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10명 중 1명 치매…‘돌봄’ 어떻게?

입력 2017.03.20 (08:16) 수정 2017.03.2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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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68만 명.

65세 이상 노인 인구 중에 치매를 앓고 있는 사람의 숫자입니다.

우리나라 노인 10명 중 1명은 치매 환자란 얘기입니다.

노인 치매 환자는 2030년엔 120만 명을 넘어서 두 배가까이 늘어날 전망입니다.

하지만, 치매로 진료를 받은 사람은 2015년 기준으로 45만 9천여 명에 불과합니다.

전체 치매환자의 30%는 치료조차 안받고 방치되고 있는 걸로 추정됩니다.

치매 환자 돌보는 고통, 안 겪어본 사람은 모른다고 하죠.

그래서 환자보다 '가족들의 고통이 더 큰 질병이 치매'라고 가족들은 입을 모읍니다.

온종일 간병에 매달리다 보면 생업까지 포기해야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대한치매학회 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78%가 치매 가족때문에 직장을 그만두거나, 일하는 시간을 줄인 걸로 나타났습니다.

가족들을 위해서, 낮시간 동안만이라도 환자를 대신 돌봐주는 '치매 돌봄 기관'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김기화 기자가 치매 환자 가족들의 이야기, 들어봤습니다. 함께 보시죠.

<리포트>

76살 김풍원 할아버지의 면도를 도와주는 황정자 할머니,

<녹취> "새신랑 됐네~ 너무 예쁘네~!"

씻는 것부터 입는 것까지 하나하나 챙겨줍니다.

산책하러 나갈 때도 행여 놓칠세라 손을 꼭 붙잡습니다.

<녹취> "여긴 어디야? 손녀들 와서 놀이터에서 놀았던 기억 안 나?"

3년 전 내려진 치매 진단.

하루하루 변해가는 남편을 바라보며 처음엔 우울증약까지 먹어야 했습니다.

<인터뷰> 황정자(치매 돌봄 가족) : "(매일) 혼자 울고 다니고 그래서 눈이 물렀다니까.. 다 늙으면 그런 거라고 사람들이 위로해도 나는 안 들리는 거에요."

구순을 앞둔 노모를 모시는 조난연씨는 1년 전 어머니가 치매 진단을 받으면서 생업을 접어야 했습니다.

<인터뷰> 조난연(치매 돌봄 가족) : "모든 생활을 엄마에게 초점을 맞춰서 생활했죠. 엄마가 움직이는데 제가 항상 뒤쫓아서 다녔기 때문에 제 생활이 전혀 없어져 버린 거죠."

자치단체가 운영 중인 치매 돌봄센터입니다.

최대 12시간까지 환자들을 돌봐주는 사이, 가족들은 생업을 하거나 휴식을 취할 수 있습니다.

조난연 씨 역시 어머니를 이곳에 보내면서 잠시 쉬었던 직장을 다시 나가게 됐습니다.

<인터뷰> 조난연(치매 돌봄 가족) : "낮 시간에 엄마를 모셔다 드리고 제 일을 할 수 있고, 저도 생활하는 데 도움이 되잖아요."

자치단체가 비용의 상당 부분을 지원하는 이런 치매 돌봄센터는 서울에만 180여 곳에 이릅니다.

<인터뷰> 장영일(행운동성당 데이케어센터장) : "집 안에만 계시면 퇴행을 하세요. 점점 나빠지고..(이곳에서는) 사회생활의 새로운 영역을 경험하게 되고, 또 하나는 전문 서비스를 받습니다."

우리나라의 노인 치매 환자는 68만 명까지 늘어난 상황.

환자 못지않게 치매 가족들을 돌보는 문제가 고령화 시대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기화입니다.

<기자 멘트>

네, 혼자 사는 노인의 경우엔 이런 사회적 '돌봄'의 확대가 더 절실합니다.

정부의 노인 실태조사 결과를 보겠습니다.

독거노인들에게 혼자사는 어려움, 뭐냐고 물었더니, '간호'를 가장 큰 문제로 꼽았습니다. '심리적 외로움'이 그 뒤를 이었습니다.

치매로 인한 사회적 비용은 매년 급증하고 있습니다.

2013년 기준으로 약 11조 7천억 원으로 추정됩니다.

이게 2050년엔 43조 2천억 원까지 치솟을 전망입니다.

노인 인구는 점점 늘어나는 상황에서 이런 사회적 비용 줄이려면, 돌봄만큼 중요한 게, 치매의 '조기 진단'입니다.

치매는 조기에 발견하면, 그 진행을 늦출 수 있는데요.

만 60세 이상은 가까운 보건소에서 치매 검사를 무료로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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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3-20 08:18:39
    • 수정2017-03-20 09:0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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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만 명.

65세 이상 노인 인구 중에 치매를 앓고 있는 사람의 숫자입니다.

우리나라 노인 10명 중 1명은 치매 환자란 얘기입니다.

노인 치매 환자는 2030년엔 120만 명을 넘어서 두 배가까이 늘어날 전망입니다.

하지만, 치매로 진료를 받은 사람은 2015년 기준으로 45만 9천여 명에 불과합니다.

전체 치매환자의 30%는 치료조차 안받고 방치되고 있는 걸로 추정됩니다.

치매 환자 돌보는 고통, 안 겪어본 사람은 모른다고 하죠.

그래서 환자보다 '가족들의 고통이 더 큰 질병이 치매'라고 가족들은 입을 모읍니다.

온종일 간병에 매달리다 보면 생업까지 포기해야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대한치매학회 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78%가 치매 가족때문에 직장을 그만두거나, 일하는 시간을 줄인 걸로 나타났습니다.

가족들을 위해서, 낮시간 동안만이라도 환자를 대신 돌봐주는 '치매 돌봄 기관'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김기화 기자가 치매 환자 가족들의 이야기, 들어봤습니다. 함께 보시죠.

<리포트>

76살 김풍원 할아버지의 면도를 도와주는 황정자 할머니,

<녹취> "새신랑 됐네~ 너무 예쁘네~!"

씻는 것부터 입는 것까지 하나하나 챙겨줍니다.

산책하러 나갈 때도 행여 놓칠세라 손을 꼭 붙잡습니다.

<녹취> "여긴 어디야? 손녀들 와서 놀이터에서 놀았던 기억 안 나?"

3년 전 내려진 치매 진단.

하루하루 변해가는 남편을 바라보며 처음엔 우울증약까지 먹어야 했습니다.

<인터뷰> 황정자(치매 돌봄 가족) : "(매일) 혼자 울고 다니고 그래서 눈이 물렀다니까.. 다 늙으면 그런 거라고 사람들이 위로해도 나는 안 들리는 거에요."

구순을 앞둔 노모를 모시는 조난연씨는 1년 전 어머니가 치매 진단을 받으면서 생업을 접어야 했습니다.

<인터뷰> 조난연(치매 돌봄 가족) : "모든 생활을 엄마에게 초점을 맞춰서 생활했죠. 엄마가 움직이는데 제가 항상 뒤쫓아서 다녔기 때문에 제 생활이 전혀 없어져 버린 거죠."

자치단체가 운영 중인 치매 돌봄센터입니다.

최대 12시간까지 환자들을 돌봐주는 사이, 가족들은 생업을 하거나 휴식을 취할 수 있습니다.

조난연 씨 역시 어머니를 이곳에 보내면서 잠시 쉬었던 직장을 다시 나가게 됐습니다.

<인터뷰> 조난연(치매 돌봄 가족) : "낮 시간에 엄마를 모셔다 드리고 제 일을 할 수 있고, 저도 생활하는 데 도움이 되잖아요."

자치단체가 비용의 상당 부분을 지원하는 이런 치매 돌봄센터는 서울에만 180여 곳에 이릅니다.

<인터뷰> 장영일(행운동성당 데이케어센터장) : "집 안에만 계시면 퇴행을 하세요. 점점 나빠지고..(이곳에서는) 사회생활의 새로운 영역을 경험하게 되고, 또 하나는 전문 서비스를 받습니다."

우리나라의 노인 치매 환자는 68만 명까지 늘어난 상황.

환자 못지않게 치매 가족들을 돌보는 문제가 고령화 시대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기화입니다.

<기자 멘트>

네, 혼자 사는 노인의 경우엔 이런 사회적 '돌봄'의 확대가 더 절실합니다.

정부의 노인 실태조사 결과를 보겠습니다.

독거노인들에게 혼자사는 어려움, 뭐냐고 물었더니, '간호'를 가장 큰 문제로 꼽았습니다. '심리적 외로움'이 그 뒤를 이었습니다.

치매로 인한 사회적 비용은 매년 급증하고 있습니다.

2013년 기준으로 약 11조 7천억 원으로 추정됩니다.

이게 2050년엔 43조 2천억 원까지 치솟을 전망입니다.

노인 인구는 점점 늘어나는 상황에서 이런 사회적 비용 줄이려면, 돌봄만큼 중요한 게, 치매의 '조기 진단'입니다.

치매는 조기에 발견하면, 그 진행을 늦출 수 있는데요.

만 60세 이상은 가까운 보건소에서 치매 검사를 무료로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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