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트 폭력’에 ‘경고장’ 보낸다

입력 2017.03.02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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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9일, 서울 강남구의 한 주택가 주차장에서 35살 A씨가 피를 흘린 채 쓰러져 있었다. A를 살해한 범인은 전 남자친구 강 모 씨였다. 강 씨는 A씨를 자신의 차에 강제로 태우려다 A씨가 저항하자 때려 살해했다. 그러나 A씨는 숨지기 3시간 전쯤 강 씨를 주거 침입으로 경찰에 신고했었다. 경찰이 출동해 강 씨를 파출소로 데려갔지만 강 씨는 곧 풀려났다. 강 씨가 해당 집에 전입신고를 해놨고 A씨가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이유로 주거 침입죄를 적용하지 않은 것이다. 강 씨는 A씨를 다시 찾아가 범행을 저질렀다.

당시 경찰은 안타까운 일이지만 현장 경찰의 대응에는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형사 처분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경찰이 개입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논란이 제기되자 경찰이 고심 끝에 데이트 폭력을 예방하기 위한 대책을 내놨다.

◆ '데이트 폭력범'에 경고장 발부...지속적으로 관리

경찰은 우선 가해자에게 형사 처분을 할 수 없더라도 현장에서 경고장을 발부하기로 했다. 기존에는 구두 경고만 이뤄졌었다. 경찰청 형사과 윤정근 폭력계장은 "경고장은 경찰이 당신의 행위를 주시하고 있고 상황에 따라 처벌할 수 있다는 심리적 위압감을 주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경고장이 발부된 사람은 경찰에서 기록해 관리하게 된다. 또 일선 경찰서의 데이트 폭력TF가 사건을 재검토해서 필요한 경우에는 가해자에게 전화나 문자로 지속적인 경고 메시지를 보내기로 했다.

◆ 신변보호제도·지원기관·담당 경찰관 안내

경찰은 또 112 시스템에 '데이트 폭력' 신고 코드를 신설해서 경찰관이 데이트 폭력 사건임을 사전에 인지하고 출동하도록 했다. 피해자에게는 신변보호제도와 피해자 지원 기관, 담당 경찰관을 기재한 안내서를 배부해 쉽게 도움을 요청할 수 있게 했다. 신변보호제도란 보호시설과 연계해 임시 숙소를 제공하고, 위치추적장치를 피해자에게 부착해 긴급 버튼을 누르면 바로 112로 연결되게 하는 조치 등을 말한다. 주거지 주변에 CCTV를 설치해 비상음이 울리면 경찰이 바로 출동할 수도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데이트 폭력 피해 신고는 지난해 2월 1279건, 7월 846건, 12월 533건으로 감소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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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이트 폭력’에 ‘경고장’ 보낸다
    • 입력 2017-03-02 16:40:48
    사회
지난 1월 9일, 서울 강남구의 한 주택가 주차장에서 35살 A씨가 피를 흘린 채 쓰러져 있었다. A를 살해한 범인은 전 남자친구 강 모 씨였다. 강 씨는 A씨를 자신의 차에 강제로 태우려다 A씨가 저항하자 때려 살해했다. 그러나 A씨는 숨지기 3시간 전쯤 강 씨를 주거 침입으로 경찰에 신고했었다. 경찰이 출동해 강 씨를 파출소로 데려갔지만 강 씨는 곧 풀려났다. 강 씨가 해당 집에 전입신고를 해놨고 A씨가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이유로 주거 침입죄를 적용하지 않은 것이다. 강 씨는 A씨를 다시 찾아가 범행을 저질렀다.

당시 경찰은 안타까운 일이지만 현장 경찰의 대응에는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형사 처분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경찰이 개입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논란이 제기되자 경찰이 고심 끝에 데이트 폭력을 예방하기 위한 대책을 내놨다.

◆ '데이트 폭력범'에 경고장 발부...지속적으로 관리

경찰은 우선 가해자에게 형사 처분을 할 수 없더라도 현장에서 경고장을 발부하기로 했다. 기존에는 구두 경고만 이뤄졌었다. 경찰청 형사과 윤정근 폭력계장은 "경고장은 경찰이 당신의 행위를 주시하고 있고 상황에 따라 처벌할 수 있다는 심리적 위압감을 주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경고장이 발부된 사람은 경찰에서 기록해 관리하게 된다. 또 일선 경찰서의 데이트 폭력TF가 사건을 재검토해서 필요한 경우에는 가해자에게 전화나 문자로 지속적인 경고 메시지를 보내기로 했다.

◆ 신변보호제도·지원기관·담당 경찰관 안내

경찰은 또 112 시스템에 '데이트 폭력' 신고 코드를 신설해서 경찰관이 데이트 폭력 사건임을 사전에 인지하고 출동하도록 했다. 피해자에게는 신변보호제도와 피해자 지원 기관, 담당 경찰관을 기재한 안내서를 배부해 쉽게 도움을 요청할 수 있게 했다. 신변보호제도란 보호시설과 연계해 임시 숙소를 제공하고, 위치추적장치를 피해자에게 부착해 긴급 버튼을 누르면 바로 112로 연결되게 하는 조치 등을 말한다. 주거지 주변에 CCTV를 설치해 비상음이 울리면 경찰이 바로 출동할 수도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데이트 폭력 피해 신고는 지난해 2월 1279건, 7월 846건, 12월 533건으로 감소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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