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생환영회 참가비 5만 원, 불참비 7만 원?

입력 2017.03.18 (09:44) 수정 2017.03.18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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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대학 한 학과 신입생환영회(신환회)에서 16학번 참가 학생들에게는 참가비로 5만 원을 걷고, 불참자들에게는 불참비로 7만 원을 걷으려고 했던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었다. 행사에 참여하지도 않는 학생들에게 행사에 참여한 학생보다 더 많은 돈을 내라고 한 것이다.

이에 한 학생이 페이스북 익명게시판을 통해 문제를 제기했고, 문제가 불거지자 학생회 측은 해명 글을 통해 잘못을 인정하고 불참비를 없애겠다고 밝혔다.

“참가비 5만원,불참비 7만원..어디서 배워먹은 기적의 계산법이냐?”

A대 대나무숲 페이스북 페이지에 따르면 A대 16학번으로 추정되는 한 학생은 지난 14일 불참비 등을 공지한 문자 캡처 사진 4장과 함께 장문의 글을 올렸다. 그는 “지금 ㅇ대학에서 신환회 참여비와 불참비 명목으로 각 5만원, 7만원이라는 거액을 요구하고 있다. 불참하는 사람이 참여하는 사람보다 더 돈을 내야 하는 것은 어디거 배워먹은 기적의 계산법이냐?”며 이 문제를 고발했다.

A대 대나무숲 페이스북 캡처A대 대나무숲 페이스북 캡처

게시글에 따르면 이 학과 신입생환영회는 그동안 2학년 학생(올해는 16학번)들이 주축이 돼 행사를 계획하고 비용을 충당하는 대신, 행사에 참여하는 3학년, 4학년, 신입생 등은 별도의 비용을 내지 않았다.

글쓴이는 이와 관련해 “자신이 먹은 것은 자신이 내는 것이 사회생활의 기본인데 불참비라는 명목으로 참여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돈을 더 걷고, 다른 학년과 교수들과 조교들은 돈을 일체 내지 않는다”며 “비난해야 할 것은 돈을 안 내는 사람들이 아닌, 악습으로 뿌리박힌 제도와 인습을 근절할 생각이 전혀 없는 학(생)회”라고 지적했다.

A대 대나무숲 페이스북 캡처A대 대나무숲 페이스북 캡처

게시글이 올라온지 나흘이 채 지나지 않았는데, 좋아요. 화나요 등 1400개가 넘는 공감 표시가 붙었고, 4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다. 참가비보다 불참비가 더 많다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대부분이었고, 이같은 악습이 제발 없어졌으면 좋겠다는 댓글도 많은 공감을 샀다.

A대 대나무숲 페이스북 캡처A대 대나무숲 페이스북 캡처

익명으로 댓글을 단 한 학생은 “제발 어떤식으로든 이런 악습이 사라지도록 도와주셨으면 좋겠다”며 “매번 이런 돈 걷는 일 때문에 우는 일도 많았고 학교의 모든 행사가 괴로웠고 밤잠도 못잘때가 많았다. 하지만 저는 학교에서 더 배우고 싶어 참고 참고 돈을 빌려서라도 냈었다”고 과거를 고백하기도 했다.

해당학과 학생회 “잘못 인정하고 사과..불참비 없앴다”

논란이 불거지자 학생회 측이 즉각 해명에 나섰다. A대 해당학과 부학생회장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김모씨는 “작년과 같이 참가비용으로 5만 원, 불참비용으로 7만 원을 걷었던 것은 사실”이라며 “참가하는 인원들은 행사를 준비하는데 불참자는 이를 하지 않기 때문에 불참비가 (더 높게) 책정됐고, 이는 참가율을 높이기 위한 방법이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행사에 참가하는 학생들은 미리 게임과 상품을 준비하고, 장소를 빌리는 등 수고를 하는데, 불참하는 학생은 이를 하지 않기 때문에 더 많은 돈을 걷기로 했었다는 얘기다.

A대 대나무숲 페이스북 캡처A대 대나무숲 페이스북 캡처

그는 아울러 “신환회는 학과 2학년 학생들이 주관해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부분이고 학생회는 금전적인 부분에서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면서도 “하지만 진행되는 와중에 분명히 내려오는 악습이 있었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인정한다”고 적었다.

논란이 불거진 지 나흘 만인 18일 해당학과 학생회는 공식 입장글을 통해 잘못을 인정하고 “제보자 등 피해를 받은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학생회 측은 아울러 “불참비의 부당함을 인식해 불참비를 없애고, 2학년 학생들만 부담했던 신환회비도 3학년, 4학년 학생들이 함께 부담했다”고 설명했다.

B대학은 새터 장기자랑 연습 불참에 벌금 2만원?

불참자에 벌금을 부과하는 행위가 A대학에서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지난 2월 B대학에서는 새내기배움터(새터) 장기자랑 연습에 참여하지 않는 신입생에게 벌금을 걷으려 했던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B대학 대나무숲 페이스북 캡처B대학 대나무숲 페이스북 캡처

지난달 B대학 대나무숲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이 같은 내용을 고발하는 게시글이 올라왔다. 한 신입생은 “새터 장기자랑 준비 연습을 하면서 연습에 불참하면 불참비를 걷는다. 그동안 불참 5,000원에 지각 3,000원이었는데, 내일부터는 불참비와 지각비를 각각 2만 원, 1만 원으로 인상한다는 공지를 받았다”며 “하지 않는다는 사람에게 강요하는 것은 온당한 일이 아니다”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B대학 대나무숲 페이스북 캡처B대학 대나무숲 페이스북 캡처

그가 첨부한 카톡화면 캡처본에는 벌금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인상한다는 내용과 함께 불참자 명단을 학생회에 넘기겠다는 내용까지 포함돼 있었다.

게시글에는 좋아요, 화나요 등이 1600개 이상 붙었고, 900개 이상의 댓글이 달렸다. 논란이 확산되자 해당학과 학생회장 민모씨가 해명글을 게시했다.

그는 “불참비 및 지각비는 이전부터 참여율을 올리고 재료비를 충당하기 위해 걷어온 것이 사실”이라며 “작년까지 매번 불참비가 있었다는 점에서 문제를 인지하지 못했는데, 참여 권장과 재료비 충당이라는 이름 아래 강제성이 있다는 부분을 신경쓰지 못한 점 정말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그는 아울러 “이번 일을 계기로 앞으로 악폐습을 배제하도록 노력하겠다”며 “앞으로도 지각비, 불참비를 받지 않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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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입생환영회 참가비 5만 원, 불참비 7만 원?
    • 입력 2017-03-18 09:44:54
    • 수정2017-03-18 09:46:58
    사회
A대학 한 학과 신입생환영회(신환회)에서 16학번 참가 학생들에게는 참가비로 5만 원을 걷고, 불참자들에게는 불참비로 7만 원을 걷으려고 했던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었다. 행사에 참여하지도 않는 학생들에게 행사에 참여한 학생보다 더 많은 돈을 내라고 한 것이다.

이에 한 학생이 페이스북 익명게시판을 통해 문제를 제기했고, 문제가 불거지자 학생회 측은 해명 글을 통해 잘못을 인정하고 불참비를 없애겠다고 밝혔다.

“참가비 5만원,불참비 7만원..어디서 배워먹은 기적의 계산법이냐?”

A대 대나무숲 페이스북 페이지에 따르면 A대 16학번으로 추정되는 한 학생은 지난 14일 불참비 등을 공지한 문자 캡처 사진 4장과 함께 장문의 글을 올렸다. 그는 “지금 ㅇ대학에서 신환회 참여비와 불참비 명목으로 각 5만원, 7만원이라는 거액을 요구하고 있다. 불참하는 사람이 참여하는 사람보다 더 돈을 내야 하는 것은 어디거 배워먹은 기적의 계산법이냐?”며 이 문제를 고발했다.

A대 대나무숲 페이스북 캡처
게시글에 따르면 이 학과 신입생환영회는 그동안 2학년 학생(올해는 16학번)들이 주축이 돼 행사를 계획하고 비용을 충당하는 대신, 행사에 참여하는 3학년, 4학년, 신입생 등은 별도의 비용을 내지 않았다.

글쓴이는 이와 관련해 “자신이 먹은 것은 자신이 내는 것이 사회생활의 기본인데 불참비라는 명목으로 참여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돈을 더 걷고, 다른 학년과 교수들과 조교들은 돈을 일체 내지 않는다”며 “비난해야 할 것은 돈을 안 내는 사람들이 아닌, 악습으로 뿌리박힌 제도와 인습을 근절할 생각이 전혀 없는 학(생)회”라고 지적했다.

A대 대나무숲 페이스북 캡처
게시글이 올라온지 나흘이 채 지나지 않았는데, 좋아요. 화나요 등 1400개가 넘는 공감 표시가 붙었고, 4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다. 참가비보다 불참비가 더 많다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대부분이었고, 이같은 악습이 제발 없어졌으면 좋겠다는 댓글도 많은 공감을 샀다.

A대 대나무숲 페이스북 캡처
익명으로 댓글을 단 한 학생은 “제발 어떤식으로든 이런 악습이 사라지도록 도와주셨으면 좋겠다”며 “매번 이런 돈 걷는 일 때문에 우는 일도 많았고 학교의 모든 행사가 괴로웠고 밤잠도 못잘때가 많았다. 하지만 저는 학교에서 더 배우고 싶어 참고 참고 돈을 빌려서라도 냈었다”고 과거를 고백하기도 했다.

해당학과 학생회 “잘못 인정하고 사과..불참비 없앴다”

논란이 불거지자 학생회 측이 즉각 해명에 나섰다. A대 해당학과 부학생회장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김모씨는 “작년과 같이 참가비용으로 5만 원, 불참비용으로 7만 원을 걷었던 것은 사실”이라며 “참가하는 인원들은 행사를 준비하는데 불참자는 이를 하지 않기 때문에 불참비가 (더 높게) 책정됐고, 이는 참가율을 높이기 위한 방법이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행사에 참가하는 학생들은 미리 게임과 상품을 준비하고, 장소를 빌리는 등 수고를 하는데, 불참하는 학생은 이를 하지 않기 때문에 더 많은 돈을 걷기로 했었다는 얘기다.

A대 대나무숲 페이스북 캡처
그는 아울러 “신환회는 학과 2학년 학생들이 주관해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부분이고 학생회는 금전적인 부분에서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면서도 “하지만 진행되는 와중에 분명히 내려오는 악습이 있었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인정한다”고 적었다.

논란이 불거진 지 나흘 만인 18일 해당학과 학생회는 공식 입장글을 통해 잘못을 인정하고 “제보자 등 피해를 받은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학생회 측은 아울러 “불참비의 부당함을 인식해 불참비를 없애고, 2학년 학생들만 부담했던 신환회비도 3학년, 4학년 학생들이 함께 부담했다”고 설명했다.

B대학은 새터 장기자랑 연습 불참에 벌금 2만원?

불참자에 벌금을 부과하는 행위가 A대학에서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지난 2월 B대학에서는 새내기배움터(새터) 장기자랑 연습에 참여하지 않는 신입생에게 벌금을 걷으려 했던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B대학 대나무숲 페이스북 캡처
지난달 B대학 대나무숲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이 같은 내용을 고발하는 게시글이 올라왔다. 한 신입생은 “새터 장기자랑 준비 연습을 하면서 연습에 불참하면 불참비를 걷는다. 그동안 불참 5,000원에 지각 3,000원이었는데, 내일부터는 불참비와 지각비를 각각 2만 원, 1만 원으로 인상한다는 공지를 받았다”며 “하지 않는다는 사람에게 강요하는 것은 온당한 일이 아니다”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B대학 대나무숲 페이스북 캡처
그가 첨부한 카톡화면 캡처본에는 벌금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인상한다는 내용과 함께 불참자 명단을 학생회에 넘기겠다는 내용까지 포함돼 있었다.

게시글에는 좋아요, 화나요 등이 1600개 이상 붙었고, 900개 이상의 댓글이 달렸다. 논란이 확산되자 해당학과 학생회장 민모씨가 해명글을 게시했다.

그는 “불참비 및 지각비는 이전부터 참여율을 올리고 재료비를 충당하기 위해 걷어온 것이 사실”이라며 “작년까지 매번 불참비가 있었다는 점에서 문제를 인지하지 못했는데, 참여 권장과 재료비 충당이라는 이름 아래 강제성이 있다는 부분을 신경쓰지 못한 점 정말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그는 아울러 “이번 일을 계기로 앞으로 악폐습을 배제하도록 노력하겠다”며 “앞으로도 지각비, 불참비를 받지 않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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