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리포트] 고정관념을 깨는 佛의 퍼스트레이디(2)-사르코지의 그녀

입력 2017.02.28 (10:07) 수정 2017.03.01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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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7년에 프랑스 대통령에 당선된 사르코지 대통령은 모두 세 번 결혼했다. 세 번 결혼을 통해 4자녀를 두고 있다. 그의 결혼 생활은 두 번째부터 드라마틱하다. 두 번째 부인이 세실리아 시가네르 알베니즈라는 여인인데 사르코지가 파리 근교인 뇌이쉬르센의 시장으로 있으면서 자신이 주례를 봤던 한 결혼식의 주인공이었던 신부였다.

결혼식이 끝나자 그들은 은밀한 만남을 시작했다고 한다. 우리 기준으로 이해가 전혀 되지 않지만 ‘사랑의 힘'이었다고 이해하며 넘어가 보자! 그렇게 만난 이들은 아들 하나를 두지만 2007년 사르코지가 대통령에 당선되고 난 뒤 서로 합의해 이혼한다. 이혼한 뒤 이듬해 알베니즈는 곧바로 자신의 옛 연인인 모로코 출신 사업가와 결혼을 하는 것을 보면 사르코지와 마지막 몇 년간의 관계는 그다지 좋지 않았나 보다.


이에 질세라 사르코지도 새로운 여인을 만났고 이듬해인 2008년 2월 엘리제 궁에서 그녀와 결혼식을 올린다. 그녀가 바로 유명한 모델 출신 가수인 카를라 부르니다.(개인적으로 카를라 부르니를 보면서 세 번 놀랐다. 화려한 남성 편력을 알면서 놀랐고, 누드 사진을 보면서 놀랐고, 그녀의 노래가 너무 매력적이어서 놀랐다.)

부르니는 사르코지를 만나기 전까지 엄청난 남성 편력을 자랑한다. 롤링 스톤즈의 믹 재거, 프랑스의 배우 뱅상 페레 그리고 철학가 라파엘 앙토방 등이 그녀의 ‘X 남친’들이다. 특히 브루니는 라파엘 앙토방을 만나기 전 그의 아버지인 장 폴 앙토방을 만났다고 한다. 심지어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와도 한때 만났다는 소문까지 났다.

이 정도면 부르니는 자기감정에 솔직해도 너무 솔직한 여인인가 싶다. '사랑은 움직이는 것'이라는 광고 문구를 온몸으로 실천하는 것 같다. 한 사랑이 가고 또 다른 사랑을 받아들이... 아마 그녀는 한 사랑이 가기 전에 다른 사랑을 준비한 듯한 느낌 마저 든다.


하지만 퍼스트레이디가 된 뒤 브루니는 측근들의 권유에 따라 ‘조신한 영부인’이란 이미지 개선을 시도한다. 빈껍데기에 불과하다는 지적은 받았지만 에이즈 환자를 위한 기금 모금을 위해서 재단을 설립한다. 또한 퍼스트레이디 자격으로 처음 영국을 공식 방문했을 때 성공적인 이미지 메이킹으로 인해 영국 현지 언론들로부터 ‘자연스러운 세련됨이 묻어나는 여성' 또는 ‘새로운 다이애나 왕세자빈'이 나타났다는 찬사를 받는다.

그러나 그녀의 사생활을 다룬 ‘카를라, 은밀한 사생활(Carla, une vie secrète)’이라는 책이 2010년에 출간되면서 그녀의 자유분방한 민낯이 체계적(?)으로 정리됐다.

이 책은 브루니가 사귀었던 무수한 남자와의 인터뷰를 통해서 그녀를 적나라하게 까발리고 있다. 또한 브루니가 사르코지와의 결혼을 앞두고 가진 한 언론 인터뷰에서 “솔직히 일부일처제는 따분하다”라고 말한 것 등을 언급하며 ‘맨 이터(man eater)'라고까지 불렸던 그녀가 퍼스트레이디라는 역할에 맞춰 ‘연기'를 하고 있다고 조롱했다.

그리고 그녀는 변하지 않는다고 단언한다. 그 예로 그녀의 도발적인 에피소드도 함께 소개한다. 2009년 4월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 열린 NATO 정상회담에서 만난 미셸 오바마에게 브루니는 “우리 부부는 외국 정상을 기다리는 동안 섹스를 한 적이 있어요. 혹시 그런 경험 있나요?”라고 물었고 당황한 미셸은 억지로 웃음을 지으면서 “아니요”라고 답했다고 한다.


이런 일도 있었다. 브루니는 3집 앨범을 2008년 7월 21일에 출시했다. 이 앨범은 출시된 지 10일 만에 인기 앨범 차트에 1위에 등극하기도 했다.

그런데 문제는 앨범 출시 직전에 사르코지 대통령이 유럽연합 순회 의장 자격으로 예정됐던 아일랜드 방문을 전격적으로 연기한 것이다. 당시 언론들은 이를 두고 사르코지가 브루니의 3집 출시 행사에 참석하기 위한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또한 3집에 수록된 ‘당신은 나의 마약’이라는 노래 때문에 외교적 파장도 일었다. 가사가 문제 됐는데 ‘당신은 나의 마약, 콜롬비아의 코카인보다도 더 위험한 마약.’이라는 내용이었다. 이 가사 때문에 당시 콜롬비아 외무 장관은 유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자유분방한 그녀의 성향 때문에 프랑스의 좌파 언론들은 ‘제2의 마리 앙투아네트’라는 평가를 내놓았다.

해외에서 엄청나게 인기가 있었던 그녀에 대한 프랑스인들의 평가는 어떨까? 당시 자료를 찾아보면 '프랑스 국민의 68%가 브루니에게 반했다'는 여론 조사 결과가 있다. 이는 역대 퍼스트레이디 가운데 사락크 대통령의 부인에 이은 2위에 해당하는 기록이었다.

*이 여인에 대한 개인적 호불호를 떠나서 2002년에 모델에서 가수로 전향한 브루니의 히트곡 ‘누군가 내게 말했지’를 한 번 들어보는 것은 나름 재미있는 것이라 생각해 링크를 걸어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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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파원 리포트] 고정관념을 깨는 佛의 퍼스트레이디(2)-사르코지의 그녀
    • 입력 2017-02-28 10:07:11
    • 수정2017-03-01 14:34:14
    특파원 리포트
지난 2007년에 프랑스 대통령에 당선된 사르코지 대통령은 모두 세 번 결혼했다. 세 번 결혼을 통해 4자녀를 두고 있다. 그의 결혼 생활은 두 번째부터 드라마틱하다. 두 번째 부인이 세실리아 시가네르 알베니즈라는 여인인데 사르코지가 파리 근교인 뇌이쉬르센의 시장으로 있으면서 자신이 주례를 봤던 한 결혼식의 주인공이었던 신부였다.

결혼식이 끝나자 그들은 은밀한 만남을 시작했다고 한다. 우리 기준으로 이해가 전혀 되지 않지만 ‘사랑의 힘'이었다고 이해하며 넘어가 보자! 그렇게 만난 이들은 아들 하나를 두지만 2007년 사르코지가 대통령에 당선되고 난 뒤 서로 합의해 이혼한다. 이혼한 뒤 이듬해 알베니즈는 곧바로 자신의 옛 연인인 모로코 출신 사업가와 결혼을 하는 것을 보면 사르코지와 마지막 몇 년간의 관계는 그다지 좋지 않았나 보다.


이에 질세라 사르코지도 새로운 여인을 만났고 이듬해인 2008년 2월 엘리제 궁에서 그녀와 결혼식을 올린다. 그녀가 바로 유명한 모델 출신 가수인 카를라 부르니다.(개인적으로 카를라 부르니를 보면서 세 번 놀랐다. 화려한 남성 편력을 알면서 놀랐고, 누드 사진을 보면서 놀랐고, 그녀의 노래가 너무 매력적이어서 놀랐다.)

부르니는 사르코지를 만나기 전까지 엄청난 남성 편력을 자랑한다. 롤링 스톤즈의 믹 재거, 프랑스의 배우 뱅상 페레 그리고 철학가 라파엘 앙토방 등이 그녀의 ‘X 남친’들이다. 특히 브루니는 라파엘 앙토방을 만나기 전 그의 아버지인 장 폴 앙토방을 만났다고 한다. 심지어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와도 한때 만났다는 소문까지 났다.

이 정도면 부르니는 자기감정에 솔직해도 너무 솔직한 여인인가 싶다. '사랑은 움직이는 것'이라는 광고 문구를 온몸으로 실천하는 것 같다. 한 사랑이 가고 또 다른 사랑을 받아들이... 아마 그녀는 한 사랑이 가기 전에 다른 사랑을 준비한 듯한 느낌 마저 든다.


하지만 퍼스트레이디가 된 뒤 브루니는 측근들의 권유에 따라 ‘조신한 영부인’이란 이미지 개선을 시도한다. 빈껍데기에 불과하다는 지적은 받았지만 에이즈 환자를 위한 기금 모금을 위해서 재단을 설립한다. 또한 퍼스트레이디 자격으로 처음 영국을 공식 방문했을 때 성공적인 이미지 메이킹으로 인해 영국 현지 언론들로부터 ‘자연스러운 세련됨이 묻어나는 여성' 또는 ‘새로운 다이애나 왕세자빈'이 나타났다는 찬사를 받는다.

그러나 그녀의 사생활을 다룬 ‘카를라, 은밀한 사생활(Carla, une vie secrète)’이라는 책이 2010년에 출간되면서 그녀의 자유분방한 민낯이 체계적(?)으로 정리됐다.

이 책은 브루니가 사귀었던 무수한 남자와의 인터뷰를 통해서 그녀를 적나라하게 까발리고 있다. 또한 브루니가 사르코지와의 결혼을 앞두고 가진 한 언론 인터뷰에서 “솔직히 일부일처제는 따분하다”라고 말한 것 등을 언급하며 ‘맨 이터(man eater)'라고까지 불렸던 그녀가 퍼스트레이디라는 역할에 맞춰 ‘연기'를 하고 있다고 조롱했다.

그리고 그녀는 변하지 않는다고 단언한다. 그 예로 그녀의 도발적인 에피소드도 함께 소개한다. 2009년 4월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 열린 NATO 정상회담에서 만난 미셸 오바마에게 브루니는 “우리 부부는 외국 정상을 기다리는 동안 섹스를 한 적이 있어요. 혹시 그런 경험 있나요?”라고 물었고 당황한 미셸은 억지로 웃음을 지으면서 “아니요”라고 답했다고 한다.


이런 일도 있었다. 브루니는 3집 앨범을 2008년 7월 21일에 출시했다. 이 앨범은 출시된 지 10일 만에 인기 앨범 차트에 1위에 등극하기도 했다.

그런데 문제는 앨범 출시 직전에 사르코지 대통령이 유럽연합 순회 의장 자격으로 예정됐던 아일랜드 방문을 전격적으로 연기한 것이다. 당시 언론들은 이를 두고 사르코지가 브루니의 3집 출시 행사에 참석하기 위한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또한 3집에 수록된 ‘당신은 나의 마약’이라는 노래 때문에 외교적 파장도 일었다. 가사가 문제 됐는데 ‘당신은 나의 마약, 콜롬비아의 코카인보다도 더 위험한 마약.’이라는 내용이었다. 이 가사 때문에 당시 콜롬비아 외무 장관은 유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자유분방한 그녀의 성향 때문에 프랑스의 좌파 언론들은 ‘제2의 마리 앙투아네트’라는 평가를 내놓았다.

해외에서 엄청나게 인기가 있었던 그녀에 대한 프랑스인들의 평가는 어떨까? 당시 자료를 찾아보면 '프랑스 국민의 68%가 브루니에게 반했다'는 여론 조사 결과가 있다. 이는 역대 퍼스트레이디 가운데 사락크 대통령의 부인에 이은 2위에 해당하는 기록이었다.

*이 여인에 대한 개인적 호불호를 떠나서 2002년에 모델에서 가수로 전향한 브루니의 히트곡 ‘누군가 내게 말했지’를 한 번 들어보는 것은 나름 재미있는 것이라 생각해 링크를 걸어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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