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리포트] 갑질·블랙리스트·성추문…악재 ‘백화점’ 우버의 운명은?
입력 2017.03.14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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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차량공유서비스 업체 '우버'의 샌프란시스코 본사입니다. 2009년에 설립됐지요. 택시비보다 싼 값에 차를 이용하는 공유경제 아이디어를 앞세워 8년 만에 기업 가치를 680억 달러, 우리 돈 79조 원 가까이 끌어올렸습니다.
통계가 제각각이지만 대략 세계 50여개 국, 250곳 안팎의 도시에서 영업 중입니다. 운전사 16만 명, 하루 평균 사용자는 810만 명이라는 통계도 있습니다. 세계 각국에서 비슷한 서비스가 생겨나기도 했는데요, 공유경제의 기린아라고 할 수 있는 이 우버가 최근 사면초가에 빠졌습니다.
악재의 행진은 CEO, 최고경영자인 트래비스 캘라닉이 트럼프 대통령과 협력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시작됐습니다. 대통령 경제자문단에 합류하겠다고 했다가 이용자 수십만 명이 우버 서비스 탈퇴 운동에 나서는 역풍을 맞았습니다. 캘라닉이 자문단 불참 의사를 밝히면서 파장은 일단락됐지만 이게 끝이 아니었습니다.
이번에는 지난 해까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일하다 퇴직한 여직원이 상사로부터 성희롱당했는데도 회사측이 무시했다는 글을 블로그에 올렸습니다. 직속상사의 성희롱을 인사담당부서에 알렸지만 아무런 조치도 취해지지 않았고 오히려 여직원 본인이 부서를 옮기게 되거나 근무평정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소리만 들었다는 주장입니다. 캘라닉 CEO는 우버가 지향하는 가치에 정면으로 어긋하는 일이라고 개탄하면서 진상 조사를 지시했습니다.
우버 운전사와 말다툼하는 우버 CEO 캘라닉의 모습. 블랙박스 영상이 공개되면서 막말과 갑질 논란이 불거졌다.
하지만 악재 3탄의 주인공은 파문 수습을 이끌어야 할 캘라닉 CEO 자신이었습니다. 지난 달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열린 슈퍼보울 경기를 관전하고 난 캘라닉이 여자 친구 2명과 함께 우버 차량을 탔는데 일행의 대화에 운전사가 끼어든 게 발단이었습니다.
6년째 우버 차량을 끌고 있다는 30대 후반의 운전사는 "서비스 품질을 높이라고 계속 압박하면서 요금은 끊임 없이 내려 파산지경이다. 당신 때문에 지금까지 손해본 게 1억 천여만 원"이라고 따졌습니다.
혹시 여자 친구들 앞이었기 때문일까요? 발끈한 캘라닉은 "경쟁자들이 있으니 회사는 마땅히 그렇게 해야 한다. 스스로 책임을 지지 않고 남에게 전가하는 사람들이 있다. 행운이 함께 하기를 빈다. 하지만 당신은 그렇게 멀리 가지는 못할 것"이라고 쏘아붙이며 독설을 퍼부었습니다. 운전사가 녹화된 블랙박스 영상을 언론에 넘겨 전말이 공개되면서 말다툼은 막말과 갑질 파문으로 치달았습니다.

캘라닉이 "부끄럽다. 리더십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더 성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불을 끄고 있는 사이 뉴욕타임스에 우버 기사가 실렸습니다. 우버가 '그레이 볼'이라는 프로그램을 활용해 일부 국가에서 불법 영업을 해왔다는 내용입니다.
사용자의 위치와 신용카드 정보 등을 수집해 신원을 식별하는 프로그램인데 영업 허가를 받지 않은 지역에서 경찰 등 공무원이 암행단속을 목적으로 우버 차량을 불렀다고 판단될 경우 차량 호출을 취소하는 데 사용했다는 것입니다. 일종의 블랙 리스트를 만들어 단속을 따돌려 왔다는 이야기인데요, 우버 측은 영업을 방해하려는 경쟁업자들의 가짜 호출을 가려내기 위한 것이라고 반박했지만 뉴욕타임스는 컴퓨터 사기 금지법을 어긴 행위라고 지적했습니다.
악재에 악재가 꼬리를 물고 이어지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협력 의사를 밝힌 이후 지금까지 20만 명 이상이 스마트폰에서 우버앱을 삭제했습니다. '우버앱을 지우자(#deleteuber)'는 캠페인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고 우버가 새로운 투자를 유치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차량공유서비스 업계 2위 리프트의 차량
차량 앞 수염으로 유명한 업계 2위 리프트는 반사이익을 톡톡히 챙기고 있습니다. 리프트는 올해 초 사업계획 발표 당시 연말까지 미국 내 100개 시장을 새로 개척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는데요, 두 달도 채 안돼 96개 도시에서 신규 서비스에 들어갔습니다. 올해 전체 목표에서 불과 4개 부족한 괄목할만 한 신장세입니다.
리프트는 트럼프 대통령의 반이민 행정명령에 반대하는 시민단체들에게 자금을 지원하는 등 우버와는 반대 행보를 걸어왔는데 우버에게 겹친 악재가 리프트에게는 호재가 된 셈입니다.
구설수와 비난의 홍수 속에서 캘라닉 CEO는 "우버의 새 역사를 함께 쓸 파트너를 COO, 즉 최고 운영 책임자로 영입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새 인물을 통해 작금의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인데 과연 누가 회사 내 2인자라고 할 수 있는 COO로 영입될 지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캘라닉 우버 CEO
우버 신화의 위기와 관련해 미국 언론들은 캘라닉 CEO의 성향과 리더십을 많이 거론하고 있습니다. 갓 불혹의 나이에 접어든 올해 40세의 캘라닉은 급한 성격에다 다툼을 자주 벌이는 등 79조 원 가치의 기업을 이끌 품성을 갖추지 못했고, CEO의 이런 성향이 성과와 이윤만을 우선시하고 여성을 차별하는 권위적인 사내 문화를 키웠다는 비판입니다. 결국은 캘라닉 CEO 본인이 달라져야 위기를 극복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진단입니다.
거듭되는 우버의 갈짓자 행보를 보면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 변화하지 않는 기업의 운명같은 명제들이 머리 속을 맴돌았습니다. 우버는 어느덧 단순한 차량공유 서비스 업체를 넘어 다른 산업 분야의 변화까지 촉진하는 공유경제의 아이콘이 됐습니다.금융분야 등 많은 산업영역에서 우버 방식의 일처리가 늘고 있습니다.
우버의 위상은 이렇게 달라져 왔지만 창업 이후 지금까지 우버 스스로는 실적만을 바라보고 유사 서비스 업체들을 무자비한 경쟁으로 몰아 넣으며 폭주해온 것은 아닐까요? '공유'와 '공존'이라는 시대 변화의 흐름을 제대로 읽어 막대한 성공을 거둔 회사가 정작 스스로 변화해야 될 필요성은 읽지 못한게 아닐까요?
소비자들은 서비스가 마음에 들더라도 이미지가 좋지 않은 기업의 상품앞에서는 지갑을 열지 않는다고 합니다. 창업 이후 최악의 '이미지'위기에 직면한 우버의 다음 행선지가 어디일지 미국 사회는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습니다.
통계가 제각각이지만 대략 세계 50여개 국, 250곳 안팎의 도시에서 영업 중입니다. 운전사 16만 명, 하루 평균 사용자는 810만 명이라는 통계도 있습니다. 세계 각국에서 비슷한 서비스가 생겨나기도 했는데요, 공유경제의 기린아라고 할 수 있는 이 우버가 최근 사면초가에 빠졌습니다.
악재의 행진은 CEO, 최고경영자인 트래비스 캘라닉이 트럼프 대통령과 협력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시작됐습니다. 대통령 경제자문단에 합류하겠다고 했다가 이용자 수십만 명이 우버 서비스 탈퇴 운동에 나서는 역풍을 맞았습니다. 캘라닉이 자문단 불참 의사를 밝히면서 파장은 일단락됐지만 이게 끝이 아니었습니다.
이번에는 지난 해까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일하다 퇴직한 여직원이 상사로부터 성희롱당했는데도 회사측이 무시했다는 글을 블로그에 올렸습니다. 직속상사의 성희롱을 인사담당부서에 알렸지만 아무런 조치도 취해지지 않았고 오히려 여직원 본인이 부서를 옮기게 되거나 근무평정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소리만 들었다는 주장입니다. 캘라닉 CEO는 우버가 지향하는 가치에 정면으로 어긋하는 일이라고 개탄하면서 진상 조사를 지시했습니다.

하지만 악재 3탄의 주인공은 파문 수습을 이끌어야 할 캘라닉 CEO 자신이었습니다. 지난 달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열린 슈퍼보울 경기를 관전하고 난 캘라닉이 여자 친구 2명과 함께 우버 차량을 탔는데 일행의 대화에 운전사가 끼어든 게 발단이었습니다.
6년째 우버 차량을 끌고 있다는 30대 후반의 운전사는 "서비스 품질을 높이라고 계속 압박하면서 요금은 끊임 없이 내려 파산지경이다. 당신 때문에 지금까지 손해본 게 1억 천여만 원"이라고 따졌습니다.
혹시 여자 친구들 앞이었기 때문일까요? 발끈한 캘라닉은 "경쟁자들이 있으니 회사는 마땅히 그렇게 해야 한다. 스스로 책임을 지지 않고 남에게 전가하는 사람들이 있다. 행운이 함께 하기를 빈다. 하지만 당신은 그렇게 멀리 가지는 못할 것"이라고 쏘아붙이며 독설을 퍼부었습니다. 운전사가 녹화된 블랙박스 영상을 언론에 넘겨 전말이 공개되면서 말다툼은 막말과 갑질 파문으로 치달았습니다.

캘라닉이 "부끄럽다. 리더십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더 성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불을 끄고 있는 사이 뉴욕타임스에 우버 기사가 실렸습니다. 우버가 '그레이 볼'이라는 프로그램을 활용해 일부 국가에서 불법 영업을 해왔다는 내용입니다.
사용자의 위치와 신용카드 정보 등을 수집해 신원을 식별하는 프로그램인데 영업 허가를 받지 않은 지역에서 경찰 등 공무원이 암행단속을 목적으로 우버 차량을 불렀다고 판단될 경우 차량 호출을 취소하는 데 사용했다는 것입니다. 일종의 블랙 리스트를 만들어 단속을 따돌려 왔다는 이야기인데요, 우버 측은 영업을 방해하려는 경쟁업자들의 가짜 호출을 가려내기 위한 것이라고 반박했지만 뉴욕타임스는 컴퓨터 사기 금지법을 어긴 행위라고 지적했습니다.
악재에 악재가 꼬리를 물고 이어지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협력 의사를 밝힌 이후 지금까지 20만 명 이상이 스마트폰에서 우버앱을 삭제했습니다. '우버앱을 지우자(#deleteuber)'는 캠페인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고 우버가 새로운 투자를 유치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차량 앞 수염으로 유명한 업계 2위 리프트는 반사이익을 톡톡히 챙기고 있습니다. 리프트는 올해 초 사업계획 발표 당시 연말까지 미국 내 100개 시장을 새로 개척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는데요, 두 달도 채 안돼 96개 도시에서 신규 서비스에 들어갔습니다. 올해 전체 목표에서 불과 4개 부족한 괄목할만 한 신장세입니다.
리프트는 트럼프 대통령의 반이민 행정명령에 반대하는 시민단체들에게 자금을 지원하는 등 우버와는 반대 행보를 걸어왔는데 우버에게 겹친 악재가 리프트에게는 호재가 된 셈입니다.
구설수와 비난의 홍수 속에서 캘라닉 CEO는 "우버의 새 역사를 함께 쓸 파트너를 COO, 즉 최고 운영 책임자로 영입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새 인물을 통해 작금의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인데 과연 누가 회사 내 2인자라고 할 수 있는 COO로 영입될 지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우버 신화의 위기와 관련해 미국 언론들은 캘라닉 CEO의 성향과 리더십을 많이 거론하고 있습니다. 갓 불혹의 나이에 접어든 올해 40세의 캘라닉은 급한 성격에다 다툼을 자주 벌이는 등 79조 원 가치의 기업을 이끌 품성을 갖추지 못했고, CEO의 이런 성향이 성과와 이윤만을 우선시하고 여성을 차별하는 권위적인 사내 문화를 키웠다는 비판입니다. 결국은 캘라닉 CEO 본인이 달라져야 위기를 극복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진단입니다.
거듭되는 우버의 갈짓자 행보를 보면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 변화하지 않는 기업의 운명같은 명제들이 머리 속을 맴돌았습니다. 우버는 어느덧 단순한 차량공유 서비스 업체를 넘어 다른 산업 분야의 변화까지 촉진하는 공유경제의 아이콘이 됐습니다.금융분야 등 많은 산업영역에서 우버 방식의 일처리가 늘고 있습니다.
우버의 위상은 이렇게 달라져 왔지만 창업 이후 지금까지 우버 스스로는 실적만을 바라보고 유사 서비스 업체들을 무자비한 경쟁으로 몰아 넣으며 폭주해온 것은 아닐까요? '공유'와 '공존'이라는 시대 변화의 흐름을 제대로 읽어 막대한 성공을 거둔 회사가 정작 스스로 변화해야 될 필요성은 읽지 못한게 아닐까요?
소비자들은 서비스가 마음에 들더라도 이미지가 좋지 않은 기업의 상품앞에서는 지갑을 열지 않는다고 합니다. 창업 이후 최악의 '이미지'위기에 직면한 우버의 다음 행선지가 어디일지 미국 사회는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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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7-03-14 10:59:43

세계 최대 차량공유서비스 업체 '우버'의 샌프란시스코 본사입니다. 2009년에 설립됐지요. 택시비보다 싼 값에 차를 이용하는 공유경제 아이디어를 앞세워 8년 만에 기업 가치를 680억 달러, 우리 돈 79조 원 가까이 끌어올렸습니다.
통계가 제각각이지만 대략 세계 50여개 국, 250곳 안팎의 도시에서 영업 중입니다. 운전사 16만 명, 하루 평균 사용자는 810만 명이라는 통계도 있습니다. 세계 각국에서 비슷한 서비스가 생겨나기도 했는데요, 공유경제의 기린아라고 할 수 있는 이 우버가 최근 사면초가에 빠졌습니다.
악재의 행진은 CEO, 최고경영자인 트래비스 캘라닉이 트럼프 대통령과 협력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시작됐습니다. 대통령 경제자문단에 합류하겠다고 했다가 이용자 수십만 명이 우버 서비스 탈퇴 운동에 나서는 역풍을 맞았습니다. 캘라닉이 자문단 불참 의사를 밝히면서 파장은 일단락됐지만 이게 끝이 아니었습니다.
이번에는 지난 해까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일하다 퇴직한 여직원이 상사로부터 성희롱당했는데도 회사측이 무시했다는 글을 블로그에 올렸습니다. 직속상사의 성희롱을 인사담당부서에 알렸지만 아무런 조치도 취해지지 않았고 오히려 여직원 본인이 부서를 옮기게 되거나 근무평정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소리만 들었다는 주장입니다. 캘라닉 CEO는 우버가 지향하는 가치에 정면으로 어긋하는 일이라고 개탄하면서 진상 조사를 지시했습니다.

하지만 악재 3탄의 주인공은 파문 수습을 이끌어야 할 캘라닉 CEO 자신이었습니다. 지난 달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열린 슈퍼보울 경기를 관전하고 난 캘라닉이 여자 친구 2명과 함께 우버 차량을 탔는데 일행의 대화에 운전사가 끼어든 게 발단이었습니다.
6년째 우버 차량을 끌고 있다는 30대 후반의 운전사는 "서비스 품질을 높이라고 계속 압박하면서 요금은 끊임 없이 내려 파산지경이다. 당신 때문에 지금까지 손해본 게 1억 천여만 원"이라고 따졌습니다.
혹시 여자 친구들 앞이었기 때문일까요? 발끈한 캘라닉은 "경쟁자들이 있으니 회사는 마땅히 그렇게 해야 한다. 스스로 책임을 지지 않고 남에게 전가하는 사람들이 있다. 행운이 함께 하기를 빈다. 하지만 당신은 그렇게 멀리 가지는 못할 것"이라고 쏘아붙이며 독설을 퍼부었습니다. 운전사가 녹화된 블랙박스 영상을 언론에 넘겨 전말이 공개되면서 말다툼은 막말과 갑질 파문으로 치달았습니다.

캘라닉이 "부끄럽다. 리더십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더 성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불을 끄고 있는 사이 뉴욕타임스에 우버 기사가 실렸습니다. 우버가 '그레이 볼'이라는 프로그램을 활용해 일부 국가에서 불법 영업을 해왔다는 내용입니다.
사용자의 위치와 신용카드 정보 등을 수집해 신원을 식별하는 프로그램인데 영업 허가를 받지 않은 지역에서 경찰 등 공무원이 암행단속을 목적으로 우버 차량을 불렀다고 판단될 경우 차량 호출을 취소하는 데 사용했다는 것입니다. 일종의 블랙 리스트를 만들어 단속을 따돌려 왔다는 이야기인데요, 우버 측은 영업을 방해하려는 경쟁업자들의 가짜 호출을 가려내기 위한 것이라고 반박했지만 뉴욕타임스는 컴퓨터 사기 금지법을 어긴 행위라고 지적했습니다.
악재에 악재가 꼬리를 물고 이어지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협력 의사를 밝힌 이후 지금까지 20만 명 이상이 스마트폰에서 우버앱을 삭제했습니다. '우버앱을 지우자(#deleteuber)'는 캠페인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고 우버가 새로운 투자를 유치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차량 앞 수염으로 유명한 업계 2위 리프트는 반사이익을 톡톡히 챙기고 있습니다. 리프트는 올해 초 사업계획 발표 당시 연말까지 미국 내 100개 시장을 새로 개척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는데요, 두 달도 채 안돼 96개 도시에서 신규 서비스에 들어갔습니다. 올해 전체 목표에서 불과 4개 부족한 괄목할만 한 신장세입니다.
리프트는 트럼프 대통령의 반이민 행정명령에 반대하는 시민단체들에게 자금을 지원하는 등 우버와는 반대 행보를 걸어왔는데 우버에게 겹친 악재가 리프트에게는 호재가 된 셈입니다.
구설수와 비난의 홍수 속에서 캘라닉 CEO는 "우버의 새 역사를 함께 쓸 파트너를 COO, 즉 최고 운영 책임자로 영입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새 인물을 통해 작금의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인데 과연 누가 회사 내 2인자라고 할 수 있는 COO로 영입될 지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우버 신화의 위기와 관련해 미국 언론들은 캘라닉 CEO의 성향과 리더십을 많이 거론하고 있습니다. 갓 불혹의 나이에 접어든 올해 40세의 캘라닉은 급한 성격에다 다툼을 자주 벌이는 등 79조 원 가치의 기업을 이끌 품성을 갖추지 못했고, CEO의 이런 성향이 성과와 이윤만을 우선시하고 여성을 차별하는 권위적인 사내 문화를 키웠다는 비판입니다. 결국은 캘라닉 CEO 본인이 달라져야 위기를 극복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진단입니다.
거듭되는 우버의 갈짓자 행보를 보면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 변화하지 않는 기업의 운명같은 명제들이 머리 속을 맴돌았습니다. 우버는 어느덧 단순한 차량공유 서비스 업체를 넘어 다른 산업 분야의 변화까지 촉진하는 공유경제의 아이콘이 됐습니다.금융분야 등 많은 산업영역에서 우버 방식의 일처리가 늘고 있습니다.
우버의 위상은 이렇게 달라져 왔지만 창업 이후 지금까지 우버 스스로는 실적만을 바라보고 유사 서비스 업체들을 무자비한 경쟁으로 몰아 넣으며 폭주해온 것은 아닐까요? '공유'와 '공존'이라는 시대 변화의 흐름을 제대로 읽어 막대한 성공을 거둔 회사가 정작 스스로 변화해야 될 필요성은 읽지 못한게 아닐까요?
소비자들은 서비스가 마음에 들더라도 이미지가 좋지 않은 기업의 상품앞에서는 지갑을 열지 않는다고 합니다. 창업 이후 최악의 '이미지'위기에 직면한 우버의 다음 행선지가 어디일지 미국 사회는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습니다.
통계가 제각각이지만 대략 세계 50여개 국, 250곳 안팎의 도시에서 영업 중입니다. 운전사 16만 명, 하루 평균 사용자는 810만 명이라는 통계도 있습니다. 세계 각국에서 비슷한 서비스가 생겨나기도 했는데요, 공유경제의 기린아라고 할 수 있는 이 우버가 최근 사면초가에 빠졌습니다.
악재의 행진은 CEO, 최고경영자인 트래비스 캘라닉이 트럼프 대통령과 협력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시작됐습니다. 대통령 경제자문단에 합류하겠다고 했다가 이용자 수십만 명이 우버 서비스 탈퇴 운동에 나서는 역풍을 맞았습니다. 캘라닉이 자문단 불참 의사를 밝히면서 파장은 일단락됐지만 이게 끝이 아니었습니다.
이번에는 지난 해까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일하다 퇴직한 여직원이 상사로부터 성희롱당했는데도 회사측이 무시했다는 글을 블로그에 올렸습니다. 직속상사의 성희롱을 인사담당부서에 알렸지만 아무런 조치도 취해지지 않았고 오히려 여직원 본인이 부서를 옮기게 되거나 근무평정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소리만 들었다는 주장입니다. 캘라닉 CEO는 우버가 지향하는 가치에 정면으로 어긋하는 일이라고 개탄하면서 진상 조사를 지시했습니다.

하지만 악재 3탄의 주인공은 파문 수습을 이끌어야 할 캘라닉 CEO 자신이었습니다. 지난 달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열린 슈퍼보울 경기를 관전하고 난 캘라닉이 여자 친구 2명과 함께 우버 차량을 탔는데 일행의 대화에 운전사가 끼어든 게 발단이었습니다.
6년째 우버 차량을 끌고 있다는 30대 후반의 운전사는 "서비스 품질을 높이라고 계속 압박하면서 요금은 끊임 없이 내려 파산지경이다. 당신 때문에 지금까지 손해본 게 1억 천여만 원"이라고 따졌습니다.
혹시 여자 친구들 앞이었기 때문일까요? 발끈한 캘라닉은 "경쟁자들이 있으니 회사는 마땅히 그렇게 해야 한다. 스스로 책임을 지지 않고 남에게 전가하는 사람들이 있다. 행운이 함께 하기를 빈다. 하지만 당신은 그렇게 멀리 가지는 못할 것"이라고 쏘아붙이며 독설을 퍼부었습니다. 운전사가 녹화된 블랙박스 영상을 언론에 넘겨 전말이 공개되면서 말다툼은 막말과 갑질 파문으로 치달았습니다.

캘라닉이 "부끄럽다. 리더십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더 성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불을 끄고 있는 사이 뉴욕타임스에 우버 기사가 실렸습니다. 우버가 '그레이 볼'이라는 프로그램을 활용해 일부 국가에서 불법 영업을 해왔다는 내용입니다.
사용자의 위치와 신용카드 정보 등을 수집해 신원을 식별하는 프로그램인데 영업 허가를 받지 않은 지역에서 경찰 등 공무원이 암행단속을 목적으로 우버 차량을 불렀다고 판단될 경우 차량 호출을 취소하는 데 사용했다는 것입니다. 일종의 블랙 리스트를 만들어 단속을 따돌려 왔다는 이야기인데요, 우버 측은 영업을 방해하려는 경쟁업자들의 가짜 호출을 가려내기 위한 것이라고 반박했지만 뉴욕타임스는 컴퓨터 사기 금지법을 어긴 행위라고 지적했습니다.
악재에 악재가 꼬리를 물고 이어지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협력 의사를 밝힌 이후 지금까지 20만 명 이상이 스마트폰에서 우버앱을 삭제했습니다. '우버앱을 지우자(#deleteuber)'는 캠페인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고 우버가 새로운 투자를 유치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차량 앞 수염으로 유명한 업계 2위 리프트는 반사이익을 톡톡히 챙기고 있습니다. 리프트는 올해 초 사업계획 발표 당시 연말까지 미국 내 100개 시장을 새로 개척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는데요, 두 달도 채 안돼 96개 도시에서 신규 서비스에 들어갔습니다. 올해 전체 목표에서 불과 4개 부족한 괄목할만 한 신장세입니다.
리프트는 트럼프 대통령의 반이민 행정명령에 반대하는 시민단체들에게 자금을 지원하는 등 우버와는 반대 행보를 걸어왔는데 우버에게 겹친 악재가 리프트에게는 호재가 된 셈입니다.
구설수와 비난의 홍수 속에서 캘라닉 CEO는 "우버의 새 역사를 함께 쓸 파트너를 COO, 즉 최고 운영 책임자로 영입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새 인물을 통해 작금의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인데 과연 누가 회사 내 2인자라고 할 수 있는 COO로 영입될 지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우버 신화의 위기와 관련해 미국 언론들은 캘라닉 CEO의 성향과 리더십을 많이 거론하고 있습니다. 갓 불혹의 나이에 접어든 올해 40세의 캘라닉은 급한 성격에다 다툼을 자주 벌이는 등 79조 원 가치의 기업을 이끌 품성을 갖추지 못했고, CEO의 이런 성향이 성과와 이윤만을 우선시하고 여성을 차별하는 권위적인 사내 문화를 키웠다는 비판입니다. 결국은 캘라닉 CEO 본인이 달라져야 위기를 극복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진단입니다.
거듭되는 우버의 갈짓자 행보를 보면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 변화하지 않는 기업의 운명같은 명제들이 머리 속을 맴돌았습니다. 우버는 어느덧 단순한 차량공유 서비스 업체를 넘어 다른 산업 분야의 변화까지 촉진하는 공유경제의 아이콘이 됐습니다.금융분야 등 많은 산업영역에서 우버 방식의 일처리가 늘고 있습니다.
우버의 위상은 이렇게 달라져 왔지만 창업 이후 지금까지 우버 스스로는 실적만을 바라보고 유사 서비스 업체들을 무자비한 경쟁으로 몰아 넣으며 폭주해온 것은 아닐까요? '공유'와 '공존'이라는 시대 변화의 흐름을 제대로 읽어 막대한 성공을 거둔 회사가 정작 스스로 변화해야 될 필요성은 읽지 못한게 아닐까요?
소비자들은 서비스가 마음에 들더라도 이미지가 좋지 않은 기업의 상품앞에서는 지갑을 열지 않는다고 합니다. 창업 이후 최악의 '이미지'위기에 직면한 우버의 다음 행선지가 어디일지 미국 사회는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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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환주 기자 towndrum@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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