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대표적 실학사상가인 다산 정약용. 주로 학문적으로 조명을 받았던 다산이 그림을 남겼다면 과연 어떤 모습일까? 다산의 정신세계와 예술적 면모를 확인할 수 있는 서화와 친필이 최근 대거 발굴돼 일반에 공개됐다.
그림을 잘 남기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 다산이 그린 것으로 보이는 수묵산수화를 본 첫인상은 절제와 꼼꼼함이었다. 너무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세세하게 담아낸 붓질과 담담한 색채. 그 그림 속엔 학문에 빈틈없던 다산의 꼿꼿함과 그의 정신이 오롯이 담겨 있는 듯했다.
이 수묵산수화에서 또 눈에 띄는 건 바로 칠언절구의 제시(題詩)이다. "사각사각 구름 낀 숲에 작은 얼굴 열리니 아마도 하늘바람 이곳으로 불어오겠지. 풀 언덕 작은 정자 누가 지었을까. 폭포 떨어지는 물소리, 산꼭대기까지 메아리치네." (해석: 안승준 한국학중앙연구원 고문서연구실장)라는 내용의 이 시 마지막엔 다산임을 확인할 수 있는 두 글자가 선명하게 적혀있다.
그 글자는 바로 열초(洌樵)! 다산은 한강을 열수(洌水)라 불렀고, 강진 유배에서 돌아온 이후에는 자신의 별호를 '열초(洌樵)' 등이라 해 한강에 사는 사람임을 드러냈다고 한다. 이와 함께 이 작품에는 소장자였던 정조의 부마 홍현주의 직인이 찍혀있다.
이 작품을 두고 안승준 한국학중앙연구원 고문서연구실장은 "다산의 시로서 친필로 확인이 되고 기존에 알려져 있는 (다산의)그림들, 문인화풍의 그림이 일치하기 때문에" 이 그림을 다산의 작품이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산이 정조의 명으로 첨삭한 한시 운자 사전 '어정규장전운'도 처음으로 일반에 공개됐다. 1796년 정조가 다산 정약용에게 내린 운자(韻字)사전 '어정규장전운'에 다산이 덧붙여 쓴 것이다.
다산은 이 책에 빼거나 더할 사항을 책 여백 위쪽에 썼다. 붉은색으로 또박또박 써 내려간 글씨 가운데 신하로서 정약용이 썼음을 뜻하는 신용(臣鏞)이라는 글자를 확인할 수 있다.
1814년 다산이 후학들에게 남기는 글을 직접 쓴 '현진자설'도 인상적이다. 우화 형식을 빌려 쓴 이 글에는 제자에게 두꺼비 등의 예를 들어 미리미리 자기 장점을 발견해 키워나가라는 주제가 담겨있다.
"두꺼비는 … 땅이 얼더라도 깊이가 몇 자가 되어 몸이 얼지 않는다. 일을 도모함에 미리 마음 씀씀이를 부지런히 했기 때문이다."라는 내용에서는 다산의 지극한 제자 사랑을 느낄 수 있다. 특히 안승준 한중연 고문서연구실장은 현진자설 바탕에 쓰인 글씨는 "단아하고 정밀하면서 우아한 글씨가 특징이라며 학자 특유의 내공 있는 글"이라 평가했다.
이번에 공개된 40여 점의 다산 학술 자료들은 다산 연구에 평생을 바쳐온 김영호 한국학중앙연구원 석좌교수가 지난 2015년에 한중연에 기탁한 189점의 자료 중 일부이기에 더욱 의미가 크다.
김영호 석좌교수는 연세대 실학연구교수로 일하던 1970년대부터 다산을 연구하며 사비로 관련 자료를 수집해 왔다고 한다. 김 교수는 "다산과 같이 통합하고 융합해서 새로운 보편성을 만들어 내는 철학이 참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자료 공개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이번 공개된 자료를 통해서도 알 수 있듯 학자였던 다산 정약용의 정신은 시대를 넘어 오늘날까지도 깊은 울림을 주고 있다. 한국학중앙연구원은 이 자료들을 경기 성남 연구원 내 장서각에서 3월 20일부터 6월 10일까지 전시할 예정이다.
산수도(山水圖), 조선후기/한국학중앙연구원 제공
그림을 잘 남기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 다산이 그린 것으로 보이는 수묵산수화를 본 첫인상은 절제와 꼼꼼함이었다. 너무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세세하게 담아낸 붓질과 담담한 색채. 그 그림 속엔 학문에 빈틈없던 다산의 꼿꼿함과 그의 정신이 오롯이 담겨 있는 듯했다.
산수도 中 다산 정약용의 칠언절구 제시(題詩)
이 수묵산수화에서 또 눈에 띄는 건 바로 칠언절구의 제시(題詩)이다. "사각사각 구름 낀 숲에 작은 얼굴 열리니 아마도 하늘바람 이곳으로 불어오겠지. 풀 언덕 작은 정자 누가 지었을까. 폭포 떨어지는 물소리, 산꼭대기까지 메아리치네." (해석: 안승준 한국학중앙연구원 고문서연구실장)라는 내용의 이 시 마지막엔 다산임을 확인할 수 있는 두 글자가 선명하게 적혀있다.
그 글자는 바로 열초(洌樵)! 다산은 한강을 열수(洌水)라 불렀고, 강진 유배에서 돌아온 이후에는 자신의 별호를 '열초(洌樵)' 등이라 해 한강에 사는 사람임을 드러냈다고 한다. 이와 함께 이 작품에는 소장자였던 정조의 부마 홍현주의 직인이 찍혀있다.
이 작품을 두고 안승준 한국학중앙연구원 고문서연구실장은 "다산의 시로서 친필로 확인이 되고 기존에 알려져 있는 (다산의)그림들, 문인화풍의 그림이 일치하기 때문에" 이 그림을 다산의 작품이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어정규장전운(御定奎章全韻), 1796년/한국학중앙연구원 제공
어정규장전운(御定奎章全韻) 中, 1796년/한국학중앙연구원 제공
다산이 정조의 명으로 첨삭한 한시 운자 사전 '어정규장전운'도 처음으로 일반에 공개됐다. 1796년 정조가 다산 정약용에게 내린 운자(韻字)사전 '어정규장전운'에 다산이 덧붙여 쓴 것이다.
다산은 이 책에 빼거나 더할 사항을 책 여백 위쪽에 썼다. 붉은색으로 또박또박 써 내려간 글씨 가운데 신하로서 정약용이 썼음을 뜻하는 신용(臣鏞)이라는 글자를 확인할 수 있다.
'현진자설'(玄眞子說) , 1814년/한국학중앙연구원 제공
'현진자설'(玄眞子說) 中, 1814년/한국학중앙연구원 제공
1814년 다산이 후학들에게 남기는 글을 직접 쓴 '현진자설'도 인상적이다. 우화 형식을 빌려 쓴 이 글에는 제자에게 두꺼비 등의 예를 들어 미리미리 자기 장점을 발견해 키워나가라는 주제가 담겨있다.
"두꺼비는 … 땅이 얼더라도 깊이가 몇 자가 되어 몸이 얼지 않는다. 일을 도모함에 미리 마음 씀씀이를 부지런히 했기 때문이다."라는 내용에서는 다산의 지극한 제자 사랑을 느낄 수 있다. 특히 안승준 한중연 고문서연구실장은 현진자설 바탕에 쓰인 글씨는 "단아하고 정밀하면서 우아한 글씨가 특징이라며 학자 특유의 내공 있는 글"이라 평가했다.
김영호/한국학중앙연구원 석좌교수
이번에 공개된 40여 점의 다산 학술 자료들은 다산 연구에 평생을 바쳐온 김영호 한국학중앙연구원 석좌교수가 지난 2015년에 한중연에 기탁한 189점의 자료 중 일부이기에 더욱 의미가 크다.
김영호 석좌교수는 연세대 실학연구교수로 일하던 1970년대부터 다산을 연구하며 사비로 관련 자료를 수집해 왔다고 한다. 김 교수는 "다산과 같이 통합하고 융합해서 새로운 보편성을 만들어 내는 철학이 참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자료 공개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정약용 친시 시권 中, 1790년
이번 공개된 자료를 통해서도 알 수 있듯 학자였던 다산 정약용의 정신은 시대를 넘어 오늘날까지도 깊은 울림을 주고 있다. 한국학중앙연구원은 이 자료들을 경기 성남 연구원 내 장서각에서 3월 20일부터 6월 10일까지 전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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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학사상가 다산 정약용의 산수화…세상에 나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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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7-03-18 07:01:19
조선시대 대표적 실학사상가인 다산 정약용. 주로 학문적으로 조명을 받았던 다산이 그림을 남겼다면 과연 어떤 모습일까? 다산의 정신세계와 예술적 면모를 확인할 수 있는 서화와 친필이 최근 대거 발굴돼 일반에 공개됐다.
그림을 잘 남기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 다산이 그린 것으로 보이는 수묵산수화를 본 첫인상은 절제와 꼼꼼함이었다. 너무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세세하게 담아낸 붓질과 담담한 색채. 그 그림 속엔 학문에 빈틈없던 다산의 꼿꼿함과 그의 정신이 오롯이 담겨 있는 듯했다.
이 수묵산수화에서 또 눈에 띄는 건 바로 칠언절구의 제시(題詩)이다. "사각사각 구름 낀 숲에 작은 얼굴 열리니 아마도 하늘바람 이곳으로 불어오겠지. 풀 언덕 작은 정자 누가 지었을까. 폭포 떨어지는 물소리, 산꼭대기까지 메아리치네." (해석: 안승준 한국학중앙연구원 고문서연구실장)라는 내용의 이 시 마지막엔 다산임을 확인할 수 있는 두 글자가 선명하게 적혀있다.
그 글자는 바로 열초(洌樵)! 다산은 한강을 열수(洌水)라 불렀고, 강진 유배에서 돌아온 이후에는 자신의 별호를 '열초(洌樵)' 등이라 해 한강에 사는 사람임을 드러냈다고 한다. 이와 함께 이 작품에는 소장자였던 정조의 부마 홍현주의 직인이 찍혀있다.
이 작품을 두고 안승준 한국학중앙연구원 고문서연구실장은 "다산의 시로서 친필로 확인이 되고 기존에 알려져 있는 (다산의)그림들, 문인화풍의 그림이 일치하기 때문에" 이 그림을 다산의 작품이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산이 정조의 명으로 첨삭한 한시 운자 사전 '어정규장전운'도 처음으로 일반에 공개됐다. 1796년 정조가 다산 정약용에게 내린 운자(韻字)사전 '어정규장전운'에 다산이 덧붙여 쓴 것이다.
다산은 이 책에 빼거나 더할 사항을 책 여백 위쪽에 썼다. 붉은색으로 또박또박 써 내려간 글씨 가운데 신하로서 정약용이 썼음을 뜻하는 신용(臣鏞)이라는 글자를 확인할 수 있다.
1814년 다산이 후학들에게 남기는 글을 직접 쓴 '현진자설'도 인상적이다. 우화 형식을 빌려 쓴 이 글에는 제자에게 두꺼비 등의 예를 들어 미리미리 자기 장점을 발견해 키워나가라는 주제가 담겨있다.
"두꺼비는 … 땅이 얼더라도 깊이가 몇 자가 되어 몸이 얼지 않는다. 일을 도모함에 미리 마음 씀씀이를 부지런히 했기 때문이다."라는 내용에서는 다산의 지극한 제자 사랑을 느낄 수 있다. 특히 안승준 한중연 고문서연구실장은 현진자설 바탕에 쓰인 글씨는 "단아하고 정밀하면서 우아한 글씨가 특징이라며 학자 특유의 내공 있는 글"이라 평가했다.
이번에 공개된 40여 점의 다산 학술 자료들은 다산 연구에 평생을 바쳐온 김영호 한국학중앙연구원 석좌교수가 지난 2015년에 한중연에 기탁한 189점의 자료 중 일부이기에 더욱 의미가 크다.
김영호 석좌교수는 연세대 실학연구교수로 일하던 1970년대부터 다산을 연구하며 사비로 관련 자료를 수집해 왔다고 한다. 김 교수는 "다산과 같이 통합하고 융합해서 새로운 보편성을 만들어 내는 철학이 참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자료 공개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이번 공개된 자료를 통해서도 알 수 있듯 학자였던 다산 정약용의 정신은 시대를 넘어 오늘날까지도 깊은 울림을 주고 있다. 한국학중앙연구원은 이 자료들을 경기 성남 연구원 내 장서각에서 3월 20일부터 6월 10일까지 전시할 예정이다.
그림을 잘 남기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 다산이 그린 것으로 보이는 수묵산수화를 본 첫인상은 절제와 꼼꼼함이었다. 너무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세세하게 담아낸 붓질과 담담한 색채. 그 그림 속엔 학문에 빈틈없던 다산의 꼿꼿함과 그의 정신이 오롯이 담겨 있는 듯했다.
이 수묵산수화에서 또 눈에 띄는 건 바로 칠언절구의 제시(題詩)이다. "사각사각 구름 낀 숲에 작은 얼굴 열리니 아마도 하늘바람 이곳으로 불어오겠지. 풀 언덕 작은 정자 누가 지었을까. 폭포 떨어지는 물소리, 산꼭대기까지 메아리치네." (해석: 안승준 한국학중앙연구원 고문서연구실장)라는 내용의 이 시 마지막엔 다산임을 확인할 수 있는 두 글자가 선명하게 적혀있다.
그 글자는 바로 열초(洌樵)! 다산은 한강을 열수(洌水)라 불렀고, 강진 유배에서 돌아온 이후에는 자신의 별호를 '열초(洌樵)' 등이라 해 한강에 사는 사람임을 드러냈다고 한다. 이와 함께 이 작품에는 소장자였던 정조의 부마 홍현주의 직인이 찍혀있다.
이 작품을 두고 안승준 한국학중앙연구원 고문서연구실장은 "다산의 시로서 친필로 확인이 되고 기존에 알려져 있는 (다산의)그림들, 문인화풍의 그림이 일치하기 때문에" 이 그림을 다산의 작품이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산이 정조의 명으로 첨삭한 한시 운자 사전 '어정규장전운'도 처음으로 일반에 공개됐다. 1796년 정조가 다산 정약용에게 내린 운자(韻字)사전 '어정규장전운'에 다산이 덧붙여 쓴 것이다.
다산은 이 책에 빼거나 더할 사항을 책 여백 위쪽에 썼다. 붉은색으로 또박또박 써 내려간 글씨 가운데 신하로서 정약용이 썼음을 뜻하는 신용(臣鏞)이라는 글자를 확인할 수 있다.
1814년 다산이 후학들에게 남기는 글을 직접 쓴 '현진자설'도 인상적이다. 우화 형식을 빌려 쓴 이 글에는 제자에게 두꺼비 등의 예를 들어 미리미리 자기 장점을 발견해 키워나가라는 주제가 담겨있다.
"두꺼비는 … 땅이 얼더라도 깊이가 몇 자가 되어 몸이 얼지 않는다. 일을 도모함에 미리 마음 씀씀이를 부지런히 했기 때문이다."라는 내용에서는 다산의 지극한 제자 사랑을 느낄 수 있다. 특히 안승준 한중연 고문서연구실장은 현진자설 바탕에 쓰인 글씨는 "단아하고 정밀하면서 우아한 글씨가 특징이라며 학자 특유의 내공 있는 글"이라 평가했다.
이번에 공개된 40여 점의 다산 학술 자료들은 다산 연구에 평생을 바쳐온 김영호 한국학중앙연구원 석좌교수가 지난 2015년에 한중연에 기탁한 189점의 자료 중 일부이기에 더욱 의미가 크다.
김영호 석좌교수는 연세대 실학연구교수로 일하던 1970년대부터 다산을 연구하며 사비로 관련 자료를 수집해 왔다고 한다. 김 교수는 "다산과 같이 통합하고 융합해서 새로운 보편성을 만들어 내는 철학이 참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자료 공개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이번 공개된 자료를 통해서도 알 수 있듯 학자였던 다산 정약용의 정신은 시대를 넘어 오늘날까지도 깊은 울림을 주고 있다. 한국학중앙연구원은 이 자료들을 경기 성남 연구원 내 장서각에서 3월 20일부터 6월 10일까지 전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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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경 기자 mkdream@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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