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한반도 배치 거론 전술핵과 전략핵 차이는?

입력 2017.03.06 (21:29) 수정 2017.03.06 (2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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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미군의 B-2 스텔스 전략폭격기입니다.

레이더에 잡히지 않고 은밀히 적진에 침투해 핵무기를 투하할 수 있습니다.

이런 전략폭격기에 장착돼 있는 핵폭탄이나 핵탄두를 장착한 대륙간탄도미사일, 잠수함탄도미사일 등을 일명 전략핵무기라고 부릅니다.

위력이 어마어마해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자폭탄의 수십배에서 수천배에 달합니다.

반면, 주한미군에 재배치가 거론되는 전술핵무기는 위력이 전략핵무기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한 소형 핵무기로 히로시마 원자폭탄과 비슷한 수준의 폭발력을 갖고 있습니다.

말이 소형이지 전술핵무기도 한번에 수만에서 수십만명을 살상할 수 있는 치명적인 대량살상무기입니다.

전술핵에는 어떤 종류가 있는지 먼저 김기흥 기자가 보도합니다.

▼전술핵 포탄·지뢰 등 다양…정밀 타격 가능▼

<리포트>

전술핵무기는 동서간 냉전이 한창이던 1950~90년대 경쟁적으로 제작됐습니다.

전술핵무기에는 전투기와 폭격기에서 투하하는 폭탄과, 각종 포에서 발사되는 포탄의 형태가 있습니다.

단거리 미사일이나 로켓, 어뢰 등의 탄두, 병사가 메고 운반하는 핵배낭, 전차부대 공격을 저지하기 위한 핵지뢰 등도 있습니다.

6.25전쟁 이후 배치된 주한미군 전술핵무기는 950기를 정점으로 계속 감소하다가 1991년 말 전량 철수됐습니다.

유럽 지역에 구 소련군 기갑부대의 대규모 기동을 막기 위해 배치했던 핵포탄과 핵지뢰 등도 90년대 중반까지 폐기됐습니다.

미군은 대신 B61, B83 등의 핵폭탄과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탄두 등은 유지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양욱(한국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 : "(B61은)정밀하게 목표만을 타격할 수 있는 정밀 핵폭탄으로 주민들에 대한 피해는 줄이면서 지휘부만을 제거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한반도에 전술핵이 배치된다면 기존의 방어적 개념을 넘어서는 공세적·응징적 개념의 핵전략으로의 전환을 의미한다며, 다양한 형태의 새 전술핵무기 개발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견해도 내놓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기흥입니다.

▼전술핵 , 北 도발 즉각 타격▼

먼저, 핵미사일 발사 능력을 북한이 보유했고 우리가 성주에 사드를 배치했을 경우를 가정해 보겠습니다.

북한이 핵미사일로 공격하면 우리는 사드로 요격하겠죠.

북한은 창을, 우리는 방패를 갖고 있는 겁니다.

전술핵이 들어온 상황에선 판도가 달라집니다.

북한의 핵미사일을 사드로 요격하면서 동시에 전술 핵무기가 북한의 지휘부를 타격하게 됩니다.

북한의 대공 레이더와 미사일 요격 능력이 초보적 수준이기 때문에 창과 방패를 모두 가진 우리가 확고한 우위를 점하게 되는 겁니다.

핵 도발 즉시 핵으로 보복 타격이 가능하다는 북한에 대한 강력한 경고 메시지입니다.

현재로선 북한을 핵무기로 공격하려면 괌 미군 기지의 전략 폭격기나 핵추진 잠수함에서 전략핵미사일을 쏘거나 미국 본토에서 핵탄두가 탑재된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발사해야 하는데, 최소 30분 이상 걸립니다.

반면, 전술핵무기가 들어와 내년 말부터 실전배치될 우리 공군의 스텔스 전투기 F-35A 등에 탑재되면 즉각 타격할 수 있습니다.

1991년에 한반도에서 전술핵을 모두 철수한 미국이 한동안 전혀 고려하지 않던 전술핵무기의 한반도 재배치를 거론하기 시작한 건 그만큼, 북한의 핵 위협이 현실화됐고, 심각해졌다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정아연 기자가 보도합니다.

▼“전술핵, 美 벼랑끝 카드”…재배치 조건은?▼

<리포트>

오바마 행정부 당시 미국은 주한미군 전술핵무기 재배치 주장에 대해 실효성이 없다며 일축해왔습니다.

전략핵무기로 대응하면 되는데 굳이 전술핵무기를 상시 배치할 필요가 없다는 논리였습니다.

'핵 없는 세상'을 주창해온 오바마 대통령으로선 전술핵을 재배치할 경우 한반도 비핵화가 깨지게 된다는 점과 자칫 북한의 핵 개발을 반대할 명분을 잃을 수 있다는 점도 고려했을 것이란 관측이 나왔습니다.

트럼프 행정부 들어 미국이 금기시해온 전술핵 재배치 카드를 꺼낸 건 북한의 핵 위협이 한계 상황을 넘어섰다는 인식에 따른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녹취> 남주홍(경기대 교수/前 국정원 1차장) : "북한이 미국에 대해 핵 미사일을 직접적으로 위협을 가하고 있는 마당에 미국은 이제 벼랑끝 전략으로 맞서고 있는 형국입니다."

전술핵무기의 한반도 배치 카드가 방어용인 사드 배치에 극렬히 반대하고 있는 중국을 겨냥한 것이라는 관측도 나옵니다.

전술핵 재배치는 사안의 폭발성 때문에 현실화되려면 여러 관문을 통과해야 합니다.

당장 정치권의 입장이 갈리고 있습니다.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은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따라 전술핵 재배치를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민주당과 국민의당은 중국의 반발을 부르고 한반도가 분쟁에 휘말릴 수 있다며 사실상 반대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전술핵이 다시 배치되더라도 북핵 문제가 해결되면, 사드와 함께 철수되도록 조건을 달 필요가 있다고 지적합니다.

KBS 뉴스 정아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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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3-06 21:29:38
    • 수정2017-03-06 22:4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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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의 B-2 스텔스 전략폭격기입니다.

레이더에 잡히지 않고 은밀히 적진에 침투해 핵무기를 투하할 수 있습니다.

이런 전략폭격기에 장착돼 있는 핵폭탄이나 핵탄두를 장착한 대륙간탄도미사일, 잠수함탄도미사일 등을 일명 전략핵무기라고 부릅니다.

위력이 어마어마해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자폭탄의 수십배에서 수천배에 달합니다.

반면, 주한미군에 재배치가 거론되는 전술핵무기는 위력이 전략핵무기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한 소형 핵무기로 히로시마 원자폭탄과 비슷한 수준의 폭발력을 갖고 있습니다.

말이 소형이지 전술핵무기도 한번에 수만에서 수십만명을 살상할 수 있는 치명적인 대량살상무기입니다.

전술핵에는 어떤 종류가 있는지 먼저 김기흥 기자가 보도합니다.

▼전술핵 포탄·지뢰 등 다양…정밀 타격 가능▼

<리포트>

전술핵무기는 동서간 냉전이 한창이던 1950~90년대 경쟁적으로 제작됐습니다.

전술핵무기에는 전투기와 폭격기에서 투하하는 폭탄과, 각종 포에서 발사되는 포탄의 형태가 있습니다.

단거리 미사일이나 로켓, 어뢰 등의 탄두, 병사가 메고 운반하는 핵배낭, 전차부대 공격을 저지하기 위한 핵지뢰 등도 있습니다.

6.25전쟁 이후 배치된 주한미군 전술핵무기는 950기를 정점으로 계속 감소하다가 1991년 말 전량 철수됐습니다.

유럽 지역에 구 소련군 기갑부대의 대규모 기동을 막기 위해 배치했던 핵포탄과 핵지뢰 등도 90년대 중반까지 폐기됐습니다.

미군은 대신 B61, B83 등의 핵폭탄과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탄두 등은 유지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양욱(한국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 : "(B61은)정밀하게 목표만을 타격할 수 있는 정밀 핵폭탄으로 주민들에 대한 피해는 줄이면서 지휘부만을 제거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한반도에 전술핵이 배치된다면 기존의 방어적 개념을 넘어서는 공세적·응징적 개념의 핵전략으로의 전환을 의미한다며, 다양한 형태의 새 전술핵무기 개발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견해도 내놓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기흥입니다.

▼전술핵 , 北 도발 즉각 타격▼

먼저, 핵미사일 발사 능력을 북한이 보유했고 우리가 성주에 사드를 배치했을 경우를 가정해 보겠습니다.

북한이 핵미사일로 공격하면 우리는 사드로 요격하겠죠.

북한은 창을, 우리는 방패를 갖고 있는 겁니다.

전술핵이 들어온 상황에선 판도가 달라집니다.

북한의 핵미사일을 사드로 요격하면서 동시에 전술 핵무기가 북한의 지휘부를 타격하게 됩니다.

북한의 대공 레이더와 미사일 요격 능력이 초보적 수준이기 때문에 창과 방패를 모두 가진 우리가 확고한 우위를 점하게 되는 겁니다.

핵 도발 즉시 핵으로 보복 타격이 가능하다는 북한에 대한 강력한 경고 메시지입니다.

현재로선 북한을 핵무기로 공격하려면 괌 미군 기지의 전략 폭격기나 핵추진 잠수함에서 전략핵미사일을 쏘거나 미국 본토에서 핵탄두가 탑재된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발사해야 하는데, 최소 30분 이상 걸립니다.

반면, 전술핵무기가 들어와 내년 말부터 실전배치될 우리 공군의 스텔스 전투기 F-35A 등에 탑재되면 즉각 타격할 수 있습니다.

1991년에 한반도에서 전술핵을 모두 철수한 미국이 한동안 전혀 고려하지 않던 전술핵무기의 한반도 재배치를 거론하기 시작한 건 그만큼, 북한의 핵 위협이 현실화됐고, 심각해졌다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정아연 기자가 보도합니다.

▼“전술핵, 美 벼랑끝 카드”…재배치 조건은?▼

<리포트>

오바마 행정부 당시 미국은 주한미군 전술핵무기 재배치 주장에 대해 실효성이 없다며 일축해왔습니다.

전략핵무기로 대응하면 되는데 굳이 전술핵무기를 상시 배치할 필요가 없다는 논리였습니다.

'핵 없는 세상'을 주창해온 오바마 대통령으로선 전술핵을 재배치할 경우 한반도 비핵화가 깨지게 된다는 점과 자칫 북한의 핵 개발을 반대할 명분을 잃을 수 있다는 점도 고려했을 것이란 관측이 나왔습니다.

트럼프 행정부 들어 미국이 금기시해온 전술핵 재배치 카드를 꺼낸 건 북한의 핵 위협이 한계 상황을 넘어섰다는 인식에 따른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녹취> 남주홍(경기대 교수/前 국정원 1차장) : "북한이 미국에 대해 핵 미사일을 직접적으로 위협을 가하고 있는 마당에 미국은 이제 벼랑끝 전략으로 맞서고 있는 형국입니다."

전술핵무기의 한반도 배치 카드가 방어용인 사드 배치에 극렬히 반대하고 있는 중국을 겨냥한 것이라는 관측도 나옵니다.

전술핵 재배치는 사안의 폭발성 때문에 현실화되려면 여러 관문을 통과해야 합니다.

당장 정치권의 입장이 갈리고 있습니다.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은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따라 전술핵 재배치를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민주당과 국민의당은 중국의 반발을 부르고 한반도가 분쟁에 휘말릴 수 있다며 사실상 반대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전술핵이 다시 배치되더라도 북핵 문제가 해결되면, 사드와 함께 철수되도록 조건을 달 필요가 있다고 지적합니다.

KBS 뉴스 정아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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