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위한 도전, 한국형 야구 독립리그의 가능성은?

입력 2017.03.08 (17:26) 수정 2017.03.08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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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의 홈런왕, 일본 독립리그에 입성
메이저리그에서 555홈런을 기록한 홈런왕 출신 타자 매니 라미레스가 지난 7일 일본에 입국했다. 일본 독립야구단인 고치 파이팅독스 입단을 위해서다. 라미레스는 공항에서 아직 자신이 플레이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고 전했다.

금지 약물 논란이 있지만, 라미레스는 성적만 보면 명예의 전당 입성 가능성도 있는 강타자였다. 전성기가 지났어도 라미레스 정도의 유명 선수가 프로야구도 아닌 독립야구단에 입단한 일은 놀라운 일이다.

과거 메이저리그에서도 뛰었던 후지카와 큐지나 이가와 케이같은 유명 선수가 독립야구단에 입단한 적도 있었지만, 어디까지나 일본 출신이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라미레스의 입단은 일본은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화제가 됐고 마케팅 측면에서도 크게 이바지할 것이 분명하다. 독립야구단이 이제 걸음마 단계에 들어선 우리나라로선 부러운 일이다.

연천 미라클은 매년 기존 소속 선수들을 포함해 트라이아웃을 치른다.연천 미라클은 매년 기존 소속 선수들을 포함해 트라이아웃을 치른다.

한국에서도 야구 독립리그가 태동을 준비
라미레스가 방일한 지난 7일 이제 3년 차에 들어선 독립야구단 연천 미라클은 올해의 선수 트라이아웃을 실시했다. 우리나라엔 연천 미라클, 파주 챌린져스, 저니맨 야구단까지 3개의 독립야구단이 존재한다. 현재 연천 미라클을 중심으로 4월 초 독립리그 시범 운영을 준비하고 있다. 드디어 우리나라에도 야구 독립리그가 도입되는 것이다.

하지만 아직 우리나라의 독립야구단을 진정한 독립구단이라고 부르긴 어렵다. 적지만 월급을 받는 일본과 달리 우리나라는 선수들이 구단에 일정의 실비를 내고 있다. 재정상 불가피한 선택이지만 아직 정상적인 운영 궤도에 들어서진 않았다는 것이다.

연천 미라클은 올해 연천군과 2억 원의 후원 계약을 체결했다. 그 외 야구 용품업체로부터 물품 협찬을 받는 정도로 운영되고 있다. 직접 금전적 후원을 해주는 기업은 없다. 이 정도 규모의 스폰서론 자립은 아직 힘든 실정이다.

연천미라클은 비용을 아끼기 위해 감독이 직접 버스를 운전하던 시절도 있었다.연천미라클은 비용을 아끼기 위해 감독이 직접 버스를 운전하던 시절도 있었다.

아직은 먼 한국형 독립리그의 운영 가능성
일본처럼 우리나라에서도 야구 독립리그의 운영이 가능할까? 일본의 스포츠 산업규모는 우리나라의 두 배를 훨씬 웃돌며 인구 차이도 두 배가 넘는다. 야구 인기를 생각해보면 야구 시장의 저변 차이는 그보다 더욱 심할 것이다.

그런 일본에서도 독립리그 운영은 쉽지 않다. 코치 파이팅 독스가 소속된 독립리그인 시코쿠 아일랜드 리그의 지난 2012년 평균 관중은 581명이었다. 1,000명의 관중을 동원해 흑자 운영하는 것이 목표지만 역시 재정난은 마찬가지다. 지자체의 지원과 지역 밀착 기업들의 후원으로 운영은 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나라의 프로야구는 이미 10 구단 체제이다. 일본보다 단 2개가 적다. 앞서 말한 저변 차이를 생각했을 때 이미 10개 구단만으로도 야구 시장은 포화상태라고 볼 수도 있다. 여기서 독립리그까지 자립하는 일은 시장 규모상 무척 힘들어 보인다. 지난해 프로야구조차 800만 관중을 돌파했지만, 경기당 평균 관중 수는 감소했다.

하지만 철저히 엘리트 위주로 이뤄지는 우리나라 아마추어 야구계를 생각하면, 한 번 실패한 선수들을 위한 생존구는 반드시 필요한 실정이다. 비록 어려운 현실에서도 연천 미라클 등 독립야구단은 미생들을 위한 재도전의 기회를 만들기 위해 분주히 노력하고 있다.

와캬야마 화이팅버즈의 트라이아웃 사진, 출처=NHK 뉴스 캡쳐와캬야마 화이팅버즈의 트라이아웃 사진, 출처=NHK 뉴스 캡쳐

철저한 지역 밀착 마케팅…. 해법이 될 수 있을까?
최근 일본에서도 화제가 된 독립야구단의 창단이 있었다. 올해 봄부터 야구 독립리그인 베이스볼퍼스트리그에 가입하는 와카야마 화이팅버즈가 그 주인공이다.

와카야마 화이팅버즈가 창단한 와카야마현 타나베시는 인구 7만 6천 명의 소도시이다. 위치도 바다를 끼고 있는 그야말로 시골 소도시이다. 이 때문에 일본에서도 인구도 기업도 적은 도시에서 구단을 경영하는 것은 무리가 아니냐는 목소리도 높았다.

하지만 현재 생각보다 순조로운 창단 과정을 거치고 있다. 홍보도 제대로 하지 않은 선수 트라이아웃에도 약 100명 정도의 지역 주민이 관중으로 들어왔다. 버스 회사 등 지역 기업들의 후원금만 이미 1억 원을 넘었다.

와카야마 화이팅버즈의 전략은 단순했다. 철저한 지역 마케팅이다. 선수들과 직원들이 동네 체육 시설을 청소하고 야구 교실을 여는 등 지역 밀착 홍보 활동을 벌였다. 그 결과 구장 임대료를 저렴하게 임대하는 등 지자체와 지역 기업의 후원을 받아낼 수 있었다.

게다가 이 구단은 노쇠한 도시에 젊은 인력을 공급해 활력을 불어넣겠다고 말했다. 기한 내에 선수가 프로구단에 입단하지 못한다면 지역 일자리를 알선해 타나베 시에 살도록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선수도 야구 이외의 일자리를 얻을 수 있고, 지역 입장에서도 젊은 인력을 공급받을 수 있는 인재 뱅크가 생기게 되는 것이다.

이런 지역 밀착 마케팅이 우리나라에서도 성공을 거둘지는 알 수 없다. 어쨌든 우리나라의 야구 저변을 생각하면 독립리그의 자립을 위해선 프로이상의 참신한 마케팅 방법이 필요한 것은 분명하다. 후배들의 꿈을 위한 선배들의 도움도 필요하다. 후지카와 큐지처럼 대스타가 독립야구단에 입단해 봉사한다면 분명 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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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3-08 17:26:27
    • 수정2017-03-08 17:27:29
    취재K
메이저리그의 홈런왕, 일본 독립리그에 입성
메이저리그에서 555홈런을 기록한 홈런왕 출신 타자 매니 라미레스가 지난 7일 일본에 입국했다. 일본 독립야구단인 고치 파이팅독스 입단을 위해서다. 라미레스는 공항에서 아직 자신이 플레이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고 전했다.

금지 약물 논란이 있지만, 라미레스는 성적만 보면 명예의 전당 입성 가능성도 있는 강타자였다. 전성기가 지났어도 라미레스 정도의 유명 선수가 프로야구도 아닌 독립야구단에 입단한 일은 놀라운 일이다.

과거 메이저리그에서도 뛰었던 후지카와 큐지나 이가와 케이같은 유명 선수가 독립야구단에 입단한 적도 있었지만, 어디까지나 일본 출신이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라미레스의 입단은 일본은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화제가 됐고 마케팅 측면에서도 크게 이바지할 것이 분명하다. 독립야구단이 이제 걸음마 단계에 들어선 우리나라로선 부러운 일이다.

연천 미라클은 매년 기존 소속 선수들을 포함해 트라이아웃을 치른다.
한국에서도 야구 독립리그가 태동을 준비
라미레스가 방일한 지난 7일 이제 3년 차에 들어선 독립야구단 연천 미라클은 올해의 선수 트라이아웃을 실시했다. 우리나라엔 연천 미라클, 파주 챌린져스, 저니맨 야구단까지 3개의 독립야구단이 존재한다. 현재 연천 미라클을 중심으로 4월 초 독립리그 시범 운영을 준비하고 있다. 드디어 우리나라에도 야구 독립리그가 도입되는 것이다.

하지만 아직 우리나라의 독립야구단을 진정한 독립구단이라고 부르긴 어렵다. 적지만 월급을 받는 일본과 달리 우리나라는 선수들이 구단에 일정의 실비를 내고 있다. 재정상 불가피한 선택이지만 아직 정상적인 운영 궤도에 들어서진 않았다는 것이다.

연천 미라클은 올해 연천군과 2억 원의 후원 계약을 체결했다. 그 외 야구 용품업체로부터 물품 협찬을 받는 정도로 운영되고 있다. 직접 금전적 후원을 해주는 기업은 없다. 이 정도 규모의 스폰서론 자립은 아직 힘든 실정이다.

연천미라클은 비용을 아끼기 위해 감독이 직접 버스를 운전하던 시절도 있었다.
아직은 먼 한국형 독립리그의 운영 가능성
일본처럼 우리나라에서도 야구 독립리그의 운영이 가능할까? 일본의 스포츠 산업규모는 우리나라의 두 배를 훨씬 웃돌며 인구 차이도 두 배가 넘는다. 야구 인기를 생각해보면 야구 시장의 저변 차이는 그보다 더욱 심할 것이다.

그런 일본에서도 독립리그 운영은 쉽지 않다. 코치 파이팅 독스가 소속된 독립리그인 시코쿠 아일랜드 리그의 지난 2012년 평균 관중은 581명이었다. 1,000명의 관중을 동원해 흑자 운영하는 것이 목표지만 역시 재정난은 마찬가지다. 지자체의 지원과 지역 밀착 기업들의 후원으로 운영은 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나라의 프로야구는 이미 10 구단 체제이다. 일본보다 단 2개가 적다. 앞서 말한 저변 차이를 생각했을 때 이미 10개 구단만으로도 야구 시장은 포화상태라고 볼 수도 있다. 여기서 독립리그까지 자립하는 일은 시장 규모상 무척 힘들어 보인다. 지난해 프로야구조차 800만 관중을 돌파했지만, 경기당 평균 관중 수는 감소했다.

하지만 철저히 엘리트 위주로 이뤄지는 우리나라 아마추어 야구계를 생각하면, 한 번 실패한 선수들을 위한 생존구는 반드시 필요한 실정이다. 비록 어려운 현실에서도 연천 미라클 등 독립야구단은 미생들을 위한 재도전의 기회를 만들기 위해 분주히 노력하고 있다.

와캬야마 화이팅버즈의 트라이아웃 사진, 출처=NHK 뉴스 캡쳐
철저한 지역 밀착 마케팅…. 해법이 될 수 있을까?
최근 일본에서도 화제가 된 독립야구단의 창단이 있었다. 올해 봄부터 야구 독립리그인 베이스볼퍼스트리그에 가입하는 와카야마 화이팅버즈가 그 주인공이다.

와카야마 화이팅버즈가 창단한 와카야마현 타나베시는 인구 7만 6천 명의 소도시이다. 위치도 바다를 끼고 있는 그야말로 시골 소도시이다. 이 때문에 일본에서도 인구도 기업도 적은 도시에서 구단을 경영하는 것은 무리가 아니냐는 목소리도 높았다.

하지만 현재 생각보다 순조로운 창단 과정을 거치고 있다. 홍보도 제대로 하지 않은 선수 트라이아웃에도 약 100명 정도의 지역 주민이 관중으로 들어왔다. 버스 회사 등 지역 기업들의 후원금만 이미 1억 원을 넘었다.

와카야마 화이팅버즈의 전략은 단순했다. 철저한 지역 마케팅이다. 선수들과 직원들이 동네 체육 시설을 청소하고 야구 교실을 여는 등 지역 밀착 홍보 활동을 벌였다. 그 결과 구장 임대료를 저렴하게 임대하는 등 지자체와 지역 기업의 후원을 받아낼 수 있었다.

게다가 이 구단은 노쇠한 도시에 젊은 인력을 공급해 활력을 불어넣겠다고 말했다. 기한 내에 선수가 프로구단에 입단하지 못한다면 지역 일자리를 알선해 타나베 시에 살도록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선수도 야구 이외의 일자리를 얻을 수 있고, 지역 입장에서도 젊은 인력을 공급받을 수 있는 인재 뱅크가 생기게 되는 것이다.

이런 지역 밀착 마케팅이 우리나라에서도 성공을 거둘지는 알 수 없다. 어쨌든 우리나라의 야구 저변을 생각하면 독립리그의 자립을 위해선 프로이상의 참신한 마케팅 방법이 필요한 것은 분명하다. 후배들의 꿈을 위한 선배들의 도움도 필요하다. 후지카와 큐지처럼 대스타가 독립야구단에 입단해 봉사한다면 분명 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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