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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 이식은 했지만…
입력 2017.03.19 (22:40) | 수정 2017.03.19 (23:42) 취재파일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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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 이식은 했지만… 저작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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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녹취> 손진욱(팔 이식 환자) : "다쳤을 때 굉장히 막막하고 생활을 어떻게 해야 하나..."

<녹취> 우상현(팔 이식수술 집도의) : "그분에게는 새로운 생명을 드리는 그런 일이지 않을까..."

<녹취> 의료진(수술 다음 날) : "움직여요. 세게! 두 번째 세 번째."

<녹취> 강석휘(영남대병원 의과대학 신장내과 교수) : "선한 의지에서 진행된 것이기는 하지만 어떻게 보면 법을 어긴게 맞기 때문에 참 두려웠죠..."

<오프닝>

이곳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팔 이식 수술이 이뤄진 곳입니다.

대구의 한 '수지 접합 전문병원'과 대형 종합 병원이 함께 이뤄낸 의미 있는 성과였습니다.

하지만 수술을 시작하기까지, 팔 이식술이 신의료 기술로 지정받고도 7년, 수술을 본격적으로 계획하고도 2년이란 시간이 걸렸습니다.

왜 이렇게 오랫동안 기다려야 했는지, 그리고 우리 이식 수술의 발전을 위해선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2년 전 자동차 부품 공장에서 왼손 전체가 잘려나가는 사고를 당한 손진욱 씨, 사고 이후 일상의 평범함은 사라졌습니다.

30대 젊은 나이에 의수를 차고 살아가는 삶은 생각보다 혹독했습니다.

미혼의 처지에 결혼은 할 수 있을가, 생계는 어떻게 꾸려야 하나 두려운 나날들이었습니다.

<인터뷰> 손진욱(팔 이식 수술 환자) : "사소한 것부터 씻는것도 불편했고, 차도 운전하기가... 굉장히 두려움이 많았습니다. 한손으로 뭔가를 하려고 하니까. 밥 먹는것도 그렇고 제가 또 왼손잡이다보니 갑자기 오른손으로 생활하려니 적응이 너무 힘들더라고요 젓가락질도 제대로 못해서 처음엔 포크를 사용했거든요."

그저 자신이 불운했다고 체념했던 손씨에게 예상치 못했던 희망이 찾아왔습니다.

치료를 받아오던 병원에서 팔 이식 수술을 권유해온 겁니다.

<인터뷰> 손진욱(팔 이식 수술 환자) : "선생님이 아직 나이도 젋고 하니까 앞으로 내가 이런 계획(팔 이식 수술)이 있다고 말씀하시더라고요. (기자: 그래서 희망을 본 거예요) 그렇죠 사실 큰 기대는 안했습니다. 저한테까지 순서가 올 거라고 상상도 못했습니다."

긴장감이 감도는 수술장, 우여곡절 끝에 기증받은 40대 뇌사자의 왼팔을 손 씨에게 이식하는 수술이 시작됐습니다.

먼저 뼈를 고정한 뒤 손가락마다 연결된 힘줄 18개와 신경 5개, 동.정맥을 연결합니다.

여기에 피부 조직까지 이식하는 고난도의 수술이 이어집니다.

신경 하나를 연결하는 데만 다른 수술보다 배 이상의 시간이 걸립니다.

분야별 전문의만 10여 명이 투입돼 수술은 10시간 넘게 진행됐습니다.

<인터뷰> 이준호(영남대학교 의과대학 성형외과 교수) : "신경이나 인대만 해도 수십 가지가 되거든요. 그래서 각각 이름에 대해서 다 따로따로 분리를 해서 처음엔 뼈부터 먼저 연결해주고 그 다음엔 혈관하고 그리고 이제 뭐 신경이라든지 인대 그리고 나중에 제일 마지막에 피부 봉합을 하고..."

수술 이튿날.

<녹취> "움직이세요. 더 세게 두 번째 세 번째 다섯째 오케이."

손가락이 조금씩 조금씩 움직입니다.

가장 걱정했던 급성 이식 거부 반응도 다행히 크게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녹취> 의사 : "손가락 펴고 주먹쥐고 이것도 한번 당겨보세요 오케이. 힘이 좀 느는 거 같아요?"

<녹취> 환자 : "네, 하루하루 다른 것 같습니다."

수술 성공후 한달, 손 씨의 상태는 몰라보게 달라지고 있습니다.

아직은 신경 대신 근육의 힘을 쓰지만 물건을 쥐고 놓는 정도의 움직임을 어렵지 않게 해내고 있습니다.

<인터뷰> 손진욱(팔 이식 수술 환자) : "손은 지금 재활 하면서 점점 좋아지고 있고요. 이제 재활이 어느 정도 되면 제가 삼성 라이온즈 팬인데 그 삼성 경기에서 꼭 한번 프로야구 개막전 시구를 하고 싶습니다."

2년 전 공장에서 사고를 당한 뒤 오른손 없는 라영준씨.

사고 이후 밥을 먹거나 옷을 입는 기본적인 생활조차 힘들었습니다.

<인터뷰> 라영준(팔 이식 수술 대기자) : "(사고가 나니까 ) 진짜 앞이 캄캄하고 아무것도 안보일정도 막막하기도 하고.. 처음 에는 충격이 너무 커가지고 밤에 잠을 제대로 못 잘 정도로 (힘들었습니다.)"

조금 익숙해졌지만 지금도 혼자 밥 먹는 일이 가장 힘들다는 라씨, 반찬을 제대로 먹을 수 없어 대충 김에 싸먹거나 국에 말아 마시듯 먹을 때가 많습니다.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생계가 막막하기도 하지만, 팔이 없는데서 오는 정신적 고통이 너무 크다보니 이식 수술을 희망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라영준(팔 이식 수술 대기자) : "막상 (이식 수술 받아서 팔이) 생긴다고 하면 진짜 오른손이 많이 쓰는 손인데 내가 하고 싶은 어디 뭐 내 취미라든지 이런것 자연스럽게 할 수 있고, 새로 태어난 기분? 이런 기분이 들지 않을까..."

우리나라에서 손 씨처럼 손목 이상 부위가 절단된 사람은 모두 7천 5백여명.

이 가운데 팔 이식 수술을 원해 대기 명단에 이름을 올린 환자도 200명이 넘습니다.

하지만 언제쯤 수술을 받을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는 상황입니다.

현행법상 '팔'을 기증받는 일은 '불법'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강석휘(영남대병원 교수) : "장기 이식법상에서도 마찬가지로 공여할 수 있는 장기가 예를 들면 콩팥, 간 이런 것들은 분명히 명시되어 있는 반면, 이게 팔이라고 딱 명시가 되어 있지는 않거든요. (수술이) 진행되자마자 코너스(장기 이식 관리 센터)에서 연락이 오더라고요. 이제 민원 제기할 거다 아니면 고소를 할 거다 이런 식으로 이제 얘기가 들려오니까 (마음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현재 장기 기증, 배분 등에 대한 모든 과정은 질병관리본부 산하 장기이식관리센터에서 맡고 있습니다.

하지만 '법'에 따라 '팔'은 장기이식관리센터를 통해 기증받을 수 없는 조직입니다.

결국, 손진욱씨의 첫 번째 팔 이식 수술을 강행하기 위해 의료진은 장기 기증 등록 신청서에, '좌측 팔'을 직접 기재해 유가족의 동의를 얻고, 장기이식관리센터의 승인 없이 병원에서 '팔'을 적출했습니다.

<인터뷰> 우상현(팔 이식 수술 집도의) : "법까지 어겨가면서 수술을 한 저 의사는 아마 법적인 조치를 받아야 할 거라고 이야기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처음 시작하는 수술은 누군가는 해야지 진행될 거고 또 나쁜 목적이 아니고 환자분의 삶을 위해서 할 수 있는 수술이라면(해야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팔 이식술'은 이미 지난 2010년, 보건복지부로부터 '신의료기술'로 인정 받았습니다.

수술은 해도 되지만 '팔'은 기증 받을 수 없는 모순된 상황, 의학적 수준을 갖추고도 첫번째 팔 이식 수술을 하기까지 7년이나 기다려야 했던 이유입니다.

<인터뷰> 황의수(보건복지부 과장) : "신의료기술은 '수술'(의술)이 안전하냐 아닌가에 대한 판단을 해서 승인하지만, 장기 기증에 대한 것은 국민들께 '장기를 기증하시면 소중하게 누군가에게 간다' 이런 것들에 대해서 설명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고려해서 법안에 넣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사고로 코와 입,턱을 훼손당했던 미국의 한 남성.

안면 이식 수술로 새 삶을 얻게 됐습니다.

<인터뷰> 앤디 샌드니스(안면 이식환자) : "(수술을 통해) 새로운 코와 입술, 턱을 갖게 됐습니다. 이제 제 턱을 움직일 수 있습니다. 몸과 마음이 새로운 변화를 받아들였다는 것이 느껴집니다."

안면 이식을 결심 한 뒤 실제 수술을 받는 데까지 걸린 시간은 불과 5개월 남짓, 안면 기증자가 빨리 나타나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미국과 유럽 등에선 신체 이식 수술은 광범위하게 시행되고 있습니다.

지난 1998년부터 최근까지 백여 건이 진행됐고, 이 가운데 90%는 정도는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안면 이식술도 30여건이나 이뤄졌습니다.

법적인 제약 속에 이제야 처음으로 팔 이식술을 시행한 우리나라와는 비교됩니다.

<인터뷰> 홍종원(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세브란스병원 성형외과 전문의) : "법적인 문제에서도 이걸(장기법) 함부로 바꿀 수 있는 부분이 아니기 때문에 좀 더 신중한 방향성은 맞지만, 보건복지부에서 문제 제기하는 건 의료계에서 또 해답을 구하도록 노력해야 하고, 의료계에서 제시하는 것에 대해서도 (정부에서) 열린 마음으로 또 이해를 하고, 서로 복합적으로 봐야 하는 부분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손진욱 씨가 일상으로 돌아왔습니다.

조심스럽게 예전처럼 양손을 이용해 외투를 벗고 리모컨으로 텔레비전도 켜 봅니다.

<녹취> "(집에 와서 리모컨도 켜보고 하니까 기분이 어떠세요.) 처음보단 많이 좋아진 것 같습니다. 달라진 것 같기도 하고..."

아직 완벽하게 능숙하진 않지만 천천히 예전의 삶을 되찾아가고 있습니다.

<인터뷰> 손진욱(팔 이식 환자) : "열심히 재활 받고 못다 한 효도도 하고 꿋꿋하게 살아가고 싶습니다. 제가 대한민국 최초다 보니 잘 열심히 살아서 전국 수많은 절단 장애인들한테 희망이 됐으면 하고 꿈이 됐으면 합니다."

이식을 원하는 사람도 수술이 가능한 의사도 있지만, 법적인 제약에 가로막혀 다음 수술을 기약할 수 없는 상황.

모순적인 상황이 바뀌지 않는다면 제2의 손진욱씨를 다시 만나지 못할지도 모릅니다.
  • 팔 이식은 했지만…
    • 입력 2017.03.19 (22:40)
    • 수정 2017.03.19 (23:42)
    취재파일K
팔 이식은 했지만…
<프롤로그>

<녹취> 손진욱(팔 이식 환자) : "다쳤을 때 굉장히 막막하고 생활을 어떻게 해야 하나..."

<녹취> 우상현(팔 이식수술 집도의) : "그분에게는 새로운 생명을 드리는 그런 일이지 않을까..."

<녹취> 의료진(수술 다음 날) : "움직여요. 세게! 두 번째 세 번째."

<녹취> 강석휘(영남대병원 의과대학 신장내과 교수) : "선한 의지에서 진행된 것이기는 하지만 어떻게 보면 법을 어긴게 맞기 때문에 참 두려웠죠..."

<오프닝>

이곳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팔 이식 수술이 이뤄진 곳입니다.

대구의 한 '수지 접합 전문병원'과 대형 종합 병원이 함께 이뤄낸 의미 있는 성과였습니다.

하지만 수술을 시작하기까지, 팔 이식술이 신의료 기술로 지정받고도 7년, 수술을 본격적으로 계획하고도 2년이란 시간이 걸렸습니다.

왜 이렇게 오랫동안 기다려야 했는지, 그리고 우리 이식 수술의 발전을 위해선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2년 전 자동차 부품 공장에서 왼손 전체가 잘려나가는 사고를 당한 손진욱 씨, 사고 이후 일상의 평범함은 사라졌습니다.

30대 젊은 나이에 의수를 차고 살아가는 삶은 생각보다 혹독했습니다.

미혼의 처지에 결혼은 할 수 있을가, 생계는 어떻게 꾸려야 하나 두려운 나날들이었습니다.

<인터뷰> 손진욱(팔 이식 수술 환자) : "사소한 것부터 씻는것도 불편했고, 차도 운전하기가... 굉장히 두려움이 많았습니다. 한손으로 뭔가를 하려고 하니까. 밥 먹는것도 그렇고 제가 또 왼손잡이다보니 갑자기 오른손으로 생활하려니 적응이 너무 힘들더라고요 젓가락질도 제대로 못해서 처음엔 포크를 사용했거든요."

그저 자신이 불운했다고 체념했던 손씨에게 예상치 못했던 희망이 찾아왔습니다.

치료를 받아오던 병원에서 팔 이식 수술을 권유해온 겁니다.

<인터뷰> 손진욱(팔 이식 수술 환자) : "선생님이 아직 나이도 젋고 하니까 앞으로 내가 이런 계획(팔 이식 수술)이 있다고 말씀하시더라고요. (기자: 그래서 희망을 본 거예요) 그렇죠 사실 큰 기대는 안했습니다. 저한테까지 순서가 올 거라고 상상도 못했습니다."

긴장감이 감도는 수술장, 우여곡절 끝에 기증받은 40대 뇌사자의 왼팔을 손 씨에게 이식하는 수술이 시작됐습니다.

먼저 뼈를 고정한 뒤 손가락마다 연결된 힘줄 18개와 신경 5개, 동.정맥을 연결합니다.

여기에 피부 조직까지 이식하는 고난도의 수술이 이어집니다.

신경 하나를 연결하는 데만 다른 수술보다 배 이상의 시간이 걸립니다.

분야별 전문의만 10여 명이 투입돼 수술은 10시간 넘게 진행됐습니다.

<인터뷰> 이준호(영남대학교 의과대학 성형외과 교수) : "신경이나 인대만 해도 수십 가지가 되거든요. 그래서 각각 이름에 대해서 다 따로따로 분리를 해서 처음엔 뼈부터 먼저 연결해주고 그 다음엔 혈관하고 그리고 이제 뭐 신경이라든지 인대 그리고 나중에 제일 마지막에 피부 봉합을 하고..."

수술 이튿날.

<녹취> "움직이세요. 더 세게 두 번째 세 번째 다섯째 오케이."

손가락이 조금씩 조금씩 움직입니다.

가장 걱정했던 급성 이식 거부 반응도 다행히 크게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녹취> 의사 : "손가락 펴고 주먹쥐고 이것도 한번 당겨보세요 오케이. 힘이 좀 느는 거 같아요?"

<녹취> 환자 : "네, 하루하루 다른 것 같습니다."

수술 성공후 한달, 손 씨의 상태는 몰라보게 달라지고 있습니다.

아직은 신경 대신 근육의 힘을 쓰지만 물건을 쥐고 놓는 정도의 움직임을 어렵지 않게 해내고 있습니다.

<인터뷰> 손진욱(팔 이식 수술 환자) : "손은 지금 재활 하면서 점점 좋아지고 있고요. 이제 재활이 어느 정도 되면 제가 삼성 라이온즈 팬인데 그 삼성 경기에서 꼭 한번 프로야구 개막전 시구를 하고 싶습니다."

2년 전 공장에서 사고를 당한 뒤 오른손 없는 라영준씨.

사고 이후 밥을 먹거나 옷을 입는 기본적인 생활조차 힘들었습니다.

<인터뷰> 라영준(팔 이식 수술 대기자) : "(사고가 나니까 ) 진짜 앞이 캄캄하고 아무것도 안보일정도 막막하기도 하고.. 처음 에는 충격이 너무 커가지고 밤에 잠을 제대로 못 잘 정도로 (힘들었습니다.)"

조금 익숙해졌지만 지금도 혼자 밥 먹는 일이 가장 힘들다는 라씨, 반찬을 제대로 먹을 수 없어 대충 김에 싸먹거나 국에 말아 마시듯 먹을 때가 많습니다.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생계가 막막하기도 하지만, 팔이 없는데서 오는 정신적 고통이 너무 크다보니 이식 수술을 희망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라영준(팔 이식 수술 대기자) : "막상 (이식 수술 받아서 팔이) 생긴다고 하면 진짜 오른손이 많이 쓰는 손인데 내가 하고 싶은 어디 뭐 내 취미라든지 이런것 자연스럽게 할 수 있고, 새로 태어난 기분? 이런 기분이 들지 않을까..."

우리나라에서 손 씨처럼 손목 이상 부위가 절단된 사람은 모두 7천 5백여명.

이 가운데 팔 이식 수술을 원해 대기 명단에 이름을 올린 환자도 200명이 넘습니다.

하지만 언제쯤 수술을 받을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는 상황입니다.

현행법상 '팔'을 기증받는 일은 '불법'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강석휘(영남대병원 교수) : "장기 이식법상에서도 마찬가지로 공여할 수 있는 장기가 예를 들면 콩팥, 간 이런 것들은 분명히 명시되어 있는 반면, 이게 팔이라고 딱 명시가 되어 있지는 않거든요. (수술이) 진행되자마자 코너스(장기 이식 관리 센터)에서 연락이 오더라고요. 이제 민원 제기할 거다 아니면 고소를 할 거다 이런 식으로 이제 얘기가 들려오니까 (마음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현재 장기 기증, 배분 등에 대한 모든 과정은 질병관리본부 산하 장기이식관리센터에서 맡고 있습니다.

하지만 '법'에 따라 '팔'은 장기이식관리센터를 통해 기증받을 수 없는 조직입니다.

결국, 손진욱씨의 첫 번째 팔 이식 수술을 강행하기 위해 의료진은 장기 기증 등록 신청서에, '좌측 팔'을 직접 기재해 유가족의 동의를 얻고, 장기이식관리센터의 승인 없이 병원에서 '팔'을 적출했습니다.

<인터뷰> 우상현(팔 이식 수술 집도의) : "법까지 어겨가면서 수술을 한 저 의사는 아마 법적인 조치를 받아야 할 거라고 이야기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처음 시작하는 수술은 누군가는 해야지 진행될 거고 또 나쁜 목적이 아니고 환자분의 삶을 위해서 할 수 있는 수술이라면(해야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팔 이식술'은 이미 지난 2010년, 보건복지부로부터 '신의료기술'로 인정 받았습니다.

수술은 해도 되지만 '팔'은 기증 받을 수 없는 모순된 상황, 의학적 수준을 갖추고도 첫번째 팔 이식 수술을 하기까지 7년이나 기다려야 했던 이유입니다.

<인터뷰> 황의수(보건복지부 과장) : "신의료기술은 '수술'(의술)이 안전하냐 아닌가에 대한 판단을 해서 승인하지만, 장기 기증에 대한 것은 국민들께 '장기를 기증하시면 소중하게 누군가에게 간다' 이런 것들에 대해서 설명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고려해서 법안에 넣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사고로 코와 입,턱을 훼손당했던 미국의 한 남성.

안면 이식 수술로 새 삶을 얻게 됐습니다.

<인터뷰> 앤디 샌드니스(안면 이식환자) : "(수술을 통해) 새로운 코와 입술, 턱을 갖게 됐습니다. 이제 제 턱을 움직일 수 있습니다. 몸과 마음이 새로운 변화를 받아들였다는 것이 느껴집니다."

안면 이식을 결심 한 뒤 실제 수술을 받는 데까지 걸린 시간은 불과 5개월 남짓, 안면 기증자가 빨리 나타나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미국과 유럽 등에선 신체 이식 수술은 광범위하게 시행되고 있습니다.

지난 1998년부터 최근까지 백여 건이 진행됐고, 이 가운데 90%는 정도는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안면 이식술도 30여건이나 이뤄졌습니다.

법적인 제약 속에 이제야 처음으로 팔 이식술을 시행한 우리나라와는 비교됩니다.

<인터뷰> 홍종원(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세브란스병원 성형외과 전문의) : "법적인 문제에서도 이걸(장기법) 함부로 바꿀 수 있는 부분이 아니기 때문에 좀 더 신중한 방향성은 맞지만, 보건복지부에서 문제 제기하는 건 의료계에서 또 해답을 구하도록 노력해야 하고, 의료계에서 제시하는 것에 대해서도 (정부에서) 열린 마음으로 또 이해를 하고, 서로 복합적으로 봐야 하는 부분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손진욱 씨가 일상으로 돌아왔습니다.

조심스럽게 예전처럼 양손을 이용해 외투를 벗고 리모컨으로 텔레비전도 켜 봅니다.

<녹취> "(집에 와서 리모컨도 켜보고 하니까 기분이 어떠세요.) 처음보단 많이 좋아진 것 같습니다. 달라진 것 같기도 하고..."

아직 완벽하게 능숙하진 않지만 천천히 예전의 삶을 되찾아가고 있습니다.

<인터뷰> 손진욱(팔 이식 환자) : "열심히 재활 받고 못다 한 효도도 하고 꿋꿋하게 살아가고 싶습니다. 제가 대한민국 최초다 보니 잘 열심히 살아서 전국 수많은 절단 장애인들한테 희망이 됐으면 하고 꿈이 됐으면 합니다."

이식을 원하는 사람도 수술이 가능한 의사도 있지만, 법적인 제약에 가로막혀 다음 수술을 기약할 수 없는 상황.

모순적인 상황이 바뀌지 않는다면 제2의 손진욱씨를 다시 만나지 못할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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