 9개월이 넘게 소요됐다. 이후 세계무역센터 자리엔 104층 541미터에 달하는 미국 내 최고층 건물이 다시 세워졌다.


대재앙 현장에는 희생자 유가족의 눈물을 상징하는 인공폭포가 조성됐다. 폭포 주변에는 희생자 이름을 새겨 두고, 희생자 생일엔 이름 위에 꽃을 꽂아 둔다.


미국이 재난을 복구하고 상처를 치유하는 방식은 911 메모리얼 뮤지엄에서도 드러난다. 테러 현장에 세워진 추모 박물관은 시간이 지나도 희생자를 잊지 않겠다는 다짐으로 13년에 걸쳐 만들어졌다.


박물관 중앙홀에는 몇 가지 의미 있는 기념물이 있다. 제일 먼저 눈에 띄는 것은 깨지지 않은 유리창이다. 테러로 건물 정면과 함께 창문들이 다 떨어졌지만 이 유리창만 깨지지 않았다고 한다.


마지막 기둥이라 불리는 철기둥은 테러 현장을 복구할 때 정신적 지주 역할을 했다. 이 기둥은 9.11 테러 발생 후 진행된 현장 복구 작업에서 가장 마지막에 철거된 건물 잔해다. 미국인들에게 마지막까지 우뚝 선 기둥은 테러의 충격을 딛고 마침내 다시 일어나는 미국을 상징했다.


기둥에는 실종자를 찾는 전단지와 가족의 편지, 그리고 현장 복구 인력들이 희생자를 애도하며 남긴 글이 있다. 9.11 테러의 충격은 아직도 미국인들에게 남아있지만, 재난을 복구하는 과정을 통해 그들은 하나가 됐다.

이 외에도 뉴욕 곳곳에는 둘러볼 만한 곳이 많다. '콘크리트 도시' 뉴욕에서 숨을 틔워줄 오아시스 다섯 군데를 추려봤다.

① '파괴되는 뉴욕시'의 예언

1892년 건설이 시작돼 2050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는 세인트 존 더 디바인 성당. 이 성당 정문에는 여러 개의 조각이 새겨져 있는데, 그중 1997년에 만든 '파괴되는 뉴욕시'가 흥미롭다. 4년 뒤 발생한 9.11 테러를 예언이라도 하듯 조각상에는 무너진 빌딩과 뉴욕의 고층 빌딩들이 조각돼 있다.


우연의 일치일까. 이 성당 역시 2001년 12월 화재로 큰 피해를 입었다. 4년 동안 만든 무게 3톤의 청동문 골든도어 앞뒤에는 구약, 신약과 종말에 관한 성서의 장면이 담겨 있다.

성당은 동시에 8000여 명이 미사를 드릴 수 있을 정도로 규모가 크다. 높이 180m, 폭 45m로 완공되면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성당이 될 것이다.


이 성당은 독특한 전시회와 행사로도 유명하다. 매년 동물 축복 기도회가 열리고 자전거 사고로 죽은 이들을 위한 예배도 있다.

성당 인근에 있는 컬럼비아 대학교도 가볼 만하다. 하버드, 예일, 프린스턴 등과 함께 아이비리그에 속한다.


컬럼비아 대학교를 상징하는 조각상, 지혜의 여신 미네르바에는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다. 조각상 어딘가에 숨어 있는 부엉이를 먼저 찾는 신입생이 수석 졸업한다는 내용이다.

② 화려한 밤의 상징 '타임스 스퀘어'


미국 공연 문화의 중심지, 브로드웨이에 있는 타임스 스퀘어는 밤에 가봐야 하는 명소다. 전광판에는 세계 굴지 기업 광고가 화려하게 밤을 밝힌다. 이곳을 찾은 사람은 누구나 광고판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공유해 타임스 스퀘어의 광고 효과는 세계 어느 곳보다 뛰어나다고 한다.


이곳에서는 다양한 분장을 한 영화 속 주인공들은 만날 수 있다. 특히 뉴욕의 마스코트 자유의 여신상 분장을 한 사람들이 가장 많다. 이들과 사진을 찍으려면 팁은 필수다.

③ 항공모함을 박물관으로?

고층 빌딩이 미국의 번영을 보여준다면 항공모함은 군사력을 상징한다고 할 수 있다. 허드슨 강이 있는 맨해튼 서쪽 부두에는 커다란 배가 정박해 있다. 퇴역한 항공모함인 인트리피드호로 만든 박물관이다.


항공모함을 박물관으로 만들어 일반인에게 공개하는 곳은 이곳뿐이라고 한다. 이곳에서 가장 인기 있는 장소는 함장이 근무하던 곳이다.

이 항공모함에는 수십대의 전투기가 탑재돼 있었다. 항공모함의 좁은 격납고에는 2차 세계대전 당시 활약한 다양한 기종의 전투기들이 날개를 접고 전시돼 있다. 인트리피트 항공모함은 한해 100만 명 이상이 찾는 관광 명소가 됐다.

④ '콘크리트 정글' 내 푸른 휴식처

'콘크리트 정글' 뉴욕에서 한숨 돌릴 수 있는 곳은 센트럴 파크다. 공원이 조성되기 전에는 채석장과 돼지우리, 판잣집이 있었다. 그곳에 땅을 파고 나무를 심어 호수와 언덕을 만들었다.


금싸라기 같은 맨해튼 지역 한 가운데에 있는 센트럴 파크는 남북 4km, 동서 800m 크기로 우리나라 여의도 면적과 비슷하다.


공원에는 비틀즈의 멤버 존 레넌의 추모공원이 있다. 그의 유골이 재가 돼 이곳에 뿌려졌기 때문이다. 존 레넌은 아일랜드를 탄압하는 영국을 비판했다. 미국의 베트남전 참전에도 반대해 닉슨 대통령은 그를 추방하려고 했었다.

⑤ 황소상이 상징하는 것은?

맨해튼 입구에는 돌진하는 황소상(Charging Bull)이 있다. 1987년 주가 폭락에 충격을 겪은 투자자들을 위로하기 위해 뉴욕 증권거래소 앞에 설치했다. 황소는 주가가 상승하는 강세장을 상징한다.


이곳을 찾은 사람들은 뿔이 있는 앞보다 오히려 엉덩이가 있는 뒤쪽에서 더 많은 사진을 찍는다. 황소의 심볼을 만지면 행운이 온다는 이야기가 전해 내려오기 때문이다.


뉴욕을 상징하는 자유의 여신상과 미국 번영을 상징하는 맨해튼의 마천루, 브로드웨이의 중심지이자 세계의 교차로, 타임스 스퀘어까지. '뉴욕-콘크리트 정글' 편은 KBS1TV '걸어서 세계속으로'(2월 18일 방송)에서 다시볼 수 있다.

[프로덕션2] 박성희 kbs.ps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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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콘크리트 정글’ 뉴욕을 다시 간다면?
    • 입력 2017-02-21 10:5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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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층 빌딩 사이로 초록빛 자연의 향기를 품은 도시가 있다. '콘크리트 정글' 뉴욕이다. 맨해튼을 비롯한 5개 자치구로 이뤄진 뉴욕은 네덜란드 식민지, 영국 점령지를 거치며 세계적인 대도시로 발전했다. 전 세계 관광객들의 영원한 로망, 뉴욕에 숨은 이야기들을 '걸어서 세계속으로'가 찾아 떠났다.

'아메리칸 드림' = 자유의 여신상

뉴저지에서 뉴욕 맨해튼을 오가는 페리호를 타고 15분쯤 지나면 '아메리칸 드림'을 상징하는 자유의 여신상이 보인다. 프랑스가 1886년 미국 독립 100주년을 기념해 선물한 자유의 여신상은 이민자들에게 안도감을 안겨주는 대상이다.


자유의 여신상은 무게가 255톤에 달한다. 때문에 프랑스에서 만든 뒤 여러 조각으로 분해, 미국으로 보내서 4개월 동안 다시 조립했다. 구리로 만든 여신상은 원래 황금빛이었으나 100년 이상 비바람에 노출돼 지금은 녹색으로 보인다.


여신상 내부 골조는 에펠탑을 만든 에펠이 만들었다. 오른손으로 잡은 횃불은 자유를, 왼손에 든 독립선언문은 독립을 상징한다. 여신상 받침대 내부에는 박물관이 있다. 이 가운데 전에 쓰던 횃불이 눈길을 끈다. 횃불은 여신상 정식 명칭인 '세계를 밝히는 자유'를 상징한다.


이 얼굴은 여신상과 똑같이 만든 것이다. 모델에 대해서는 여러 설이 있는데, 조각가가 어머니 얼굴을 참고했다는 의견이 유력하다.

미국이 재난을 치유하는 법

미국은 물론 전세계에 큰 충격을 안겨준 2001년 9.11 테러. 이 테러로 희생자만 3천여 명에 달했고, 복구 작업에도 9개월이 넘게 소요됐다. 이후 세계무역센터 자리엔 104층 541미터에 달하는 미국 내 최고층 건물이 다시 세워졌다.


대재앙 현장에는 희생자 유가족의 눈물을 상징하는 인공폭포가 조성됐다. 폭포 주변에는 희생자 이름을 새겨 두고, 희생자 생일엔 이름 위에 꽃을 꽂아 둔다.


미국이 재난을 복구하고 상처를 치유하는 방식은 911 메모리얼 뮤지엄에서도 드러난다. 테러 현장에 세워진 추모 박물관은 시간이 지나도 희생자를 잊지 않겠다는 다짐으로 13년에 걸쳐 만들어졌다.


박물관 중앙홀에는 몇 가지 의미 있는 기념물이 있다. 제일 먼저 눈에 띄는 것은 깨지지 않은 유리창이다. 테러로 건물 정면과 함께 창문들이 다 떨어졌지만 이 유리창만 깨지지 않았다고 한다.


마지막 기둥이라 불리는 철기둥은 테러 현장을 복구할 때 정신적 지주 역할을 했다. 이 기둥은 9.11 테러 발생 후 진행된 현장 복구 작업에서 가장 마지막에 철거된 건물 잔해다. 미국인들에게 마지막까지 우뚝 선 기둥은 테러의 충격을 딛고 마침내 다시 일어나는 미국을 상징했다.


기둥에는 실종자를 찾는 전단지와 가족의 편지, 그리고 현장 복구 인력들이 희생자를 애도하며 남긴 글이 있다. 9.11 테러의 충격은 아직도 미국인들에게 남아있지만, 재난을 복구하는 과정을 통해 그들은 하나가 됐다.

이 외에도 뉴욕 곳곳에는 둘러볼 만한 곳이 많다. '콘크리트 도시' 뉴욕에서 숨을 틔워줄 오아시스 다섯 군데를 추려봤다.

① '파괴되는 뉴욕시'의 예언

1892년 건설이 시작돼 2050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는 세인트 존 더 디바인 성당. 이 성당 정문에는 여러 개의 조각이 새겨져 있는데, 그중 1997년에 만든 '파괴되는 뉴욕시'가 흥미롭다. 4년 뒤 발생한 9.11 테러를 예언이라도 하듯 조각상에는 무너진 빌딩과 뉴욕의 고층 빌딩들이 조각돼 있다.


우연의 일치일까. 이 성당 역시 2001년 12월 화재로 큰 피해를 입었다. 4년 동안 만든 무게 3톤의 청동문 골든도어 앞뒤에는 구약, 신약과 종말에 관한 성서의 장면이 담겨 있다.

성당은 동시에 8000여 명이 미사를 드릴 수 있을 정도로 규모가 크다. 높이 180m, 폭 45m로 완공되면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성당이 될 것이다.


이 성당은 독특한 전시회와 행사로도 유명하다. 매년 동물 축복 기도회가 열리고 자전거 사고로 죽은 이들을 위한 예배도 있다.

성당 인근에 있는 컬럼비아 대학교도 가볼 만하다. 하버드, 예일, 프린스턴 등과 함께 아이비리그에 속한다.


컬럼비아 대학교를 상징하는 조각상, 지혜의 여신 미네르바에는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다. 조각상 어딘가에 숨어 있는 부엉이를 먼저 찾는 신입생이 수석 졸업한다는 내용이다.

② 화려한 밤의 상징 '타임스 스퀘어'


미국 공연 문화의 중심지, 브로드웨이에 있는 타임스 스퀘어는 밤에 가봐야 하는 명소다. 전광판에는 세계 굴지 기업 광고가 화려하게 밤을 밝힌다. 이곳을 찾은 사람은 누구나 광고판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공유해 타임스 스퀘어의 광고 효과는 세계 어느 곳보다 뛰어나다고 한다.


이곳에서는 다양한 분장을 한 영화 속 주인공들은 만날 수 있다. 특히 뉴욕의 마스코트 자유의 여신상 분장을 한 사람들이 가장 많다. 이들과 사진을 찍으려면 팁은 필수다.

③ 항공모함을 박물관으로?

고층 빌딩이 미국의 번영을 보여준다면 항공모함은 군사력을 상징한다고 할 수 있다. 허드슨 강이 있는 맨해튼 서쪽 부두에는 커다란 배가 정박해 있다. 퇴역한 항공모함인 인트리피드호로 만든 박물관이다.


항공모함을 박물관으로 만들어 일반인에게 공개하는 곳은 이곳뿐이라고 한다. 이곳에서 가장 인기 있는 장소는 함장이 근무하던 곳이다.

이 항공모함에는 수십대의 전투기가 탑재돼 있었다. 항공모함의 좁은 격납고에는 2차 세계대전 당시 활약한 다양한 기종의 전투기들이 날개를 접고 전시돼 있다. 인트리피트 항공모함은 한해 100만 명 이상이 찾는 관광 명소가 됐다.

④ '콘크리트 정글' 내 푸른 휴식처

'콘크리트 정글' 뉴욕에서 한숨 돌릴 수 있는 곳은 센트럴 파크다. 공원이 조성되기 전에는 채석장과 돼지우리, 판잣집이 있었다. 그곳에 땅을 파고 나무를 심어 호수와 언덕을 만들었다.


금싸라기 같은 맨해튼 지역 한 가운데에 있는 센트럴 파크는 남북 4km, 동서 800m 크기로 우리나라 여의도 면적과 비슷하다.


공원에는 비틀즈의 멤버 존 레넌의 추모공원이 있다. 그의 유골이 재가 돼 이곳에 뿌려졌기 때문이다. 존 레넌은 아일랜드를 탄압하는 영국을 비판했다. 미국의 베트남전 참전에도 반대해 닉슨 대통령은 그를 추방하려고 했었다.

⑤ 황소상이 상징하는 것은?

맨해튼 입구에는 돌진하는 황소상(Charging Bull)이 있다. 1987년 주가 폭락에 충격을 겪은 투자자들을 위로하기 위해 뉴욕 증권거래소 앞에 설치했다. 황소는 주가가 상승하는 강세장을 상징한다.


이곳을 찾은 사람들은 뿔이 있는 앞보다 오히려 엉덩이가 있는 뒤쪽에서 더 많은 사진을 찍는다. 황소의 심볼을 만지면 행운이 온다는 이야기가 전해 내려오기 때문이다.


뉴욕을 상징하는 자유의 여신상과 미국 번영을 상징하는 맨해튼의 마천루, 브로드웨이의 중심지이자 세계의 교차로, 타임스 스퀘어까지. '뉴욕-콘크리트 정글' 편은 KBS1TV '걸어서 세계속으로'(2월 18일 방송)에서 다시볼 수 있다.

[프로덕션2] 박성희 kbs.ps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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