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묶어두고, 쓰레기 쌓아두고…소녀상 ‘몸살’

입력 2017.03.06 (14:45)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최근 한일 외교 갈등으로까지 번진 부산 일본영사관 앞 소녀상이 수난을 당하고 있다.

[연관 기사] 외교부, ‘소녀상’ 이전 요구 공문…지자체 난감

누군가 소녀상에 자전거를 묶고 사라졌는가 하면, 소녀상 주변에 소파와 쓰레기들을 버리고 갔다.

부산 '소녀상'에 자전거 묶고 도주…경찰 '나몰라라'

5일 새벽 1시쯤, 한 남성이 소녀상 뒷부분에 자물쇠로 중고 자전거를 묶어 놓고 사라졌다.

하지만 일본영사관 주변에 24시간 배치돼 경비를 서는 경찰은 아무런 제지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의 시민단체인 '부산겨레하나' 회원들은 이날 오전 11시께 절단기를 이용해 간신히 자물쇠를 떼어냈다.

그러나 경찰은 오히려 자물쇠 절단 행위가 재물손괴죄에 해당할 수 있다며 시민단체 회원들의 신원을 조사했다.

5일 오전 부산 동구 일본영사관 앞에서 부산겨레하나 회원이 ‘평화의 소녀상’에 자전거를 묶어 놓은 자물쇠를 절단기로 자르고 있다. 소녀상 설치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5일 새벽에 중고 자전거를 묶고 달아났다.5일 오전 부산 동구 일본영사관 앞에서 부산겨레하나 회원이 ‘평화의 소녀상’에 자전거를 묶어 놓은 자물쇠를 절단기로 자르고 있다. 소녀상 설치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5일 새벽에 중고 자전거를 묶고 달아났다.

남성 2명, 소녀상 근처에 고의로 쓰레기 버려

지난 3일 오후 10시 20분쯤에는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남성 2명이 '소녀상을 이전하라'는 선전물과 쓰레기 봉지를 소녀상 주변 가로수와 가로등에 덕지덕지 매달았다. 이들은 차에 싣고 온 폐가구도 마구 버렸다.

소녀상 지킴이 활동을 하고 있던 김 모(68) 씨가 쓰레기를 치울 것을 요구하면서 양측의 실랑이가 벌어졌다.

위협을 느낀 김 씨가 택시를 타고 도망가자 남성들도 자신들의 차량으로 김 씨를 뒤따라가며 한밤중 추격전이 벌어졌다.

김 씨는 "남성들이 끝까지 쫓아와 해코지를 할까 싶어 너무 겁이 났다"며 "당분간은 소녀상 지킴이 활동을 쉴 계획"이라고 말했다.

4일 부산 동구 일본영사관 앞 소녀상 인근이 소녀상 이전을 주장하는 남성이 갖다놓은 쓰레기로 어지럽다.4일 부산 동구 일본영사관 앞 소녀상 인근이 소녀상 이전을 주장하는 남성이 갖다놓은 쓰레기로 어지럽다.

소녀상 공공조형물 등록 확산…원주시에 이어 제천시도

이처럼 전국 곳곳에서 '소녀상' 관리 문제가 쟁점으로 떠오르자 소녀상을 공공조형물로 등록하는 자치단체가 늘고 있다.


[연관 기사] ‘원주 소녀상’ 공공조형물 등록…전국 유일

강원도 원주시에 이어 충북 제천시도 최근 공유재산 심의회를 열어 화산동 의병광장에 설치된 소녀상을 공공조형물로 지정해 등록했다.

소녀상이 지자체 공공조형물로 등록되면 시 예산으로 관리비까지 지원된다.

제천시 관계자는 "소녀상을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관리하면 좋겠다는 건립추진위의 뜻을 받아들여 공공조형물로 등록했다"며 "12·28 한일 위안부 합의와 관련해 소녀상에 대한 일본의 철거 및 이전 압박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공공조형물 등록은 상당히 뜻깊은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원주, 제천 소녀상에 이어 서울 일본대사관 앞 소녀상과 지난해 두 차례 훼손됐던 제주 방일리 공원 소녀상도 공공조형물 등록이 추진 중이다.

일본이 강하게 반발하는 부산 일본영사관 앞 소녀상도 한때 공공조형물 등록이 추진되다가 지금은 별도의 조례 제정을 통해 보호하는 것으로 방향이 전환됐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자전거 묶어두고, 쓰레기 쌓아두고…소녀상 ‘몸살’
    • 입력 2017-03-06 14:45:29
    취재K
최근 한일 외교 갈등으로까지 번진 부산 일본영사관 앞 소녀상이 수난을 당하고 있다.

[연관 기사] 외교부, ‘소녀상’ 이전 요구 공문…지자체 난감

누군가 소녀상에 자전거를 묶고 사라졌는가 하면, 소녀상 주변에 소파와 쓰레기들을 버리고 갔다.

부산 '소녀상'에 자전거 묶고 도주…경찰 '나몰라라'

5일 새벽 1시쯤, 한 남성이 소녀상 뒷부분에 자물쇠로 중고 자전거를 묶어 놓고 사라졌다.

하지만 일본영사관 주변에 24시간 배치돼 경비를 서는 경찰은 아무런 제지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의 시민단체인 '부산겨레하나' 회원들은 이날 오전 11시께 절단기를 이용해 간신히 자물쇠를 떼어냈다.

그러나 경찰은 오히려 자물쇠 절단 행위가 재물손괴죄에 해당할 수 있다며 시민단체 회원들의 신원을 조사했다.

5일 오전 부산 동구 일본영사관 앞에서 부산겨레하나 회원이 ‘평화의 소녀상’에 자전거를 묶어 놓은 자물쇠를 절단기로 자르고 있다. 소녀상 설치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5일 새벽에 중고 자전거를 묶고 달아났다.
남성 2명, 소녀상 근처에 고의로 쓰레기 버려

지난 3일 오후 10시 20분쯤에는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남성 2명이 '소녀상을 이전하라'는 선전물과 쓰레기 봉지를 소녀상 주변 가로수와 가로등에 덕지덕지 매달았다. 이들은 차에 싣고 온 폐가구도 마구 버렸다.

소녀상 지킴이 활동을 하고 있던 김 모(68) 씨가 쓰레기를 치울 것을 요구하면서 양측의 실랑이가 벌어졌다.

위협을 느낀 김 씨가 택시를 타고 도망가자 남성들도 자신들의 차량으로 김 씨를 뒤따라가며 한밤중 추격전이 벌어졌다.

김 씨는 "남성들이 끝까지 쫓아와 해코지를 할까 싶어 너무 겁이 났다"며 "당분간은 소녀상 지킴이 활동을 쉴 계획"이라고 말했다.

4일 부산 동구 일본영사관 앞 소녀상 인근이 소녀상 이전을 주장하는 남성이 갖다놓은 쓰레기로 어지럽다.
소녀상 공공조형물 등록 확산…원주시에 이어 제천시도

이처럼 전국 곳곳에서 '소녀상' 관리 문제가 쟁점으로 떠오르자 소녀상을 공공조형물로 등록하는 자치단체가 늘고 있다.


[연관 기사] ‘원주 소녀상’ 공공조형물 등록…전국 유일

강원도 원주시에 이어 충북 제천시도 최근 공유재산 심의회를 열어 화산동 의병광장에 설치된 소녀상을 공공조형물로 지정해 등록했다.

소녀상이 지자체 공공조형물로 등록되면 시 예산으로 관리비까지 지원된다.

제천시 관계자는 "소녀상을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관리하면 좋겠다는 건립추진위의 뜻을 받아들여 공공조형물로 등록했다"며 "12·28 한일 위안부 합의와 관련해 소녀상에 대한 일본의 철거 및 이전 압박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공공조형물 등록은 상당히 뜻깊은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원주, 제천 소녀상에 이어 서울 일본대사관 앞 소녀상과 지난해 두 차례 훼손됐던 제주 방일리 공원 소녀상도 공공조형물 등록이 추진 중이다.

일본이 강하게 반발하는 부산 일본영사관 앞 소녀상도 한때 공공조형물 등록이 추진되다가 지금은 별도의 조례 제정을 통해 보호하는 것으로 방향이 전환됐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