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플러스] 태극기는 제자리로 돌아가야 한다

입력 2017.03.01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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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기는 대한민국의 상징이자 독립운동과 자유수호, 민주화운동의 상징이기도 하다.

일제강점기에, 6·25전쟁 중에, 그리고 군부 독재 아래에서 태극기는 희망이자 억눌린 민심을 표출하는 수단이었다.

2002년 월드컵 때는 전 세계에 대한민국의 하나 된 힘을 보여주는 상징물이기도 했다.

서울 시내 도로에 내걸린 태극기(왼쪽)와 서울광장 탄핵반대 단체 텐트에 내걸린 태극기(오른쪽)서울 시내 도로에 내걸린 태극기(왼쪽)와 서울광장 탄핵반대 단체 텐트에 내걸린 태극기(오른쪽)

이런 태극기가 요즘 수난을 겪고 있다.

태극기에 정치색이 입혀졌기 때문이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반대 단체들은 태극기를 적극 내세우고 있다.

탄핵촉구 집회인 ‘촛불 집회’에 맞서 자신들의 집회를 ‘태극기 집회’로 부른다.

태극기가 마치 ‘친박 단체’ 혹은 ‘탄핵 반대’ 등의 상징이 된 듯하다.

이러다 보니 태극기를 보면 특정 주장이나 단체가 떠오른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광화문광장의 촛불 집회(왼쪽)와 서울광장의 태극기 집회(오른쪽)광화문광장의 촛불 집회(왼쪽)와 서울광장의 태극기 집회(오른쪽)

탄핵추진 세력 또한 최근 들어 촛불과 함께 태극기 사용을 권장하고 있다.

민족독립과 민주화의 상징인 태극기가 특정 정치세력의 전유물이 되는 것을 막겠다는 것이다.

집회에서 태극기를 사용하되 탄핵 반대 측과 구분하기 위해 노란 리본을 단다.

두 세력이 태극기를 놓고 기 싸움을 벌이고 있는 양상이다.

헌법재판소에서 방청석을 향해 태극기를 펼쳐 보이고 있는 서석구 변호사헌법재판소에서 방청석을 향해 태극기를 펼쳐 보이고 있는 서석구 변호사

문제는 이들 세력에 의해 태극기가 선전물이나 시위 도구로 변질되고 있다는 점이다.

박근혜 대통령 측 법률대리인단의 서석구 변호사는 지난달 14일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방청석을 향해 태극기를 펼쳐 보이다가 제지당하기도 했다.

또 광장집회 참가자 중 일부는 자신들과 다른 목소리를 내는 시민들을 향해 태극기 봉을 휘두르는 일까지 발생했다.

급기야 독립유공자 단체인 광복회가 나섰다.

3·1절을 앞두고 “무분별한 태극기 사용의 남발로, 특정한 목적을 실현하는 것은 태극기에 대한 올바른 이해에서 바탕 한 바가 아니라 여겨져 매우 우려스럽다”는 성명서를 발표한 것이다.

광복회는 구체적으로 ‘신성한 태극기의 바탕에 구호를 새겨놓거나 태극 문양 위에 리본 문양을 그려 넣은 행위’, ‘리본을 태극기에 매고 시위에 참가하는 행위’, ‘처음부터 태극기를 시위 도구로 사용하는 행위’, ‘태극기 봉을 휘두르며 폭력을 행사하는 행위’, ‘재판정에서 난데없이 태극기를 펼쳐 드는 기행’ 등은 근본적으로 태극기의 신성함을 해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독립기념관 태극기 한마당독립기념관 태극기 한마당

오늘은 아흔여덟 번째 3·1절이다.

98년 전, 이 땅에는 태극기 물결로 본격적인 독립 운동이 시작됐다.

신분이나 지역, 종교 등을 뛰어넘어 민족이 하나가 되어 일제(日帝)라는 외부의 적과 싸웠다.

그 중심에는 태극기가 있었다.

목숨보다 소중히 지켜온 태극기가 있었다.

태극기에는 선열들의 나라 사랑과 숭고한 희생정신이 담겨져 있다.

이런 태극기를 특정 이익의 실현을 위한 시위 도구로 사용한다는 것은 가당치 않은 일이다.

태극기는 분열이 아닌 국가의 상징으로 국민 화합과 통합의 기능을 수행해야 한다.

대한민국의 얼굴로서, 국민을 하나로 모으는 구심점으로서 태극기는 이제 제자리로 돌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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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3-01 07:59:57
    뉴스플러스
태극기는 대한민국의 상징이자 독립운동과 자유수호, 민주화운동의 상징이기도 하다.

일제강점기에, 6·25전쟁 중에, 그리고 군부 독재 아래에서 태극기는 희망이자 억눌린 민심을 표출하는 수단이었다.

2002년 월드컵 때는 전 세계에 대한민국의 하나 된 힘을 보여주는 상징물이기도 했다.

서울 시내 도로에 내걸린 태극기(왼쪽)와 서울광장 탄핵반대 단체 텐트에 내걸린 태극기(오른쪽)
이런 태극기가 요즘 수난을 겪고 있다.

태극기에 정치색이 입혀졌기 때문이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반대 단체들은 태극기를 적극 내세우고 있다.

탄핵촉구 집회인 ‘촛불 집회’에 맞서 자신들의 집회를 ‘태극기 집회’로 부른다.

태극기가 마치 ‘친박 단체’ 혹은 ‘탄핵 반대’ 등의 상징이 된 듯하다.

이러다 보니 태극기를 보면 특정 주장이나 단체가 떠오른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광화문광장의 촛불 집회(왼쪽)와 서울광장의 태극기 집회(오른쪽)
탄핵추진 세력 또한 최근 들어 촛불과 함께 태극기 사용을 권장하고 있다.

민족독립과 민주화의 상징인 태극기가 특정 정치세력의 전유물이 되는 것을 막겠다는 것이다.

집회에서 태극기를 사용하되 탄핵 반대 측과 구분하기 위해 노란 리본을 단다.

두 세력이 태극기를 놓고 기 싸움을 벌이고 있는 양상이다.

헌법재판소에서 방청석을 향해 태극기를 펼쳐 보이고 있는 서석구 변호사
문제는 이들 세력에 의해 태극기가 선전물이나 시위 도구로 변질되고 있다는 점이다.

박근혜 대통령 측 법률대리인단의 서석구 변호사는 지난달 14일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방청석을 향해 태극기를 펼쳐 보이다가 제지당하기도 했다.

또 광장집회 참가자 중 일부는 자신들과 다른 목소리를 내는 시민들을 향해 태극기 봉을 휘두르는 일까지 발생했다.

급기야 독립유공자 단체인 광복회가 나섰다.

3·1절을 앞두고 “무분별한 태극기 사용의 남발로, 특정한 목적을 실현하는 것은 태극기에 대한 올바른 이해에서 바탕 한 바가 아니라 여겨져 매우 우려스럽다”는 성명서를 발표한 것이다.

광복회는 구체적으로 ‘신성한 태극기의 바탕에 구호를 새겨놓거나 태극 문양 위에 리본 문양을 그려 넣은 행위’, ‘리본을 태극기에 매고 시위에 참가하는 행위’, ‘처음부터 태극기를 시위 도구로 사용하는 행위’, ‘태극기 봉을 휘두르며 폭력을 행사하는 행위’, ‘재판정에서 난데없이 태극기를 펼쳐 드는 기행’ 등은 근본적으로 태극기의 신성함을 해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독립기념관 태극기 한마당
오늘은 아흔여덟 번째 3·1절이다.

98년 전, 이 땅에는 태극기 물결로 본격적인 독립 운동이 시작됐다.

신분이나 지역, 종교 등을 뛰어넘어 민족이 하나가 되어 일제(日帝)라는 외부의 적과 싸웠다.

그 중심에는 태극기가 있었다.

목숨보다 소중히 지켜온 태극기가 있었다.

태극기에는 선열들의 나라 사랑과 숭고한 희생정신이 담겨져 있다.

이런 태극기를 특정 이익의 실현을 위한 시위 도구로 사용한다는 것은 가당치 않은 일이다.

태극기는 분열이 아닌 국가의 상징으로 국민 화합과 통합의 기능을 수행해야 한다.

대한민국의 얼굴로서, 국민을 하나로 모으는 구심점으로서 태극기는 이제 제자리로 돌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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