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 시도로 잃은 삶 ‘안면이식’으로 되찾다

입력 2017.02.26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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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몰의 에스컬레이터를 오르고 있는 이 미국 남성 어떻게 보이시는지요. 겉보기에는 전혀 남의 이목을 집중시키지 않을 것 같은 평범한 얼굴의 소유자로 보입니다.

하지만 이 남성은 지난해 여름 미네소타 주 메이요 클리닉에서 안면 이식 수술을 받기 전까지는 남의 눈이 두려워 외출도 마음대로 못할 정도로 총상으로 얼굴의 대부분을 잃었던 사람입니다.


총상으로 코와 턱을 잃었을 뿐 아니라 눈 아래 부위는 거의 정상적인 곳을 찾아볼 수 없을 만큼 타고난 자신의 얼굴은 찾아볼 수 없는데요.

샌드니스라는 이 미국 남성은 21살이던 지난 2006년 극심한 우울증에 시달리다 턱에 총구를 겨누고 방아쇠를 당겼습니다. 방아쇠를 당기고서야 자신이 정말 끔찍한 실수를 저질렀다는 사실을 깨달은 그는 병원에서 긴급수술을 받고 기적적으로 살아남았지만 평생 한순간에 저지른 자신의 과오에 대한 죗값을 치르며 극심한 신체적 정신적 고통 속에 살아야 했습니다.

입은 음식물을 잘게 자르지 않고는 먹을 수 없을 만큼 너무 작았고 인공으로 붙인 코는 끄떡하면 떨어지기 일쑤였습니다. 또 밖에 나갈 때는 혹시 자신의 얼굴을 본 어린아이가 겁먹고 울지는 않을까 눈도 마주치지 못했고 또래의 젊은이들과 웃고 떠들고 어울리는 등의 사회생활은 아예 생각조차 할 수 없었습니다.

그러던 중 2012년 담당 의사는 그에게 안면이식을 제안했고 고민 끝에 그가 이식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자 5개월만인 지난해 6월 그에게 얼굴을 제공해 주겠다는 사람이 나타났습니다.


자신과 같이 사냥이 취미였던 로스라는 이름의 젊은이가 자신과 마찬가지로 총기 자살을 시도해 목숨을 잃으면서 아내는 평소 선행을 베풀며 살았던 남편의 뜻에 따라 심장과 폐, 간, 신장 등을 기증했고 병원 측의 제안에 얼굴까지도 제공하기로 결심했던 것입니다.


안면이식은 수많은 안면 근육과 신경 조직 등을 연결해야 하는 극도로 어려운 수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마침내 샌드니스는 지난해 6월 미국 미네소타주 메이요 클리닉에서 장장 56시간 동안 의료진이 교대로 수술을 계속 이어가며 사람과 사람의 얼굴을 바꾸는 수술을 성공리에 받을 수 있었습니다.


자살 시도로 얼굴 대부분을 잃은 지 10년 만에 자신이 지니고 태어난 얼굴이 아닌 생면부지였던 로스의 얼굴을 다시 얻게 된 샌드니스는 "코와 입이 있다는 것은 축복"이라며 스테이크와 피자 먹는 법은 다시 익히고 있다고 합니다.

새로운 삶을 얻게 된 샌드니스는 아직도 거울을 보면 다른 사람의 얼굴을 보는 것 같아 낯설 때가 많지만 자신에게 얼굴을 기증하고 떠난 "그"를 생각하며 새로 얻은 삶에 대한 기대와 희망에 찬 날들을 보내고 있다고 AP 통신은 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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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살 시도로 잃은 삶 ‘안면이식’으로 되찾다
    • 입력 2017-02-26 12:00:50
    국제
쇼핑몰의 에스컬레이터를 오르고 있는 이 미국 남성 어떻게 보이시는지요. 겉보기에는 전혀 남의 이목을 집중시키지 않을 것 같은 평범한 얼굴의 소유자로 보입니다.

하지만 이 남성은 지난해 여름 미네소타 주 메이요 클리닉에서 안면 이식 수술을 받기 전까지는 남의 눈이 두려워 외출도 마음대로 못할 정도로 총상으로 얼굴의 대부분을 잃었던 사람입니다.


총상으로 코와 턱을 잃었을 뿐 아니라 눈 아래 부위는 거의 정상적인 곳을 찾아볼 수 없을 만큼 타고난 자신의 얼굴은 찾아볼 수 없는데요.

샌드니스라는 이 미국 남성은 21살이던 지난 2006년 극심한 우울증에 시달리다 턱에 총구를 겨누고 방아쇠를 당겼습니다. 방아쇠를 당기고서야 자신이 정말 끔찍한 실수를 저질렀다는 사실을 깨달은 그는 병원에서 긴급수술을 받고 기적적으로 살아남았지만 평생 한순간에 저지른 자신의 과오에 대한 죗값을 치르며 극심한 신체적 정신적 고통 속에 살아야 했습니다.

입은 음식물을 잘게 자르지 않고는 먹을 수 없을 만큼 너무 작았고 인공으로 붙인 코는 끄떡하면 떨어지기 일쑤였습니다. 또 밖에 나갈 때는 혹시 자신의 얼굴을 본 어린아이가 겁먹고 울지는 않을까 눈도 마주치지 못했고 또래의 젊은이들과 웃고 떠들고 어울리는 등의 사회생활은 아예 생각조차 할 수 없었습니다.

그러던 중 2012년 담당 의사는 그에게 안면이식을 제안했고 고민 끝에 그가 이식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자 5개월만인 지난해 6월 그에게 얼굴을 제공해 주겠다는 사람이 나타났습니다.


자신과 같이 사냥이 취미였던 로스라는 이름의 젊은이가 자신과 마찬가지로 총기 자살을 시도해 목숨을 잃으면서 아내는 평소 선행을 베풀며 살았던 남편의 뜻에 따라 심장과 폐, 간, 신장 등을 기증했고 병원 측의 제안에 얼굴까지도 제공하기로 결심했던 것입니다.


안면이식은 수많은 안면 근육과 신경 조직 등을 연결해야 하는 극도로 어려운 수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마침내 샌드니스는 지난해 6월 미국 미네소타주 메이요 클리닉에서 장장 56시간 동안 의료진이 교대로 수술을 계속 이어가며 사람과 사람의 얼굴을 바꾸는 수술을 성공리에 받을 수 있었습니다.


자살 시도로 얼굴 대부분을 잃은 지 10년 만에 자신이 지니고 태어난 얼굴이 아닌 생면부지였던 로스의 얼굴을 다시 얻게 된 샌드니스는 "코와 입이 있다는 것은 축복"이라며 스테이크와 피자 먹는 법은 다시 익히고 있다고 합니다.

새로운 삶을 얻게 된 샌드니스는 아직도 거울을 보면 다른 사람의 얼굴을 보는 것 같아 낯설 때가 많지만 자신에게 얼굴을 기증하고 떠난 "그"를 생각하며 새로 얻은 삶에 대한 기대와 희망에 찬 날들을 보내고 있다고 AP 통신은 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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