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골목길도 무법질주”…위험천만 자가용 택시

입력 2017.03.03 (08:32) 수정 2017.03.03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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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기본 요금이 만 원이 넘는 택시, 혹시 들어보셨나요.

전화 한통이면 밤낮 가릴 것 없이 고급 차량을 대기 시켜준다는데, 차 외부엔 택시 표시도 없습니다.

서울 강남 일대에서 불법 영업을 하다 적발된 이른바 '콜뛰기', 자가용 택시들인데요.

주로 유흥업소 종업원이나 연예인이 단골 손님이라고 합니다.

30~40분이 걸릴 거리를 10분대로 주파한다며 손님을 끌어 모았는데요.

정상적인 주행이라면 불가능한 일이겠죠.

교통 법규는 가볍게 무시하고, 주택가 골목길까지 무법 질주를 하며, 주민들의 안전을 위협했습니다.

사건의 전말을 한 번 따라가 보겠습니다.

<리포트>

상습 정체 구간인 서울 강남의 한 거리.

고급 차량 한 대가 골목길로 들어서는데요.

좁은 골목길인데도 속도를 줄이지 않고 위험천만하게 내달립니다.

아슬아슬 곡예 운전을 하더니, 한 빌라 앞에 멈춰 젊은 여성을 태웁니다.

뭐가 그리 급한지 중앙선 침범에 끼어들기까지 난폭 운전을 이어갑니다.

<녹취> 단속 경찰 : “중앙선 침범해서 좌회전 차로에서 끼어든 거 아니야.”

차량이 도착한 곳은 강남의 한 미용실.

여성을 미용실에 내려주고 다시 어딘가로 바쁘게 움직입니다.

밤늦도록 여성들을 태우고 내려주기를 반복하는데요.

차량의 정체는 바로 자가용으로 불법 택시 영업을 하는 일명 콜뛰기 택시.

취재진이 직접 이 불법 자가용 택시를 타봤는데요.

강남의 복잡한 골목길을 모두 외우고 있다며, 자랑을 늘어 놓습니다.

<녹취> 불법 콜택시 운전 기사 : “엄청난 차이가 있죠. 택시는 계속 도로변으로 가잖아요. 그런데 저희는 계속 골목으로 골목골목 다니는 길이 있어요.”

이들은 주로 강남의 유흥업소 종업원이나 연예인들을 태우고 다닌다고 말합니다.

<녹취> 불법 콜택시 운전 기사 : “(연예인들도 많이 타지 않아요? 그렇죠?) 연예인들도 타죠. 최근에는 (아이돌 가수) OOO.“

경찰이 잠복 끝에 불법 자가용 택시의 뒤를 쫓습니다.

<녹취> 단속 경찰 : “신호위반 했잖아. 이거 놓치면 안 된다.”

골목길을 위험천만하게 질주하는 차들이 있다는 신고가 빗발치자 단속에 나선 겁니다.

<녹취> 단속 경찰 : “창문 내려 보세요. 난폭 운전으로 일단 단속합니다. 무전기랑 휴대폰 꺼내 보세요. 지금 어디로 손님 태우러 가셨어요?”

경찰의 단속에 적발된 조직은 기사들만 수십명에 달했습니다.

54살 최 모 씨와 22살 김 모 씨는 기사 70명을 데리고, 고급 수입차 등을 이용해 불법 택시 영업을 한 것으로 드러났는데요.

<인터뷰> 전선선(팀장/서울지방경찰청 교통범죄수사팀) : “수요 고객들은 일반 회사원들, 전문직 프리랜서들 또 유명 연예인, 유흥업소의 종업원. 주로 화이트칼라의 직업으로 파악이 되고 있습니다.”

이번에 적발된 불법 택시를 이용한 손님은 5천 여 명,

<인터뷰> 전선선(팀장/서울지방경찰청 교통범죄수사팀) : “기본요금을 만원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화이트칼라들이라 2만 원도 주고해서 팁으로 수익을 올렸습니다. 기본 일당이 20~30만 원 이상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불법 택시 조직은 지난 1월부터 올해 2월까지 1년여 동안 27억 원을 번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일반 택시보다 기본 요금이 4배 정도 비싼데도 손님이 끊이지 않았다는데요.

왜 이런 불법 택시를 이용한 걸까요?

<인터뷰> 전선선(팀장/서울지방경찰청 교통범죄수사팀) : “특히 강남에 차량이 정체되는 시간에 이 사람들의 활동이 상당히 활발했습니다.”

정상적인 주행이라면 30~40분 정도 걸리는 거리를 단 15분만에 도착합니다.

<인터뷰> 최OO(불법 콜택시 운전 기사) : “(왜 빨리 가시는 거예요?) (손님을) 목적지까지 빨리 데려다주기 위해서 빨리 달렸습니다. 기다리지 않게 빨리 가기 위해서 그랬습니다.“

이동한 경로를 살펴보니 차량 정체를 피해 주로 골목길과 이면도로를 다닙니다.

교통 법규는 아랑곳 않는 무법 질주입니다.

<인터뷰> 전선선(팀장/서울지방경찰청 교통범죄수사팀) : “대각선으로 또 신호등이 없는 이면도로를 다 파악해서 이면도로를 과속으로 질주하고, 또 대로에서는 중앙선을 침범해서 도로를 횡단하고 또 전방이 정체가 되면 불법유턴하고, 그래서 상당히 난폭운전을 일삼은 것으로 파악이 되고 있습니다.“

불법 택시 조직은 역할 분담을 하며, 기업형으로 움직였는데요.

<인터뷰> 전선선(팀장/서울지방경찰청 교통범죄수사팀) : “리더급들은 주로 고객들을 확보했습니다. 그 사람들을 꾸준하게 관리하고 그래서 강남지역에서 그 사람들이 콜을 부르면, 메인한테 연락을 하면 차가 정확한 장소에 정확한 시간에 빠르게 도착할 수 있도록 무전으로 진행을 했습니다.“

주간과 야간으로 팀을 나눠 운전기사들이 24시간 교대로 영업했는데, 마치 택시 회사처럼 운영됐습니다.

내부 규칙도 따로 뒀는데요.

매일 오후 6시에 업무보고를 하고, 금요일은 회식날, 매주 일요일 10시에는 수수료를 입금하도록 했습니다.

속도 위반에 걸리면 벌금의 절반을 지원해준다며, 교통 법규 위반을 부추기는 규칙도 보입니다.

조직을 운영한 최 씨와 김씨가 기사들에게 받은 수수료는 건당 2천 원에서 5천 원 정도.

경찰의 단속을 피해 서로 무전기로 연락을 주고 받고, 자신들만의 은어를 사용하는 치밀함도 보였습니다.

<인터뷰> 전선선(팀장/서울지방경찰청 교통범죄수사팀) : “운전기사들한테 무전으로 은어로 지령을 하면 정확한 시간에 빠른 시간에 현장으로 달려갔습니다. (은어를 사용해) 은밀하게 하는 것이고요. 단속되지 않도록.“

경찰 조사 결과, 이번에 적발된 운전자들의 절반은 강도 등 강력 범죄 전과자이기도 했습니다.

불법 자가용 택시를 이용하다 사고가 나면, 보상 받을 길이 막막합니다.

<인터뷰> 전선선(팀장/서울지방경찰청 교통범죄수사팀) : “그 차가 비정상적인 차량이란 말입니다. 법에 위반된 차량입니다. 위반행위를 하다가 교통사고가 만에 하나 크게 났을 때는 보험처리를 받지 못합니다.“

경찰은 이번에 적발된 불법 택시 영업 조직원들을 불구속 입건하고, 고급 승용차를 압수했습니다.

또, 강남 뿐만 아니라 전국 곳곳에서 이런 불법 자가용 택시가 기승을 부리는 것으로 보고 단속을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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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따라잡기] “골목길도 무법질주”…위험천만 자가용 택시
    • 입력 2017-03-03 08:34:29
    • 수정2017-03-03 08:4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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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기본 요금이 만 원이 넘는 택시, 혹시 들어보셨나요.

전화 한통이면 밤낮 가릴 것 없이 고급 차량을 대기 시켜준다는데, 차 외부엔 택시 표시도 없습니다.

서울 강남 일대에서 불법 영업을 하다 적발된 이른바 '콜뛰기', 자가용 택시들인데요.

주로 유흥업소 종업원이나 연예인이 단골 손님이라고 합니다.

30~40분이 걸릴 거리를 10분대로 주파한다며 손님을 끌어 모았는데요.

정상적인 주행이라면 불가능한 일이겠죠.

교통 법규는 가볍게 무시하고, 주택가 골목길까지 무법 질주를 하며, 주민들의 안전을 위협했습니다.

사건의 전말을 한 번 따라가 보겠습니다.

<리포트>

상습 정체 구간인 서울 강남의 한 거리.

고급 차량 한 대가 골목길로 들어서는데요.

좁은 골목길인데도 속도를 줄이지 않고 위험천만하게 내달립니다.

아슬아슬 곡예 운전을 하더니, 한 빌라 앞에 멈춰 젊은 여성을 태웁니다.

뭐가 그리 급한지 중앙선 침범에 끼어들기까지 난폭 운전을 이어갑니다.

<녹취> 단속 경찰 : “중앙선 침범해서 좌회전 차로에서 끼어든 거 아니야.”

차량이 도착한 곳은 강남의 한 미용실.

여성을 미용실에 내려주고 다시 어딘가로 바쁘게 움직입니다.

밤늦도록 여성들을 태우고 내려주기를 반복하는데요.

차량의 정체는 바로 자가용으로 불법 택시 영업을 하는 일명 콜뛰기 택시.

취재진이 직접 이 불법 자가용 택시를 타봤는데요.

강남의 복잡한 골목길을 모두 외우고 있다며, 자랑을 늘어 놓습니다.

<녹취> 불법 콜택시 운전 기사 : “엄청난 차이가 있죠. 택시는 계속 도로변으로 가잖아요. 그런데 저희는 계속 골목으로 골목골목 다니는 길이 있어요.”

이들은 주로 강남의 유흥업소 종업원이나 연예인들을 태우고 다닌다고 말합니다.

<녹취> 불법 콜택시 운전 기사 : “(연예인들도 많이 타지 않아요? 그렇죠?) 연예인들도 타죠. 최근에는 (아이돌 가수) OOO.“

경찰이 잠복 끝에 불법 자가용 택시의 뒤를 쫓습니다.

<녹취> 단속 경찰 : “신호위반 했잖아. 이거 놓치면 안 된다.”

골목길을 위험천만하게 질주하는 차들이 있다는 신고가 빗발치자 단속에 나선 겁니다.

<녹취> 단속 경찰 : “창문 내려 보세요. 난폭 운전으로 일단 단속합니다. 무전기랑 휴대폰 꺼내 보세요. 지금 어디로 손님 태우러 가셨어요?”

경찰의 단속에 적발된 조직은 기사들만 수십명에 달했습니다.

54살 최 모 씨와 22살 김 모 씨는 기사 70명을 데리고, 고급 수입차 등을 이용해 불법 택시 영업을 한 것으로 드러났는데요.

<인터뷰> 전선선(팀장/서울지방경찰청 교통범죄수사팀) : “수요 고객들은 일반 회사원들, 전문직 프리랜서들 또 유명 연예인, 유흥업소의 종업원. 주로 화이트칼라의 직업으로 파악이 되고 있습니다.”

이번에 적발된 불법 택시를 이용한 손님은 5천 여 명,

<인터뷰> 전선선(팀장/서울지방경찰청 교통범죄수사팀) : “기본요금을 만원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화이트칼라들이라 2만 원도 주고해서 팁으로 수익을 올렸습니다. 기본 일당이 20~30만 원 이상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불법 택시 조직은 지난 1월부터 올해 2월까지 1년여 동안 27억 원을 번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일반 택시보다 기본 요금이 4배 정도 비싼데도 손님이 끊이지 않았다는데요.

왜 이런 불법 택시를 이용한 걸까요?

<인터뷰> 전선선(팀장/서울지방경찰청 교통범죄수사팀) : “특히 강남에 차량이 정체되는 시간에 이 사람들의 활동이 상당히 활발했습니다.”

정상적인 주행이라면 30~40분 정도 걸리는 거리를 단 15분만에 도착합니다.

<인터뷰> 최OO(불법 콜택시 운전 기사) : “(왜 빨리 가시는 거예요?) (손님을) 목적지까지 빨리 데려다주기 위해서 빨리 달렸습니다. 기다리지 않게 빨리 가기 위해서 그랬습니다.“

이동한 경로를 살펴보니 차량 정체를 피해 주로 골목길과 이면도로를 다닙니다.

교통 법규는 아랑곳 않는 무법 질주입니다.

<인터뷰> 전선선(팀장/서울지방경찰청 교통범죄수사팀) : “대각선으로 또 신호등이 없는 이면도로를 다 파악해서 이면도로를 과속으로 질주하고, 또 대로에서는 중앙선을 침범해서 도로를 횡단하고 또 전방이 정체가 되면 불법유턴하고, 그래서 상당히 난폭운전을 일삼은 것으로 파악이 되고 있습니다.“

불법 택시 조직은 역할 분담을 하며, 기업형으로 움직였는데요.

<인터뷰> 전선선(팀장/서울지방경찰청 교통범죄수사팀) : “리더급들은 주로 고객들을 확보했습니다. 그 사람들을 꾸준하게 관리하고 그래서 강남지역에서 그 사람들이 콜을 부르면, 메인한테 연락을 하면 차가 정확한 장소에 정확한 시간에 빠르게 도착할 수 있도록 무전으로 진행을 했습니다.“

주간과 야간으로 팀을 나눠 운전기사들이 24시간 교대로 영업했는데, 마치 택시 회사처럼 운영됐습니다.

내부 규칙도 따로 뒀는데요.

매일 오후 6시에 업무보고를 하고, 금요일은 회식날, 매주 일요일 10시에는 수수료를 입금하도록 했습니다.

속도 위반에 걸리면 벌금의 절반을 지원해준다며, 교통 법규 위반을 부추기는 규칙도 보입니다.

조직을 운영한 최 씨와 김씨가 기사들에게 받은 수수료는 건당 2천 원에서 5천 원 정도.

경찰의 단속을 피해 서로 무전기로 연락을 주고 받고, 자신들만의 은어를 사용하는 치밀함도 보였습니다.

<인터뷰> 전선선(팀장/서울지방경찰청 교통범죄수사팀) : “운전기사들한테 무전으로 은어로 지령을 하면 정확한 시간에 빠른 시간에 현장으로 달려갔습니다. (은어를 사용해) 은밀하게 하는 것이고요. 단속되지 않도록.“

경찰 조사 결과, 이번에 적발된 운전자들의 절반은 강도 등 강력 범죄 전과자이기도 했습니다.

불법 자가용 택시를 이용하다 사고가 나면, 보상 받을 길이 막막합니다.

<인터뷰> 전선선(팀장/서울지방경찰청 교통범죄수사팀) : “그 차가 비정상적인 차량이란 말입니다. 법에 위반된 차량입니다. 위반행위를 하다가 교통사고가 만에 하나 크게 났을 때는 보험처리를 받지 못합니다.“

경찰은 이번에 적발된 불법 택시 영업 조직원들을 불구속 입건하고, 고급 승용차를 압수했습니다.

또, 강남 뿐만 아니라 전국 곳곳에서 이런 불법 자가용 택시가 기승을 부리는 것으로 보고 단속을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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