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도 나선 조윤선, 변호인 113명과 맞서는 ‘중과부적’특검

입력 2017.03.04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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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수사가 지난달 28일로 종료되면서 특검팀은 앞으로 ‘공소 유지’라는 또 다른 산을 넘어야 한다.

하지만 특검팀의 공소 유지가 결코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법조계에서 나오고 있다.

기소 내용이 직권남용, 뇌물죄 등 법적 다툼의 여지가 있는 범죄가 많은 데다, 피고인들이 초호화 변호인들을 내세워 치열한 법정 다툼을 예고 하고 있기 때문이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특검팀은 총 30명을 기소했고, 이들이 선임한 변호인단은 이날 현재 중복된 인원을 제외하고 113명에 달한다.

이재용 변호는 업계 2위 태평양이

법조계에서 관심이 높았던 이 부회장에 대한 변호는 김앤장에 이어 로펌 규모 2위인 태평양이 사실상 ‘원톱’ 조력을 맡는다.

이 부회장은 이번 특검 조사 과정과 두 차례의 법원 영장실질 심사 때 미래전략실 법무팀과 로펌 태평양의 법률 지원을 받았다.

그런데 최근 미전실이 전격 해체되면서 법무팀도 공중분해 된 상태여서 향후 재판에서는 태평양이 이 부회장 변호를 전담할 예정이다.

이 부회장의 변호인으로는 고등법원 부장판사 출신인 송우철 변호사와 문강배, 이정호, 유선경 변호사 등 태평양 소속 변호사 10명과 판사 출신인 김종훈 변호사, 특검 수사 단계에서 선임계를 냈던 검찰 출신 조근호·오광수 변호사 등 13명이 이름을 올린 상태다.

송 변호사는 서울고법 부장판사와 대법원 재판연구관을 지냈고, 문 변호사는 서울고법에서 근무한 판사 출신이다. 조 변호사는 대검 공판송무부장과 부산 고검장을 역임했고, 오 변호사는 서울중앙지검 특수 2부장과 대구 지검장을 거쳤다. 화려한 전관 경력에다 각종 민형사 사건에서 탁월한 실력을 발휘하고 있는 최고의 법률 전문가들이라는 게 법조계의 평이다.

이 부회장은 이들 변호인단의 법률 조언을 토대로 재판에서 "최씨 모녀에 대한 지원은 뇌물이 아닌 박 대통령의 협박에 못이긴 것"이라는 논리를 펼 것으로 예상된다.

이 부회장 외에 삼성 최지성 부회장과 박상진 사장에 대한 변호도 태평양이 주축이 돼 맡는다.


15명의 변호인 선임한 김기춘, 남편이 나선 조윤선

좌편향 인사의 정부 지원을 배제하는 내용의 블랙리스트 작성과 관련돼 구속 기소된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도 법조인 출신 답게 대규모 변호인단을 꾸렸다.


특히 김 전 실장의 경우 규모 면에서 이 부회장을 능가한다. 김 전 실장은 법원, 검찰 전관 중심으로 15명의 변호인단을 구성했다.

서울북부지방법원장 출신 김경종 변호사, 판사출신 이상원 변호사, 검찰출신 정동욱 변호사 등이 합류했다. 여기에 최근 김영삼 정부 시절 검찰총장을 기낸 김기수 변호사 같은 '거물급 인사'도 선임계를 제출했다.

이들은 지난달 28일 열린 제1차공판준비기일에서 “특정인사 지원배제(블랙리스트) 작성은 적법한 것”이라며 “오히려 불법 수사를 한 특검을 구속해야 한다”고 특검에 대해 역공을 취했다.

조윤선 장관은 자신의 남편인 박성엽 김앤장 변호사를 비롯해 8명이 변호를 맡고 있다. 박 변호사는 김앤장에서 공정거래법과 기업 M&A(인수합병)을 담당하는 파트너 변호사인데, 구속된 아내를 위해 직접 팔을 걷어 부쳤다.

또 조 전 장관 변호를 위해 박성엽 변호사의 직장 동료인 김동석 변호사와 서울 고법부장판사 출신인 김상준 변호사 등도 선임계를 냈다.

김상준 변호사는 최근 공판에서 “조 전 장관이 블랙리스트 작성에 일체 관여한 적이 없다”고 혐의를 부인하면서도 “(조 전 장관이) 이번 사태를 미연에 방지하지 못한데 대해 역사 앞에서 반성하고 있다”며 몸을 낮추는 모습을 보였다.

박 대통령 비선 진료 의혹을 받고 있는 김영재 원장도 무려 8명의 변호인을 선임해 무죄를 주장할 계획이다. 선임된 변호인은 법무법인 에이원 이경원 변호사 등 5명과 케이엘파트너스 김범수 변호사 등 3명이다. 3일 첫 재판이 열린 김 원장의 부인 박채윤씨도 케이엘파트너스가 변호를 맡았다.

[연관 기사] ‘거짓말 거짓말 거짓말’…청문회 ‘피노키오’ 그들

대통령 전 자문의 정기양 세브란스 병원 교수는 검찰 출신 민유태 변호사 등 4명을 선임했다.

기금 손실 위험을 무릅쓰고 국민연금이 ‘삼성 합병’에 찬성표를 던지도록 한 혐의를 받고 있는 홍완선 전 국민연금관리공단 기금운용본부장은 검찰 출신 이원곤 변호사를 비롯, 박천혁, 류기천, 백창윤 변호사 등 4명을 내세워 법정 다툼을 예고하고 있다.

중과부적 특검, 1대100의 싸움

현재 113명에 달하는 이들 변호인들은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8일 기소된 김상만 전 대통령 자문의는 아직 변호인을 선임하지 않았고, 다른 피고인들도 공판이 진행되면서 추가로 변호인을 선임하는 경우가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이들과 맞서는 특검의 공소 유지 인력은 턱없이 빈약하다. 박 특검의 강력 요청으로 검사들의 원대복귀 명령은 유보됐지만 변호인에게 맞서기에는 일단 수적으로 쉽지 않은 상황이다.

특검은 지난달로 수사 기간이 종료되면서 공소유지 인력은 박영수 특검과 특검보 4명, 잔류한 파견검사 8명 등 모두 13명에 불과하다.

수사관 등 지원 인력 30여명도 잔류하지만 법정에서 직접 변론을 담당하며 변호인의 논리를 반박해유죄판결을 받아낼 수 있는 사람은 법조인 13명에 불과하다.

더구나 이들은 사건을 나누어 맡아야 하기 때문에 개별 재판에는 3~5명 정도 밖에 투입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가장 관심을 모으는 이 부회장 등 삼성 전·현직 수뇌부에 대한 재판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이영훈 부장판사)가 맡는다.

당초 서울중앙지법은 이 사건을 무작위 배당 방식으로 형사합의 21부(조의연 부장판사)에 배당했지만 조 부장판사는 자신이 이 부회장에 대한 특검의 구속영장 신청을 기각한 바 있는 점을 감안해 재배당을 요구했고, 결국 새 재판부가 맡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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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편도 나선 조윤선, 변호인 113명과 맞서는 ‘중과부적’특검
    • 입력 2017-03-04 09:02:45
    취재K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수사가 지난달 28일로 종료되면서 특검팀은 앞으로 ‘공소 유지’라는 또 다른 산을 넘어야 한다.

하지만 특검팀의 공소 유지가 결코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법조계에서 나오고 있다.

기소 내용이 직권남용, 뇌물죄 등 법적 다툼의 여지가 있는 범죄가 많은 데다, 피고인들이 초호화 변호인들을 내세워 치열한 법정 다툼을 예고 하고 있기 때문이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특검팀은 총 30명을 기소했고, 이들이 선임한 변호인단은 이날 현재 중복된 인원을 제외하고 113명에 달한다.

이재용 변호는 업계 2위 태평양이

법조계에서 관심이 높았던 이 부회장에 대한 변호는 김앤장에 이어 로펌 규모 2위인 태평양이 사실상 ‘원톱’ 조력을 맡는다.

이 부회장은 이번 특검 조사 과정과 두 차례의 법원 영장실질 심사 때 미래전략실 법무팀과 로펌 태평양의 법률 지원을 받았다.

그런데 최근 미전실이 전격 해체되면서 법무팀도 공중분해 된 상태여서 향후 재판에서는 태평양이 이 부회장 변호를 전담할 예정이다.

이 부회장의 변호인으로는 고등법원 부장판사 출신인 송우철 변호사와 문강배, 이정호, 유선경 변호사 등 태평양 소속 변호사 10명과 판사 출신인 김종훈 변호사, 특검 수사 단계에서 선임계를 냈던 검찰 출신 조근호·오광수 변호사 등 13명이 이름을 올린 상태다.

송 변호사는 서울고법 부장판사와 대법원 재판연구관을 지냈고, 문 변호사는 서울고법에서 근무한 판사 출신이다. 조 변호사는 대검 공판송무부장과 부산 고검장을 역임했고, 오 변호사는 서울중앙지검 특수 2부장과 대구 지검장을 거쳤다. 화려한 전관 경력에다 각종 민형사 사건에서 탁월한 실력을 발휘하고 있는 최고의 법률 전문가들이라는 게 법조계의 평이다.

이 부회장은 이들 변호인단의 법률 조언을 토대로 재판에서 "최씨 모녀에 대한 지원은 뇌물이 아닌 박 대통령의 협박에 못이긴 것"이라는 논리를 펼 것으로 예상된다.

이 부회장 외에 삼성 최지성 부회장과 박상진 사장에 대한 변호도 태평양이 주축이 돼 맡는다.


15명의 변호인 선임한 김기춘, 남편이 나선 조윤선

좌편향 인사의 정부 지원을 배제하는 내용의 블랙리스트 작성과 관련돼 구속 기소된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도 법조인 출신 답게 대규모 변호인단을 꾸렸다.


특히 김 전 실장의 경우 규모 면에서 이 부회장을 능가한다. 김 전 실장은 법원, 검찰 전관 중심으로 15명의 변호인단을 구성했다.

서울북부지방법원장 출신 김경종 변호사, 판사출신 이상원 변호사, 검찰출신 정동욱 변호사 등이 합류했다. 여기에 최근 김영삼 정부 시절 검찰총장을 기낸 김기수 변호사 같은 '거물급 인사'도 선임계를 제출했다.

이들은 지난달 28일 열린 제1차공판준비기일에서 “특정인사 지원배제(블랙리스트) 작성은 적법한 것”이라며 “오히려 불법 수사를 한 특검을 구속해야 한다”고 특검에 대해 역공을 취했다.

조윤선 장관은 자신의 남편인 박성엽 김앤장 변호사를 비롯해 8명이 변호를 맡고 있다. 박 변호사는 김앤장에서 공정거래법과 기업 M&A(인수합병)을 담당하는 파트너 변호사인데, 구속된 아내를 위해 직접 팔을 걷어 부쳤다.

또 조 전 장관 변호를 위해 박성엽 변호사의 직장 동료인 김동석 변호사와 서울 고법부장판사 출신인 김상준 변호사 등도 선임계를 냈다.

김상준 변호사는 최근 공판에서 “조 전 장관이 블랙리스트 작성에 일체 관여한 적이 없다”고 혐의를 부인하면서도 “(조 전 장관이) 이번 사태를 미연에 방지하지 못한데 대해 역사 앞에서 반성하고 있다”며 몸을 낮추는 모습을 보였다.

박 대통령 비선 진료 의혹을 받고 있는 김영재 원장도 무려 8명의 변호인을 선임해 무죄를 주장할 계획이다. 선임된 변호인은 법무법인 에이원 이경원 변호사 등 5명과 케이엘파트너스 김범수 변호사 등 3명이다. 3일 첫 재판이 열린 김 원장의 부인 박채윤씨도 케이엘파트너스가 변호를 맡았다.

[연관 기사] ‘거짓말 거짓말 거짓말’…청문회 ‘피노키오’ 그들

대통령 전 자문의 정기양 세브란스 병원 교수는 검찰 출신 민유태 변호사 등 4명을 선임했다.

기금 손실 위험을 무릅쓰고 국민연금이 ‘삼성 합병’에 찬성표를 던지도록 한 혐의를 받고 있는 홍완선 전 국민연금관리공단 기금운용본부장은 검찰 출신 이원곤 변호사를 비롯, 박천혁, 류기천, 백창윤 변호사 등 4명을 내세워 법정 다툼을 예고하고 있다.

중과부적 특검, 1대100의 싸움

현재 113명에 달하는 이들 변호인들은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8일 기소된 김상만 전 대통령 자문의는 아직 변호인을 선임하지 않았고, 다른 피고인들도 공판이 진행되면서 추가로 변호인을 선임하는 경우가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이들과 맞서는 특검의 공소 유지 인력은 턱없이 빈약하다. 박 특검의 강력 요청으로 검사들의 원대복귀 명령은 유보됐지만 변호인에게 맞서기에는 일단 수적으로 쉽지 않은 상황이다.

특검은 지난달로 수사 기간이 종료되면서 공소유지 인력은 박영수 특검과 특검보 4명, 잔류한 파견검사 8명 등 모두 13명에 불과하다.

수사관 등 지원 인력 30여명도 잔류하지만 법정에서 직접 변론을 담당하며 변호인의 논리를 반박해유죄판결을 받아낼 수 있는 사람은 법조인 13명에 불과하다.

더구나 이들은 사건을 나누어 맡아야 하기 때문에 개별 재판에는 3~5명 정도 밖에 투입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가장 관심을 모으는 이 부회장 등 삼성 전·현직 수뇌부에 대한 재판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이영훈 부장판사)가 맡는다.

당초 서울중앙지법은 이 사건을 무작위 배당 방식으로 형사합의 21부(조의연 부장판사)에 배당했지만 조 부장판사는 자신이 이 부회장에 대한 특검의 구속영장 신청을 기각한 바 있는 점을 감안해 재배당을 요구했고, 결국 새 재판부가 맡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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