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후] “당시 상황은 좌절 그 자체”…방송 사고로 스타 된 켈리

입력 2017.03.15 (19:40) 수정 2017.03.15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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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한 미국인 교수가 '방송사고'로 세계적인 스타 반열에 올라서는 기이한 현상이 벌어졌다. 알다시피, BBC 방송사고로 스타가 된 부산대 정치외교학과 '로버트 켈리' 교수 이야기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이 결정된 지난 10일, 켈리 교수는 그 일에 대해 영국의 BBC와 화상으로 연결한 생방송 인터뷰를 하고 있었다. 인터뷰 장소는 켈리 교수의 방 안. 그런데 인터뷰 도중 4살 난 딸과 9개월 된 아들이 난데없이 방문을 열고 난입(?)했고, 놀란 아내가 아이들을 데리고 나가는 장면이 모두 실시간으로 방송되고 말았다.

사이버 공간, 특히 SNS에서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우선 BBC 페이스북 페이지의 조회 수가 1억 가까이 올랐고, 이를 퍼 나르는 개인 페이스북 이용자들도 늘어났다. 깜찍한 아이들의 모습과 방송사고 모습이 신선하게 작용했을 것이다. 급기야 언론매체가 이를 다루지 않고는 안 되는 지경이 되었다. 애초에는 대단한 방송사고로 여기지 않았던 부산 지역 기자들은 급해졌다.

켈리 교수의 방송사고가 지난 주말을 강타한 이후 첫 평일, 그러니까 지난 13일부터 켈리 교수의 휴대전화에 불이 나기 시작했다. 연락이 될 리가 있나. 걸려오는 전화를 다 받다가는 대학 수업은커녕, 일상생활조차 할 수 없었을 테니 말이다. 대학 학과사무실에서는 교수에게 이메일로 연락할 것을 추천했지만, 이메일 접촉도 불가. 그렇게 시간이 흐르는가 싶더니 결국 부산대학교가 켈리 교수의 공식 기자회견을 마련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기자회견이 이루어진 대학 본부 회의실은 몰려든 취재진을 수용하기에 턱없이 좁았다. 외신기자들도 상당수 참석했다. 한 시간 가까이 이어진 일문일답 중에서 핵심만 뽑아내 본다.

# 사건 당시의 기분은?
- 당시 상황은 '좌절' 그 자체였다. 언론사 인터뷰 없을 거로 생각했는데, SNS에서 논란이 되고 난 후 BBC에서 연락을 받으면서 내가 인기를 얻게 됐구나, 하고 생각했다.

# 아내를 보모라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 기분이 나쁘지는 않았다. 이전에도 그렇게 부르는 경우가 있어서 이해한다. 지금 다문화가정이 많다. 분위기가 바뀌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 딸 아이가 유난히 사건 당일 기분이 좋았나?
- (부인 답변) 그날 유치원에서 생일파티를 했다. 그래서 아이가 더 신 났던 것 같다.

# 한국인 부인은 언제, 어떻게 만났나?
- 2008년, 코엑스에서 만났다.

켈리 교수는 그동안 자녀들과 가족에 대한 걱정 때문에 나서기 조심스러웠다고 밝혔다. 회견장에는 켈리 교수뿐만 아니라 BBC 인터뷰에서 어깨춤을 추며 등장한 '귀여운 난입꾼' 켈리 교수의 딸 메리안(4)과 아들 제임스(생후 9개월), 부인 김정아 씨가 함께 나왔다. 켈리 교수는 방송과 카메라 플래시가 쏟아지는 상황에서도 마이크에 대한 호기심을 놓지 않는 딸 '메리안'에 대해 "와우~ 아직 스타가 된 것을 이해하지 못한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메리안은 기자회견을 하는 중에도 마이크를 잡고 '아~' 같은 소리를 내면서 아버지의 말을 중단시키는 귀여운 모습으로 취재진의 사랑을 듬뿍 받았다.


KBS 부산방송총국은 이 기자회견을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라이브로 중계했다. 조회 수 상승 속도는 엄청났다. 외국인 시청자들이 많은 것이 특징적이었다. 덕분에 페이스북 팔로워들도 많이 늘었다. 그리고 그렇게 중계되는 동안 네이버와 다음의 실시간 검색 순위에 켈리 교수의 이름이 올랐다.

켈리 교수가 깜짝 스타가 된 것도, KBS 부산총국의 페이스북이 새삼 세계인의 주목을 받은 것도, 켈리 교수가 검색 순위에 오르내린 것도, 모두가 SNS의 엄청난 위력, 자유로운 소통 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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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재후] “당시 상황은 좌절 그 자체”…방송 사고로 스타 된 켈리
    • 입력 2017-03-15 19:40:38
    • 수정2017-03-15 19:40:58
    취재후·사건후
부산의 한 미국인 교수가 '방송사고'로 세계적인 스타 반열에 올라서는 기이한 현상이 벌어졌다. 알다시피, BBC 방송사고로 스타가 된 부산대 정치외교학과 '로버트 켈리' 교수 이야기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이 결정된 지난 10일, 켈리 교수는 그 일에 대해 영국의 BBC와 화상으로 연결한 생방송 인터뷰를 하고 있었다. 인터뷰 장소는 켈리 교수의 방 안. 그런데 인터뷰 도중 4살 난 딸과 9개월 된 아들이 난데없이 방문을 열고 난입(?)했고, 놀란 아내가 아이들을 데리고 나가는 장면이 모두 실시간으로 방송되고 말았다. 사이버 공간, 특히 SNS에서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우선 BBC 페이스북 페이지의 조회 수가 1억 가까이 올랐고, 이를 퍼 나르는 개인 페이스북 이용자들도 늘어났다. 깜찍한 아이들의 모습과 방송사고 모습이 신선하게 작용했을 것이다. 급기야 언론매체가 이를 다루지 않고는 안 되는 지경이 되었다. 애초에는 대단한 방송사고로 여기지 않았던 부산 지역 기자들은 급해졌다. 켈리 교수의 방송사고가 지난 주말을 강타한 이후 첫 평일, 그러니까 지난 13일부터 켈리 교수의 휴대전화에 불이 나기 시작했다. 연락이 될 리가 있나. 걸려오는 전화를 다 받다가는 대학 수업은커녕, 일상생활조차 할 수 없었을 테니 말이다. 대학 학과사무실에서는 교수에게 이메일로 연락할 것을 추천했지만, 이메일 접촉도 불가. 그렇게 시간이 흐르는가 싶더니 결국 부산대학교가 켈리 교수의 공식 기자회견을 마련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기자회견이 이루어진 대학 본부 회의실은 몰려든 취재진을 수용하기에 턱없이 좁았다. 외신기자들도 상당수 참석했다. 한 시간 가까이 이어진 일문일답 중에서 핵심만 뽑아내 본다. # 사건 당시의 기분은? - 당시 상황은 '좌절' 그 자체였다. 언론사 인터뷰 없을 거로 생각했는데, SNS에서 논란이 되고 난 후 BBC에서 연락을 받으면서 내가 인기를 얻게 됐구나, 하고 생각했다. # 아내를 보모라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 기분이 나쁘지는 않았다. 이전에도 그렇게 부르는 경우가 있어서 이해한다. 지금 다문화가정이 많다. 분위기가 바뀌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 딸 아이가 유난히 사건 당일 기분이 좋았나? - (부인 답변) 그날 유치원에서 생일파티를 했다. 그래서 아이가 더 신 났던 것 같다. # 한국인 부인은 언제, 어떻게 만났나? - 2008년, 코엑스에서 만났다. 켈리 교수는 그동안 자녀들과 가족에 대한 걱정 때문에 나서기 조심스러웠다고 밝혔다. 회견장에는 켈리 교수뿐만 아니라 BBC 인터뷰에서 어깨춤을 추며 등장한 '귀여운 난입꾼' 켈리 교수의 딸 메리안(4)과 아들 제임스(생후 9개월), 부인 김정아 씨가 함께 나왔다. 켈리 교수는 방송과 카메라 플래시가 쏟아지는 상황에서도 마이크에 대한 호기심을 놓지 않는 딸 '메리안'에 대해 "와우~ 아직 스타가 된 것을 이해하지 못한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메리안은 기자회견을 하는 중에도 마이크를 잡고 '아~' 같은 소리를 내면서 아버지의 말을 중단시키는 귀여운 모습으로 취재진의 사랑을 듬뿍 받았다. KBS 부산방송총국은 이 기자회견을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라이브로 중계했다. 조회 수 상승 속도는 엄청났다. 외국인 시청자들이 많은 것이 특징적이었다. 덕분에 페이스북 팔로워들도 많이 늘었다. 그리고 그렇게 중계되는 동안 네이버와 다음의 실시간 검색 순위에 켈리 교수의 이름이 올랐다. 켈리 교수가 깜짝 스타가 된 것도, KBS 부산총국의 페이스북이 새삼 세계인의 주목을 받은 것도, 켈리 교수가 검색 순위에 오르내린 것도, 모두가 SNS의 엄청난 위력, 자유로운 소통 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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