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부터 ‘동전 없는 사회’…“15년 내 현금도 사라져”

입력 2017.03.14 (11:38) 수정 2017.03.14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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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지않은 미래에 동전은 박물관에서나 보게 될지도 모른다.

현금을 가지고 다니는 사람들이 많이 줄었다. 카드 하나만 있어도 생활하는 데 큰 불편함이 없다 보니 현금에 대한 필요성을 많이 못 느끼기 때문이다. 카드 정보를 핸드폰에 넣어서 결제하는 모바일 페이가 보편화되면 15년 안에 현금이 완전히 없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한국은행이 4월부터 현금 없는 사회의 시범 판인 '동전 없는 사회' 사업을 시행할 예정이다. '동전 없는 사회' 시범 사업은 전국 편의점을 대상으로 시행되며 잔돈이 발생하면 동전 대신 원하는 카드에 포인트로 적립해주는 방식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동전을 완전히 없앤다기보다는 전자금융 인프라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동전 사용을 획기적으로 줄이겠다는 의미다.

'동전 없는 사회'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반응은 어떨까.

동전 만드는 데 매년 6백억 원


동전 사용이 줄어들고 잠자는 동전이 늘어나면서 동전 회수율은 10%에 불과하다. 이러다 보니 매년 동전을 새로 발행하는 데 드는 비용이 상당하다. 한국은행이 '동전 없는 사회' 시범 사업을 벌이는 이유다.

하나금융기준경영연구소의 발표에 따르면 2011~2015년 한국은행이 동전을 새로 만드는 데 들어간 금액은 매년 평균 6백억 원에 달한다. '동전 없는 사회'가 되면 동전 발행 비용을 줄이고 소비자는 동전을 들고 다니는 불편을 덜 수 있다.

'동전 없는 사회' 시범 사업을 시행할 편의점의 경우 선불카드 인프라가 다 만들어져 있기 때문에 비용 측면에서 큰 부담 없이 시행할 수 있다. 적립 또한 선불식 교통카드나 신용카드 포인트 등 본인이 원하는 방식으로 적립할 수 있다. 동전 없는 사회의 다음 목표는 '현금 없는 사회'다. 다음소프트 최재원 이사는 "새로운 결제방식을 보편화하기 위해 복잡한 인증 없이 결제 방식을 간편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실제로 사람들이 결제할 때 사용하는 결제 수단은 현금보다 카드 비중이 높다. 2016년 '결제' 연관 키워드는 '카드'가 6만3천여 건으로 1위를 차지했고, '휴대폰' '현금' 순으로 나타나 카드와 휴대전화가 현금을 대신하는 결제 수단이 되었음을 알 수 있다. 최 이사는 "신용카드가 부담스러운 사람들은 체크카드를 사용하는 경향을 보이며, 전체적으로 카드 사용량이 늘었다"며 "모바일 카드 사용량 또한 증가하고 있어 앞으로 현금 없이도 활동하거나 생활하는 데 지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금, 귀찮고 불편하다?!

사람들은 '현금'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SNS에 나타난 '현금'과 관련한 감성을 분석하자, 2014년에는 긍정감성이 85%로 높게 나타났으나 2015년에는 긍정 감성이 75%로 낮아지기 시작했다. 2016년에는 58%까지 떨어져 계속 줄어드는 경향을 보였다. 이에 대해 최 이사는 "부정 감성이 증가하는 이유는 꼭 현금에 부정적인 감성이 들어서라기보다, 돈이 없어서 부정 감성이 늘어난 것일 수 있기 때문에 감안해서 봐야 한다"고 말했다.

현금과 관련한 주요 긍정감성 키워드로는 '필요하다', '혜택받는다', '할인받는다.' 등의 표현들이 나타났다. 현금으로 결제했을 때 할인이 되는 곳도 종종 있기 때문이다. 이와 달리 부정 감성으로는 '잃어버린다', '귀찮다.' 등의 표현이 나타났다. 최 이사는 "키워드 '귀찮다'로 나타난 현금의 불편함은 현금 없는 사회를 만들어 나가는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동전 없는 사회, 우려되는 점은?

한국은행은 2020년까지 '동전 없는 사회' 구현을 목표로 하고 있다. 편의점뿐만 아니라 마트, 약국까지 다양화될 예정이다. 스웨덴의 경우 현금거래 비중이 20%로 떨어져 동전 없는 사회가 된 지 오래다. 한국은행 금융전문가들은 "한국은 IT 역량이 최고 수준이기 때문에 더 빨리 적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동전 없는 사회를 바라보는 부정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화폐 단위가 더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동전을 만들지 않기 위해 단위를 맞추느라 물가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디지털 상에 개인의 거래 명세가 로그로 남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탈세, 뇌물 등 불법거래를 줄이는 효과도 있지만 개인의 사생활이 노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모바일 결제의 보안 시스템 또한 불안 요소로 작용한다. SNS상 '모바일 결제'의 긍정 키워드로는 '편하다', '진화', '대세' 등의 단어들이 나타나 모바일 결제의 '편리함'이 긍정 반응을 이끌어 냈지만 부정 키워드로는 '불안하다'와 '해킹당할 것 같다'는 표현들이 나타나, 모바일 결제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두려운 감정이 나타났다.


최 이사는 "동전 없는 사회가 현실화하기 전에 해야 할 과제가 있다"며 "아직 현금에 익숙한 노년층 등의 취약계층이 존재하기 때문에 차별받지 않도록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모바일 페이로는 큰돈을 결제하거나 송금하는 데 문제 없도록 보안 시스템에 대한 확실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세한 내용은 13일(월) KBS 1라디오 '빅데이터로 보는 세상'에서 다시 들을 수 있다.

[프로덕션2] 최정윤 kbs.choij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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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월부터 ‘동전 없는 사회’…“15년 내 현금도 사라져”
    • 입력 2017-03-14 11:38:34
    • 수정2017-03-14 11:3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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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지않은 미래에 동전은 박물관에서나 보게 될지도 모른다.

현금을 가지고 다니는 사람들이 많이 줄었다. 카드 하나만 있어도 생활하는 데 큰 불편함이 없다 보니 현금에 대한 필요성을 많이 못 느끼기 때문이다. 카드 정보를 핸드폰에 넣어서 결제하는 모바일 페이가 보편화되면 15년 안에 현금이 완전히 없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한국은행이 4월부터 현금 없는 사회의 시범 판인 '동전 없는 사회' 사업을 시행할 예정이다. '동전 없는 사회' 시범 사업은 전국 편의점을 대상으로 시행되며 잔돈이 발생하면 동전 대신 원하는 카드에 포인트로 적립해주는 방식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동전을 완전히 없앤다기보다는 전자금융 인프라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동전 사용을 획기적으로 줄이겠다는 의미다.

'동전 없는 사회'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반응은 어떨까.

동전 만드는 데 매년 6백억 원


동전 사용이 줄어들고 잠자는 동전이 늘어나면서 동전 회수율은 10%에 불과하다. 이러다 보니 매년 동전을 새로 발행하는 데 드는 비용이 상당하다. 한국은행이 '동전 없는 사회' 시범 사업을 벌이는 이유다.

하나금융기준경영연구소의 발표에 따르면 2011~2015년 한국은행이 동전을 새로 만드는 데 들어간 금액은 매년 평균 6백억 원에 달한다. '동전 없는 사회'가 되면 동전 발행 비용을 줄이고 소비자는 동전을 들고 다니는 불편을 덜 수 있다.

'동전 없는 사회' 시범 사업을 시행할 편의점의 경우 선불카드 인프라가 다 만들어져 있기 때문에 비용 측면에서 큰 부담 없이 시행할 수 있다. 적립 또한 선불식 교통카드나 신용카드 포인트 등 본인이 원하는 방식으로 적립할 수 있다. 동전 없는 사회의 다음 목표는 '현금 없는 사회'다. 다음소프트 최재원 이사는 "새로운 결제방식을 보편화하기 위해 복잡한 인증 없이 결제 방식을 간편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실제로 사람들이 결제할 때 사용하는 결제 수단은 현금보다 카드 비중이 높다. 2016년 '결제' 연관 키워드는 '카드'가 6만3천여 건으로 1위를 차지했고, '휴대폰' '현금' 순으로 나타나 카드와 휴대전화가 현금을 대신하는 결제 수단이 되었음을 알 수 있다. 최 이사는 "신용카드가 부담스러운 사람들은 체크카드를 사용하는 경향을 보이며, 전체적으로 카드 사용량이 늘었다"며 "모바일 카드 사용량 또한 증가하고 있어 앞으로 현금 없이도 활동하거나 생활하는 데 지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금, 귀찮고 불편하다?!

사람들은 '현금'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SNS에 나타난 '현금'과 관련한 감성을 분석하자, 2014년에는 긍정감성이 85%로 높게 나타났으나 2015년에는 긍정 감성이 75%로 낮아지기 시작했다. 2016년에는 58%까지 떨어져 계속 줄어드는 경향을 보였다. 이에 대해 최 이사는 "부정 감성이 증가하는 이유는 꼭 현금에 부정적인 감성이 들어서라기보다, 돈이 없어서 부정 감성이 늘어난 것일 수 있기 때문에 감안해서 봐야 한다"고 말했다.

현금과 관련한 주요 긍정감성 키워드로는 '필요하다', '혜택받는다', '할인받는다.' 등의 표현들이 나타났다. 현금으로 결제했을 때 할인이 되는 곳도 종종 있기 때문이다. 이와 달리 부정 감성으로는 '잃어버린다', '귀찮다.' 등의 표현이 나타났다. 최 이사는 "키워드 '귀찮다'로 나타난 현금의 불편함은 현금 없는 사회를 만들어 나가는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동전 없는 사회, 우려되는 점은?

한국은행은 2020년까지 '동전 없는 사회' 구현을 목표로 하고 있다. 편의점뿐만 아니라 마트, 약국까지 다양화될 예정이다. 스웨덴의 경우 현금거래 비중이 20%로 떨어져 동전 없는 사회가 된 지 오래다. 한국은행 금융전문가들은 "한국은 IT 역량이 최고 수준이기 때문에 더 빨리 적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동전 없는 사회를 바라보는 부정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화폐 단위가 더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동전을 만들지 않기 위해 단위를 맞추느라 물가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디지털 상에 개인의 거래 명세가 로그로 남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탈세, 뇌물 등 불법거래를 줄이는 효과도 있지만 개인의 사생활이 노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모바일 결제의 보안 시스템 또한 불안 요소로 작용한다. SNS상 '모바일 결제'의 긍정 키워드로는 '편하다', '진화', '대세' 등의 단어들이 나타나 모바일 결제의 '편리함'이 긍정 반응을 이끌어 냈지만 부정 키워드로는 '불안하다'와 '해킹당할 것 같다'는 표현들이 나타나, 모바일 결제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두려운 감정이 나타났다.


최 이사는 "동전 없는 사회가 현실화하기 전에 해야 할 과제가 있다"며 "아직 현금에 익숙한 노년층 등의 취약계층이 존재하기 때문에 차별받지 않도록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모바일 페이로는 큰돈을 결제하거나 송금하는 데 문제 없도록 보안 시스템에 대한 확실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세한 내용은 13일(월) KBS 1라디오 '빅데이터로 보는 세상'에서 다시 들을 수 있다.

[프로덕션2] 최정윤 kbs.choij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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