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택서 서울중앙지검까지…미리 보는 박 전 대통령 출석

입력 2017.03.20 (15:47) 수정 2017.03.21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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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정사상 처음으로 파면된 박근혜 전 대통령이 파면 11일 만인 오늘(21일) 오전 9시 반 검찰에 출석한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 1995년 11월 뇌물 혐의 등으로 검찰에 출석한 노태우 전 대통령과 같은 해 12월 반란 혐의 등으로 구속된 전두환 전 대통령, 2009년 4월 포괄적 뇌몰죄로 검찰에 소환된 노무현 전 대통령에 이어 헌정 사상 4번째로 검찰 조사를 받는 전직 대통령이 된다.


① 경호실 제공 승용차 이동...10분가량 소요 예상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9년 4월 검찰 출석 시 42인승 리무진 버스를 타고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대검찰청까지 이동했지만, 박 전 대통령은 승용차를 타고 이동할 예정이다.

박 전 대통령이 출석하게 될 서울중앙지검 청사 입구가 대형 버스가 들어오기에는 적합하지 않기 때문이다.

박 전 대통령이 이용할 승용차는 청와대 경호실에서 제공하는 경호 차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뿐만 아니라 경호실은 경찰의 협조를 받아 승용차와 오토바이 등으로 박 전 대통령의 차량을 앞뒤에서 경호하게 된다.

파면된 대통령도 최장 10년까지는 청와대 경호실로부터 경호를 받을 수 있도록 관련 법에서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가능성이 높은 이동 예상 경로는 박 전 대통령 자택과 인접한 봉은사로로 나와 이동하다가 9호선 선정릉역에서 좌회전을 한 뒤 2호선 선릉역에서 우회전해 테헤란로를 따라 서울중앙지검으로 이동하는 경로다.

선정릉역에서 좌회전을 하지 않고 9호선 언주역이나 신논현역에서 좌회전을 한 뒤 테헤란로로 갈 가능성도 있다.

어느 경로로 가든 이동 거리는 5-6km에 불과하다. 교통 상황에 따라 승용차로 통상 15-30분 정도 걸리는 거리지만 경찰이 신호통제를 할 가능성이 높아 10분가량이면 도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모든 과정은 청와대 퇴거 때와 마찬가지로 텔레비전을 통해 국민들에게 생중계될 예정으로, 방송사들은 헬리콥터를 동원해 이동 경로를 촬영한다는 계획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소환을 하루 앞둔 2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앞에 박 전 대통령이 서게될 삼각형 포토라인이 설치됐다.박근혜 전 대통령 소환을 하루 앞둔 2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앞에 박 전 대통령이 서게될 삼각형 포토라인이 설치됐다.

② 포토라인에서 입장 밝힐까?

검찰청사에 도착한 뒤 승용차에서 내리게 되면 박 전대통령은 출잎문 앞 노란색 테이프로 표시된 포토라인에 서서 취재진의 질문을 받게 된다.

대통령직에서 파면된 지 11일 만에 처음으로 공식적으로 국민 앞에 모습을 드러내게 되는 것으로 이 자리에서 박 전 대통령이 어떤 말을 할 것인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이 청와대를 나와 삼성동 자택으로 들어간 지난 12일에는 민경욱 자유한국당 의원을 통해 간략한 입장을 내놨을 뿐 육성으로 의견은 밝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2009년 검찰에 출석해 포토라인에 섰던 노무현 대통령은 심경 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다음에 말하겠습니다"라며 답변을 피했지만, 검찰조사 출발을 위해 봉하마을 출발하면서 왜 면목없다고 말했냐고 질문하자 "면목없는 일이죠"라고 답했다.

노태우 전 대통령도 1995년 대검찰청 포토라인에서 "국민에게 죄송하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 측 손범규 변호사는 출석 하루 전인 20일 오후 "내일 검찰 출두에 즈음해 박 전 대통령이 입장을 밝히실 것이다. 준비하신 메시지가 있다"고 기자들에게 밝혔다.

다만 "입장 표명 장소, 표명할 내용 등 더 자세한 것은 제가 알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③ 영상녹화실서 조사 유력...밤 늦게까지 조사 예상

박 전 대통령은 본격적인 검찰 조사를 받기 전 서울중앙지검장인 이영렬 특별수사본부장이나 부본부장인 노승권 1차장검사와 짧게 면담을 할 가능성도 있다.

과거 대검찰청 중수부로 소환됐던 노태우, 노무현 전 대통령의 경우 조사 직전 중수부장들과 10분 정도 면담을 했던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조사는 주임검사인 한웅재(47·연수원 28기) 중앙지검 형사8부장과 대기업 뇌물 수사를 전담하는 이원석(48·사법연수원 27기) 특수1부장이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장소는 특수1부가 있는 중앙지검 10층 영상녹화조사실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영상녹화조사실이 아니더라도 영상 및 녹음 장비와 CCTV 등 조사 과정을 기록할 수 있는 장비가 갖춰진 장소에서 조사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조사 시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호칭은 '피의자'로 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예우를 한다면 '대통령'이라 부를 수도 있다. 조사 시 박 전 대통령의 변호인 1-2명의 입회도 허용될 것으로 보인다.

최순실 씨 등 공범으로 지목된 피의자들과 대질 신문 가능성에 대해서는 가능성이 낮다고 밝히면서도 검찰은 구체적인 "조사 방법에 대해선 얘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조사 시간과 관련해서는 검찰 특별수사본부 관계자는 "밤늦게까지 가야 하지 않겠나 생각하고 있다"면서 "심야 조사는 동의가 필요해 가능한 그 전에 조사를 마치려고 노력하겠지만, 내일 가봐야 알 것 같다"며 길어질 것임을 예고했다.


④ 13가지 혐의 조사...뇌물죄 여부가 핵심

박 전 대통령이 검찰 특별수사본부로부터 조사받을 범죄 혐의는 모두 13가지나 된다.

13가지 혐의는 크게 보자면 뇌물죄와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및 강요죄, 직무상 비밀누설죄 등 3가지다.

이 가운데 특히 형량이 가장 무거운 뇌물 혐의에 대한 조사가 구속이냐 불구속이냐는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신병처리 방향 등 수사의 성패를 가를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검이 밝힌 뇌물죄는 크게 두가지로 나뉜다. 삼성전자가 최순실 씨의 독일법인 비덱스포츠(옛 코레스포츠)와 213억 원 규모의 컨설팅 계약을 하고 이에 따라 77억 9천735만 원을 지급한 것은 박 대통령과 최씨가 공모해 뇌물을 수수한 것으로 보았다.

또한 삼성 계열사가 미르·K스포츠재단에 출연한 204억 원,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준 후원금 16억2천800만원 등 총 220억2천800만 원은 박 전 대통령의 직무와 관련해 제3자인 두 재단 및 영재센터에 제공된 뇌물이라고 보고 제3자뇌물 혐의를 추가했다.

검찰은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 씨가 사실상 경제적 이익을 공유하는 '공동체'로서 범죄 공모 관계임을 입증하려 하겠지만, 박 전 대통령과 변호인들은 "뇌물은 완전히 엮은 것"으로 "누구를 봐줄 생각은 없었다"는 기존의 논리로 혐의를 부인하면서 치열한 법리 공방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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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택서 서울중앙지검까지…미리 보는 박 전 대통령 출석
    • 입력 2017-03-20 15:47:35
    • 수정2017-03-21 09:42:49
    취재K
헌정사상 처음으로 파면된 박근혜 전 대통령이 파면 11일 만인 오늘(21일) 오전 9시 반 검찰에 출석한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 1995년 11월 뇌물 혐의 등으로 검찰에 출석한 노태우 전 대통령과 같은 해 12월 반란 혐의 등으로 구속된 전두환 전 대통령, 2009년 4월 포괄적 뇌몰죄로 검찰에 소환된 노무현 전 대통령에 이어 헌정 사상 4번째로 검찰 조사를 받는 전직 대통령이 된다.


① 경호실 제공 승용차 이동...10분가량 소요 예상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9년 4월 검찰 출석 시 42인승 리무진 버스를 타고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대검찰청까지 이동했지만, 박 전 대통령은 승용차를 타고 이동할 예정이다.

박 전 대통령이 출석하게 될 서울중앙지검 청사 입구가 대형 버스가 들어오기에는 적합하지 않기 때문이다.

박 전 대통령이 이용할 승용차는 청와대 경호실에서 제공하는 경호 차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뿐만 아니라 경호실은 경찰의 협조를 받아 승용차와 오토바이 등으로 박 전 대통령의 차량을 앞뒤에서 경호하게 된다.

파면된 대통령도 최장 10년까지는 청와대 경호실로부터 경호를 받을 수 있도록 관련 법에서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가능성이 높은 이동 예상 경로는 박 전 대통령 자택과 인접한 봉은사로로 나와 이동하다가 9호선 선정릉역에서 좌회전을 한 뒤 2호선 선릉역에서 우회전해 테헤란로를 따라 서울중앙지검으로 이동하는 경로다.

선정릉역에서 좌회전을 하지 않고 9호선 언주역이나 신논현역에서 좌회전을 한 뒤 테헤란로로 갈 가능성도 있다.

어느 경로로 가든 이동 거리는 5-6km에 불과하다. 교통 상황에 따라 승용차로 통상 15-30분 정도 걸리는 거리지만 경찰이 신호통제를 할 가능성이 높아 10분가량이면 도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모든 과정은 청와대 퇴거 때와 마찬가지로 텔레비전을 통해 국민들에게 생중계될 예정으로, 방송사들은 헬리콥터를 동원해 이동 경로를 촬영한다는 계획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소환을 하루 앞둔 2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앞에 박 전 대통령이 서게될 삼각형 포토라인이 설치됐다.
② 포토라인에서 입장 밝힐까?

검찰청사에 도착한 뒤 승용차에서 내리게 되면 박 전대통령은 출잎문 앞 노란색 테이프로 표시된 포토라인에 서서 취재진의 질문을 받게 된다.

대통령직에서 파면된 지 11일 만에 처음으로 공식적으로 국민 앞에 모습을 드러내게 되는 것으로 이 자리에서 박 전 대통령이 어떤 말을 할 것인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이 청와대를 나와 삼성동 자택으로 들어간 지난 12일에는 민경욱 자유한국당 의원을 통해 간략한 입장을 내놨을 뿐 육성으로 의견은 밝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2009년 검찰에 출석해 포토라인에 섰던 노무현 대통령은 심경 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다음에 말하겠습니다"라며 답변을 피했지만, 검찰조사 출발을 위해 봉하마을 출발하면서 왜 면목없다고 말했냐고 질문하자 "면목없는 일이죠"라고 답했다.

노태우 전 대통령도 1995년 대검찰청 포토라인에서 "국민에게 죄송하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 측 손범규 변호사는 출석 하루 전인 20일 오후 "내일 검찰 출두에 즈음해 박 전 대통령이 입장을 밝히실 것이다. 준비하신 메시지가 있다"고 기자들에게 밝혔다.

다만 "입장 표명 장소, 표명할 내용 등 더 자세한 것은 제가 알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③ 영상녹화실서 조사 유력...밤 늦게까지 조사 예상

박 전 대통령은 본격적인 검찰 조사를 받기 전 서울중앙지검장인 이영렬 특별수사본부장이나 부본부장인 노승권 1차장검사와 짧게 면담을 할 가능성도 있다.

과거 대검찰청 중수부로 소환됐던 노태우, 노무현 전 대통령의 경우 조사 직전 중수부장들과 10분 정도 면담을 했던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조사는 주임검사인 한웅재(47·연수원 28기) 중앙지검 형사8부장과 대기업 뇌물 수사를 전담하는 이원석(48·사법연수원 27기) 특수1부장이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장소는 특수1부가 있는 중앙지검 10층 영상녹화조사실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영상녹화조사실이 아니더라도 영상 및 녹음 장비와 CCTV 등 조사 과정을 기록할 수 있는 장비가 갖춰진 장소에서 조사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조사 시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호칭은 '피의자'로 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예우를 한다면 '대통령'이라 부를 수도 있다. 조사 시 박 전 대통령의 변호인 1-2명의 입회도 허용될 것으로 보인다.

최순실 씨 등 공범으로 지목된 피의자들과 대질 신문 가능성에 대해서는 가능성이 낮다고 밝히면서도 검찰은 구체적인 "조사 방법에 대해선 얘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조사 시간과 관련해서는 검찰 특별수사본부 관계자는 "밤늦게까지 가야 하지 않겠나 생각하고 있다"면서 "심야 조사는 동의가 필요해 가능한 그 전에 조사를 마치려고 노력하겠지만, 내일 가봐야 알 것 같다"며 길어질 것임을 예고했다.


④ 13가지 혐의 조사...뇌물죄 여부가 핵심

박 전 대통령이 검찰 특별수사본부로부터 조사받을 범죄 혐의는 모두 13가지나 된다.

13가지 혐의는 크게 보자면 뇌물죄와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및 강요죄, 직무상 비밀누설죄 등 3가지다.

이 가운데 특히 형량이 가장 무거운 뇌물 혐의에 대한 조사가 구속이냐 불구속이냐는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신병처리 방향 등 수사의 성패를 가를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검이 밝힌 뇌물죄는 크게 두가지로 나뉜다. 삼성전자가 최순실 씨의 독일법인 비덱스포츠(옛 코레스포츠)와 213억 원 규모의 컨설팅 계약을 하고 이에 따라 77억 9천735만 원을 지급한 것은 박 대통령과 최씨가 공모해 뇌물을 수수한 것으로 보았다.

또한 삼성 계열사가 미르·K스포츠재단에 출연한 204억 원,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준 후원금 16억2천800만원 등 총 220억2천800만 원은 박 전 대통령의 직무와 관련해 제3자인 두 재단 및 영재센터에 제공된 뇌물이라고 보고 제3자뇌물 혐의를 추가했다.

검찰은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 씨가 사실상 경제적 이익을 공유하는 '공동체'로서 범죄 공모 관계임을 입증하려 하겠지만, 박 전 대통령과 변호인들은 "뇌물은 완전히 엮은 것"으로 "누구를 봐줄 생각은 없었다"는 기존의 논리로 혐의를 부인하면서 치열한 법리 공방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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