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브레이크 없는 ‘질주’…막을 해법 없나?
입력 2017.03.11 (08:57)
수정 2017.03.11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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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모부 장성택의 처형에서 이복형 김정남의 암살에 이르기까지... 김정은의 브레이크 없는 '공포통치의 질주'는 끝이 보이지 않는다.
김정은 주변에는 쓴 소리를 할 만한 원로 등 참모가 없다. 남북 관계, 국제사회의 정세를 올바르게 판단하고 조언할 수 있는 측근이 없다. 정책을 조정할 시스템이 붕괴됐다.
여기에 주변을 의심하는 김정은의 편집증과 충동적인 공격성, 통제 불가능한 분노 등 정신 병리를 보이는 성격장애가 더해져 공포통치로 이어지고 있다는 게 심리학자들의 분석이다.
김정남 암살 사건을 놓고 북한이 취한 외교 대응에서도 즉흥적이고 감정적이라는 지적이다.
김정남 암살 후폭풍…‘인질 맞불외교’
김정남 암살사건으로 외교 갈등을 겪고 있는 말레이시아에 북한이 칼을 뽑았다. 북한에 체류하고 있는 말레이시아인에게 출국을 금지했다. 사실상 인질로 삼는 극단적 조치를 취한 것이다.
당초 말레이시아 대사관 직원 3명과 그 가족 6명, 유엔세계식량계획(WFP) 관계자 2명 등 11명이 억류됐으나 지난 9일 WFP 관계자 2명은 풀려났다.
말레이시아 정부도 맞대응에 나섰다. 북한에 체류하고 있는 말레이시아인들의 안전이 보장될 때까지 말레이시아 내 모든 북한인의 출국을 금지했다. 말레이시아에 거주하고 있는 북한인은 1천여 명으로 추정된다.
말레이시아는 북한의 불법 외화벌이에도 제동을 걸었다. 방문비자로 들어와 건설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북한인 140명을 무더기로 체포했다.
이번 북한의 인질외교를 보면 아무런 전략도 없다. 즉흥적이다. 국제법과 외교관행을 무시하고 그동안 되풀이해왔던 ‘벼랑 끝 전술’이다.
[연관 기사] 성난 말레이…北 불법 노동자 140명 체포 (2017.3.8)
장성택 등 처형, 조언할 원로가 없다
김정은 주위에는 쓴 소리를 할 원로가 없다. 김정은 집권 초기 실질적인 후견인 역할을 했던 고모부 장성택이 2013년 12월 처형당했다. 처형사유는 국가전복음모와 최고사령관 명령불복, 경제부문 전횡, 부정부패 등의 혐의다.
대남정책을 총괄했던 김양건 통일전선부장이 2015년 12월 교통사고로 숨졌다. 김양건은 2007년 10월 제2차 남북정상회담을 성사시킨 북한의 주역이다. 2015년 8월 북한의 목함지뢰 도발로 촉발된 군사적 긴장 상황에서 열린 남북고위급 접촉에서 황병서 총정치국장과 함께 북한대표로 나왔다.
대미외교의 핵심인 강석주 국제담당비서가 2016년 5월 식도암으로 숨졌다. 강석주는 북한이 핵확산금지조약(NPT)을 탈퇴하면서 촉발된 1차 북핵 위기에서 대미협상을 주도했다. 1994년 10월 북미기본합의서(제네바 합의)에 로버트 갈루치 미국 북핵 특사와 함께 서명했다.
연형묵, 김용순, 조명록 등 경험 많은 북한의 원로들이 사망하거나 숙청돼 김정은에게 조언할 대남·외교라인의 전문가가 없다.
신진세력 등장 “실리 중시하는 예스맨들”
조직지도부의 부부장 출신들이 신진세력으로 전면에 등장했다. 대표적인 인물은 박태성 평안남도당위원장, 조용원 당조직지도부 부부장, 조남진 총정치국 조직부국장 등이다.
박태성은 저돌적인 성격의 소유자로 알려져 있다. '김정은의 돌격대장'으로 오른 팔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한다. 조직지도부를 거친 인물로 김정은의 궂은일을 도맡아 한다고 한다.
조용원은 지난해(2016년) 김정은의 수행 횟수가 47회로 1위를 기록했다. 북한의 2인자인 황병서 총정치국장의 40회를 앞섰다. 김정은의 일거수일투족을 최측근에서 보좌하는 현재 공석인 서기실장을 대행하고 있다고 한다.
조남진은 군 내부에서 당 정치 사업을 추진하거나 군 간부 선발 등을 담당하는 총정치국의 2인자다. 고령인 황병서 총정치국장(77살)을 대신해 총정치국의 실권을 쥐고 있다고 한다.
이들 신진세력들은 실리를 추구하는 전형적인 ‘예스맨’들이라고 한다. 피해의식이 강한 김정은에게 아부를 해 김정은이 정치를 잘하고 있는 것으로 착각을 하도록 해 공포통치를 부추긴다고 한다.
살아남은 자의 살기위한 ‘몸부림’
대북 소식통은 "김정은이 원로들의 잔소리를 듣기 싫어하고, 원로들은 김정은이 두렵고 말을 해도 소용없다는 생각을 한다"라고 전한다.
북한 정권의 2인자 황병서가 김정은 앞에서 무릎을 꿇고 손으로 입을 가린 채 말하는 모습에서 '김정은식 공포통치'의 단면을 엿볼 수 있다.
황병서 뿐만이 아니다. 최룡해 등 다른 측근들도 마찬가지다. 김정은 앞에서 한껏 몸을 낮추고 최고의 존경심을 나타낸다. 고모부와 이복형까지 거리낌 없이 처단한 김정은의 공포통치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이이다.
[연관 기사] 쩔쩔매는 황병서, 무릎 꿇듯 대화 (2016.1.10)
강대강(强對强) 대치만이 해법 아니다
[연관 기사] 김정은 정신상태 의심…북한관료시스템 붕괴 (2017.3.9)
북한은 여느 국가와 마찬가지로 당·정·군 등 조직을 완비하고 있다. 하지만 김정은 한 사람이 최종 결정하는 1인 독재체재의 정치구조를 가지고 있다. 관료시스템이 전혀 작동하지 않는다.
김정은은 지난 6일 한미연합훈련 초기 경고성 메시지로 탄도미사일 스커드-ER 4발을 한꺼번에 발사했다. 김일성 생일과 인민군 창건기념일이 있는 4월에는 신형미사일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고강도 도발이 우려된다.
신경 학자이자 심리 전문가인 이안 로버트슨 교수는(아일랜드 트리트니대) 김정은을 '현실적인 편집증'으로 분석했다. 절대 권력과 위협에 대한 스트레스가 김정은을 심각한 편집증과 경계선 장애자로 변화시키고 있고, 그 결과 극도로 위험해지고 예측하기 힘든 행동을 한다고 지적했다. (VOA보도)
미국 트럼프정부 등 국제사회는 모든 선택지를 놓고 김정은에게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한반도의 안정이 흔들리고 있는 형세다.
강대강(强對强) 대치가 해법은 아닐 것이다. 주변 국가들과 함께 한반도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노력이 중요한 시점이다.
북한 내부에서도 합리적인 세력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한 정책방안도 찾아야 한다.
김정은 주변에는 쓴 소리를 할 만한 원로 등 참모가 없다. 남북 관계, 국제사회의 정세를 올바르게 판단하고 조언할 수 있는 측근이 없다. 정책을 조정할 시스템이 붕괴됐다.
여기에 주변을 의심하는 김정은의 편집증과 충동적인 공격성, 통제 불가능한 분노 등 정신 병리를 보이는 성격장애가 더해져 공포통치로 이어지고 있다는 게 심리학자들의 분석이다.
김정남 암살 사건을 놓고 북한이 취한 외교 대응에서도 즉흥적이고 감정적이라는 지적이다.
김정남 암살 후폭풍…‘인질 맞불외교’
평양순안국제공항은 2012년 옛 여객터미널을 철거한 뒤 공사에 들어가 2015년 7월 1일 새로 개장했다. 편의시설을 두루 갖춰 국제공항의 면모를 자랑하고 있다. 니잔 모하마드 북한주재 말레이시아 대사는 지난 달 21일 김정남 암살사건과 관련해 본국과 협의차 평양순안공항을 통해 본국으로 돌아갔다.
김정남 암살사건으로 외교 갈등을 겪고 있는 말레이시아에 북한이 칼을 뽑았다. 북한에 체류하고 있는 말레이시아인에게 출국을 금지했다. 사실상 인질로 삼는 극단적 조치를 취한 것이다.
당초 말레이시아 대사관 직원 3명과 그 가족 6명, 유엔세계식량계획(WFP) 관계자 2명 등 11명이 억류됐으나 지난 9일 WFP 관계자 2명은 풀려났다.
말레이시아로부터 추방명령을 받은 강철 말레이시아 주재 북한대사가 지난 6일 쿠알라룸푸르에 있는 대사관을 떠나고 있다.
말레이시아 정부도 맞대응에 나섰다. 북한에 체류하고 있는 말레이시아인들의 안전이 보장될 때까지 말레이시아 내 모든 북한인의 출국을 금지했다. 말레이시아에 거주하고 있는 북한인은 1천여 명으로 추정된다.
말레이시아는 북한의 불법 외화벌이에도 제동을 걸었다. 방문비자로 들어와 건설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북한인 140명을 무더기로 체포했다.
이번 북한의 인질외교를 보면 아무런 전략도 없다. 즉흥적이다. 국제법과 외교관행을 무시하고 그동안 되풀이해왔던 ‘벼랑 끝 전술’이다.
[연관 기사] 성난 말레이…北 불법 노동자 140명 체포 (2017.3.8)
장성택 등 처형, 조언할 원로가 없다
손목에 포승줄이 묶여져 있는 처형 직전의 장성택 모습이다. 장성택은 고사포로 총살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 주위에는 쓴 소리를 할 원로가 없다. 김정은 집권 초기 실질적인 후견인 역할을 했던 고모부 장성택이 2013년 12월 처형당했다. 처형사유는 국가전복음모와 최고사령관 명령불복, 경제부문 전횡, 부정부패 등의 혐의다.
북한의 목함지뢰 도발과 관련해 남과 북은 판문점에서 무박5일 동안 마라톤협상을 했다. 협상을 마친 뒤 홍용표 통일부장관과 김양건 통일전선부장이 악수를 하고 있다. (2015년 8월 25일)
대남정책을 총괄했던 김양건 통일전선부장이 2015년 12월 교통사고로 숨졌다. 김양건은 2007년 10월 제2차 남북정상회담을 성사시킨 북한의 주역이다. 2015년 8월 북한의 목함지뢰 도발로 촉발된 군사적 긴장 상황에서 열린 남북고위급 접촉에서 황병서 총정치국장과 함께 북한대표로 나왔다.
강석주가 김정일 옆에 앉아있다. 강석주는 2009년 8월 평양에서 열린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간의 회담에 배석했다.
대미외교의 핵심인 강석주 국제담당비서가 2016년 5월 식도암으로 숨졌다. 강석주는 북한이 핵확산금지조약(NPT)을 탈퇴하면서 촉발된 1차 북핵 위기에서 대미협상을 주도했다. 1994년 10월 북미기본합의서(제네바 합의)에 로버트 갈루치 미국 북핵 특사와 함께 서명했다.
연형묵, 김용순, 조명록 등 경험 많은 북한의 원로들이 사망하거나 숙청돼 김정은에게 조언할 대남·외교라인의 전문가가 없다.
신진세력 등장 “실리 중시하는 예스맨들”
조직지도부의 부부장 출신들이 신진세력으로 전면에 등장했다. 대표적인 인물은 박태성 평안남도당위원장, 조용원 당조직지도부 부부장, 조남진 총정치국 조직부국장 등이다.
박태성 평안남도당위원장이 평안남도소년단 연합단체대회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왼쪽에 연설문을 들고 서있는 사람이 박태성이다. (2014년 4월 16일. 평안남도 평성시)
박태성은 저돌적인 성격의 소유자로 알려져 있다. '김정은의 돌격대장'으로 오른 팔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한다. 조직지도부를 거친 인물로 김정은의 궂은일을 도맡아 한다고 한다.
조용원이 2016년 12월 24일 평양에서 열린 제1차 전당초급당위원장대회에서 김정은의 지시를 받고 있다. 오른쪽에는 최룡해 노동당 부위원장이 앉아있다.
조용원은 지난해(2016년) 김정은의 수행 횟수가 47회로 1위를 기록했다. 북한의 2인자인 황병서 총정치국장의 40회를 앞섰다. 김정은의 일거수일투족을 최측근에서 보좌하는 현재 공석인 서기실장을 대행하고 있다고 한다.
조남진은 군 내부에서 당 정치 사업을 추진하거나 군 간부 선발 등을 담당하는 총정치국의 2인자다. 고령인 황병서 총정치국장(77살)을 대신해 총정치국의 실권을 쥐고 있다고 한다.
이들 신진세력들은 실리를 추구하는 전형적인 ‘예스맨’들이라고 한다. 피해의식이 강한 김정은에게 아부를 해 김정은이 정치를 잘하고 있는 것으로 착각을 하도록 해 공포통치를 부추긴다고 한다.
살아남은 자의 살기위한 ‘몸부림’
대북 소식통은 "김정은이 원로들의 잔소리를 듣기 싫어하고, 원로들은 김정은이 두렵고 말을 해도 소용없다는 생각을 한다"라고 전한다.
북한 정권의 2인자 황병서가 김정은 앞에서 무릎을 꿇고 손으로 입을 가린 채 말하는 모습에서 '김정은식 공포통치'의 단면을 엿볼 수 있다.
황병서 뿐만이 아니다. 최룡해 등 다른 측근들도 마찬가지다. 김정은 앞에서 한껏 몸을 낮추고 최고의 존경심을 나타낸다. 고모부와 이복형까지 거리낌 없이 처단한 김정은의 공포통치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이이다.
[연관 기사] 쩔쩔매는 황병서, 무릎 꿇듯 대화 (2016.1.10)
강대강(强對强) 대치만이 해법 아니다
[연관 기사] 김정은 정신상태 의심…북한관료시스템 붕괴 (2017.3.9)
북한은 여느 국가와 마찬가지로 당·정·군 등 조직을 완비하고 있다. 하지만 김정은 한 사람이 최종 결정하는 1인 독재체재의 정치구조를 가지고 있다. 관료시스템이 전혀 작동하지 않는다.
북한이 지난 6일 오전 7시 36분 평안북도 동창리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 4발을 발사했다. 3발이 일본의 배타적 경제수역(EEZ)에 낙하했다. 북한은 일본 주둔 미군기지를 겨냥한 것이라고 밝혔다.
김정은은 지난 6일 한미연합훈련 초기 경고성 메시지로 탄도미사일 스커드-ER 4발을 한꺼번에 발사했다. 김일성 생일과 인민군 창건기념일이 있는 4월에는 신형미사일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고강도 도발이 우려된다.
신경 학자이자 심리 전문가인 이안 로버트슨 교수는(아일랜드 트리트니대) 김정은을 '현실적인 편집증'으로 분석했다. 절대 권력과 위협에 대한 스트레스가 김정은을 심각한 편집증과 경계선 장애자로 변화시키고 있고, 그 결과 극도로 위험해지고 예측하기 힘든 행동을 한다고 지적했다. (VOA보도)
미국 트럼프정부 등 국제사회는 모든 선택지를 놓고 김정은에게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한반도의 안정이 흔들리고 있는 형세다.
강대강(强對强) 대치가 해법은 아닐 것이다. 주변 국가들과 함께 한반도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노력이 중요한 시점이다.
북한 내부에서도 합리적인 세력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한 정책방안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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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은 브레이크 없는 ‘질주’…막을 해법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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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7-03-11 08:57:42
- 수정2017-03-11 16:57:01
고모부 장성택의 처형에서 이복형 김정남의 암살에 이르기까지... 김정은의 브레이크 없는 '공포통치의 질주'는 끝이 보이지 않는다.
김정은 주변에는 쓴 소리를 할 만한 원로 등 참모가 없다. 남북 관계, 국제사회의 정세를 올바르게 판단하고 조언할 수 있는 측근이 없다. 정책을 조정할 시스템이 붕괴됐다.
여기에 주변을 의심하는 김정은의 편집증과 충동적인 공격성, 통제 불가능한 분노 등 정신 병리를 보이는 성격장애가 더해져 공포통치로 이어지고 있다는 게 심리학자들의 분석이다.
김정남 암살 사건을 놓고 북한이 취한 외교 대응에서도 즉흥적이고 감정적이라는 지적이다.
김정남 암살 후폭풍…‘인질 맞불외교’
김정남 암살사건으로 외교 갈등을 겪고 있는 말레이시아에 북한이 칼을 뽑았다. 북한에 체류하고 있는 말레이시아인에게 출국을 금지했다. 사실상 인질로 삼는 극단적 조치를 취한 것이다.
당초 말레이시아 대사관 직원 3명과 그 가족 6명, 유엔세계식량계획(WFP) 관계자 2명 등 11명이 억류됐으나 지난 9일 WFP 관계자 2명은 풀려났다.
말레이시아 정부도 맞대응에 나섰다. 북한에 체류하고 있는 말레이시아인들의 안전이 보장될 때까지 말레이시아 내 모든 북한인의 출국을 금지했다. 말레이시아에 거주하고 있는 북한인은 1천여 명으로 추정된다.
말레이시아는 북한의 불법 외화벌이에도 제동을 걸었다. 방문비자로 들어와 건설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북한인 140명을 무더기로 체포했다.
이번 북한의 인질외교를 보면 아무런 전략도 없다. 즉흥적이다. 국제법과 외교관행을 무시하고 그동안 되풀이해왔던 ‘벼랑 끝 전술’이다.
[연관 기사] 성난 말레이…北 불법 노동자 140명 체포 (2017.3.8)
장성택 등 처형, 조언할 원로가 없다
김정은 주위에는 쓴 소리를 할 원로가 없다. 김정은 집권 초기 실질적인 후견인 역할을 했던 고모부 장성택이 2013년 12월 처형당했다. 처형사유는 국가전복음모와 최고사령관 명령불복, 경제부문 전횡, 부정부패 등의 혐의다.
대남정책을 총괄했던 김양건 통일전선부장이 2015년 12월 교통사고로 숨졌다. 김양건은 2007년 10월 제2차 남북정상회담을 성사시킨 북한의 주역이다. 2015년 8월 북한의 목함지뢰 도발로 촉발된 군사적 긴장 상황에서 열린 남북고위급 접촉에서 황병서 총정치국장과 함께 북한대표로 나왔다.
대미외교의 핵심인 강석주 국제담당비서가 2016년 5월 식도암으로 숨졌다. 강석주는 북한이 핵확산금지조약(NPT)을 탈퇴하면서 촉발된 1차 북핵 위기에서 대미협상을 주도했다. 1994년 10월 북미기본합의서(제네바 합의)에 로버트 갈루치 미국 북핵 특사와 함께 서명했다.
연형묵, 김용순, 조명록 등 경험 많은 북한의 원로들이 사망하거나 숙청돼 김정은에게 조언할 대남·외교라인의 전문가가 없다.
신진세력 등장 “실리 중시하는 예스맨들”
조직지도부의 부부장 출신들이 신진세력으로 전면에 등장했다. 대표적인 인물은 박태성 평안남도당위원장, 조용원 당조직지도부 부부장, 조남진 총정치국 조직부국장 등이다.
박태성은 저돌적인 성격의 소유자로 알려져 있다. '김정은의 돌격대장'으로 오른 팔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한다. 조직지도부를 거친 인물로 김정은의 궂은일을 도맡아 한다고 한다.
조용원은 지난해(2016년) 김정은의 수행 횟수가 47회로 1위를 기록했다. 북한의 2인자인 황병서 총정치국장의 40회를 앞섰다. 김정은의 일거수일투족을 최측근에서 보좌하는 현재 공석인 서기실장을 대행하고 있다고 한다.
조남진은 군 내부에서 당 정치 사업을 추진하거나 군 간부 선발 등을 담당하는 총정치국의 2인자다. 고령인 황병서 총정치국장(77살)을 대신해 총정치국의 실권을 쥐고 있다고 한다.
이들 신진세력들은 실리를 추구하는 전형적인 ‘예스맨’들이라고 한다. 피해의식이 강한 김정은에게 아부를 해 김정은이 정치를 잘하고 있는 것으로 착각을 하도록 해 공포통치를 부추긴다고 한다.
살아남은 자의 살기위한 ‘몸부림’
대북 소식통은 "김정은이 원로들의 잔소리를 듣기 싫어하고, 원로들은 김정은이 두렵고 말을 해도 소용없다는 생각을 한다"라고 전한다.
북한 정권의 2인자 황병서가 김정은 앞에서 무릎을 꿇고 손으로 입을 가린 채 말하는 모습에서 '김정은식 공포통치'의 단면을 엿볼 수 있다.
황병서 뿐만이 아니다. 최룡해 등 다른 측근들도 마찬가지다. 김정은 앞에서 한껏 몸을 낮추고 최고의 존경심을 나타낸다. 고모부와 이복형까지 거리낌 없이 처단한 김정은의 공포통치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이이다.
[연관 기사] 쩔쩔매는 황병서, 무릎 꿇듯 대화 (2016.1.10)
강대강(强對强) 대치만이 해법 아니다
[연관 기사] 김정은 정신상태 의심…북한관료시스템 붕괴 (2017.3.9)
북한은 여느 국가와 마찬가지로 당·정·군 등 조직을 완비하고 있다. 하지만 김정은 한 사람이 최종 결정하는 1인 독재체재의 정치구조를 가지고 있다. 관료시스템이 전혀 작동하지 않는다.
김정은은 지난 6일 한미연합훈련 초기 경고성 메시지로 탄도미사일 스커드-ER 4발을 한꺼번에 발사했다. 김일성 생일과 인민군 창건기념일이 있는 4월에는 신형미사일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고강도 도발이 우려된다.
신경 학자이자 심리 전문가인 이안 로버트슨 교수는(아일랜드 트리트니대) 김정은을 '현실적인 편집증'으로 분석했다. 절대 권력과 위협에 대한 스트레스가 김정은을 심각한 편집증과 경계선 장애자로 변화시키고 있고, 그 결과 극도로 위험해지고 예측하기 힘든 행동을 한다고 지적했다. (VOA보도)
미국 트럼프정부 등 국제사회는 모든 선택지를 놓고 김정은에게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한반도의 안정이 흔들리고 있는 형세다.
강대강(强對强) 대치가 해법은 아닐 것이다. 주변 국가들과 함께 한반도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노력이 중요한 시점이다.
북한 내부에서도 합리적인 세력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한 정책방안도 찾아야 한다.
김정은 주변에는 쓴 소리를 할 만한 원로 등 참모가 없다. 남북 관계, 국제사회의 정세를 올바르게 판단하고 조언할 수 있는 측근이 없다. 정책을 조정할 시스템이 붕괴됐다.
여기에 주변을 의심하는 김정은의 편집증과 충동적인 공격성, 통제 불가능한 분노 등 정신 병리를 보이는 성격장애가 더해져 공포통치로 이어지고 있다는 게 심리학자들의 분석이다.
김정남 암살 사건을 놓고 북한이 취한 외교 대응에서도 즉흥적이고 감정적이라는 지적이다.
김정남 암살 후폭풍…‘인질 맞불외교’
김정남 암살사건으로 외교 갈등을 겪고 있는 말레이시아에 북한이 칼을 뽑았다. 북한에 체류하고 있는 말레이시아인에게 출국을 금지했다. 사실상 인질로 삼는 극단적 조치를 취한 것이다.
당초 말레이시아 대사관 직원 3명과 그 가족 6명, 유엔세계식량계획(WFP) 관계자 2명 등 11명이 억류됐으나 지난 9일 WFP 관계자 2명은 풀려났다.
말레이시아 정부도 맞대응에 나섰다. 북한에 체류하고 있는 말레이시아인들의 안전이 보장될 때까지 말레이시아 내 모든 북한인의 출국을 금지했다. 말레이시아에 거주하고 있는 북한인은 1천여 명으로 추정된다.
말레이시아는 북한의 불법 외화벌이에도 제동을 걸었다. 방문비자로 들어와 건설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북한인 140명을 무더기로 체포했다.
이번 북한의 인질외교를 보면 아무런 전략도 없다. 즉흥적이다. 국제법과 외교관행을 무시하고 그동안 되풀이해왔던 ‘벼랑 끝 전술’이다.
[연관 기사] 성난 말레이…北 불법 노동자 140명 체포 (2017.3.8)
장성택 등 처형, 조언할 원로가 없다
김정은 주위에는 쓴 소리를 할 원로가 없다. 김정은 집권 초기 실질적인 후견인 역할을 했던 고모부 장성택이 2013년 12월 처형당했다. 처형사유는 국가전복음모와 최고사령관 명령불복, 경제부문 전횡, 부정부패 등의 혐의다.
대남정책을 총괄했던 김양건 통일전선부장이 2015년 12월 교통사고로 숨졌다. 김양건은 2007년 10월 제2차 남북정상회담을 성사시킨 북한의 주역이다. 2015년 8월 북한의 목함지뢰 도발로 촉발된 군사적 긴장 상황에서 열린 남북고위급 접촉에서 황병서 총정치국장과 함께 북한대표로 나왔다.
대미외교의 핵심인 강석주 국제담당비서가 2016년 5월 식도암으로 숨졌다. 강석주는 북한이 핵확산금지조약(NPT)을 탈퇴하면서 촉발된 1차 북핵 위기에서 대미협상을 주도했다. 1994년 10월 북미기본합의서(제네바 합의)에 로버트 갈루치 미국 북핵 특사와 함께 서명했다.
연형묵, 김용순, 조명록 등 경험 많은 북한의 원로들이 사망하거나 숙청돼 김정은에게 조언할 대남·외교라인의 전문가가 없다.
신진세력 등장 “실리 중시하는 예스맨들”
조직지도부의 부부장 출신들이 신진세력으로 전면에 등장했다. 대표적인 인물은 박태성 평안남도당위원장, 조용원 당조직지도부 부부장, 조남진 총정치국 조직부국장 등이다.
박태성은 저돌적인 성격의 소유자로 알려져 있다. '김정은의 돌격대장'으로 오른 팔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한다. 조직지도부를 거친 인물로 김정은의 궂은일을 도맡아 한다고 한다.
조용원은 지난해(2016년) 김정은의 수행 횟수가 47회로 1위를 기록했다. 북한의 2인자인 황병서 총정치국장의 40회를 앞섰다. 김정은의 일거수일투족을 최측근에서 보좌하는 현재 공석인 서기실장을 대행하고 있다고 한다.
조남진은 군 내부에서 당 정치 사업을 추진하거나 군 간부 선발 등을 담당하는 총정치국의 2인자다. 고령인 황병서 총정치국장(77살)을 대신해 총정치국의 실권을 쥐고 있다고 한다.
이들 신진세력들은 실리를 추구하는 전형적인 ‘예스맨’들이라고 한다. 피해의식이 강한 김정은에게 아부를 해 김정은이 정치를 잘하고 있는 것으로 착각을 하도록 해 공포통치를 부추긴다고 한다.
살아남은 자의 살기위한 ‘몸부림’
대북 소식통은 "김정은이 원로들의 잔소리를 듣기 싫어하고, 원로들은 김정은이 두렵고 말을 해도 소용없다는 생각을 한다"라고 전한다.
북한 정권의 2인자 황병서가 김정은 앞에서 무릎을 꿇고 손으로 입을 가린 채 말하는 모습에서 '김정은식 공포통치'의 단면을 엿볼 수 있다.
황병서 뿐만이 아니다. 최룡해 등 다른 측근들도 마찬가지다. 김정은 앞에서 한껏 몸을 낮추고 최고의 존경심을 나타낸다. 고모부와 이복형까지 거리낌 없이 처단한 김정은의 공포통치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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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대강(强對强) 대치만이 해법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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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여느 국가와 마찬가지로 당·정·군 등 조직을 완비하고 있다. 하지만 김정은 한 사람이 최종 결정하는 1인 독재체재의 정치구조를 가지고 있다. 관료시스템이 전혀 작동하지 않는다.
김정은은 지난 6일 한미연합훈련 초기 경고성 메시지로 탄도미사일 스커드-ER 4발을 한꺼번에 발사했다. 김일성 생일과 인민군 창건기념일이 있는 4월에는 신형미사일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고강도 도발이 우려된다.
신경 학자이자 심리 전문가인 이안 로버트슨 교수는(아일랜드 트리트니대) 김정은을 '현실적인 편집증'으로 분석했다. 절대 권력과 위협에 대한 스트레스가 김정은을 심각한 편집증과 경계선 장애자로 변화시키고 있고, 그 결과 극도로 위험해지고 예측하기 힘든 행동을 한다고 지적했다. (VOA보도)
미국 트럼프정부 등 국제사회는 모든 선택지를 놓고 김정은에게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한반도의 안정이 흔들리고 있는 형세다.
강대강(强對强) 대치가 해법은 아닐 것이다. 주변 국가들과 함께 한반도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노력이 중요한 시점이다.
북한 내부에서도 합리적인 세력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한 정책방안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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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인순 기자 insoo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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