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도 오바마도 정계 복귀 초읽기?

입력 2017.03.19 (13:26) 수정 2017.03.21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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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이민 행정 명령과 멕시코 장벽 건설 추진 등 이른바 '미국 우선주의'에 입각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분열주의 정책'이 계속되고 있다. 이 같은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는 그의 경쟁자였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에게는 활동 공간을 넓혀주는 계기가 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에 대통령직을 넘겨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도 마땅한 구심점이 없는 민주당의 구원 투수로 거론되는 등 정치권 복귀 논의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이 두 사람의 정치권 복귀가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두 사람의 복귀는 반이민, 반이슬람 등 자신의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넘어야 할 또 다른 장애물인 셈이다.

힐러리 클린턴 전 민주당 대선 후보가 지난 17일 밤 (현지시각) 펜실베이니아주 스크랜턴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사진=AP)힐러리 클린턴 전 민주당 대선 후보가 지난 17일 밤 (현지시각) 펜실베이니아주 스크랜턴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사진=AP)

힐러리 클린턴, "숲 밖으로 나갈 준비 됐다"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에게 패배한 이후 조용한 행보를 이어가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이제 숲 밖으로 나올 준비가 돼 있다. 그 길을 함께 찾고, 사람들이 그 길을 갈 수 있도록 북돋워 주는 일을 도울 것"이라며 정계 복귀를 강력히 시사했다.

클린턴은 17일 밤(현지시각) 펜실베이니아주 스크랜턴에서 열린 아일랜드계 여성단체 주최 행사 기조연설을 통해, 이같이 말하면서 대선을 전후해 극심하게 분열된 미국사회를 단합시키는 일에 나설 것임을 밝혔다고 AP통신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정치적 분열이 개인들의 분열로 고착되도록 내버려둬서는 안 된다. 정치적 의견이 다르다고 해서 무시하거나 차갑게 등을 돌리지 말고, 서로 귀를 기울이고 상대에게서 배우려 해야 한다. 미국 사회가 분열되는 소식을 듣는 일이 힘겹다'고 말했다.

힐러리 클린턴 전 민주당 대선 후보가 지난 17일 밤 (현지시각) 펜실베이니아주 새크랜턴에 열린 한 여성 단체 행사에 참석해 웃고 있다. (사진=AP) 힐러리 클린턴 전 민주당 대선 후보가 지난 17일 밤 (현지시각) 펜실베이니아주 새크랜턴에 열린 한 여성 단체 행사에 참석해 웃고 있다. (사진=AP)

클린턴은 이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사람들을 단합시키고 한층 더 높은 수준의 공동 기반을 발견하는 것"이라며 "워싱턴에서 이런 노력이 나올지는 확신하지 못하지만, 이곳 새크랜턴의 만찬장 등에선 이미 그런 길을 찾는 노력이 시작됐고 가능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 발언은 대선에서 패배를 한 다음 날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뉴욕 주 채퍼콰에 있는 숲을 산책하던 일을 연상시키고 클린턴이 언론과 사람들의 주목을 받는 세상으로 복귀할 것임을 시사한다고 정치전문매체 더 힐이 보도했다.

당시 클린턴이 남편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같이 개를 데리고 산책하던 일은 산책 중 우연히 마주친 여성 지지자가 클린턴과 함께 찍은 사진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리며 알려져 화제가 됐다.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대선 패배 다음날 한 시민과 함께 찍은 사진 (사진=페이스북 캡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대선 패배 다음날 한 시민과 함께 찍은 사진 (사진=페이스북 캡처)

클린턴은 현재 대선을 전후한 시기에 대한 회고 등을 포함한 책을 쓰고 있으며 ,오는 5월 26일 모교인 웰즐리 대학을 시작으로 여러 곳에서 연설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월에는 클린턴이 뉴욕시장에 출마를 검토 중이라는 보도가 나와 관심을 끌기도 했다. 하지만 당시 클린턴 측근들은 "힐러리 클린턴이 어떤 선출 공무원직에도 입후보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오바마, '트럼프 저격수'로 나설까?

미국 정치권에서는 정권 교체가 이루어져도 전임 대통령이 후임 대통령에 대한 비판을 자제하며 중립을 지키는 것이 오랜 전통이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도 퇴임하면 정치적인 행보를 최대한 자제하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이례적으로 퇴임한 지 열흘 만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오바마는 이슬람 국가 국민의 미국 입국을 제한하는 트럼프의 ‘반이민 행정명령’이 미국이 지켜온 가치를 위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지난달 말에는 "경제 성장, 일자리 창출, 스마트 외교, 시민들의 정치적 권리 신장 등 민주당의 가치와 업적을 계속 지켜나가고 확장해야 한다. 새로운 민주당은 이런 기치로 다시 뭉칠 것이며 민주당의 새로운 지도력을 형성해나갈 것”이라며 '민주당이 나아갈 길'을 제시하기도 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이와 관련해 오바마 행정부에서 7년간(2009∼2015년) 법무장관을 지낸 에릭 홀더 전 장관은 자들과 만나 "오바마가 올 것이며 그가 시작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고 정치전문매체인 폴리티코가 전했다. 미 역사상 첫 흑인 법무장관인 홀더는 오바마와 컬럼비아대 동문으로 퇴임 후에도 오바마 전 대통령과 가깝게 지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사사건건 오바마 끌어들여

트럼프 대통령이 사사건건 오바마 전 대통령을 끌어들이는 것도 오바마 전 대통령의 정계 복귀의 명분이 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에도 계속된 반 트럼프 시위의 배후에 "오바마 전 대통령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비난하기도 했고, "오바마 정부가 엉터리 유산을 넘겨줬다.", "오바마 정부가 도청에 개입했다"는 등 오바마 전 대통령을 자극하는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오바마 전 대통령이 만든 건강보험인 '오바마 케어'의 대체 법안을 마련하는 등 오바마 전 대통령 지우기를 본격화하고 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이 이런 정책을 제지하기 위해 정치 전면에 나설 경우 트럼프 대통령과의 마찰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역대 대통령과 달리 퇴임 이후에도 워싱턴에 머물고 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둘째 딸 샤샤가 10학년(우리의 고등학교 1학년에 해당)이어서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2019년 중순까지 워싱턴에 남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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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힐러리도 오바마도 정계 복귀 초읽기?
    • 입력 2017-03-19 13:26:34
    • 수정2017-03-21 09:47:05
    취재K
반이민 행정 명령과 멕시코 장벽 건설 추진 등 이른바 '미국 우선주의'에 입각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분열주의 정책'이 계속되고 있다. 이 같은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는 그의 경쟁자였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에게는 활동 공간을 넓혀주는 계기가 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에 대통령직을 넘겨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도 마땅한 구심점이 없는 민주당의 구원 투수로 거론되는 등 정치권 복귀 논의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이 두 사람의 정치권 복귀가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두 사람의 복귀는 반이민, 반이슬람 등 자신의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넘어야 할 또 다른 장애물인 셈이다.

힐러리 클린턴 전 민주당 대선 후보가 지난 17일 밤 (현지시각) 펜실베이니아주 스크랜턴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사진=AP)
힐러리 클린턴, "숲 밖으로 나갈 준비 됐다"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에게 패배한 이후 조용한 행보를 이어가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이제 숲 밖으로 나올 준비가 돼 있다. 그 길을 함께 찾고, 사람들이 그 길을 갈 수 있도록 북돋워 주는 일을 도울 것"이라며 정계 복귀를 강력히 시사했다.

클린턴은 17일 밤(현지시각) 펜실베이니아주 스크랜턴에서 열린 아일랜드계 여성단체 주최 행사 기조연설을 통해, 이같이 말하면서 대선을 전후해 극심하게 분열된 미국사회를 단합시키는 일에 나설 것임을 밝혔다고 AP통신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정치적 분열이 개인들의 분열로 고착되도록 내버려둬서는 안 된다. 정치적 의견이 다르다고 해서 무시하거나 차갑게 등을 돌리지 말고, 서로 귀를 기울이고 상대에게서 배우려 해야 한다. 미국 사회가 분열되는 소식을 듣는 일이 힘겹다'고 말했다.

힐러리 클린턴 전 민주당 대선 후보가 지난 17일 밤 (현지시각) 펜실베이니아주 새크랜턴에 열린 한 여성 단체 행사에 참석해 웃고 있다. (사진=AP)
클린턴은 이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사람들을 단합시키고 한층 더 높은 수준의 공동 기반을 발견하는 것"이라며 "워싱턴에서 이런 노력이 나올지는 확신하지 못하지만, 이곳 새크랜턴의 만찬장 등에선 이미 그런 길을 찾는 노력이 시작됐고 가능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 발언은 대선에서 패배를 한 다음 날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뉴욕 주 채퍼콰에 있는 숲을 산책하던 일을 연상시키고 클린턴이 언론과 사람들의 주목을 받는 세상으로 복귀할 것임을 시사한다고 정치전문매체 더 힐이 보도했다.

당시 클린턴이 남편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같이 개를 데리고 산책하던 일은 산책 중 우연히 마주친 여성 지지자가 클린턴과 함께 찍은 사진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리며 알려져 화제가 됐다.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대선 패배 다음날 한 시민과 함께 찍은 사진 (사진=페이스북 캡처)
클린턴은 현재 대선을 전후한 시기에 대한 회고 등을 포함한 책을 쓰고 있으며 ,오는 5월 26일 모교인 웰즐리 대학을 시작으로 여러 곳에서 연설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월에는 클린턴이 뉴욕시장에 출마를 검토 중이라는 보도가 나와 관심을 끌기도 했다. 하지만 당시 클린턴 측근들은 "힐러리 클린턴이 어떤 선출 공무원직에도 입후보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오바마, '트럼프 저격수'로 나설까?

미국 정치권에서는 정권 교체가 이루어져도 전임 대통령이 후임 대통령에 대한 비판을 자제하며 중립을 지키는 것이 오랜 전통이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도 퇴임하면 정치적인 행보를 최대한 자제하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이례적으로 퇴임한 지 열흘 만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오바마는 이슬람 국가 국민의 미국 입국을 제한하는 트럼프의 ‘반이민 행정명령’이 미국이 지켜온 가치를 위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지난달 말에는 "경제 성장, 일자리 창출, 스마트 외교, 시민들의 정치적 권리 신장 등 민주당의 가치와 업적을 계속 지켜나가고 확장해야 한다. 새로운 민주당은 이런 기치로 다시 뭉칠 것이며 민주당의 새로운 지도력을 형성해나갈 것”이라며 '민주당이 나아갈 길'을 제시하기도 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이와 관련해 오바마 행정부에서 7년간(2009∼2015년) 법무장관을 지낸 에릭 홀더 전 장관은 자들과 만나 "오바마가 올 것이며 그가 시작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고 정치전문매체인 폴리티코가 전했다. 미 역사상 첫 흑인 법무장관인 홀더는 오바마와 컬럼비아대 동문으로 퇴임 후에도 오바마 전 대통령과 가깝게 지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사사건건 오바마 끌어들여

트럼프 대통령이 사사건건 오바마 전 대통령을 끌어들이는 것도 오바마 전 대통령의 정계 복귀의 명분이 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에도 계속된 반 트럼프 시위의 배후에 "오바마 전 대통령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비난하기도 했고, "오바마 정부가 엉터리 유산을 넘겨줬다.", "오바마 정부가 도청에 개입했다"는 등 오바마 전 대통령을 자극하는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오바마 전 대통령이 만든 건강보험인 '오바마 케어'의 대체 법안을 마련하는 등 오바마 전 대통령 지우기를 본격화하고 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이 이런 정책을 제지하기 위해 정치 전면에 나설 경우 트럼프 대통령과의 마찰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역대 대통령과 달리 퇴임 이후에도 워싱턴에 머물고 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둘째 딸 샤샤가 10학년(우리의 고등학교 1학년에 해당)이어서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2019년 중순까지 워싱턴에 남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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