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최순실 차명폰 통화, 이렇게 드러났다

입력 2017.03.06 (16:38) 수정 2017.03.06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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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특검 수사에서는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 최순득 자매 사이의 '은밀한 통화' 사실이 드러났다.

특검은 이번 수사 초기 부터 박 대통령과 최순실씨의 핫라인 존재 가능성에 주목했다.

6일 특검 수사 결과 발표에 따르면 박 대통령이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에게 이권과 관련해 지시한 정황이 짧은 간격으로 자주 발견됐다. 특검은 그 이권의 이면에 최씨의 개입이 있었을 것으로 보고 박 대통령과의 사이에 핫라인이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실체가 드러나지 않았던 핫라인은 최순득씨의 딸 장시호 씨의 진술이 계기가 돼 세상에 드러났다.

지난 1월 27일 장씨는 중요한 사실을 털어놨다. 자신의 모친인 최순득씨가 지난해 10월 박 대통령과 통화하며 최순실씨의 입국 여부를 협의했다는 것이 장씨 진술이었다. 헌 데 이 때 통화가 청와대 이영선 행정관이 제공한 차명폰을 통해 이뤄졌다고 폭로했다.

특검은 추적 끝에 이 행정관의 차명폰 번호를 분석했고, 결국 박 대통령과 최씨, 그리고 이른바 문고리 3인방이라 불리는 청와대 실세 비서관 사이에 서로 연락을 주고 받는 차명폰 번호 다수를 찾아냈다.


수사 결과 이영선 차명폰과 가장 많은 통화가 이뤄진 전화는 (010-9420-****) 번호였다. 이 전화의 발신 기지국을 추적해 보니 놀라운 결과가 나왔다.

발신 기지국은 대부분 강남구 청담동이었는데, 이 곳은 바로 최 씨의 실거주지였다. 최 씨가 독일로 출국한 지난해 9월 5일 경부터는 통화가 유럽 통신사인 보다폰(Vodafone) 망을 통해 이뤄졌다.

최씨는 출국 후 독일, 일본, 미얀마 등지를 다녔는데, 통화 내역을 보니 최씨 출국 행적과 해당 지역 로밍 서비스 사용 내역이 정확하게 일치했다. 이 핸드폰은 최씨가 사용한 다른 십여 개의 폰과 발신 기지국도 거의 일치했다.

이 전화번호는 결국 통화 상대방 중 하나인 정호성 전 청와대 비서관에 의해 최씨의 차명폰 번호로 확인됐다. 그렇다면 과연 최씨는 이 차명폰으로 누구와 통화했을까.

특검 조사 결과 가장 통화 횟수가 많은 전화는 010-3180-****였다. 이 전화는 놀랍게도 발신 기지국이 예외없이 청와대 관저였다.

대통령의 해외 순방 기간 동안에는, 출국 당일 또는 귀국 당일 전화를 거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국내 발신 내역이 전혀 없었다. 박 대통령의 행적과 정확하게 일치했다. 결국 이 전화번호는 정호선 전 비서관의 진술을 통해 박 대통령의 차명폰 번호임이 확인됐다.

박 대통령과 최순실씨는 이 핫 라인을 이용해 수시로 통화했다. 특히 이번 사태가 터진 이후 통화 횟수는 부쩍 늘었다.

2016년 4월 18일부터 10월 26일까지 서로 총 573회 통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에 세번 꼴로 통화가 이뤄진 것이다. 특히 최순실이 비선실세 국정 농단 의혹으로 지난해 9월 3일 독일로 출국해 10월 30일 귀국하기 전까지 총 127회나 통화를 했다.

두 사람이 연락한 차명폰은 모두 경기도 부천에 있는 한 휴대폰 대리점에서 개통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영선 전 행정관은 두 사람 폰 뿐 아니라 문고리 3인방(이재만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 안봉근 전 국정홍보비서관, 정호성 비서관)을 위해서도 차명폰을 이 곳에서 개통해 건네줬다. 총 52개의 차명폰을 개설했다.

이들이 어떤 내용의 통화를 했건 타인 명의의 휴대폰을 개설해 사용하는 것은 전기통신법 위반이다.

특검은 2013년 10월경부터 지난해 10월경까지 휴대전화 대리점 업주를 통해 타인 명의의 차명폰 52개를 개통해 박 대통령과 최순실 그리고 '문고리 3인방' 등에게 양도한 혐의로 이영선 전 청와대 행정관을 불구속 기소했다.

한편 이날 특검 수사 결과에 대해 박 대통령 유영하 변호사는 "대통령은 부속실 직원들이 소지하고 있던 보안폰으로 필요한 경우 이를 사용한 사실이 있으나 특검의 주장처럼 차명폰을 소지하면서 이를 사용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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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 대통령-최순실 차명폰 통화, 이렇게 드러났다
    • 입력 2017-03-06 16:38:17
    • 수정2017-03-06 18:06:59
    취재K
이번 특검 수사에서는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 최순득 자매 사이의 '은밀한 통화' 사실이 드러났다.

특검은 이번 수사 초기 부터 박 대통령과 최순실씨의 핫라인 존재 가능성에 주목했다.

6일 특검 수사 결과 발표에 따르면 박 대통령이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에게 이권과 관련해 지시한 정황이 짧은 간격으로 자주 발견됐다. 특검은 그 이권의 이면에 최씨의 개입이 있었을 것으로 보고 박 대통령과의 사이에 핫라인이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실체가 드러나지 않았던 핫라인은 최순득씨의 딸 장시호 씨의 진술이 계기가 돼 세상에 드러났다.

지난 1월 27일 장씨는 중요한 사실을 털어놨다. 자신의 모친인 최순득씨가 지난해 10월 박 대통령과 통화하며 최순실씨의 입국 여부를 협의했다는 것이 장씨 진술이었다. 헌 데 이 때 통화가 청와대 이영선 행정관이 제공한 차명폰을 통해 이뤄졌다고 폭로했다.

특검은 추적 끝에 이 행정관의 차명폰 번호를 분석했고, 결국 박 대통령과 최씨, 그리고 이른바 문고리 3인방이라 불리는 청와대 실세 비서관 사이에 서로 연락을 주고 받는 차명폰 번호 다수를 찾아냈다.


수사 결과 이영선 차명폰과 가장 많은 통화가 이뤄진 전화는 (010-9420-****) 번호였다. 이 전화의 발신 기지국을 추적해 보니 놀라운 결과가 나왔다.

발신 기지국은 대부분 강남구 청담동이었는데, 이 곳은 바로 최 씨의 실거주지였다. 최 씨가 독일로 출국한 지난해 9월 5일 경부터는 통화가 유럽 통신사인 보다폰(Vodafone) 망을 통해 이뤄졌다.

최씨는 출국 후 독일, 일본, 미얀마 등지를 다녔는데, 통화 내역을 보니 최씨 출국 행적과 해당 지역 로밍 서비스 사용 내역이 정확하게 일치했다. 이 핸드폰은 최씨가 사용한 다른 십여 개의 폰과 발신 기지국도 거의 일치했다.

이 전화번호는 결국 통화 상대방 중 하나인 정호성 전 청와대 비서관에 의해 최씨의 차명폰 번호로 확인됐다. 그렇다면 과연 최씨는 이 차명폰으로 누구와 통화했을까.

특검 조사 결과 가장 통화 횟수가 많은 전화는 010-3180-****였다. 이 전화는 놀랍게도 발신 기지국이 예외없이 청와대 관저였다.

대통령의 해외 순방 기간 동안에는, 출국 당일 또는 귀국 당일 전화를 거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국내 발신 내역이 전혀 없었다. 박 대통령의 행적과 정확하게 일치했다. 결국 이 전화번호는 정호선 전 비서관의 진술을 통해 박 대통령의 차명폰 번호임이 확인됐다.

박 대통령과 최순실씨는 이 핫 라인을 이용해 수시로 통화했다. 특히 이번 사태가 터진 이후 통화 횟수는 부쩍 늘었다.

2016년 4월 18일부터 10월 26일까지 서로 총 573회 통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에 세번 꼴로 통화가 이뤄진 것이다. 특히 최순실이 비선실세 국정 농단 의혹으로 지난해 9월 3일 독일로 출국해 10월 30일 귀국하기 전까지 총 127회나 통화를 했다.

두 사람이 연락한 차명폰은 모두 경기도 부천에 있는 한 휴대폰 대리점에서 개통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영선 전 행정관은 두 사람 폰 뿐 아니라 문고리 3인방(이재만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 안봉근 전 국정홍보비서관, 정호성 비서관)을 위해서도 차명폰을 이 곳에서 개통해 건네줬다. 총 52개의 차명폰을 개설했다.

이들이 어떤 내용의 통화를 했건 타인 명의의 휴대폰을 개설해 사용하는 것은 전기통신법 위반이다.

특검은 2013년 10월경부터 지난해 10월경까지 휴대전화 대리점 업주를 통해 타인 명의의 차명폰 52개를 개통해 박 대통령과 최순실 그리고 '문고리 3인방' 등에게 양도한 혐의로 이영선 전 청와대 행정관을 불구속 기소했다.

한편 이날 특검 수사 결과에 대해 박 대통령 유영하 변호사는 "대통령은 부속실 직원들이 소지하고 있던 보안폰으로 필요한 경우 이를 사용한 사실이 있으나 특검의 주장처럼 차명폰을 소지하면서 이를 사용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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