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리포트] 할리우드 ‘유명인’ 빈집털이…동일범 소행?

입력 2017.03.22 (14:35) 수정 2017.03.22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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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패션쇼 무대위의 여성, 모델 켄달 제너입니다. 지방시, 샤넬, 에스티 로더 등 내로라 하는 기업들의 모델로 나서 요즘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습니다. 역시 모델이며 영화배우인 킴 카다시안과는 자매사이입니다.가운데 사진은 여배우 제이미 프레슬리, 세번째 여성은 미국의 톱 래퍼인 니키 미나즈입니다. 셋 모두 LA에 사는 유명 연예인들인데 또다른 공통점이 있습니다. 최근 집에 도둑이 든 겁니다.

지난 17일 밤 LA 경찰은 로스앤젤레스 북쪽 셔먼옥스의 한 가정집에 도둑이 들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습니다.경찰은 주인의 신원을 공개하지 않고 범행 당시 주인은 집을 비운 상태였으며 피해 규모는 파악중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나중에 피해자는 여배우 제이미 프레슬리로 드러났고 보석류와 노트북 컴퓨터가 사라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불과 이틀 전인 15일에는 켄달 제너의 할리우드 힐스 자택이 털렸습니다. 범인은 20만 달러, 2억 2천여만원 어치의 보석류를 훔쳐 달아났습니다.역시 주인인 제너가 집을 비운 사이였습니다. 제너의 집에는 방범용 CCTV가 설치돼 있었지만 경찰은 영상을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비벌리 힐즈에 집이 있는 래퍼 니키 미나즈는 2억원 상당의 보석을 도난당했습니다. 지난 해 11월 말부터 올해 1월까지 자택을 비웠는데 그 사이 털린 것만 확인됐을 뿐 정확히언제 범행이 일어났는지 조차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캐나다 출신의 팝스타 앨라니스 모리셋의 자택도 지난 달 같은 수법에 당했습니다. 피해규모가 가장 큰데 도난당한 귀금속의 가치가 무려 22억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하지만 범행의 표적은 연예인들 뿐만은 아니었습니다. 우리에게도 낯익은 미국 프로야구 LA 다저스의 외야수 야시엘 푸이그의 집에도 지난 1월 도둑이 들어 2억원 어치를 훔쳐갔습니다. 푸이그는 훈련캠프에 참가중이었습니다. 프로농구 LA레이커스의 가드 닉 영의 집에서는 보석류 등 금품 5억 8천 만원어치가 털렸습니다.

연예인과 프로스포츠 스타 등 유명인들이 자택을 비운 사이 보석 위주로 금품을 털어가는 사건이 올해 들어서만 벌써 7건, 피해액은 우리 돈 30억원을 웃돌고 있습니다.그러나 유명인사가 아닌 피해자들까지 포함하면 피해규모는 더 클 것으로 미국언론들은 추정하고 있습니다.


같은 수법의 사건이 잇따르면서 세간에서는 지난 2009년 LA를 떠들썩하게 뒤흔든 할리우드 힐스 빈집털이단 '블링 링(Bling ring)'의 이름이 다시 입에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10대 소녀들을 포함한 청소년 8명이 2008년 10월부터 이듬 해 8월까지 할리우드 유명 연예인들의 자택에 주인이 없는 사이 침입해 상습적으로 보석과 의류등을 훔친 사건입니다.

패리스 힐튼과 린제이 로한, 올랜도 블룸 등 스타 남녀 배우들이 피해자였고 피해 규모가 35억원에 달한데다 유복한 가정의 자녀까지 범행에 가담해 파장이 컸습니다. 지난 2013년에는 '해리포터' 시리즈로 유명한 여배우 엠마 왓슨이 주연을 맡아 영화로 만들어지기도 했습니다.

경찰은 유명인 자택 연쇄 절도사건에 연관성이 있을 것으로 보면서도 용의자들의 윤곽을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훔친 보석을 처분하려면 장물 유통조직과도 선이 닿아있는 전문 절도단일 가능성이 있지만 어디까지가 동일범들의 소행인지, 모방범죄가 포함돼있는 것은 아닌지 가닥을 잡았다는 소식은 아직 들리지 않고 있습니다. 유난히 사생활 보호를 중시하는 유명인들이 피해자여서 공개적인 수사가 더 어려울 가능성도 있습니다.

제 2의 '블링 링'이든, 아니면 별개의 절도사건이든 범행이 계속 이어진다면 결국 범인들은 꼬리를 잡힐 공산이 큽니다.범인들의 정체에 대한 궁금증 증폭과 지지부진한 수사 탓에 LA경찰에는 따가운 시선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어느 경찰관의 한마디 경고는 비슷한 위치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새겨 들을만 할 것 같기도 합니다. 궁색해보이는 구석이 많지만 말이지요. "휴양지 같은 곳에 놀러가서 '나 여기 있다'고 SNS에 사진 올리지 마세요. 집이 비었으니 털어가라고 알려주는, 도둑들을 도와주는 일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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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파원리포트] 할리우드 ‘유명인’ 빈집털이…동일범 소행?
    • 입력 2017-03-22 14:35:39
    • 수정2017-03-22 17:12:32
    특파원 리포트
왼쪽 패션쇼 무대위의 여성, 모델 켄달 제너입니다. 지방시, 샤넬, 에스티 로더 등 내로라 하는 기업들의 모델로 나서 요즘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습니다. 역시 모델이며 영화배우인 킴 카다시안과는 자매사이입니다.가운데 사진은 여배우 제이미 프레슬리, 세번째 여성은 미국의 톱 래퍼인 니키 미나즈입니다. 셋 모두 LA에 사는 유명 연예인들인데 또다른 공통점이 있습니다. 최근 집에 도둑이 든 겁니다. 지난 17일 밤 LA 경찰은 로스앤젤레스 북쪽 셔먼옥스의 한 가정집에 도둑이 들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습니다.경찰은 주인의 신원을 공개하지 않고 범행 당시 주인은 집을 비운 상태였으며 피해 규모는 파악중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나중에 피해자는 여배우 제이미 프레슬리로 드러났고 보석류와 노트북 컴퓨터가 사라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불과 이틀 전인 15일에는 켄달 제너의 할리우드 힐스 자택이 털렸습니다. 범인은 20만 달러, 2억 2천여만원 어치의 보석류를 훔쳐 달아났습니다.역시 주인인 제너가 집을 비운 사이였습니다. 제너의 집에는 방범용 CCTV가 설치돼 있었지만 경찰은 영상을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비벌리 힐즈에 집이 있는 래퍼 니키 미나즈는 2억원 상당의 보석을 도난당했습니다. 지난 해 11월 말부터 올해 1월까지 자택을 비웠는데 그 사이 털린 것만 확인됐을 뿐 정확히언제 범행이 일어났는지 조차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캐나다 출신의 팝스타 앨라니스 모리셋의 자택도 지난 달 같은 수법에 당했습니다. 피해규모가 가장 큰데 도난당한 귀금속의 가치가 무려 22억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하지만 범행의 표적은 연예인들 뿐만은 아니었습니다. 우리에게도 낯익은 미국 프로야구 LA 다저스의 외야수 야시엘 푸이그의 집에도 지난 1월 도둑이 들어 2억원 어치를 훔쳐갔습니다. 푸이그는 훈련캠프에 참가중이었습니다. 프로농구 LA레이커스의 가드 닉 영의 집에서는 보석류 등 금품 5억 8천 만원어치가 털렸습니다. 연예인과 프로스포츠 스타 등 유명인들이 자택을 비운 사이 보석 위주로 금품을 털어가는 사건이 올해 들어서만 벌써 7건, 피해액은 우리 돈 30억원을 웃돌고 있습니다.그러나 유명인사가 아닌 피해자들까지 포함하면 피해규모는 더 클 것으로 미국언론들은 추정하고 있습니다. 같은 수법의 사건이 잇따르면서 세간에서는 지난 2009년 LA를 떠들썩하게 뒤흔든 할리우드 힐스 빈집털이단 '블링 링(Bling ring)'의 이름이 다시 입에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10대 소녀들을 포함한 청소년 8명이 2008년 10월부터 이듬 해 8월까지 할리우드 유명 연예인들의 자택에 주인이 없는 사이 침입해 상습적으로 보석과 의류등을 훔친 사건입니다. 패리스 힐튼과 린제이 로한, 올랜도 블룸 등 스타 남녀 배우들이 피해자였고 피해 규모가 35억원에 달한데다 유복한 가정의 자녀까지 범행에 가담해 파장이 컸습니다. 지난 2013년에는 '해리포터' 시리즈로 유명한 여배우 엠마 왓슨이 주연을 맡아 영화로 만들어지기도 했습니다. 경찰은 유명인 자택 연쇄 절도사건에 연관성이 있을 것으로 보면서도 용의자들의 윤곽을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훔친 보석을 처분하려면 장물 유통조직과도 선이 닿아있는 전문 절도단일 가능성이 있지만 어디까지가 동일범들의 소행인지, 모방범죄가 포함돼있는 것은 아닌지 가닥을 잡았다는 소식은 아직 들리지 않고 있습니다. 유난히 사생활 보호를 중시하는 유명인들이 피해자여서 공개적인 수사가 더 어려울 가능성도 있습니다. 제 2의 '블링 링'이든, 아니면 별개의 절도사건이든 범행이 계속 이어진다면 결국 범인들은 꼬리를 잡힐 공산이 큽니다.범인들의 정체에 대한 궁금증 증폭과 지지부진한 수사 탓에 LA경찰에는 따가운 시선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어느 경찰관의 한마디 경고는 비슷한 위치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새겨 들을만 할 것 같기도 합니다. 궁색해보이는 구석이 많지만 말이지요. "휴양지 같은 곳에 놀러가서 '나 여기 있다'고 SNS에 사진 올리지 마세요. 집이 비었으니 털어가라고 알려주는, 도둑들을 도와주는 일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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