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테르테 ‘마약 전쟁’ 지지시위…20만 참가 ‘관제데모’

입력 2017.02.26 (17:09) 수정 2017.02.26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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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에서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의 '마약과의 유혈전쟁'을 지지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

26일 일간 마닐라타임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전날 밤 수도 마닐라 리살공원에서 경찰 추산 20만 명, 주최 측 추산 40만 명이 참가한 가운데 두테르테 대통령 지지 집회가 열렸다.

집권 여당과 친두테르테 정치단체 등이 개최한 이번 행사에는 두테르테 정부가 공무원을 대거 동원한 것으로 알려져 '관제데모'라는 지적이 나온다.

현지 GMA 뉴스는 이스마엘 수에노 내무자치부 장관이 전국 지방정부에 이 집회의 참석을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공무원 동원령을 내린 것이다.

그러나 존 카스트리시오네스 내무자치부 차관은 지방 공무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했다며 "국민은 두테르테 대통령이 추진하는 불법 마약과 부패 척결운동을 지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틴 안다나르 대통령궁 공보실장은 이 집회에 대해 "진정한 '피플파워'(민중의 힘)를 증명한 것"이라고 자평했다.

그러나 두테르테 지지시위는 같은 날 마닐라 시내에서 열린 '피플파워' 혁명 31주년 기념집회에 대한 맞불 성격이 강했다.

피플파워 혁명은 1986년 2월 22∼25일 필리핀 국민이 대규모 시위를 벌여 부정 선거와 부패로 얼룩진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대통령을 21년간의 권좌에서 끌어내린 것을 가리킨다.

베니그노 아키노 전 대통령을 비롯해 약 3천 명이 마닐라에서 열린 기념집회에 참가해 이 혁명을 기리며 두테르테 대통령의 마약 유혈소탕전과 독재 성향을 비판했다.

필리핀에서는 작년 6월 말 두테르테 대통령 취임 이후 경찰과 자경단 등이 7천 명 이상의 마약용의자를 사살해 인권 유린 논란이 일고 있다.

이런 두테르테 대통령의 마약소탕 정책을 비판한 야당 소속의 레일라 데 리마 상원의원이 거물 마약상들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지난 24일 체포·구금되자 야권이 정치적 보복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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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두테르테 ‘마약 전쟁’ 지지시위…20만 참가 ‘관제데모’
    • 입력 2017-02-26 17:09:57
    • 수정2017-02-26 17:18:39
    국제
필리핀에서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의 '마약과의 유혈전쟁'을 지지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

26일 일간 마닐라타임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전날 밤 수도 마닐라 리살공원에서 경찰 추산 20만 명, 주최 측 추산 40만 명이 참가한 가운데 두테르테 대통령 지지 집회가 열렸다.

집권 여당과 친두테르테 정치단체 등이 개최한 이번 행사에는 두테르테 정부가 공무원을 대거 동원한 것으로 알려져 '관제데모'라는 지적이 나온다.

현지 GMA 뉴스는 이스마엘 수에노 내무자치부 장관이 전국 지방정부에 이 집회의 참석을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공무원 동원령을 내린 것이다.

그러나 존 카스트리시오네스 내무자치부 차관은 지방 공무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했다며 "국민은 두테르테 대통령이 추진하는 불법 마약과 부패 척결운동을 지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틴 안다나르 대통령궁 공보실장은 이 집회에 대해 "진정한 '피플파워'(민중의 힘)를 증명한 것"이라고 자평했다.

그러나 두테르테 지지시위는 같은 날 마닐라 시내에서 열린 '피플파워' 혁명 31주년 기념집회에 대한 맞불 성격이 강했다.

피플파워 혁명은 1986년 2월 22∼25일 필리핀 국민이 대규모 시위를 벌여 부정 선거와 부패로 얼룩진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대통령을 21년간의 권좌에서 끌어내린 것을 가리킨다.

베니그노 아키노 전 대통령을 비롯해 약 3천 명이 마닐라에서 열린 기념집회에 참가해 이 혁명을 기리며 두테르테 대통령의 마약 유혈소탕전과 독재 성향을 비판했다.

필리핀에서는 작년 6월 말 두테르테 대통령 취임 이후 경찰과 자경단 등이 7천 명 이상의 마약용의자를 사살해 인권 유린 논란이 일고 있다.

이런 두테르테 대통령의 마약소탕 정책을 비판한 야당 소속의 레일라 데 리마 상원의원이 거물 마약상들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지난 24일 체포·구금되자 야권이 정치적 보복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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