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남성욱 교수(고려대학교 북한학과) “한반도 사드배치, 트럼프 행동주의 정책의 현실화” ①

입력 2017.03.08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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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일시 : 2017년 3월 8일(수요일)
□ 출연자 : 남성욱 교수 (고려대학교 북한학과)


“한반도 사드배치, 트럼프 행동주의 정책의 현실화”

[윤준호] 사드 체계 일부가 어제 한국에 도착했습니다. 지난주 정부와 롯데의 부지 계약 체결 후 불과 일주일 만에 들어온 건데요. 도대체 왜 이렇게 사드가 전격적으로 빨리 들어온 것인지, 중국의 보복은 더 심해지지 않을지 고려대학교 남성욱 행정대학원장과 함께 관련된 이야기 나눠 보도록 하겠습니다. 남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남성욱] 네, 안녕하십니까?

[윤준호] 이번에 사드 체계 일부가 들어왔는데 어떤 장비가 들어왔습니까?

[남성욱] 일단 이동식 발사대 미사일 발사관이 8개 그다음에 레이더 미사일이 48발 이상이 들어가고 발전기 등으로 구성되는데 일단 들어온 것은 이동식 발사대 두 기가 들어온 것으로 공개되고 있습니다. 이번에 들어오는 것은 월요일 밤 10시에 도착했지만 저희가 알려진 게 어제였기 때문에 보안 사항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윤준호] 이게 수송기의 용량상 한꺼번에 들어오기는 어려운 상황이었나 보죠?

[남성욱] 그렇습니다. 미 텍사스주 포트블리스에서 오산 공군 기지까지 날아오려면 최소한 14시간 정도 날아와야 되는데 모든 장비 일체를 들여오기는 한 수송기로는 어려웠습니다. 1차적으로 선점 효과로 이동식 발사대 두 기가 도착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윤준호] 그렇다면 선점이 됐으니까 나머지 장비는 서둘러 들여오기보다는 부지공사 일정을 봐가면서 그렇게 들여올 수 있겠네요?

[남성욱] 일단 롯데의 성주 골프장 부지 조성 공사 일정에 맞춰서 아마 매우 신속한 속도로 도착이 되지 않겠나 싶습니다. 일단 미사일 발사대 두 기가 들어왔기 때문에 나머지 장비가 들어오는 것에 관해서는 전격적으로 도착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윤준호] 형식 논리라고 볼 수도 있지만, 일단 성주 골프장을 롯데와 우리 국방부가 계약은 체결했는데 한미 간에는 아직 부지 공여 협상도 안 했지 않습니까? 그런데 이렇게 사드가 먼저 들어와도 됩니까?

[남성욱] 일단 한미 간에는 SOFA라는 게 있습니다. 한미 상호방위조약에 따라서 미국이 한국 토지에 군사적인 시설이나 무기를 배치할 경우 SOFA 규정에 따른 부지 공여 절차라든지 환경영향평가 등 행정적인 절차를 진행하고 미국측에서는 그거에 맞춰서 움직이는 것이 보통 관례입니다. 일단 사드가 전격 도입된 것은 최근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 국제 정치 환경과 무관치 않기 때문에 이런 모든 절차를 규정에 맞게 진행하기는 아마 어렵다는 것이 한미 양국 국방부의 판단인 것으로 보입니다.

[윤준호] 그런데 원래 처음 이야기 나온 거로는, ‘올해 안에 배치한다, 북한의 상황이 급변하면서 6월 이전에 배치한다‘라는 얘기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보다 조금 더 빨라졌죠. 이것이 앞서 매티스 미 국방장관과 한민구 국방장관의 회담이 있었을 때 논의가 된 것일까요? 어떻게 보십니까?

[남성욱] 일단 매티스 장관이 전격적으로 국방부 장관 취임 후 서울을 방문했습니다. 한민구 장관과의 회담에서 한미 동맹의 확고함을 확인했고 그 과정에서 동맹을 확고하게 진행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대응 노력을 하겠다는 게 원칙적인 합의였습니다. 이후 2월 12일날 북한이 ‘북극성 2형’을 쐈습니다. 그런데 이게 고체 연료를 사용했기 때문에 한미 양국이 위협을 굉장히 심각하게 느꼈고 그다음에 트럼프의 행동주의 정책이 사실상 시행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과거에는 한미 양국이 논의 과정을 상당히 거쳤는데 어차피 지금 설치할 바에는 전격적으로 설치함으로써 사드 배치를 둘러싸고 한국 기업 정부와 중국 간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틸러슨 국무장관이 다음 주에 한중일 3국을 순방하는 차원에서 이 문제를 가지고 중국과 논쟁을 하기보다는 기정사실화시키는 것이 이 사드 배치에 훨씬 효율적이라는 정책적 판단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윤준호] 그러니까 다시 말해서 지금 17일로 예정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틸러슨 미 국무장관의 한중일 3국 순방. 이때 틸러슨 장관이 중국을 방문하기 이전에 이미 기정사실화시키는 것이 유리하다는 판단이라는 거죠?

[남성욱] 아무래도 틸러슨 장관 입장에서는 미중 간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구도를 결정해야 되는데 이 문제를 너무 내세울 경우 사드 배치가 미중 간 관계 전반을 어렵게 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사전에 선점해서 기정사실화하고 다른 미중 간 외교 하나를 논의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게 워싱턴의 판단인 것 같습니다.

[윤준호] 이르면 이번 주, 그렇지 않으면 다음 주 월요일에 박근혜 대통령 탄핵 심판 결정이 있을 거라는 전망이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정치적인 고려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얘기가 있습니다. 앞서 남 교수님께서도 선점 효과라는 말을 하셨듯이 이런 정치적 고려에 대해 어떻게 보십니까?

[남성욱] 분명히 없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제가 지난주 워싱턴의 싱크탱크 회의에 다녀왔는데 한국의 국내 정치 일정에 대해서 안보 전문가들이 많은 관심을 보였습니다. 탄핵이 어떻게 될 것인가, 앞으로 한국 국내 정치가 어떻게 될 것인가, 또 야당의 집권 가능성에 대해서 많은 질문들이 있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 입장에서는 한국 언론에서 보도되는 야당 후보들의 발언에 대해서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죠. 일단 사드 배치는 유보하고 다음 정부로 넘기라는 것이 현재 야당 후보의 주장인데 이랬을 경우 과연 사드를 배치할 수 있겠는가, 특히 금년 말까지의 당초 일정을 지킬 수 있겠는가. 이것은 아무래도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일단 탄핵 결정 전 또 선고 전에 역시 루비콘 강을 건너는 것이 한미 동맹을 더 강화하고 북한의 위협을 막는 데 효과적이라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윤준호] 어제 오전에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과 미 트럼프 대통령 간 전화통화도 있었고 오늘 새벽에 스파이서 미 백악관 대변인이 사드와 관련해서 성명도 발표했습니다. 결국 이 부분은 ‘미국이 일련의 행동주의 스케줄을 가지고 이걸 밀어붙이고 있다, 한미 양국의 굳건한 동맹에 대한 재확인이다’, 이런 차원의 메시지를 확인할 수 있는 거죠?

[남성욱] 네. 워싱턴의 여러 가지 공식적인 발언들은 지금 말씀하신 한미 동맹이 트럼프 행정부 이후에도 굳건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죠. 특히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을 대응해서 북한 문제를 푼다는 공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중국을 일단 압박하고 북한을 압박하는 데 있어서 현재로서는 사드만 한 효율적인 무기가 없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당초는 7월 이후에 배치 시점이 예상됐지만 한 3개월 정도 당겨지는 것이죠. 이런 스케줄대로라면 4월 말에서 5월 초까지는 배치가 끝날 것으로 보이고 이것이 결국 지금 트럼프 집권 50일을 맞는 시점에서 전격적으로 루비콘 강을 건너는 행동주의 정책으로 현실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윤준호] 이 부분이 다음 달쯤으로 예정되고 있는 미중 정상회담에서 하나의 논란 아이템이 되지 않을까요?

[남성욱] 일단 틸러슨 국무장관의 베이징 방문에서 핫이슈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의 시진핑 주석이 사드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 문제는 미중 간에 불꽃 튀는 하나의 핫이슈가 될 수밖에 없고요. 상당한 정도의 조율을 마친 뒤에 아마 트럼프와 시진핑 사이에서 정상회담에서는 이 문제가 표면화되지 않도록 미중 간에 사전 조율을 할 것으로 보입니다. 여전히 중국으로서는 불편한 심기이기 때문에 미중 간 강대강 구도가 전개될 것은 분명합니다.

[윤준호] 지금 미국의 사드 배치에 대해서 중국의 반발이 계속 거세져 왔지 않습니까? 그런데 이렇게 전격적으로 사드를 반입한 건 불 난 집에 부채질한 격이 된 건데요. 중국이 과연 틸러슨 장관이 방중했다고 이 부분에 대해서 쉽게 넘어갈까요?

[남성욱] 일단 이 사드 문제가 중국에서 어려운 것은 시진핑의 결정 사항이라는 언론의 보도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 얘기는 최고 지도자가 마음을 바꾸지 않는 이상 중국의 지도부라든가 일반 사람들이 이 문제에 관해서 입장을 선회하기는 어렵다는 의미죠. 그래서 결국은 미중 간에 빅딜을 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일단 북한과의 관계에 있어서 중국의 입장 등등 국제 정치적 측면 등을 고려해야 할 것입니다. 예를 들어서 트럼프 행정부 입장에서는 집권 등장하자마자 ‘하나의 중국 정책’으로 대만을 흔들었지 않습니까? 그러면 앞으로 ‘하나의 중국 정책’을 고수하겠다, 대만을 가지고 중국을 흔들지 않겠다는 반대급부를 가지고 사드 문제를 진정시키는 외교 카드를 아마 다양하게 내밀 것입니다. 또 하나의 카드는 보호무역주의를 통해서 중국과의 빅딜을 하는 등 나름대로 워싱턴 입장에서는 사드 문제를 조기에 진화시키는 다양한 카드를 가지고 중국을 상대할 것으로 보입니다.

[윤준호] 결국 우리에게 지금 가해지고 있는 중국의 보복 조치가 앞으로 얼마큼 어느 강도로 어떻게 더 갈 수 있느냐의 여부는 17일쯤으로 예상되고 있는 틸러슨 장관의 한중일 3국 방문 그리고 다음 달로 예정돼 있는 미중 정상회담에서 어떤 식으로 어떻게 논의되느냐가 가장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겠군요.

[남성욱] 네. 일단 큰 틀에서는 미중 간 합의가 중요하죠. 하지만 현장에서 북경이라든가 중국 전체에서 롯데마트를 비롯한 여러 한국 기업이 겪는 어려움은 당분간은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미중 간 합의가 있더라도 중국이 한국 기업에 대한 압박 카드를 당장 내려놓기는 조금 명분상 어렵다고 봅니다. 아무래도 사드 배치가 4월 말, 5월 초에 완료되는 것이 보도가 된다면 중국의 대한 기업 압박은 최고 절정에 달할 것으로 보이고 아마 하반기 정도 가야지만 이 문제가 상호 보복 무역으로는 서로가 패자가 될 수밖에 없다는 분위기가 확산되어야지만 조금 진정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윤준호] 교수님께서 보시기에, 우리가 그 기간을 어떻게 견디면 좋겠다고 보십니까?

[남성욱] 짧게는 6개월이고 길게는 2년 정도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문제는 한국이 한목소리를 내면 중국이 압박 카드를 일찍 접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이 여야로 나눠져서 또는 여론이 나눠져서 이 문제를 계속 끌고 간다면 압박은 조금 길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윤준호] 야당은 현재 사드의 전격적 배치에 대해서 강력하게 비판하고 있습니다. 혹시 야당이 이 부분에 대해서 사드 배치를 일단 중단시키거나 할 가능성은 없어 보입니까?

[남성욱] 시간적으로 되돌리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일단 4월 말, 5월 초가 되면 사드 배치가 완료되기 때문에 탄핵의 인용이나 기각에 상관없이 정치 일정상 야당이 대선에서 승리해서 청와대에 들어가더라도 이미 사드 배치가 완료됐기 때문에 이 문제를 가지고 논의를 하기는 어렵습니다. 한편으로는 야당 입장에서도 그것이 부담을 더 덜어주는 측면도 있지 않겠나 하는 측면에서 야당의 입장에서 이 문제가 반드시 꼭 부정적이라고 보기는 어려운 측면도 있습니다.

[윤준호] 그렇군요. 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남성욱] 네, 감사합니다.

[윤준호] 지금까지 고려대학교 남성욱 행정대학원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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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뷰] 남성욱 교수(고려대학교 북한학과) “한반도 사드배치, 트럼프 행동주의 정책의 현실화” ①
    • 입력 2017-03-08 09:40:59
    안녕하십니까 윤준호입니다
□ 방송일시 : 2017년 3월 8일(수요일)
□ 출연자 : 남성욱 교수 (고려대학교 북한학과)


“한반도 사드배치, 트럼프 행동주의 정책의 현실화”

[윤준호] 사드 체계 일부가 어제 한국에 도착했습니다. 지난주 정부와 롯데의 부지 계약 체결 후 불과 일주일 만에 들어온 건데요. 도대체 왜 이렇게 사드가 전격적으로 빨리 들어온 것인지, 중국의 보복은 더 심해지지 않을지 고려대학교 남성욱 행정대학원장과 함께 관련된 이야기 나눠 보도록 하겠습니다. 남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남성욱] 네, 안녕하십니까?

[윤준호] 이번에 사드 체계 일부가 들어왔는데 어떤 장비가 들어왔습니까?

[남성욱] 일단 이동식 발사대 미사일 발사관이 8개 그다음에 레이더 미사일이 48발 이상이 들어가고 발전기 등으로 구성되는데 일단 들어온 것은 이동식 발사대 두 기가 들어온 것으로 공개되고 있습니다. 이번에 들어오는 것은 월요일 밤 10시에 도착했지만 저희가 알려진 게 어제였기 때문에 보안 사항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윤준호] 이게 수송기의 용량상 한꺼번에 들어오기는 어려운 상황이었나 보죠?

[남성욱] 그렇습니다. 미 텍사스주 포트블리스에서 오산 공군 기지까지 날아오려면 최소한 14시간 정도 날아와야 되는데 모든 장비 일체를 들여오기는 한 수송기로는 어려웠습니다. 1차적으로 선점 효과로 이동식 발사대 두 기가 도착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윤준호] 그렇다면 선점이 됐으니까 나머지 장비는 서둘러 들여오기보다는 부지공사 일정을 봐가면서 그렇게 들여올 수 있겠네요?

[남성욱] 일단 롯데의 성주 골프장 부지 조성 공사 일정에 맞춰서 아마 매우 신속한 속도로 도착이 되지 않겠나 싶습니다. 일단 미사일 발사대 두 기가 들어왔기 때문에 나머지 장비가 들어오는 것에 관해서는 전격적으로 도착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윤준호] 형식 논리라고 볼 수도 있지만, 일단 성주 골프장을 롯데와 우리 국방부가 계약은 체결했는데 한미 간에는 아직 부지 공여 협상도 안 했지 않습니까? 그런데 이렇게 사드가 먼저 들어와도 됩니까?

[남성욱] 일단 한미 간에는 SOFA라는 게 있습니다. 한미 상호방위조약에 따라서 미국이 한국 토지에 군사적인 시설이나 무기를 배치할 경우 SOFA 규정에 따른 부지 공여 절차라든지 환경영향평가 등 행정적인 절차를 진행하고 미국측에서는 그거에 맞춰서 움직이는 것이 보통 관례입니다. 일단 사드가 전격 도입된 것은 최근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 국제 정치 환경과 무관치 않기 때문에 이런 모든 절차를 규정에 맞게 진행하기는 아마 어렵다는 것이 한미 양국 국방부의 판단인 것으로 보입니다.

[윤준호] 그런데 원래 처음 이야기 나온 거로는, ‘올해 안에 배치한다, 북한의 상황이 급변하면서 6월 이전에 배치한다‘라는 얘기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보다 조금 더 빨라졌죠. 이것이 앞서 매티스 미 국방장관과 한민구 국방장관의 회담이 있었을 때 논의가 된 것일까요? 어떻게 보십니까?

[남성욱] 일단 매티스 장관이 전격적으로 국방부 장관 취임 후 서울을 방문했습니다. 한민구 장관과의 회담에서 한미 동맹의 확고함을 확인했고 그 과정에서 동맹을 확고하게 진행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대응 노력을 하겠다는 게 원칙적인 합의였습니다. 이후 2월 12일날 북한이 ‘북극성 2형’을 쐈습니다. 그런데 이게 고체 연료를 사용했기 때문에 한미 양국이 위협을 굉장히 심각하게 느꼈고 그다음에 트럼프의 행동주의 정책이 사실상 시행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과거에는 한미 양국이 논의 과정을 상당히 거쳤는데 어차피 지금 설치할 바에는 전격적으로 설치함으로써 사드 배치를 둘러싸고 한국 기업 정부와 중국 간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틸러슨 국무장관이 다음 주에 한중일 3국을 순방하는 차원에서 이 문제를 가지고 중국과 논쟁을 하기보다는 기정사실화시키는 것이 이 사드 배치에 훨씬 효율적이라는 정책적 판단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윤준호] 그러니까 다시 말해서 지금 17일로 예정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틸러슨 미 국무장관의 한중일 3국 순방. 이때 틸러슨 장관이 중국을 방문하기 이전에 이미 기정사실화시키는 것이 유리하다는 판단이라는 거죠?

[남성욱] 아무래도 틸러슨 장관 입장에서는 미중 간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구도를 결정해야 되는데 이 문제를 너무 내세울 경우 사드 배치가 미중 간 관계 전반을 어렵게 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사전에 선점해서 기정사실화하고 다른 미중 간 외교 하나를 논의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게 워싱턴의 판단인 것 같습니다.

[윤준호] 이르면 이번 주, 그렇지 않으면 다음 주 월요일에 박근혜 대통령 탄핵 심판 결정이 있을 거라는 전망이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정치적인 고려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얘기가 있습니다. 앞서 남 교수님께서도 선점 효과라는 말을 하셨듯이 이런 정치적 고려에 대해 어떻게 보십니까?

[남성욱] 분명히 없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제가 지난주 워싱턴의 싱크탱크 회의에 다녀왔는데 한국의 국내 정치 일정에 대해서 안보 전문가들이 많은 관심을 보였습니다. 탄핵이 어떻게 될 것인가, 앞으로 한국 국내 정치가 어떻게 될 것인가, 또 야당의 집권 가능성에 대해서 많은 질문들이 있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 입장에서는 한국 언론에서 보도되는 야당 후보들의 발언에 대해서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죠. 일단 사드 배치는 유보하고 다음 정부로 넘기라는 것이 현재 야당 후보의 주장인데 이랬을 경우 과연 사드를 배치할 수 있겠는가, 특히 금년 말까지의 당초 일정을 지킬 수 있겠는가. 이것은 아무래도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일단 탄핵 결정 전 또 선고 전에 역시 루비콘 강을 건너는 것이 한미 동맹을 더 강화하고 북한의 위협을 막는 데 효과적이라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윤준호] 어제 오전에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과 미 트럼프 대통령 간 전화통화도 있었고 오늘 새벽에 스파이서 미 백악관 대변인이 사드와 관련해서 성명도 발표했습니다. 결국 이 부분은 ‘미국이 일련의 행동주의 스케줄을 가지고 이걸 밀어붙이고 있다, 한미 양국의 굳건한 동맹에 대한 재확인이다’, 이런 차원의 메시지를 확인할 수 있는 거죠?

[남성욱] 네. 워싱턴의 여러 가지 공식적인 발언들은 지금 말씀하신 한미 동맹이 트럼프 행정부 이후에도 굳건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죠. 특히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을 대응해서 북한 문제를 푼다는 공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중국을 일단 압박하고 북한을 압박하는 데 있어서 현재로서는 사드만 한 효율적인 무기가 없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당초는 7월 이후에 배치 시점이 예상됐지만 한 3개월 정도 당겨지는 것이죠. 이런 스케줄대로라면 4월 말에서 5월 초까지는 배치가 끝날 것으로 보이고 이것이 결국 지금 트럼프 집권 50일을 맞는 시점에서 전격적으로 루비콘 강을 건너는 행동주의 정책으로 현실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윤준호] 이 부분이 다음 달쯤으로 예정되고 있는 미중 정상회담에서 하나의 논란 아이템이 되지 않을까요?

[남성욱] 일단 틸러슨 국무장관의 베이징 방문에서 핫이슈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의 시진핑 주석이 사드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 문제는 미중 간에 불꽃 튀는 하나의 핫이슈가 될 수밖에 없고요. 상당한 정도의 조율을 마친 뒤에 아마 트럼프와 시진핑 사이에서 정상회담에서는 이 문제가 표면화되지 않도록 미중 간에 사전 조율을 할 것으로 보입니다. 여전히 중국으로서는 불편한 심기이기 때문에 미중 간 강대강 구도가 전개될 것은 분명합니다.

[윤준호] 지금 미국의 사드 배치에 대해서 중국의 반발이 계속 거세져 왔지 않습니까? 그런데 이렇게 전격적으로 사드를 반입한 건 불 난 집에 부채질한 격이 된 건데요. 중국이 과연 틸러슨 장관이 방중했다고 이 부분에 대해서 쉽게 넘어갈까요?

[남성욱] 일단 이 사드 문제가 중국에서 어려운 것은 시진핑의 결정 사항이라는 언론의 보도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 얘기는 최고 지도자가 마음을 바꾸지 않는 이상 중국의 지도부라든가 일반 사람들이 이 문제에 관해서 입장을 선회하기는 어렵다는 의미죠. 그래서 결국은 미중 간에 빅딜을 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일단 북한과의 관계에 있어서 중국의 입장 등등 국제 정치적 측면 등을 고려해야 할 것입니다. 예를 들어서 트럼프 행정부 입장에서는 집권 등장하자마자 ‘하나의 중국 정책’으로 대만을 흔들었지 않습니까? 그러면 앞으로 ‘하나의 중국 정책’을 고수하겠다, 대만을 가지고 중국을 흔들지 않겠다는 반대급부를 가지고 사드 문제를 진정시키는 외교 카드를 아마 다양하게 내밀 것입니다. 또 하나의 카드는 보호무역주의를 통해서 중국과의 빅딜을 하는 등 나름대로 워싱턴 입장에서는 사드 문제를 조기에 진화시키는 다양한 카드를 가지고 중국을 상대할 것으로 보입니다.

[윤준호] 결국 우리에게 지금 가해지고 있는 중국의 보복 조치가 앞으로 얼마큼 어느 강도로 어떻게 더 갈 수 있느냐의 여부는 17일쯤으로 예상되고 있는 틸러슨 장관의 한중일 3국 방문 그리고 다음 달로 예정돼 있는 미중 정상회담에서 어떤 식으로 어떻게 논의되느냐가 가장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겠군요.

[남성욱] 네. 일단 큰 틀에서는 미중 간 합의가 중요하죠. 하지만 현장에서 북경이라든가 중국 전체에서 롯데마트를 비롯한 여러 한국 기업이 겪는 어려움은 당분간은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미중 간 합의가 있더라도 중국이 한국 기업에 대한 압박 카드를 당장 내려놓기는 조금 명분상 어렵다고 봅니다. 아무래도 사드 배치가 4월 말, 5월 초에 완료되는 것이 보도가 된다면 중국의 대한 기업 압박은 최고 절정에 달할 것으로 보이고 아마 하반기 정도 가야지만 이 문제가 상호 보복 무역으로는 서로가 패자가 될 수밖에 없다는 분위기가 확산되어야지만 조금 진정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윤준호] 교수님께서 보시기에, 우리가 그 기간을 어떻게 견디면 좋겠다고 보십니까?

[남성욱] 짧게는 6개월이고 길게는 2년 정도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문제는 한국이 한목소리를 내면 중국이 압박 카드를 일찍 접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이 여야로 나눠져서 또는 여론이 나눠져서 이 문제를 계속 끌고 간다면 압박은 조금 길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윤준호] 야당은 현재 사드의 전격적 배치에 대해서 강력하게 비판하고 있습니다. 혹시 야당이 이 부분에 대해서 사드 배치를 일단 중단시키거나 할 가능성은 없어 보입니까?

[남성욱] 시간적으로 되돌리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일단 4월 말, 5월 초가 되면 사드 배치가 완료되기 때문에 탄핵의 인용이나 기각에 상관없이 정치 일정상 야당이 대선에서 승리해서 청와대에 들어가더라도 이미 사드 배치가 완료됐기 때문에 이 문제를 가지고 논의를 하기는 어렵습니다. 한편으로는 야당 입장에서도 그것이 부담을 더 덜어주는 측면도 있지 않겠나 하는 측면에서 야당의 입장에서 이 문제가 반드시 꼭 부정적이라고 보기는 어려운 측면도 있습니다.

[윤준호] 그렇군요. 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남성욱] 네, 감사합니다.

[윤준호] 지금까지 고려대학교 남성욱 행정대학원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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