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맨해튼 ‘여명거리’에서는 무슨 일이?

입력 2017.03.15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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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정권의 1인자인 김정은과 2인자인 최룡해가 올해 잇따라 여명거리를 방문하면서 이곳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북한 김정은은 올해 1월 여명거리 건설 현장을 방문해“ 여명거리 건설은 사회주의와 제국주의와의 대결전, 사회주의 수호전"이라며 "태양절까지 무조건 완공하라”고 보도했다.

지난 1월 말 건설 현장을 방문했던 최룡해는 지난 14일 여명거리를 다시 찾아 “김일성의 105번째 생일인 다음달 15일까지 공사를 완공하라”고 지시했다.

여명거리란?

여명거리는 지난해 3월18일 김정은이 직접 건설 계획을 밝히고 4월3일 착공, 평양에 조성하고 있는 북한판 신도시다.

김일성·김정일의 시신이 있는 평양 대성산 구역 금수산궁전과 용흥네거리까지 3km 구간에 조성되는 여명거리는 70층대 초고층 아파트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약 90만㎡ 부지에 조성되는 여명거리에는 주택 44동(4,804세대)과 편의시설 28동 등이 신설되며, 총예산은 북한 돈 222억여 원(미화 280만 달러)이 투입된다고 북한 매체는 밝히고 있다.

또 김일성종합대학 교육자들을 비롯한 과학자, 연구자들이 살게 될 주택과 탁아소, 유치원 세탁소 등 고공건물들과 김일성종합대 일부 건물들도 건설된다.


북한 당국은 지난 2일 이곳을 이례적으로 평양에 거주하는 외교관과 외신기자 등 외국인들을 불러 건설 현장을 공개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통상적으로 북한은 완공되기 전 건설 현장을 외국인들에게 공개하지 않는다며 이번 공개를 이례적으로 보고 있다.

당시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들은 북한 일반 주민의 삶과 동떨어진 여명거리의 화려함을 꼬집어 '평해튼(Pyeonghattan·평양+맨해튼)'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었다.


여명거리에 올인하는 김정은

김정은은 현재 여명 거리 완공에 집중하며 주민들을 독려하고 있다. 여명거리는 당초 지난해 말 완공을 목표로 했지만, 지난해 9월 함경북도 지역의 대규모 수해와 자재난 등으로 인해 완공이 미뤄졌다.

이에 김정은은 올해 초 여명거리 건설 현장을 방문해 올해 김일성 생일(4월 15일)까지 완공을 지시했다.

하지만 이에 대한 주민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고 대북 소식통들은 전했다.

착공 석 달 만에 30층, 40층 높이까지 골조를 세웠는데 군·청년돌격대 등 하루 3만여 명이 휴일 없이 24시간 2교대로 동원돼 공사를 진행,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김정은이 여명거리에 사활을 거는 이유는 대북 제재와 관련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김정은이 여명거리 건설에 공을 들이는 것은 대북 제재는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것을 대외에 과시하려는 의도로 보인다”며 “북한은 제재에도 불구하고 발전하고 있다. 즉 제재는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것을 국제사회에 여명거리 건설로 증명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김정은은 여명거리 완공을 자신의 치적으로 내세워 주민들의 충성을 요구하려는 의도도 내포돼 있다”며 “자신의 통치 수단 강화를 위해 여명거리를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통일부 관계자는 “여명거리는 특권층만의 사업이기 때문에 전체 민생을 생각하는 측면에서 하는 것은 아니”라며 “그러므로 북한 전체의 이익에 도움이 안 되고 주민들의 불만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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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평양 맨해튼 ‘여명거리’에서는 무슨 일이?
    • 입력 2017-03-15 15:34:44
    취재K
북한 정권의 1인자인 김정은과 2인자인 최룡해가 올해 잇따라 여명거리를 방문하면서 이곳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북한 김정은은 올해 1월 여명거리 건설 현장을 방문해“ 여명거리 건설은 사회주의와 제국주의와의 대결전, 사회주의 수호전"이라며 "태양절까지 무조건 완공하라”고 보도했다.

지난 1월 말 건설 현장을 방문했던 최룡해는 지난 14일 여명거리를 다시 찾아 “김일성의 105번째 생일인 다음달 15일까지 공사를 완공하라”고 지시했다.

여명거리란?

여명거리는 지난해 3월18일 김정은이 직접 건설 계획을 밝히고 4월3일 착공, 평양에 조성하고 있는 북한판 신도시다.

김일성·김정일의 시신이 있는 평양 대성산 구역 금수산궁전과 용흥네거리까지 3km 구간에 조성되는 여명거리는 70층대 초고층 아파트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약 90만㎡ 부지에 조성되는 여명거리에는 주택 44동(4,804세대)과 편의시설 28동 등이 신설되며, 총예산은 북한 돈 222억여 원(미화 280만 달러)이 투입된다고 북한 매체는 밝히고 있다.

또 김일성종합대학 교육자들을 비롯한 과학자, 연구자들이 살게 될 주택과 탁아소, 유치원 세탁소 등 고공건물들과 김일성종합대 일부 건물들도 건설된다.


북한 당국은 지난 2일 이곳을 이례적으로 평양에 거주하는 외교관과 외신기자 등 외국인들을 불러 건설 현장을 공개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통상적으로 북한은 완공되기 전 건설 현장을 외국인들에게 공개하지 않는다며 이번 공개를 이례적으로 보고 있다.

당시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들은 북한 일반 주민의 삶과 동떨어진 여명거리의 화려함을 꼬집어 '평해튼(Pyeonghattan·평양+맨해튼)'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었다.


여명거리에 올인하는 김정은

김정은은 현재 여명 거리 완공에 집중하며 주민들을 독려하고 있다. 여명거리는 당초 지난해 말 완공을 목표로 했지만, 지난해 9월 함경북도 지역의 대규모 수해와 자재난 등으로 인해 완공이 미뤄졌다.

이에 김정은은 올해 초 여명거리 건설 현장을 방문해 올해 김일성 생일(4월 15일)까지 완공을 지시했다.

하지만 이에 대한 주민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고 대북 소식통들은 전했다.

착공 석 달 만에 30층, 40층 높이까지 골조를 세웠는데 군·청년돌격대 등 하루 3만여 명이 휴일 없이 24시간 2교대로 동원돼 공사를 진행,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김정은이 여명거리에 사활을 거는 이유는 대북 제재와 관련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김정은이 여명거리 건설에 공을 들이는 것은 대북 제재는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것을 대외에 과시하려는 의도로 보인다”며 “북한은 제재에도 불구하고 발전하고 있다. 즉 제재는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것을 국제사회에 여명거리 건설로 증명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김정은은 여명거리 완공을 자신의 치적으로 내세워 주민들의 충성을 요구하려는 의도도 내포돼 있다”며 “자신의 통치 수단 강화를 위해 여명거리를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통일부 관계자는 “여명거리는 특권층만의 사업이기 때문에 전체 민생을 생각하는 측면에서 하는 것은 아니”라며 “그러므로 북한 전체의 이익에 도움이 안 되고 주민들의 불만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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