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수사” 對 “탄핵무효”…100m 사이의 두 세계

입력 2017.03.21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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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대통령을 즉각 구속하라." 서초동 중앙지검 앞에 모인 시민들이 외쳤다.

"탄핵은 무효다. 종북세력 척결하자." 인근에서 태극기를 든 또다른 시민들이 외쳤다.

두 집회 사이의 거리는 약 100 미터. 외침은 허공으로 흩어졌고, 서로의 이야기는 들리지 않았다.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인근에서 박 전 대통령 구속 촉구하는 시민들서울중앙지방검찰청 인근에서 박 전 대통령 구속 촉구하는 시민들

박근혜 전 대통령이 검찰에 소환된 21일(오늘), 서울 중앙지방검찰청 앞 사거리는 이른 아침부터 시민들로 북적였다. '탄핵 무효'를 외치는 박 전 대통령의 지지자와 '구속 수사'를 요구하는 시민 수백 명이 모퉁이를 사이에 두고 동시에 목소리를 높였다.

차량에 설치한 단상에 올라간 시민들은 발언을 이어갔다. 한 쪽에서는 "박 전 대통령을 누명탄핵시킨 종북세력을 척결하라"는 주장이, 다른 쪽에선 "박 전 대통령을 즉각 구속해 최순실 일당과 함께 수사하라"는 주장이 팽팽하게 맞섰다.

경찰은 중앙지검 주변에 24개 중대를 배치해 양측의 접촉을 철저히 막았다.

박근혜 전 대통령 삼성동 자택 주변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박근혜 전 대통령 삼성동 자택 주변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

같은 시각, 박 전 대통령의 강남구 삼성동 자택 주변에도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몰려들었다. 밤샘 농성을 벌인 일부 지지자들은 '탄핵 무효'와 '검찰 출두 반대' 등을 주장하며 도로에 드러눕는 등 경찰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

박 전 대통령 구속을 주장하는 시민들도 자택 앞에 등장했다. 이들이 "박근혜 구속"을 외칠 때마다 일촉즉발의 순간이 이어졌다. "황교안을 탄핵하라"고 외친 남성은 경찰 수십 명에 둘러싸여 자택 앞을 빠져나가기도 했다.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삼성동 자택을 둘러싸고 경찰 12개 중대가 배치됐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 수사를 촉구하다 경찰에 둘러싸인 시민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 수사를 촉구하다 경찰에 둘러싸인 시민

오전 9시, 박 전 대통령의 소환이 임박하자 삼성동 자택 지지자들은 2백여 명에 달했다. 9시 15분, 드디어 모습을 드러낸 박 전 대통령의 모습에 지지자들은 "박근혜, 박근혜" 연호를 이어갔다.

외침은 박 전 대통령이 탄 차량과 함께 이동했다. 박 전 대통령이 서울 중앙지검에 가까워질 수록, 이른 아침부터 집회를 이어가던 시민들은 "즉각 구속하라", "누명탄핵이다" 더욱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출두해 포토라인에 선 박근혜 전 대통령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출두해 포토라인에 선 박근혜 전 대통령

경찰의 교통통제로 박 전 대통령은 삼성동 자택을 출발한 지 채 10분도 되지 않아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도착했다. 포토라인에 선 박 전 대통령은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성실하게 조사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박 전 대통령이 조사를 받기 위해 청사 안으로 들어간 후에도 중앙지검 앞 두 집회는 이어졌다. 곳곳에서 실랑이는 이어졌지만 100m를 사이에 둔 시민들은 충돌하지 않았다. 대화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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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속수사” 對 “탄핵무효”…100m 사이의 두 세계
    • 입력 2017-03-21 16:45:45
    사회
"박근혜 전 대통령을 즉각 구속하라." 서초동 중앙지검 앞에 모인 시민들이 외쳤다.

"탄핵은 무효다. 종북세력 척결하자." 인근에서 태극기를 든 또다른 시민들이 외쳤다.

두 집회 사이의 거리는 약 100 미터. 외침은 허공으로 흩어졌고, 서로의 이야기는 들리지 않았다.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인근에서 박 전 대통령 구속 촉구하는 시민들
박근혜 전 대통령이 검찰에 소환된 21일(오늘), 서울 중앙지방검찰청 앞 사거리는 이른 아침부터 시민들로 북적였다. '탄핵 무효'를 외치는 박 전 대통령의 지지자와 '구속 수사'를 요구하는 시민 수백 명이 모퉁이를 사이에 두고 동시에 목소리를 높였다.

차량에 설치한 단상에 올라간 시민들은 발언을 이어갔다. 한 쪽에서는 "박 전 대통령을 누명탄핵시킨 종북세력을 척결하라"는 주장이, 다른 쪽에선 "박 전 대통령을 즉각 구속해 최순실 일당과 함께 수사하라"는 주장이 팽팽하게 맞섰다.

경찰은 중앙지검 주변에 24개 중대를 배치해 양측의 접촉을 철저히 막았다.

박근혜 전 대통령 삼성동 자택 주변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
같은 시각, 박 전 대통령의 강남구 삼성동 자택 주변에도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몰려들었다. 밤샘 농성을 벌인 일부 지지자들은 '탄핵 무효'와 '검찰 출두 반대' 등을 주장하며 도로에 드러눕는 등 경찰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

박 전 대통령 구속을 주장하는 시민들도 자택 앞에 등장했다. 이들이 "박근혜 구속"을 외칠 때마다 일촉즉발의 순간이 이어졌다. "황교안을 탄핵하라"고 외친 남성은 경찰 수십 명에 둘러싸여 자택 앞을 빠져나가기도 했다.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삼성동 자택을 둘러싸고 경찰 12개 중대가 배치됐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 수사를 촉구하다 경찰에 둘러싸인 시민
오전 9시, 박 전 대통령의 소환이 임박하자 삼성동 자택 지지자들은 2백여 명에 달했다. 9시 15분, 드디어 모습을 드러낸 박 전 대통령의 모습에 지지자들은 "박근혜, 박근혜" 연호를 이어갔다.

외침은 박 전 대통령이 탄 차량과 함께 이동했다. 박 전 대통령이 서울 중앙지검에 가까워질 수록, 이른 아침부터 집회를 이어가던 시민들은 "즉각 구속하라", "누명탄핵이다" 더욱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출두해 포토라인에 선 박근혜 전 대통령
경찰의 교통통제로 박 전 대통령은 삼성동 자택을 출발한 지 채 10분도 되지 않아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도착했다. 포토라인에 선 박 전 대통령은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성실하게 조사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박 전 대통령이 조사를 받기 위해 청사 안으로 들어간 후에도 중앙지검 앞 두 집회는 이어졌다. 곳곳에서 실랑이는 이어졌지만 100m를 사이에 둔 시민들은 충돌하지 않았다. 대화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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