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그만두고 ‘고물상’하며 행복 찾은 사연

입력 2017.02.21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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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시대에 내가 좋아하는 일만 하면서 먹고 사는 게 가능할까? 이 질문에 기꺼이 '네'라고 답하는 사람이 있다.

이 사람은 스스로 '고물 덕후'임을 자부하며 남다른 취미 덕분에 일과 행복,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고 말한다. 그의 지고지순한 '고물 사랑 이야기'를 KBS '사람과 사람들'이 취재했다.



20년간 모은 보물이 고물?

서울 황학동 벼룩시장. 국내 최대 중고시장이지만 최근 사람들의 발길이 줄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가고 있다. 그런데 이 시장을 제 집 드나들 듯 돌아다니는 한 남자가 있다.


바로 38살 정영민 씨. 영민 씨는 이 시장을 18살 때부터 20년 가까이 돌아다니며 고물을 사 모았다. 그러다보니 벼룩시장 상인 중 그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다.


남들이라면 버렸을 고장난 TV나 라디오도 그에게는 모두 보물이다. 2만여 점에 이르는 고물을 보물이라고 당당히 주장하는 영민 씨. 그가 20년이나 보물을 모은 이유는 무엇일까.

대기업 그만두고 다시 고물시장으로

영민 씨가 처음부터 고물을 보물이라 여기고 수집했던 것은 아니다. 시작은 취미에 불과했다. 서울 도봉동 뚝방촌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탓에 가난했던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물건에 애착이 갔을 뿐이다.


남들과는 조금 다른 취미였지만, 취미에 세월을 더하니 골동품 업계에서 흔히 이야기하는 '보는 눈'이 생기기 시작했다. 고물을 사랑한 소년에게 새로운 세상이 펼쳐진 건 그때부터였다.


그 사이 영민 씨도 남들처럼 대기업에 입사했지만 자신에게 맞는 옷은 아니라고 느꼈다. 그래서 입사 1년 만에 회사를 그만두고 다시 황학동 벼룩시장으로 발길을 돌렸다. 그 때부터 바닥에서 다시 시작하더라도 내 길을 가고 싶었다는 용감한 남자의 인생 역전이 시작됐다.

좋아하는 일 하며 찾은 행복


영민 씨의 아내 김희현(40)씨는 남편을 보면 볼 수록 신기하다. 이런 사람은 이전에도 만난 적이 없고, 앞으로도 만나기 힘들 것 같다. 오래된 영화 포스터 한 장을 30만 원이나 주고 구입해도 좋아서 어쩔 줄 모르는 것을 보면, 내 남편이지만 참 별나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희현 씨에게 최우선은 '안정'이었다. 이를 기준으로 직업을 선택했고, 그것이 당연하다고 여겨왔다. 그런데 남편과 함께 살다 보니 내가 좋아하는 일만 해도 얼마든지 먹고 살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요즘은 행복까지 거머쥘 수 있겠다는 생각이 조금씩 들기 시작한다.

행복 따라 늘어난 직업


자칭 '고물 덕후' 영민 씨는 직업이 여러 개다. 골동품 경매사, 전시 기획자, 고물상 주인 등 하는 일이 많아 하루가 30시간이었으면 좋겠다고 말할 정도다.

그렇다고 영민 씨가 여러 직업을 가지려 했던 건 아니다. "내가 가진 고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뭘 해야 행복할까?"를 고민하다 보니 저절로 직업이 하나씩 늘었을 뿐이다.


아침에 일어나면 '오늘은 무엇을 할까'하는 생각에 가슴이 설렌다는 영민 씨. 먹고 살기 위해 일하면 쉽게 지지치만,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 에너지가 저절로 샘솟는다는 이 남자의 '덕업일치 인생론'은 2월 22일(수) 저녁 7시 35분 KBS 1TV '사람과 사람들-고물을 사랑한 소년, 어른이 되다'에서 확인할 수 있다.

[프로덕션2] 박성희 kbs.ps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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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기업 그만두고 ‘고물상’하며 행복 찾은 사연
    • 입력 2017-02-21 16:46:02
    방송·연예
요즘 시대에 내가 좋아하는 일만 하면서 먹고 사는 게 가능할까? 이 질문에 기꺼이 '네'라고 답하는 사람이 있다.

이 사람은 스스로 '고물 덕후'임을 자부하며 남다른 취미 덕분에 일과 행복,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고 말한다. 그의 지고지순한 '고물 사랑 이야기'를 KBS '사람과 사람들'이 취재했다.



20년간 모은 보물이 고물?

서울 황학동 벼룩시장. 국내 최대 중고시장이지만 최근 사람들의 발길이 줄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가고 있다. 그런데 이 시장을 제 집 드나들 듯 돌아다니는 한 남자가 있다.


바로 38살 정영민 씨. 영민 씨는 이 시장을 18살 때부터 20년 가까이 돌아다니며 고물을 사 모았다. 그러다보니 벼룩시장 상인 중 그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다.


남들이라면 버렸을 고장난 TV나 라디오도 그에게는 모두 보물이다. 2만여 점에 이르는 고물을 보물이라고 당당히 주장하는 영민 씨. 그가 20년이나 보물을 모은 이유는 무엇일까.

대기업 그만두고 다시 고물시장으로

영민 씨가 처음부터 고물을 보물이라 여기고 수집했던 것은 아니다. 시작은 취미에 불과했다. 서울 도봉동 뚝방촌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탓에 가난했던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물건에 애착이 갔을 뿐이다.


남들과는 조금 다른 취미였지만, 취미에 세월을 더하니 골동품 업계에서 흔히 이야기하는 '보는 눈'이 생기기 시작했다. 고물을 사랑한 소년에게 새로운 세상이 펼쳐진 건 그때부터였다.


그 사이 영민 씨도 남들처럼 대기업에 입사했지만 자신에게 맞는 옷은 아니라고 느꼈다. 그래서 입사 1년 만에 회사를 그만두고 다시 황학동 벼룩시장으로 발길을 돌렸다. 그 때부터 바닥에서 다시 시작하더라도 내 길을 가고 싶었다는 용감한 남자의 인생 역전이 시작됐다.

좋아하는 일 하며 찾은 행복


영민 씨의 아내 김희현(40)씨는 남편을 보면 볼 수록 신기하다. 이런 사람은 이전에도 만난 적이 없고, 앞으로도 만나기 힘들 것 같다. 오래된 영화 포스터 한 장을 30만 원이나 주고 구입해도 좋아서 어쩔 줄 모르는 것을 보면, 내 남편이지만 참 별나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희현 씨에게 최우선은 '안정'이었다. 이를 기준으로 직업을 선택했고, 그것이 당연하다고 여겨왔다. 그런데 남편과 함께 살다 보니 내가 좋아하는 일만 해도 얼마든지 먹고 살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요즘은 행복까지 거머쥘 수 있겠다는 생각이 조금씩 들기 시작한다.

행복 따라 늘어난 직업


자칭 '고물 덕후' 영민 씨는 직업이 여러 개다. 골동품 경매사, 전시 기획자, 고물상 주인 등 하는 일이 많아 하루가 30시간이었으면 좋겠다고 말할 정도다.

그렇다고 영민 씨가 여러 직업을 가지려 했던 건 아니다. "내가 가진 고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뭘 해야 행복할까?"를 고민하다 보니 저절로 직업이 하나씩 늘었을 뿐이다.


아침에 일어나면 '오늘은 무엇을 할까'하는 생각에 가슴이 설렌다는 영민 씨. 먹고 살기 위해 일하면 쉽게 지지치만,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 에너지가 저절로 샘솟는다는 이 남자의 '덕업일치 인생론'은 2월 22일(수) 저녁 7시 35분 KBS 1TV '사람과 사람들-고물을 사랑한 소년, 어른이 되다'에서 확인할 수 있다.

[프로덕션2] 박성희 kbs.ps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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