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통치자금 비상 …‘인조고기’까지 개입!

입력 2017.03.23 (10:31) 수정 2017.03.23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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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을거리가 부족한 북한에서는 육류 대신에 인조고기가 식탁에 오른다. 콩에서 기름을 짜고 남은 찌꺼기인 '대두박'(大豆粕) 이른바 '콩기름 추출 찌꺼기'를 이용해 인조고기를 만들어 먹는다.

북한 주민들은 육류를 먹을 기회가 적기 때문에 주로 인조고기를 통해 단백질을 섭취한다. 장마당에서는 인조고기 값이 쌀값과 맞먹을 정도로 중요 식품으로 취급되고 있다.

북한이 중국에서 '대두박'을 대량으로 수입하고 있다. 인조고기를 만들어 부족한 김정은의 통치자금을 확보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北 중국에서 ‘대두박’ 대량 수입

중국에서 북한으로 수출하는 사료용 대두박(콩기름 추출 찌꺼기) (출처 : RFA)중국에서 북한으로 수출하는 사료용 대두박(콩기름 추출 찌꺼기) (출처 : RFA)

북한이 지난해 말부터 가축 사료용인 대두박을 중국에서 싼값에 대량으로 수입하고 있다. '인조고기'의 재료로 사용하기 위해서다.

중국의 한 무역상은 "현재 중국에서 조선(북한)으로 들어가는 단일 품목 가운데 가장 많은 것은 대두박일 것"이라며 "북한 당국이 국가 차원에서 인조고기를 대량으로 생산하기 위해 들여가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 무역상은 "대두박은 콩에서 기름을 짜내고 남는 찌꺼기지만 인조고기를 비롯한 두부나 된장 등 다양한 식품으로 가공할 수 있어 활용가치가 높다"라면서 "중국에서 들어가는 대두박은 전량 조선(북한)의 국영식품공장에 공급되고 있다"라고 밝혔다. (3월17일, RFA/자유아시아방송 보도)

인조고기, 北 주민의 단백질 공급원

인조고기를 재료로 해서 만든 '인조고기 밥'인조고기를 재료로 해서 만든 '인조고기 밥'

북한은 1990년대 중반 고난의 행군시기... 극심한 경제난을 겪으면서 육류 대신에 인조고기를 만들어 먹었다. 최근에는 인조고기가 다양한 요리와 맛의 조화를 이루면서 북한 주민들에게 인기라고 한다.

한 탈북민은 "인조고기는 북한 대부분의 가정에서 끼니마다 식탁에 오르지 않는 경우가 없을 정도로 중요한 단백질 공급원"이라며 "장마당에서 쌀값과 맞먹을 정도의 가격에 거래 된다"라고 말했다. 대표적인 음식은 '인조 고기밥'이라고 한다.

인조고기, 南에서는 ‘다이어트’ 식품

인조고기를 만드는 방법은 어렵지 않다. 두부를 만들고 난 뒤 나오는 콩 찌꺼기를 기계로 압착하면 된다. 씹을 때 느껴지는 질감이 마치 고기와 같아 '인조고기'로 불린다.

통일부가 주최한 '통일박람회' 북한음식 체험행사에서 어린이들이 인조고기 밥 등 북한 음식을 맛보고 있다. (2015년 8월)통일부가 주최한 '통일박람회' 북한음식 체험행사에서 어린이들이 인조고기 밥 등 북한 음식을 맛보고 있다. (2015년 8월)

파프리카와 양파, 매운 고추, 양송이버섯 등 다양한 식재료를 넣고 볶은 '인조고기 요리'는 맛이 일품이라고 한다.

열량은 인조고기 100g당 280kcal로 돼지고기 107kcal, 소고기 88kcal보다 높다. 단백질도 14.5%로 돼지고기 21%, 소고기 18.7%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다이어트에 좋은 식품이라는 평가다.

[다시보기] ‘밥상의 신’ 인조고기 등 북한 음식 대 공개

막대한 자원·메탄가스 주범, 인조고기가 대안?

소고기 정육. 인천축산물시장 (출처 : 인천일보)소고기 정육. 인천축산물시장 (출처 : 인천일보)

세계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전 세계 경작지 가운데 70%가 옥수수와 콩 등 사료용 작물을 재배하고 있다. 소고기 1kg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사료용 작물 7~14kg 정도가 필요하다. 육류 수요는 계속 늘고 있지만 사료용 경작지는 한계에 이르렀다.

강원도 대관령 한우시험장의 초지에 한우를 방목하고 있다. 강원도 대관령 한우시험장의 초지에 한우를 방목하고 있다.

메탄가스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소가 배출하는 방귀와 트림이다. IPCC(기후변화에 관한정부간협의체)에 따르면 전 세계 약 13억 마리의 소가 연간 배출하는 메탄가스는 무려 7천만 톤에 이른다. 전체 온실가스의 18%에 해당한다.

모사미트 설립자인 마크 포스트 교수가 개발한 인조소고기로 만든 햄버거용 패티모사미트 설립자인 마크 포스트 교수가 개발한 인조소고기로 만든 햄버거용 패티

미래의 먹을거리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다. 네덜란드 벤처기업 모사미트(Mosa Meat)는 소 줄기세포를 활용해 소고기를 배양하는 인조고기 기술을 개발했다.

2013년 인조고기 햄버거를 만드는데 비용은 25만유로(3억 1천만 원)였으나 현재는 8유로(1만원) 정도로 대폭 떨어뜨렸다. 이 회사는 제조비용을 더 낮춰 2021년까지 인조고기 햄버거를 시판할 계획이다.

100% 식물성 원료의 인조고기로 만든 '임파서블 버거' (출처 : 한경비즈니스)100% 식물성 원료의 인조고기로 만든 '임파서블 버거' (출처 : 한경비즈니스)

미국 임파서블푸드(Impossible Food)는 소고기 맛을 결정하는 핵심 요인이 소의 피에 들어있는 ‘헴(heme)’분자라는 사실에 착안해 식물성 재료에 헴 분자 수용액을 넣어 인조고기를 만들고 있다.

시금치와 코코넛, 감자 등의 재료를 이용해 인조고기를 만든 뒤 헴 분자를 활용해 고기 맛을 낸다. 2016년 7월 '임파서블 버거'라는 이름으로 시판하고 있다.

멤피스미트가 닭 사육장이 아닌 실험실에서 배양해 만든 인조 닭고기 요리멤피스미트가 닭 사육장이 아닌 실험실에서 배양해 만든 인조 닭고기 요리

미국 멤피스미트(Memphis Meats)는 실험실의 자기복제 세포에서 배양한 세계 최초의 인조 닭고기를 선보였다.

인조 닭고기 450g을 얻는데 9천 달러(약 1천만 원)가 투입됐다. 비용 측면에서 수지타산이 맞지 않다. 하지만 축산업의 한계를 돌파하고 지구온난화 방지를 위해서는 인조고기가 대안이 될 전망이다.

통치자금 대폭 감소, 확보에 총력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은 지난해 9월 "대북제재로 김정은 정권의 통치자금 감소 규모가 개략적으로 60% 정도로 추산 된다"라고 밝힌 바 있다.

통치자금 확보는 무기와 광물 수출, 노동당 39호실 계통 수익사업, 각 기관의 상납금으로 충당한다. 광물 수출이 50% 이상 줄어 약 10억 달러의 차질을 예상했다. 39호실 계통 수익 사업의 60% 이상을 차지하던 금 수출이 차단돼 막대한 차질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미국 정부는 지난 7일 이란과 북한에 자국 기술을 판매한 혐의로 중국의 대표적 통신장비업체인 ZTE에 최대 12억 달러(1조 4천억 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중국에 대한 사실상의 '세컨더리 보이콧'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북한에 대한 압박은 더욱 촘촘해지고 있다.

[관련기사] 美, 대북 불법 수출 中 기업에 1조 원대 벌금

김정은은 국제사회의 제재가 갈수록 강화되자 통치자금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북한의 국영식품공장이 중국에서 대량으로 대두박을 사들인 것도 인조고기를 만들어 통치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의도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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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통치자금 비상 …‘인조고기’까지 개입!
    • 입력 2017-03-23 10:31:18
    • 수정2017-03-23 10:32:43
    취재K
먹을거리가 부족한 북한에서는 육류 대신에 인조고기가 식탁에 오른다. 콩에서 기름을 짜고 남은 찌꺼기인 '대두박'(大豆粕) 이른바 '콩기름 추출 찌꺼기'를 이용해 인조고기를 만들어 먹는다.

북한 주민들은 육류를 먹을 기회가 적기 때문에 주로 인조고기를 통해 단백질을 섭취한다. 장마당에서는 인조고기 값이 쌀값과 맞먹을 정도로 중요 식품으로 취급되고 있다.

북한이 중국에서 '대두박'을 대량으로 수입하고 있다. 인조고기를 만들어 부족한 김정은의 통치자금을 확보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北 중국에서 ‘대두박’ 대량 수입

중국에서 북한으로 수출하는 사료용 대두박(콩기름 추출 찌꺼기) (출처 : RFA)
북한이 지난해 말부터 가축 사료용인 대두박을 중국에서 싼값에 대량으로 수입하고 있다. '인조고기'의 재료로 사용하기 위해서다.

중국의 한 무역상은 "현재 중국에서 조선(북한)으로 들어가는 단일 품목 가운데 가장 많은 것은 대두박일 것"이라며 "북한 당국이 국가 차원에서 인조고기를 대량으로 생산하기 위해 들여가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 무역상은 "대두박은 콩에서 기름을 짜내고 남는 찌꺼기지만 인조고기를 비롯한 두부나 된장 등 다양한 식품으로 가공할 수 있어 활용가치가 높다"라면서 "중국에서 들어가는 대두박은 전량 조선(북한)의 국영식품공장에 공급되고 있다"라고 밝혔다. (3월17일, RFA/자유아시아방송 보도)

인조고기, 北 주민의 단백질 공급원

인조고기를 재료로 해서 만든 '인조고기 밥'
북한은 1990년대 중반 고난의 행군시기... 극심한 경제난을 겪으면서 육류 대신에 인조고기를 만들어 먹었다. 최근에는 인조고기가 다양한 요리와 맛의 조화를 이루면서 북한 주민들에게 인기라고 한다.

한 탈북민은 "인조고기는 북한 대부분의 가정에서 끼니마다 식탁에 오르지 않는 경우가 없을 정도로 중요한 단백질 공급원"이라며 "장마당에서 쌀값과 맞먹을 정도의 가격에 거래 된다"라고 말했다. 대표적인 음식은 '인조 고기밥'이라고 한다.

인조고기, 南에서는 ‘다이어트’ 식품

인조고기를 만드는 방법은 어렵지 않다. 두부를 만들고 난 뒤 나오는 콩 찌꺼기를 기계로 압착하면 된다. 씹을 때 느껴지는 질감이 마치 고기와 같아 '인조고기'로 불린다.

통일부가 주최한 '통일박람회' 북한음식 체험행사에서 어린이들이 인조고기 밥 등 북한 음식을 맛보고 있다. (2015년 8월)
파프리카와 양파, 매운 고추, 양송이버섯 등 다양한 식재료를 넣고 볶은 '인조고기 요리'는 맛이 일품이라고 한다.

열량은 인조고기 100g당 280kcal로 돼지고기 107kcal, 소고기 88kcal보다 높다. 단백질도 14.5%로 돼지고기 21%, 소고기 18.7%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다이어트에 좋은 식품이라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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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대한 자원·메탄가스 주범, 인조고기가 대안?

소고기 정육. 인천축산물시장 (출처 : 인천일보)
세계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전 세계 경작지 가운데 70%가 옥수수와 콩 등 사료용 작물을 재배하고 있다. 소고기 1kg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사료용 작물 7~14kg 정도가 필요하다. 육류 수요는 계속 늘고 있지만 사료용 경작지는 한계에 이르렀다.

강원도 대관령 한우시험장의 초지에 한우를 방목하고 있다.
메탄가스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소가 배출하는 방귀와 트림이다. IPCC(기후변화에 관한정부간협의체)에 따르면 전 세계 약 13억 마리의 소가 연간 배출하는 메탄가스는 무려 7천만 톤에 이른다. 전체 온실가스의 18%에 해당한다.

모사미트 설립자인 마크 포스트 교수가 개발한 인조소고기로 만든 햄버거용 패티
미래의 먹을거리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다. 네덜란드 벤처기업 모사미트(Mosa Meat)는 소 줄기세포를 활용해 소고기를 배양하는 인조고기 기술을 개발했다.

2013년 인조고기 햄버거를 만드는데 비용은 25만유로(3억 1천만 원)였으나 현재는 8유로(1만원) 정도로 대폭 떨어뜨렸다. 이 회사는 제조비용을 더 낮춰 2021년까지 인조고기 햄버거를 시판할 계획이다.

100% 식물성 원료의 인조고기로 만든 '임파서블 버거' (출처 : 한경비즈니스)
미국 임파서블푸드(Impossible Food)는 소고기 맛을 결정하는 핵심 요인이 소의 피에 들어있는 ‘헴(heme)’분자라는 사실에 착안해 식물성 재료에 헴 분자 수용액을 넣어 인조고기를 만들고 있다.

시금치와 코코넛, 감자 등의 재료를 이용해 인조고기를 만든 뒤 헴 분자를 활용해 고기 맛을 낸다. 2016년 7월 '임파서블 버거'라는 이름으로 시판하고 있다.

멤피스미트가 닭 사육장이 아닌 실험실에서 배양해 만든 인조 닭고기 요리
미국 멤피스미트(Memphis Meats)는 실험실의 자기복제 세포에서 배양한 세계 최초의 인조 닭고기를 선보였다.

인조 닭고기 450g을 얻는데 9천 달러(약 1천만 원)가 투입됐다. 비용 측면에서 수지타산이 맞지 않다. 하지만 축산업의 한계를 돌파하고 지구온난화 방지를 위해서는 인조고기가 대안이 될 전망이다.

통치자금 대폭 감소, 확보에 총력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은 지난해 9월 "대북제재로 김정은 정권의 통치자금 감소 규모가 개략적으로 60% 정도로 추산 된다"라고 밝힌 바 있다.

통치자금 확보는 무기와 광물 수출, 노동당 39호실 계통 수익사업, 각 기관의 상납금으로 충당한다. 광물 수출이 50% 이상 줄어 약 10억 달러의 차질을 예상했다. 39호실 계통 수익 사업의 60% 이상을 차지하던 금 수출이 차단돼 막대한 차질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미국 정부는 지난 7일 이란과 북한에 자국 기술을 판매한 혐의로 중국의 대표적 통신장비업체인 ZTE에 최대 12억 달러(1조 4천억 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중국에 대한 사실상의 '세컨더리 보이콧'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북한에 대한 압박은 더욱 촘촘해지고 있다.

[관련기사] 美, 대북 불법 수출 中 기업에 1조 원대 벌금

김정은은 국제사회의 제재가 갈수록 강화되자 통치자금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북한의 국영식품공장이 중국에서 대량으로 대두박을 사들인 것도 인조고기를 만들어 통치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의도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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