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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리포트] 시간 줄 테니 돈 쓰라고? 日에서는 이미…
입력 2017.02.28 (11:37) 수정 2017.02.28 (14:32) 특파원 리포트

[연관 기사] [뉴스12] 日, 오후 3시 퇴근 ‘프리미엄 금요일’ 도입

'프리미엄 프라이데이'란다. 프리미엄 금요일? 덤 금요일? 할증 금요일? 아니면 특혜 금요일? 일본 정부와 경제단체연합회가 내수 침체를 타개하겠다면서 내놓은 대책의 이름이다. 정책 또는 대책에 영어 이름 붙이기는 공무원 조직의 공통적 관습일까?

금요일 오후에 일찍 퇴근시켜서 돈 쓸 시간을 주자는 취지라면, '자유시간 덤 금요일' 또는 '조기퇴근 금요일' 쯤이 좋을 것 같은데, 익숙한 어휘로 조합하면 그냥 '프리미엄 금요일'쯤이 될 것 같다.

지난 2월 24일 일본에서 '프리미엄 금요일' 운동이 시작됐다. 매달 마지막 금요일을 지정해, 조기 퇴근을 장려함으로써 소비도 늘리고 장시간 노동 관행도 줄이겠다는 것이다. 권장 퇴근 시각은 오후 3시다.

각료들이 독려하고…재계도 호응하긴 했는데

조기 퇴근을 독려하는 세코 日 경제산업상조기 퇴근을 독려하는 세코 日 경제산업상

각료들이 앞장섰다. 세코 경제산업상은 기자회견 등을 통해 분위기를 잡았다. 경제산업성은 관내 방송을 통해 조기 퇴근을 강조했다. 장관 자신도 일찍 퇴근했다. 도교 시내 백화점에서 컬링을 즐기는 모습을 연출했다. 진심인지는 모르겠지만 '평소 해보고 싶었던 것'이라고 했다.

야마모토 농림상도 '업무에 지장이 없는 범위 안에서 일찍 퇴근'하라고 했다. 아베 총리도 여가 관련 일정을 잡고 지원에 나섰다. 사원을 방문하고, 미술관 앞 콘서트도 관람했다.

경제단체연합회 회장은 부인과 함께 백화점을 방문해 넥타이를 구입했다. '프리미엄 금요일 덕에 아내와 쇼핑을 할 수 있었다'고 했다.

‘프리미엄 프라이데이’에 맞춰 업계에서는 무제한 리필이나 할인 등을 제시하고 있다.‘프리미엄 프라이데이’에 맞춰 업계에서는 무제한 리필이나 할인 등을 제시하고 있다.

요식·유통업계도 이런저런 행사를 마련했다. 식당에서는 금요일에 맞춰 '무제한 리필' 등 할인 행사를 내세웠다. 백화점 등에서는 축하행사를 따로 열거나 체험 행사를 마련하고 손님 끌기에 나섰다.


조기 퇴근 등 프리미엄 금요일 운동에 참여한 기업은 120곳가량으로 집계됐다. 기업이나 상가 등에서 '프리미엄 금요일' 로고를 신청한 건수는 4천여 건으로 나타났다.

일찍 퇴근하면 돈을 쓰고 싶을까? 일단 쉬고 싶을까?


상식적인 의문. 한 달에 한 번 오후 일찍 퇴근한다고 소비가 살아날까?

일본 정부와 경제단체는 기대효과를 적극 홍보하고 있지만, 언론은 아직 고개를 갸우뚱하고 있는 분위기이다. 실제로 음식점이나 유통업체마다 손님들로 넘쳐난 것도 아니다.

NHK는 금융, 유통, 중소기업 등에서는 근무시간 단축이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어떻게 정착시킬 것인지, 그리고 소비 회복과 장기간 노동 개선 등 기대효과가 나타날 것인지는 지켜봐야 된다는 입장이다.

신문들의 반응도 조심스럽다. 2월 25일 자 도쿄신문 조간에 실린 2단짜리 만평을 보자.



아베 총리로 보이는 인물이 '3시를 가리키는' 시계를 가리키며 '프리미엄 프라이데이'라고 외치고, 노트북 앞에 앉아 있던 직장인이 환호한다. 다음 컷, 직장인은 다섯 시에 이미 잠에 곯아 떨어져 있다. 아베 추정 인물은 '이러는 것이 아니야'라며 당황하고 있다. 직장인은 잠에 취해 '계속해서 프리미엄 토요일 돌입'을 중얼거리고 있다. 평소 야근에 연장근로에 얼마나 지쳤으면...

여윳돈도 필요하고, 미래에 대한 확신도 필요하고

더욱 중요한 것은 소비자에게 '소비할 여력'이 있느냐 여부이다.

도쿄신문이 분석한 총무성 가계 조사 결과를 보면, 2016년 월평균 가처분 소득은 약 37만 7천 엔(약 380만 원)으로 10년 전에 비해 약 2만 4천 엔(약 24만 원) 감소했다. 일부 민간연구소의 조사결과를 보면, 직장인 10명 중 3명은 프리미엄 금요일에 그냥 집에서 쉴 것이라고 답했다.

게다가 시간제 노동자들에게 조기 퇴근은 곧 수입 감소를 의미한다. 기업들의 과거 행태로 미루어 보건대, 금요일에 조기 퇴근한 대가로 그다음 주에 노동 시간이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조삼모사로 끝날 수 있다는 뜻이다.

여느 경제 정책과 마찬가지로 취지는 좋지만, 지속 가능성을 담보하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은 셈이다. 마지막 고비는 미래의 불확실성이다. 혹시 여윳돈이 있는 사람도 미래에 대한 불안이 크다면, 일단 돈을 움켜쥐고 볼 것 같다.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것도 정부의 의무이다. 
  • [특파원 리포트] 시간 줄 테니 돈 쓰라고? 日에서는 이미…
    • 입력 2017-02-28 11:37:26
    • 수정2017-02-28 14:32:08
    특파원 리포트

[연관 기사] [뉴스12] 日, 오후 3시 퇴근 ‘프리미엄 금요일’ 도입

'프리미엄 프라이데이'란다. 프리미엄 금요일? 덤 금요일? 할증 금요일? 아니면 특혜 금요일? 일본 정부와 경제단체연합회가 내수 침체를 타개하겠다면서 내놓은 대책의 이름이다. 정책 또는 대책에 영어 이름 붙이기는 공무원 조직의 공통적 관습일까?

금요일 오후에 일찍 퇴근시켜서 돈 쓸 시간을 주자는 취지라면, '자유시간 덤 금요일' 또는 '조기퇴근 금요일' 쯤이 좋을 것 같은데, 익숙한 어휘로 조합하면 그냥 '프리미엄 금요일'쯤이 될 것 같다.

지난 2월 24일 일본에서 '프리미엄 금요일' 운동이 시작됐다. 매달 마지막 금요일을 지정해, 조기 퇴근을 장려함으로써 소비도 늘리고 장시간 노동 관행도 줄이겠다는 것이다. 권장 퇴근 시각은 오후 3시다.

각료들이 독려하고…재계도 호응하긴 했는데

조기 퇴근을 독려하는 세코 日 경제산업상조기 퇴근을 독려하는 세코 日 경제산업상

각료들이 앞장섰다. 세코 경제산업상은 기자회견 등을 통해 분위기를 잡았다. 경제산업성은 관내 방송을 통해 조기 퇴근을 강조했다. 장관 자신도 일찍 퇴근했다. 도교 시내 백화점에서 컬링을 즐기는 모습을 연출했다. 진심인지는 모르겠지만 '평소 해보고 싶었던 것'이라고 했다.

야마모토 농림상도 '업무에 지장이 없는 범위 안에서 일찍 퇴근'하라고 했다. 아베 총리도 여가 관련 일정을 잡고 지원에 나섰다. 사원을 방문하고, 미술관 앞 콘서트도 관람했다.

경제단체연합회 회장은 부인과 함께 백화점을 방문해 넥타이를 구입했다. '프리미엄 금요일 덕에 아내와 쇼핑을 할 수 있었다'고 했다.

‘프리미엄 프라이데이’에 맞춰 업계에서는 무제한 리필이나 할인 등을 제시하고 있다.‘프리미엄 프라이데이’에 맞춰 업계에서는 무제한 리필이나 할인 등을 제시하고 있다.

요식·유통업계도 이런저런 행사를 마련했다. 식당에서는 금요일에 맞춰 '무제한 리필' 등 할인 행사를 내세웠다. 백화점 등에서는 축하행사를 따로 열거나 체험 행사를 마련하고 손님 끌기에 나섰다.


조기 퇴근 등 프리미엄 금요일 운동에 참여한 기업은 120곳가량으로 집계됐다. 기업이나 상가 등에서 '프리미엄 금요일' 로고를 신청한 건수는 4천여 건으로 나타났다.

일찍 퇴근하면 돈을 쓰고 싶을까? 일단 쉬고 싶을까?


상식적인 의문. 한 달에 한 번 오후 일찍 퇴근한다고 소비가 살아날까?

일본 정부와 경제단체는 기대효과를 적극 홍보하고 있지만, 언론은 아직 고개를 갸우뚱하고 있는 분위기이다. 실제로 음식점이나 유통업체마다 손님들로 넘쳐난 것도 아니다.

NHK는 금융, 유통, 중소기업 등에서는 근무시간 단축이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어떻게 정착시킬 것인지, 그리고 소비 회복과 장기간 노동 개선 등 기대효과가 나타날 것인지는 지켜봐야 된다는 입장이다.

신문들의 반응도 조심스럽다. 2월 25일 자 도쿄신문 조간에 실린 2단짜리 만평을 보자.



아베 총리로 보이는 인물이 '3시를 가리키는' 시계를 가리키며 '프리미엄 프라이데이'라고 외치고, 노트북 앞에 앉아 있던 직장인이 환호한다. 다음 컷, 직장인은 다섯 시에 이미 잠에 곯아 떨어져 있다. 아베 추정 인물은 '이러는 것이 아니야'라며 당황하고 있다. 직장인은 잠에 취해 '계속해서 프리미엄 토요일 돌입'을 중얼거리고 있다. 평소 야근에 연장근로에 얼마나 지쳤으면...

여윳돈도 필요하고, 미래에 대한 확신도 필요하고

더욱 중요한 것은 소비자에게 '소비할 여력'이 있느냐 여부이다.

도쿄신문이 분석한 총무성 가계 조사 결과를 보면, 2016년 월평균 가처분 소득은 약 37만 7천 엔(약 380만 원)으로 10년 전에 비해 약 2만 4천 엔(약 24만 원) 감소했다. 일부 민간연구소의 조사결과를 보면, 직장인 10명 중 3명은 프리미엄 금요일에 그냥 집에서 쉴 것이라고 답했다.

게다가 시간제 노동자들에게 조기 퇴근은 곧 수입 감소를 의미한다. 기업들의 과거 행태로 미루어 보건대, 금요일에 조기 퇴근한 대가로 그다음 주에 노동 시간이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조삼모사로 끝날 수 있다는 뜻이다.

여느 경제 정책과 마찬가지로 취지는 좋지만, 지속 가능성을 담보하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은 셈이다. 마지막 고비는 미래의 불확실성이다. 혹시 여윳돈이 있는 사람도 미래에 대한 불안이 크다면, 일단 돈을 움켜쥐고 볼 것 같다.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것도 정부의 의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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